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진은 잠시 진정하고 진시우를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진시우는 소천경이 동영상을 켠 뒤 김예진에게 다시 물었다.김예진의 답은 아까와 다름이 없었다. 진시우는 소천경에게 핸드폰을 닫으라고 지시했다.그리고 김예진에게 말했다.“저 그 얼굴 반점을 치료해드릴 수 있습니다.”김예진은 잠시 멍하니 있더니 놀라며 되물었다.“정말?!”김예진의 말투는 격앙되었고 윤정민과 조민철은 금세 문제를 알아차렸다.“예진 씨! 믿지 마세요!”윤정민이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렸다.“이 사람들 샘플로 얼굴이 그렇게 되었잖아요.”“그래도 믿을 거예요. 그럼 우리도 예진 씨를 도와드릴 수가 없어요.”김예진은 다시 정신을 차리고 진시우를 보면서 마음속으로 망설였다.‘이 사람 정말 나를 고쳐줄 수 있을까?’김예진은 이미 수없이 많은 치료를 받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줄곧 이렇게 보기 흉한 붉은 반점으로 일자리도 찾기 어려웠다.약품감독관리국도 사실 부모의 도움으로 들어오게 된 것이다.그러나 낙하산이라 해도 여기에서 단지 후방 근무만 할 수 있었다.작은 주인급 인물로도 꼽히지만 아랫사람들 사이에서는 외모로 말이 많았다.못생긴 편은 아니라 만약 얼굴에 반점이 없으면 예뻤을 것이다.그래서 진시우의 치료해준다는 말을 듣고 마음속 기쁨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근데 진시우는 보기에 너무 어려서 실력이 있는 의사 같지 않았다.만약 믿고 치료되지 않으면 집에서 어렵게 마련해 준 일도 버려야 했다.“나, 나 당신을 믿지 못하겠어.”김예진은 이를 악물고 윤정민을 믿기로 결정했다.여러 번의 실패로 다시 실패를 볼까 봐 두려웠다.윤정민과 조민철 모두 냉소하였다.진시우가 말했다.“괜찮아요. 딴 건 바라지 않고, 그냥 치료해 주고 싶은 마음이예요.”“제 치료를 받아 보시죠. 실패해도 손해 볼 건 없잖아요, 근데 만약 성공하면 예진 씨에게는 큰 선물 아닌가요?”김예진은 그 말이 그럴 듯 도리가 있어 보였다.그리고 마음속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윤정민과 조민철은 더욱
김예진의 힘으로 경비원을 막을 수가 없었다.윤정민이 멈추게 하지 않으면 경비원은 계속 진시우 등을 폭력으로 내쫓을 것이다.담비강과 소천경은 김예진이 생각을 바뀐 것을 보고 즉시 두 경비원을 막았다.소천경이 더욱 큰소리로 말했다.“나를 건드리기만 해! 여기에 바로 쓰러질 거니까!”“윤정민이 너희들을 지켜줄 것 같아? 고소장 날아오면 제일 먼저 버림받는 건 너희들이야!”두 경비원은 이 말을 듣고 얼굴빛이 변하며 당황해졌다.아무래도 진시우가 말한 것이 사실인 것 같았다.윤정민과 조민철의 안색이 나빠졌다. 김예진이 그들의 계획을 망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진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하나만 알려드리죠. 적어도 우리 나라에서 그 얼굴 고칠 수 있는 사람 나밖에 없어요! 