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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화 무릎 꿇고 싶으면 그렇게 해줄게

병실 안.

사람들이 다 나가자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안금여는 편안한 자세로 베개에 기대었다.

송종철 일가를 상대할 때에 비해서 훨씬 부드러운 음성이다.

“나이도 어린 것이 머리를 꽤 많이 쓰는구나.”

송아연은 자신이 꾸며내는 말과 행동을 사람들이 못 알아챌 거라고 착각했다.

사업을 하는 동안 다년간 장사치들 틈에서 굴러온 안금여와 강운경이었다.

속에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지, 거울을 들여다보듯 자신들의 눈에 훤히 보였다.

마냥 어린 계집아이가 마음속에 몇 근 몇 냥이 들어있는지 다 읽혔다.

강운경도 혐오감이 일었다. 진심이라곤 없이 이런 잔꾀 부리는 사람들이 정말 싫었다.

“연기도 제대로 못하더군요.”

‘송씨 저 세 가족은 하나같이 정말 진상이었다.’

‘가치관이 저리도 삐뚤어지다니, 참.’

‘그래도 성연이가 저들과 같이 지내지 않아 천만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았으면 성연을 어떻게 가르쳐 놨을지…….’

성연은 여전히 눈썹을 아래로 축 늘어트리고 있었다.

방금 전의 분위기에서 아직 못 빠져나온 듯했다.

이런 성연의 모습을 본 안금여는 웃음을 참기 힘든 듯한 눈빛으로 목소리를 낮춰 물었다.

“사람들 다 갔는데 계속 연기할 테냐?”

성연이 고개를 들며 일부러 불쌍한 척했다.

“가서 무릎을 꿇으라고 하셨잖아요? 설마 가짜였어요?”

능청스러운 성연의 말에 기가 찬 웃던 안금여가 짐짓 나무라듯 말했다.

“이런 영리한 것 같으니라고. 네가 무릎을 꿇고 싶다면 내가 그렇게 해 주마.”

아이고, 요 녀석, 혹시라도 야단 맞을까 봐 이렇게 또 확인까지 하는 것 봐.

일부러 그러는 거지.

그러나 이제는 송성연이라는 이 아이를 보물같이 여기며 친손녀처럼 대했다.

별 중요하게 생각지 않는 사람은 돌아보지도 않는 안금여다.

그런데 성연을 위해 대신 신경 써서 화풀이까지 해주었다.

조금전의 연약한 모습은 싹 씻어 낸 성연이 웃으며 말했다.

“윽, 무릎 꿇기 싫어요. 할머니께서 화 내시는 시늉을 하시면서 저 대신 화풀이 해주셔서 정말 감동 받았어요. 자, 이제 제가 할머니께 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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