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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1화 약혼녀

무진의 말을 들은 성연의 몸이 경직되었다. 표정도 어딘가 불편해 보였다.

‘강무진이 직접 보러 온다고? 안된다고 해야겠지?’

대본에는 키스하는 장면도 있었다. 실제로 키스하지는 않는다 해도 무진에게 보이기는 좀 난감했다.

어쨌든 지금 자신의 신분은 무진의 약혼녀이니까.

남자들은 좀 이상할 정도로 소유욕을 가지고 있었다.

성연이 무진의 손을 톡톡 두드리며 다른 쪽에 앉아 완곡한 말투로 거절했다.

“요즘 보니까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것 같던데 무척 바쁘지 않아요? 나 혼자 할 수 있으니 보러 올 것까진 없어요. 어차피 어린애들 소꿉장난 하는 정도인데요, 뭘. 무진 씨가 관심 가질만한 수준이 아니에요.”

고양이가 발톱을 세우고 있는 듯한 성연의 거절을 알아차린 무진의 눈동자가 가라앉았다.

“왜, 내가 보러 가는 게 싫어?”

성연이 하하 웃음으로 얼버무리며 말했다.

“그게 아니라, 무진 씨가 너무 바쁘니까 그러는 거죠. 얼마나 힘든지 잘 아니까 말이죠.”

이렇게 말해야 별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했다. 강무진이라면 더 이상 이 문제로 실랑이하지 않을 거라고.

그런데 별안간 무진이 가까이 다가왔다.

순간 성연은 소파에 갇힌 채 물러날 곳이 없었다.

고개를 살짝 드니 위에서 내려오는 무진의 숨결이 느껴졌다.

성연은 숨이 막혔다. 두 사람의 거리가 지나치게 가까웠다.

성연이 고개를 드는 순간 바로 부딪힐 만큼.

성연의 몸이 완전히 굳어지며 정신이 나간 듯한 표정이 되었다.

무진이 어떤 동작을 하려한다는 생각이 들자, 성연의 머릿속에는 온갖 야한 장면들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 다음을 생각하기도 전에 무진이 성연의 손에 들린 대본을 빼냈다.

당황한 성연이 대본을 다시 빼앗으려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어쩌겠나. 무진의 아래에 꼼짝없이 갇힌 상태인 성연은 무진이 대본을 가져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는.

대본을 손에 쥔 무진은 천천히 대본을 펼치고 한 장씩 읽어내려 갔다.

그러다 ‘키스’하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성연이 무엇을 숨기고 싶어하는지 결국 무진이 알게 되었다.

이도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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