제일신의라고 불리는 그 염라대왕도 안 돼요!”많은 사람들이 아연실색했다.“건방진 녀석이네, 신의 염라대왕이 자기 보다 못하다니!”“뭘 믿고 이런 큰 소리를, 이놈이 염라대왕이 어떤 존재인지 알기는 하는가?”“글쎄요, 그분은 궁중 어이과도 비교할 수 실력을 가진 분인데.”김예진도 진시우의 말에 멍하니 있었다. 염라대왕보다 실력이 있다는 말에는 관심이 없고 자기 얼굴을 치료할 수 있는 지만 마음이 쓰였다. “정, 정말 내 얼굴 치료해줄 수 있나요?”진시우가 담담하게 고개 끄덕였다.“네.”“예진 씨!”윤정민이 다급하게 고함을 질렸다. 두 눈에는 경고의 뜻이 가득했다.상황을 본 김예진은 이를 악물고 마음먹었다.“제 얼굴 흉터 치료해주세요!”“만약 치료해줄 수 있다면 모든 걸 다 밝힐게요!”진시우가 원하는 것이 이거였다. 그는 웃으며 답했다.“좋아요!”윤정민과 조민철 모두 속으로 깜짝 놀라며 분노했다.“예진 씨,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요!”“지금 무슨 짓을 하는지 알아요? 이건...”김예진은 그들을 돌아보고는 약간 겁을 집어먹으며 말했다.“윤 서장님 저 이제 남들처럼 살아보고 싶어요.”윤정민의 얼굴이 흐려졌다.진시우는 말없이 김예진에게 다
곧 김예진은 진시우가 필요한 것들을 가지고 돌아왔다.진시우는 약을 만들기 위해 김예진을 데리고 비어 있는 한 방을 찾아 들어갔다.이어 진시우는 김예진에게 침을 놓기 시작했다.김예진은 약간 긴장하며 물었다.“이, 이거 침을 맞아야 하나요?”진시우가 말했다.“긴장하지 않아도 돼요. 약도 쓸 거예요, 근데 일단 홍반이 있는 곳에 침을 놓아야 해요.” “침으로 막지 않으면 이 약 효력이 다른 곳에까지 퍼지게 되니까 건강한 피부가 잘못되면 안 되죠.”김예진이 안절부절못하며 물었다.“내 얼굴 다른 곳도 망가뜨린 건 아니겠죠?”진시우가 야연실소 하였다.“그럴 수 없어요. 그렇게 되면 영양제약도 같이 무너질 거니까.”김예진이 생각하기에 그 누구도 스스로 명예를 훼손하는 일은 하지 않을 테니까 마음이 좀 놓였다.진시우가 침을 놓기 시작했다. 사실 김예진 얼굴의 반점은 생명에 위협이 되지 않는 일종 화독으로 모체에 있을 때 부주의로 감염된 것이기에 꼭 약을 써야 하는 것은 아니다.수원진기로도 제거가 가능하다. 그러나 그가 장청진기가 없으면 화독의 제거는 가능하지만 얼굴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길 수 있으니까 어쩔 수 없이 성형을 해야 할 것이다.진시우는 침을 놓은 후 얼굴 경락을 따라 수원진기을 넣었다. 잠시 후 김예진은 낮은 소리로 아픔을 얘기했다.“좀, 좀 아픈데요...”마치 피부가 찢어진 것처럼 불에 데어서 물집이 생겼다가 터지는 것과 비슷했다.진시우가 말했다.“움직이지 마세요.”김예진의 몸이 바로 굳어지며 감히 움직이지 못했다.전체 과정은 약 15분 정도였다. 진시우는 김예진의 얼굴에 약을 바르고 침을 뺐다. 그리고 그녀에게 약이 마를 때까지 기다리게 했다.“됐어요, 거울 한번 보세요.”진시우의 말이 끝나자 마음속 기대와 함께 김예진은 더욱 조마조마했다.김예진이 조심스럽게 거울 앞으로 걸어갔다. 잠시 후 그녀의 입에서 깜짝 외침이 터져 나왔다.“아!”진시우은 귀를 가리고 마지못해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 여자도 참..
