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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화 존재할 이유가 없어

다음 날.

몸에 붙은 습관에 의해 오늘도 일정한 시간에 잠이 깬 성연.

평소 습관에 따라 먼저 기지개를 켜며 몸을 풀었다.

아니, 그러려고 했다.

그런데 어째 오늘은 팔을 움직이려 해도 어딘가에 꽉 묵인 듯 움직여지지가 않았다.

짜증스러운 느낌과 함께 눈을 떴다. 그러자 단단한 턱이 눈에 들어왔다. 또 온몸이 따뜻하게 덥혀져 있었다.

“깼어?”

얕은 잠이 들었던 무진은 성연이 깬 것을 금세 알아챘다.

매력적인 저음이 성연의 귀를 간지럽혔다.

그제서야 자신이 무진의 품속에서 잤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직은 무진이 좀 불편했다.

다른 사람과 가까워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성연이다.

그런데 어쩌자고 그의 품에 들어갔는지.

속으로 여전히 불편했으나 겉으론 아무렇지 않은 듯 차분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네, 일어났어요!”

얼른 무진 품에서 빠져나온 성연이 침대에서 내려섰다.

무진은 그런 성연을 응시했다.

성연의 눈에서 수줍은 빛을 전혀 찾아볼 수가 없자 속으로 실망감이 드는 것도 사실.

성연이 어떻게 나올지 좀 기대도 했었는데 이렇듯 무덤덤하니 아무런 반응도 없다니.

‘얼굴조차 하나 안 빨개지다니.’

그래도 희망이 좀 있다고나 할까.

결국 성연의 나이를 생각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천천히 가자, 사춘기도 안 끝난 애한테 무슨…….’

‘이 아이는 우리가 그냥 말 그대로 단순히 잠만 자는 건 줄 아나 봐.’

두 사람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다른 날과 같은 아침 메뉴. 매일 먹는 죽에 질렸던 차에 모처럼 국수가 식탁에 올라와 있었다.

양념장을 붓고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무진은 그런 성연을 보며 대체 맛은 느끼고 먹는지 궁금했다.

물론 아주 잠깐의 생각이었을 뿐, 성연을 힐끗 본 뒤 바로 시선을 돌렸다.

살짝 고개를 숙인 채 죽을 먹는 단순한 동작조차 우아하기 그지없었다.

어쩐지 오늘따라 입안의 죽 맛이 그저 그런듯하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너 저번에 밴드에 가입했다고 하지 않았어? 어때? 재미는 있어?”

무진이 그릇에 담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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