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333화 나는 감당할 수 없어요

오후에 성연이 떠난 후, 부모님으로부터 철저히 무시당한 경훈이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화가 나서 문을 쾅, 하고 닫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연강휼과 하지연은 소파에 나란히 앉아 우아한 모습으로 차를 마시며 미동도 하지 않았다.

자신들의 아들은 자신들이 가장 잘 알았다.

저 어린애 같이 팩, 하는 성질은 잠시 그대로 두면 곧 괜찮아질 터였다.

눈을 감고 차를 한 모금 마시던 하지연은 진한 자스민 향에 취한 듯 탄성을 뱉었다.

“아, 정말 좋다.”

“마음에 들면, 다음 번에 출장 갈 때 또 사다 줄게.”

미소 띈 얼굴로 하지연을 바라보는 연강훌의 눈에 은근 다정한 빛이 넘실거렸다.

진정한 사랑을 담은 눈빛이다.

남편의 말에 별 대답 없이 손목을 들어 시간을 확인한 하지연은 위층으로 올라가 아들의 방문을 가볍게 노크했다.

곧이어 안에서 아들의 볼멘 듯한 음성이 들려왔다.

“천재지변이 아닌 이상, 지금은 저를 부르지 마세요!”

아들의 대답에 하지연은 기가 막혀 웃음이 나을 뻔했다.

“너 잊었지? 오늘 무진이와 계약 체결할 게 있는 거. 무진이 지각하는 것을 제일 싫어해. 그러니 알아서 해.”

무진이를 언급하자, 침대에 비스듬히 기대어 있던 경훈이 튕기듯 일어나며 소리쳤다.

“잠깐만요. 옷 갈아 입고 나갈게요.”

경훈은 강무진을 존경하면서도 무서워했다. 그래서 때로 무진의 말이 부모인 두 사람보다 더 효과가 있었다.

어릴 때의 무진은 그 세대에서 가장 뛰어난 인재였고, 경훈이 늘 숭앙하던 대상이었다.

나중에 무진의 부모가 죽었을 때, 경훈은 누구보다 안타까워했다.

무진은 누구도 실망시키지 않고 일어섰다. 심지어 이전보다 더 강해졌다.

진심으로 탄복한 경훈은 기꺼이 아우가 되어 무진을 따르고자 했다.

그래서 매번 무진이 올 때면 최대한 예를 지켰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경훈이 옷을 갈아입고 내려왔다. 하지연이 아들의 옷 매무새를 정리해 주며 잊지 않고 당부했다.

“우리가 강씨 집안과 관계가 좋긴 하지만 너도 열심히 해야 해. 무진이에게 폐 끼치지 말고, 알았지?”

“당연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