윤정민은 눈앞의 여인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잠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이게 김예진이라고? 무슨 농담이야, 이거 완전 얼굴을 바꾼 거잖아.’‘얼굴 반점이 사라졌고, 피부까지 좋아진 거야?’‘말도 안 돼!’김예진은 감격하며 말했다.“진 선생은 정말 대단한 신의십니다.”“저를 고쳐줬고, 방금 얼굴에 약까지 써주셨는데 제 기억이 맞다면 그 약 성분은 영양제약 샘플과 같은 겁니다.”“영양제약의 신제품은 피부 개선에 아주 좋은 효과 있습니다.”한 남자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아가씨, 그게 무슨 뜻입니까? 방금 한 말과 다르잖아요.”김예진이 부끄러운 기색을 드러내며 말했다.“죄송합니다. 방금 제가 한 말은 거짓입니다.”사람들 모두 놀라서 어리둥절했다.윤정민과 조민철은 김예진이 계속 말하도록 내버려 두게 되면 이 바닥 소문이 자자할 것이고, 그러면 또 여러 인맥을 동원하여 일을 수습해야 할 것을 잘 알고 있었다.일단 통제 불능이 되면 두 사람 모두 지금 이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예진 씨! 얼굴을 치료해줬다고 해서 막말 하시면 안 대죠.”“맞아요, 그렇게 말하는 것이 약품감독관리국에게 얼마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요?”“그 책임을 당신이 질 수 있겠습니까? 언행을 조심하세요. 여기 사람들이 다 보고 있어요.”윤정민은 겉으로는 강력한 태도를 보이지만 사실 속으로는 이미 안절부절하고 있었다.김예진은 그 말에 더욱 화가 치밀어 올랐다.“나도 이러고 싶지 않았는데 당신들이 나를 협박했잖아! 당신들 말 대로 하지 않으면 여기서 내쫓을 거라며, 난 그저 어렵게 구한 일자리를 잃어버리고 싶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한 거야!”“또 여기서 나가면 부모님도 슬퍼할 거니까 양심을 어기고 이런 짓을 한 거야!”회사에서 나가면 그만이니까 김예진도 두려울 것이 없었다. ‘얼굴도 고친 마당에 일자리를 못 구하겠어?’‘꼭 여기에 있어야 살길이 있는 것도 아니고.’김예진이 진실을 말하자 사람들의 눈길이 변했고 대부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금 누가 그 얼굴 고쳐주면 당연히 그 사람 편들어주죠! 말을 바꾸는 것도 가능한 일이예요!”그러나 진시우가 갑자기 말을 끊었다.“어? 그 말뜻은 예진 씨 얼굴 반점이 우리 회사 샘플 때문이 아니라 예전부터 있었던 문제라는 건가요?”“...”조민철이 멍하니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얼굴을 후려갈기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윤정민도 화가 치밀어 올랐다. ‘조민철 이 자식 제정신이야? 말 못하면 조용히 입 다물고 있던지 왜 쓸데없는 말을 해서 일을 이렇게 만들어!’담비강은 가슴을 펴고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윤 서장님, 할말이 남았나요? 스스로 이렇게 진실을 까발려 놓고?”조민철이 황급히 해명했다.“내 말은 그 뜻이 아니라...”진시우가 말했다. “됐고. 윤정민, 죽음의 길을 선택한 건 너 자신이야. 원한다면 뜻대로 해주지.”윤정민이 분노하여 말했다.“네 주제에 날 어떻게 할 건데? 나 약품감독관리국 서장이야!”소천경의 무시하는 듯한 말투였다.“일개 서장이 뭐라고, 진 선생님은 본국의 부서장이야!”윤정민이 멍해하더니 즉시 반박했다.“웃기고 있네. 본국에 진시우라는 부서장이 있는지를 내가 왜 몰랐지?”조민철이 잇닿아 말했다.“서장님, 이 사람들 말이 다 헛소리예요. 아까 이 자식이 본국 양정국 서장과 밥을 먹었다지 뭐예요.”“명예 부서장도 양 서장이 준 거라는데 서류는 또 아직 내려오지 않았대요.”조민철이 계속 비웃으며 말했다.“웃기지 않나요?”처음 들었을 때 윤정민도 좀 우스꽝스럽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진시우가 양정국과 함께 밥을 먹었다는 소식에 미간을 찌푸렸다.다른 사람은 몰라도 그는 방금 소식을 알게 되었다. 양정국이 비밀리에 구미에 왔다는 소식을. 배후의 그 사람이 알려주지 않았더라면 그도 몰랐을 것이다.‘설마 이 자식이 정말 양 서장과 함께 식사를 했단 말인가?’이런 생각이 스치는 순간 윤정민은 스스로 부정해 버렸다.‘아닐 거야. 이 녀석이 정말 양 서장을 안다면 바로 양 서장에게 가서 오늘 일을 처리
