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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5화

“오해를 풀러 왔어요.”

허태준은 답했다.

하은설은 가슴이 다시 한번 철렁였다.

“오해?”

그녀는 차갑게 웃었다.

“나랑 유진이 사이엔 오해 없어요.”

허태준은 앞으로 두어 발작 걸어가 소파에 앉았다.

“여기로 와 앉을래요?”

허태준은 침착하게 하은설에게 물었다.

“임신하지 않았나요? 오래 서있으면 발이 많이 아플거예요.”

“가증스럽게 걱정하는 척 하지 말아요!”

이미 편견이 생겼는지 허태준의 모든 행동은 하은설의 눈에 연기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래요, 거기 서 있어요.”

허태준도 더 이상 하은설을 강요하지는 않았다.

“유진 씨더러 고소를 취하하라 했다고 들었어요.”

그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아니요.”

하은설은 허태준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당신이 취하해야죠.”

허태준이 고소했으니 취하도 당연히 그가 해야 하는 것이다.

“택양 씨는 하지도 않은 이로 감옥에 갈 수 없어요.”

“하지도 않은 일?”

허태준은 흥분하여 눈썹을 꿈틀거렸다.

“허택양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요? 당신한테 사실을 말할까요, 아니면 좋은 사람으로 남을까요?”

허태준의 냉정한 비웃음에 하은설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저한테 사실을 말하지 않은 건 허 대표님이시겠죠? 저희 가지고 노니까 재미있으신가요? 성취감이 느껴지나요?”

“저를 믿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죠.”

강하게 쏘아붙이는 하은설과 달리 허태준은 많이 평온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허태준은 편안했고 하은설의 공격에 결코 휘둘리지 않았다.

“하지만 당신과 유진 씨는 십여 년의 친구예요, 유진 씨가 당신에게 상처를 줄 거라 생각하나요?”

허태준의 말은 비수가 되어 하은설의 가슴을 찔렀다.

이 또한 그녀가 끊임없이 자신에게 되물어온 문제였기도 했다.

“어쩌면 이런 행동이 저에게 상처가 됨을 모를 수도 있죠.”

하은설은 고집을 세웠다.

심유진의 출발점은 허태준과 자신, 그리고 하은설을 지키는 것에 있었다.

그러나 이런 보호는 ‘허택양은 쓰레기’가 전제였다.

“당신들의 허택양에 대한 판단이 틀렸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나요?”

하은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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