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88화 일찌감치 정리하세요

교장은 사무실에서 왔다갔다하며 서성거렸다.

그는 사리 분간을 못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실력이 뛰어난 보건교사 서한기는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단순한 소문으로 사람을 해고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그 소문이 사실인지 아닌지 교장도 장담할 수가 없었다.

성연의 집안 배경이 이런데 또 누가 감히 상대할 수 있겠는가.

결국 교장은 서한기를 불러 직접 물어보기로 결정했다.

“교장선생님, 무슨 일로 찾으셨는지요?”

10분 후, 서한기가 교장 앞에 섰다.

서한기를 한 번 훑어보았다. 확실히 여학생들한테 인기 많을 외모이긴 했다.

“이렇게 된 마당이니 그냥 묻겠습니다. 송성연 학생과 연애하고 있다는 소문이 사실입니까? 송성연 학생은 아직 어려서 감정을 컨트롤 할 수가 있는 나이가 아닙니다. 두사람이 연애를 한다고 해도 미래가 없습니다. 돌이킬 수 없을 만큼 감정이 깊어지기 전에 일찌감치 정리하세요.”

교장이 난감하다는 듯 턱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교장은 숨기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서한기에게 말했다.

교장의 말을 듣던 서한기는 눈만 동그랗게 뜬 채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심정이었다.

‘이 사람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이렇게 삐뚤어진 생각까지 하다니, 참 나.’

두 눈 멀쩡한 사람이라면 자신과 성연을 하나로 엮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서한기는 그럴 배짱도 없었다.

할 수 없이 서한기가 설명하기 시작했다.

“사실이 아닙니다. 정말 너무 억울하군요. 송성연 학생은 심각한 기면증이 있습니다. 마침 제가 그 방면 치료 경험이 있어서 치료해 주고 있을 뿐입니다.”

사실과는 다르다 하더라도 그럴싸한 핑계를 찾아내야 했다.

사실 그대로 말할 수는 없었다.

요 며칠 거의 하루 종일 실험실에 틀어박혀 있다 보니 이런 것들에 주의하지 않았다.

연구실에서 나와보니, 지금 이렇게 교장실에 불려와 있는 것이다.

교장도 난처하긴 마찬가지다.

“확실합니까?”

여전히 의심을 지우지 않은 채 교장이 다시 물었다.

“물론입니다, 교장선생님. 송성연 학생은 아직 미성년자입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