윤정민의 확고한 말에 다른 사람들은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하지만 마음속 한 가운데는 또 진시우가 양정국을 불러올 수 있을 것 같았다.양측 모두 당당한 모습에 누구를 믿어야 할지 몰랐다.담비강과 소천경은 분풀이를 하고 싶었다. 두 사람 모두 윤정민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이 개자식이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비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랬다.전화가 연결되었다.진시우가 말했다.“양 서장님, 구미 약품감독관리국에 잠깐 들르시겠습니까?”“아, 오고 있나요? 네, 기다릴게요.”말을 마치자 진시우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윤정민은 비꼬며 웃었다.“제법 그럴싸한데! 이따가 양 서장님이 안 오시면 어떻게 뒷수습이 하려는 지 궁금해지네.”말하고 있을 때 그의 주머니에서 갑자기 핸드폰 소리가 울렸다.들어보니 뜻밖에도 보좌관의 전화였다.윤정민은 약간 놀라서 급히 수신 버튼을 누르고 말했다.“이형민 보좌관님, 윤정민입니다.”“네? 아... 네,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보좌관님도 오시겠다고요?”윤정민 얼굴에 놀라는 기색이 역력했다.“네, 네, 알겠습니다, 곧 준비하겠습니다...”전화를 끊고 나서 그의 머리에는 식은땀으로 범벅되었다.그리고 윤정민은 조민철에게 고개를 돌렸다.“얼른 준비해, 양 서장이 온대, 이형민 보좌관과 같이!”한 번에 두 명의 거물들이 오니 윤정민은 좀 견딜 수 없었다.듣자마자 조민철의 안색이 크게 변하더니 급히 사람을 시켜 지저분해 보이는 곳을 정리했다.그러나 긴장이 끝난 후, 윤정민은 무언가를 문뜩 떠올리고 갑자기 고개를 돌려 진시우를 바라보았다.‘양 서장이 정말 오셨어!’‘방금 이 녀석이 양 서장과 통과했다고 하지 않았어?’‘이형민 보좌관의 말대로라면 양 서장은 지금 오고 있는 중이고, 아까 진시우가 통화할 때도 양 서장이 오고 있다고 한 것 같은데?’순간 윤정민의 안색이 유난히 나빠졌다.그리고 나서 약간 겁먹은 듯하였다.‘설마 이 녀석이 말한 게 모두 사실이야?’조민철도 지금 윤정민이랑 같은 생각이었다. 바로 그때
담비강이 답했다.“네.”그와 중에 소천경이 약간 불평을 토로했다.“근데 일이 잘 안 풀리네요.”양정국 안색이 어두워지며 미간을 찌푸렸다.“일이 잘 안 풀려요? 어떻게 된 일입니까?”양정국은 담비강을 바라보았다.“담 대표,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났나요?”진시우 생각대로 두 사람은 누가 그들을 도울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는 모양이다.진시우 관계도 있고 양정국은 윤정민 그들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윤정민도 이젠 끝장인 것을 알고 등골이 오싹해지며 다급하게 말했다.“아이고, 담 대표님, 소 대표님, 다 오해십니다.”“사실 영양제약 제품에 큰 문제가 없습니다. 저희도 사고가 날까 봐 좀 엄히 처리했을 뿐입니다.”“우리 어떤 사이인데, 신청서 다시 올리시면 바로 통과해드리겠습니다.”윤정민은 미친 듯이 담비강에게 눈짓을 하며 용서해달라고 애원했다.담비강이 아직 생각 중일 때 소천경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말했다.“그런가요? 윤 서장님?”“아까랑 말이 다른데요. 방금 우리 회사 제품 신청을 다 기각하겠다고 하지 않으셨나요?”“아 참, 오늘 누가 와도 소용없다고 얘기도 했죠?”