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83화 질리지 않아

엠파이어 하우스로 돌아온 성연의 얼굴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완전히 기운이 빠진 듯하다.

거실로 나온 성연을 무진이 그제야 물었다.

“어디 안 좋은 것 아니야? 기운이 없어 보여.”

무진이 자신에게 관심을 줄 줄은 몰랐던 성연은 잠시 어리둥절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잠을 잘 못 자서 그래요.”

매번 침을 놓을 때면 많은 에너지를 쏟게 된다.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침술이다 보니 머리 속의 세포 하나하나가 다 바짝 곤두선 느낌이다.

그러다 일단 긴장이 풀리기라도 하면 간신히 살아남은 느낌이랄까.

그러니 그 피곤의 정도를 가히 짐작할 수 있을 터.

성연의 말에 무진의 날렵한 눈썹이 높이 솟아올랐다.

별다른 생각없이 성연이 정말 잠을 제대로 못 자서 그런가 보다고 여기는 무진이다.

평소 그녀는 학교 가는 길에서도 집에서도 틈만 나면 잠을 잤다.

여태껏 이 부분에 대해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저 너무 많이 자는 건 아닌가 생각할 뿐.

하긴 요 며칠 집안 일로 쫓아다니며 많이 힘들기도 했을 터.

성연을 생각한 무진이 말을 꺼냈다.

“어차피 이렇게 피곤한데 오늘 밤 침은 그냥 넘어가지. 가서 쉬어. 기력부터 회복해야지.”

그도 그리 인정 없는 사람이 아니었다.

성연이 손을 가로 저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누워요.”

지금 성연의 머릿속에 다른 생각은 없었다. 그저 얼른 이 일을 끝내고 빨리 침대에 누워 자고 싶다는 생각뿐.

더 이상 묻지 않고 자리에 누운 무진은 성연이 마음대로 하게 두었다.

성연이 천천히 침을 놓기 시작했다.

침을 놓으면서 또 느릿느릿하게 말했다.

“지금 침을 중단해선 안돼요. 그럼 이제껏 했던 노력이 모두 허사로 돌아가게 돼요.”

정말 피곤해 죽을 지경인 성연은 사실 꼼짝도 하기 싫었다.

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의학 영역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난 의술인으로서 치료를 중단하는 것은 용납할 수가 없는 일이다.

지금보다 더 힘들었던 때도 이를 악물고 견뎠다.

침을 놓으며 일부러 무진과의 대화를 이어갔다. 너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