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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화

심유진은 고개를 들어 약간 긴장한 듯한 눈빛으로 제로를 바라보았다.

제로는 안심하라는 눈빛을 지어 보이더니 한 손으로 테이블을 잡더니 허리 숙여 라이브 속 팬들에게 말했다.

“오늘 게임 안 해요.”

그녀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잠깐 우리 팬들 시간 좀 빌릴게요. 우리 팬들 힘으로 내 여신을 한 번 도와줬으면 해요.”

제로는 매번 시합 전마다 여신이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살았다.

“어젯밤 우리 여신이랑 통화했어, 오늘 시합 반드시 이길 거야!”

“내 여신은 우리가 1등이라고 했어, 그럼 반드시 우리가 1등이야!”

...

제로와 함께 한 팬들중 그녀에게 팀원보다 중요한 행운의 여신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게다가 제로가 처음 라이브 방송했었을 때 심유진이 크게 선물을 보낸 것도 아주 인상 깊었었다.

스크린에 댓글들이 끊임없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와! 오늘 드디어 여신님 실물 영접이네!]

[여신은 역시 여신이야!]

[제로형의 여신은 곧 나의 여신이야!]

[여신이 하라는 대로 다 할 거야!]

...

불만과 원망을 담은 댓글은 단 하나도 없었다.

제로는 이미 욕먹을 준비를 했지만 팬들이 이렇게 반대로 행동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여러분들이 이해해 주고 응원해 줘서 고마워요.”

그녀는 순간 코끝이 찡해졌다.

“그럼 라이브를 우리 여신에게 넘겨드릴게요.”

심유진은 재빨리 상황 파악을 마친 뒤 제로가 얘기하고 있던 시간 동안 마음을 가다듬었다.

“안녕하세요.”

그녀는 당당하게 카메라를 마주 보며 말했다.

“저는 심유진이라고 합니다. 만약 여러분들 중 저번 주 목요일에 방영된 <<궁금한 스토리 Y>>을 시청한 분이 계시다면 아마 제 또 다른 신분도 알고 계실 겁니다. 맞아요, 제가 바로 이소연 씨가 말한 배은망덕하고 이기적인 며느리입니다.”

스크린에 순간 험한 욕들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제가 그 프로그램 출연을 거절한 이유는 찔려서가 아니라 그냥 우스갯거리를 만들고 싶지 않았을 뿐이에요. 하지만 이소연 씨께서 제작팀과 함께 저한테 같잖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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