“그리고 여기 조 팀장님, 우리가 잘못한 게 없는데 왜 이유 없이 영양제약을 적대하는지도 잘 모르겠어요.”“누구 지시를 받았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이렇게 우리를 대하데는 분명 이유가 있겠죠?”“음, 그리고 당신들이 우리를 모욕한 일은 김예진 씨가 이미 증언을 했는데 아직 정확한 답도 주지 않고요...”양정국은 순간 얼굴이 더없이 어두워졌다. 약품감독관리국은 그의 담당 구역인데 지금 구미시에서, 그것도 그가 있는 곳에서 진시우 회사에 문제가 생겼으니 자기 얼굴에 먹칠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되었다.“윤정민!”양정국은 차갑게 소리쳤다.“도대체 무슨 일이야?!”순간 윤정민의 얼굴색이 변하더니 두 다리도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황급히 말했다.“양, 양 서장님, 저, 일부러 그런 게 아닙니다...”윤정민은 이제 끝장이라는 생각에 비틀거리며 무릎을 꿇은
양정국은 윤정민과 조민철을 해결하고 나서도 부족하다고 느꼈는지 방금 윤정민을 도운 오 사장님을 쳐다보았다.윤정민도 사람이 모질어서 자신이 희망이 없다는 것을 알고는 하나하나 다 끌어내려고 하였다.“오 사장님, 정말 진정성이 있는 분이네요. 근데 제약산업에는 맞지 않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오 사장이 몸을 부르르 떨며 말했다.“네. 저도 제가 이쪽에서 크게 재능이 없다고 생각합니다.”“지난 2년 동안 회사 경영이 좋지 않아 매출이 바닥이거든요...”“돌아가서 바로 사업을 접겠습니다.”다른 사장님들도 약간 두려웠다. 특히 아까 윤정민 얘기를 도와준 사람들 모두 안절부절 못하였다.‘오 사장님 이거 이 바닥에서 완전히 쫓겨난 거네.’양정국이 말을 놓은 이상 그 누구도 감히 거역할 수 없다. 그의 눈에 찍혔다는 것은 이 바닥을 떠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니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그들 몇 명을 처리하고 나서야 양정국은 시선을 진시우에게 돌렸다.“진 선생님, 이렇게 처리하면 되나요? 아 그 김예진이라는 사람...”진시우가 말했다.“그분은 괜찮습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까요.”그러나 녹화된 동영상은 윤정민을 뒤집을 수 없게 만든 증거로 남겨야 했다.김예진도 원래 망했다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진시우가 이렇게 말할 줄은 몰랐다.순간 진시우에 대한 경외와 감격이 더욱 커갔다.양정국은 잠시 읊조리고 나서 웃으며 말했다.“좋아요. 진 선생님 말 대로 하죠.”그러던 중 또 한 대의 승용차가 왔다. 그 번호판을 보고 모두들 숨을 들이마셨다.차에 앉은 사람의 신분도 양정국과 같은 거물급이기 때문이다.이어 예순 살 정도의 노인이 차에서 내렸다.그는 진시우 쪽을 한번 보더니 양정국에게 시선을 옮겼다.“양 서장님, 먼저 오셨군요.”이 분은 바로 동강에서 명성이 자자한 이형민 보좌관이다.이형민은 윤정민을 의아하게 쳐다보며 물었다.“윤 서장님, 왜 바닥에 앉아 계세요?”현재 넋을 잃은 상태의 윤정민이 벌벌 떨며 말했다
진시우는 이마를 찡그리며 말했다.“나씨 가문이 뭐가 부족해서 나랑 뺏아요?”“나한테 부탁해요.”나침어는 평온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말했다.“나한테 부탁하면 사람을 놓아줄게요.”진시우는 어이없어하며 짜증스럽게 손을 휘둘렀다.“강설 씨, 이 사람들 내보내세요!”강설은 진시우를 흘겨보았다. ‘내가 시중드는 하인이야?’하지만 강설도 따지기가 귀찮아서 곧장 일어나 말했다.“나침어 씨, 가시죠.”“그래요.”나침어는 매우 평온하였다. 그리고 부한식과 함께 기씨 가문을 떠났다.진시우는 불쾌하게 욕했다.“귀찮아!”강설은 담담하게 말했다.“장무사 조장 레벨의 사람은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에요.”“부조장 정도라면 가능할 수 있지만 부한식 같은 사람은 서남 이곳을 지켜야 하니까요.”