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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7화

“어느 방이요?”

하은설은 급히 물었다.

“오텀 호텔?”

강성은 그 말에 웃었다.

“아니요, 오텀 호텔은 그 이후의 일이고요. 처음에는 당신을 허택양이 임시로 빌린 한 지하실에 눕혔어요. 심유진이라는 당신의 친구가 자신과 당신을 바꾸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허택양이 어쩔 수 없이 당신을 오텀 호텔에 데려간 거예요.”

“심유진으로... 나를 바꿔?”

하은설은 그 자리에 얼어 버렸다.

이 일은 허택양도 심유진도 그녀한테 얘기하지 않았다.

강성이 한 얘기가 너무나도 구체적이어서 거짓말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허택양의 최종 목적은 심유진을 한국에로 납치하는 거예요. 저희를 부른 것도 심유진이 도망갈가 봐요. 심유진을 잡지 못해 당신을 이용한 거예요.”

허택양이 하은설한테 약을 먹인 것은 사실이었지만 이후에 자신에게 어떤 일을 했는지 그녀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깼을 때 자신과 심유진은 이미 안전하게 오텀호텔에 있었기에 하은설은 시종일관 허택양이 자신을 납치하려고 일을 벌인 거로 생각했다.

하은설은 가슴이 철렁했고 문고리를 잡은 손에도 무의식적으로 힘이 들어갔다.

“그리고...요?”

“그리고? 당연히 심유진이 갔죠. 그 여자 너무 멍청하던데요. 허택양이 혼자 오라고 하니까 진짜 아무도 데려오지 않고 혼자 왔더라고요.”

허태준의 쏘아보는 눈빛을 느낀 강성은 빠르게 말을 바꿨다.

“아니, 제 말은 그러니까, 너무 용감하다고요. 친구를 위해 자신을 위험에 빠지게 하다니, 이 의리는 우리가 배워야 한다니까요!”

허태준은 여전히 만족스럽지 않다는 듯 입을 열었다.

“중점만 말해.”

강성은 빠르게 중점만 말하기 시작했다.

“허택양이 심유진더러 가라고 한 곳은 당신이 갇힌 지하실이 아니라 공항 근처의 한 모텔이었어요. 심유진은 붙잡힌 후에 부하들을 설득해서 자신을 돕게 했죠. 그때 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도망칠 수 있었으나 당신을 구하려고 허택양과 공항에 간 거죠. 허택양이 당신을 감시하는 부하들에게 공항에 도착했으니 철수해도 된다고 지시를 내렸어요. 공항에 도착한 후에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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