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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화 먼저 말을 걸다

침을 모두 뽑은 성연은 소파에 앉아 쉬었다.

연씨 집안 며느리가 앞으로 다가와 물었다.

“고 선생님, 식사는 하셨어요?”

성연은 고개를 저었다.

“아뇨.”

수업이 끝나자마자 와서 시간에 쫓기듯 시술했지만 너무 늦게 끝나 사람을 불편하게 하지 않을까 걱정이었다.

음식을 먹을 여유가 전혀 없었다.

성연의 대답을 들은 며느리가 자책했다. 어째서 일찍 생각하지 못했을까 하고.

성연이 손님으로서 찾아와 도와주었는데, 그 정도도 제대로 못 챙겨 주다니 말이다.

게다가 그렇게 긴 시간 바쁘게 치료했는데, 정말 안될 말이었다.

마음속으로 자책하던 그녀는 좀 더 겸손한 태도로 열심히 설득했다.

“고 선생님을 제대로 못 챙겼군요. 정말 섭섭하게 해 드렸어요. 꼭 남아서 식사하고 가셔야 해요.”

“이건 제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에요. 집에 돌아가서 먹으면 됩니다. 귀찮게 그러실 필요 없어요.”

성연이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연씨 집안에 처음 온 터라 아직 많이 낯설고 어색했다.

익숙하지 않아 불편하기도 했다.

게다가 강무진이 아직 여기에 있으니 더더욱 여기에 있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거절하는 것을 본 며느리가 매우 슬픈 표정을 지었다.

“고 선생님, 이렇게 번거롭게 당신을 오게 했는데, 식사마저 하지 않고 그냥 간다면 결국 내가 대접을 소홀히 한 게 아니겠어요? 아버님 뵙기도 민망하네요.”

“고 선생님, 그냥 평소의 식사이니 남아서 드시고 가세요.”

아들도 옆에서 자꾸 권했다.

이렇게까지 말을 하니 성연 또한 체면을 봐주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면 정말 인정머리 없어 보일 터.

결국 성연은 저들의 설득을 이기지 못하고 남아서 식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

무진도 식탁에 함께 앉았다.

성연은 식사하는 내내 그와는 어떤 말도 섞지 않고 조용히 음식을 먹었다.

지금 고 선생이 자신이라는 사실을 감추고 강무진의 의심을 없애기 위해 성연은 자신이 평소 좋아하던 음식은 일부러 피하고 잘 먹지 않던 것만 집어 조금씩 먹었다.

‘이러면 자신이라는 생각을 강무진이 할 수 없겠지?’

성연은 평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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