“나침어는 그런 사람을 절대 내주지 않을 거예요. ‘진’이라는 꼬리표를 붙게 할 수는 없으니까요.”“앞으로 큰 일을 하려고 힘을 모으는 거 맞죠?”“그런데 장무사 조장은 취임할 때 이미 꼬리표가 붙어버렸으니 부조장 레벨에서 시작하는 게 좋아요.”진시우는 잠시 생각한 후 말했다.“그런 거였어? 그럼 운교영을 데려가야겠네.”“설마 윤교영까지 거절하지는 않겠지. 안 내주면 나문후를 찾아갈 거야.”강설의 눈꺼풀이 살짝 떨렸다. 나문후 이름이 나오면 그 무게는 달라진다.손성현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진약원을 재정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출발하기 전, 그는 손지연을 진시우에게 맡기며, 그녀를 동해시로 데려다 줄 것을 부탁했다.진시우는 거절하지 않았다.어차피 서남에서는 할 일이 별로 없었고, 이제 동해에서 근무할 때가 된 것 같았다.취임서가 내려온 지 오래됐지만 진시우는 아직까지 장무사에 가지 않았다. ‘아마 동해 장무사 쪽에서 불만이 있을 지도 몰라.’강설의 제안에 따라 그는 부한식에게 운교영을 데려가겠다고 했다.부한식은 거절할 이유가 없었기에 곧바로 승낙했다.하지만 운교영은 인수인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 늦게 동해로 떠날 것이다
손성현 그들은 서로 바라보았다. ‘이건 서문성을 처리할 권한을 그들에게 넘기는 건가?’손지연은 화가 나서 말했다.“당연히 피의 대가로 갚게 해야죠! 장영 장로가 죽었잖아요! 이 복수를 안 해요?”태상 장로를 언급하자 진약원의 사람들도 얼굴이 변했다. 각자의 눈에 강한 증오가 가득했다.서문성은 이미 생사를 도외시하여 어떤 눈빛이나 태도에도 항상 태연했다.하지만 손성현은 깊은 생각에 잠기더니 고개를 저었다.“진 선생님이 정하시죠.”“장영 장로를 죽인 건 이공유이에요. 이공유가 죽었으니 복수는 끝난 거죠.”대장로인 위하 등은 손성현을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러나 손성현은 추가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고, 마치 이 일이 그렇게 결정된 것처럼 보였다. 상당히 독재적인 모습으로 비춰졌어도 말이다.진시우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서문성의 생사는 제가 결정하겠습니다.”서문성은 진시우를 바라보았다. 손성현이나 진시우 모두 똑똑한 사람들이다.손성현은 의아한 표정의 진약원 사람들을 데리고 물러갔다.손지연은 이해할 수 없어서 아버지를 붙잡았다.“아빠, 왜 서문성을 죽여하고 하지 않아요? 진시우는 거절하지 않을 거예요!”손성현은 웃으며 대답했다.“그렇게 하면 진 선생과 우리의 관계가 끊어져 버려.”“원한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건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상대에게 좋지 않은 일이 아니야.”“진 선생님이 우리의 복수를 도와줬으니 우리는 감사해야 하지만 우리도 걔한테 뭔가를 준 걸 기억해야 해.”“진 선생님이 서문성을 살리려고 하니까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강력하게 서문성의 피의 대가를 요구하면 길이 좁아져.”손지연은 찡그린 표정으로 말했다.“진시우는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을 거예요. 아빠가 너무 걱정하는 거예요!”“하하하, 그럴 수도 있어.” 손성현은 딸과 논쟁하지 않기로 했다.오랫동안 진약원을 다스리고 있는 만큼 손성현 눈에는 더 많은 것이 보였다....“어떻게 나한테 고마움을 표할 건데?” 진시우는 서문성을 바라보며 말했
