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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화 송성연을 죽도록 미워하다

당당한 성연의 말에 할말을 잃은 손건호.

하마터면 잊을 뻔했다.

작은 사모님은 아직 미성년자라는 걸.

아직 몸이 자라고 있다는 게 맞았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듣던 무진이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성연의 정수리를 살짝 두드렸다.

“계속 자. 학교에 도착하면 깨워 줄게.”

고개를 끄덕인 성연은 무진의 품에 안겨 계속 잠을 청했다.

무진의 품은 편안했다.

학교에 도착하자 무진이 낮은 소리로 깨웠다.

선잠을 자고 있던 성연은 바로 깨어났다. 차에서 내린 성연이 무진에게 손을 흔들며 작별인사를 한 뒤, 교실로 향했다. 연신 하품을 하면서.

한 편.

모 삼류 고등학교.

송아연이 새로 편입한 학교다.

북성에서 그다지 좋은 학교가 아니었다.

학생들 태반이 서민 계층의 자녀들로, 단체복은 고사하고 교복도 없었다. 각자 후줄근한 평상복 차림에 학습 분위기도 꽝이었다.

여기저기 낙서 천지인 교실 벽은 지저분하기 그지없었다.

환경도 별로 좋지 않았다.

여학생들은 진한 화장에 피어싱에, 알록달록 염색 두발까지. 촌스러운 옷차림은 마치 90년대 하드 록 스타일을 연상케 할 정도다.

이전에 다니던 귀족 고등학교, 북성남고와는 비교가 안 되었다. 강씨 집안은 아연에 대한 징계를 풀었다.

강씨 집안이 입김을 넣지 않았다면 이런 삼류 고등학교조차도 편입이 불가능했을 터.

흰색 원피스를 입고 교실에 앉아 있는 송아연은 이곳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

걸핏하면 상스러운 욕도 서슴지 않고 뱉는 아이들.

이 모든 것들이 도무지 적응되지 않는 아연이다.

꼿꼿한 자세로 앉아 같은 반 아이들의 장난치는 모습을 보는 그녀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

그저 책상을 바라보며 멍하니 앉아있을 뿐이다.

살구색의 책상은 이전에 다니던 북성남고와 비슷했다.

하지만 이전 학교에 비해 천박하기 짝이 없는 아이들로 인해

책상 위는 온통 낙서 자국들과 칼로 새겨진 글자들이다.

그것도 중2 아이들이나 쓸만한 유치한 말들.

눈 앞에 펼쳐진 장면을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던 성연은 깨달았다.

‘북성남고와는 하늘과 땅 차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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