부한식은 상황을 보며 말했다. “나침어 씨, 그럼 우리는...”나침어는 약간 이를 악물며 차갑게 말했다. “근처에서 호텔을 찾아서 잠시 머물러요!”...송천수의 부상은 심각했다. 이공유의 한 검이었으니까.모두가 진시우처럼 내력이 강한 사람은 아니다.하지만 그 어떤 상처도 진시우의 눈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진시우는 송천수의 부상을 80% 치료했다. 나머지 20%는 그가 스스로 회복하도록 남겨두었다.송씨 가문의 형제들은 진시우에게 완전히 감복하며, 감히 무례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송천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진 선생님, 감사합니다.”진시우는 웃으며 대답했다. “어르신, 이제 남성 제일 세력의 주인이 되었네요. 축하합니다.”송천수는 어이없어 하며 말했다. “그게 뭐라고, 그만 놀리세요.”오늘의 경험은 송천수의 마음가짐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예전 같았다면 남성 제일 세력의 주인이 되었다고 기뻐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시우와 이공유의 실력을 본 뒤 그는 어떤 허명도 웃음거리일 뿐이라고 느끼게 되었다.실력이야말로 개인의 근본이다.실력이 있다면 혼자라고 해도 두려울 것이 없고, 한 사람만으로도 대가문이 될 수 있다.진시우 같은 사람은 혼자서도 최고 가문의 대접을 받을 수 있다.송씨 가문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진시우가 몇 번 툭 치면 끝나는 힘이다.진시우는 말했다. “저는 기씨 가문에 가서 후속 처리 좀 하고 곧 남성을 떠날 거예요. 송씨 가문은 고족의 문을 지켜줘야 합니다.”송천수는 놀란 눈빛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진 선생님, 선생님과 고족은...”진시우는 대답했다. “저는 고족의 대호법이 되었어요.”“헉-”송천수는 숨을 들이키며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꼭 고족을 잘 지킬게요.”‘외가 대호법이라니, 고족에서 무슨 일을 해야 그런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거야...’진시우가 기씨 가문에 돌아오니 기씨 가문의 모든 사람들이 마당에 무릎 꿇고 있었다.
“서문성의 목숨을 최대한 지켜주길 바래.”이공유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내부 경맥을 거슬러 흐르는 검의 기운이 느껴졌다. 다음 순간, 이공유의 동공이 움츠러들고 머리가 기울어지며 숨을 거두었다.진시우는 이공유를 막지 않았다. 착한 사람이 아니고,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을 살려두고 싶지 않았다. 오늘 수살술이 없었다면 방금 이공유의 검에 이미 죽었을 것이다.이공유가 쓰러진 후, 이번 정상대회의 소란은 완전히 끝났다. 진시우의 강력함을 목격한 수많은 관객들의 마음은 경외심으로 가득 찼다.연단 위에서 서문성은 멍하니 있었다. 그는 자신이 완전히 패배했음을 알고 있었다. 이공유는 그의 유일한 의지였는데 이공유가 죽었으니 그의 목숨도 진시우의 손에 쥐어진 셈이다.진시우는 서문성을 지나 손지연 옆으로 가서 그녀를 풀어주었다.“진시우!”손지연은 그의 품에 뛰어들어 울기 시작했다.진시우는 그녀를 위로하며 말했다. “걱정 마, 네 아버지는 괜찮아.”손지연은 억울한 눈빛으로 진시우를 쳐다보았다. “정말?”“응.”진시우가 고개를 끄덕이고 서문성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또 만났네.”서문성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너무 처참하게 졌어.”“패배를 인정하면 사람들을 데리고 기씨 가문으로 가.”진시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기군성을 쳐다보았다. 기군성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진시우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진 선생님, 제가,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진시우는 그를 보지 않고 서문성에게 말했다. “이공유의 부탁을 받았으니 너에게 살 기회는 줄게.”“하지만 너의 생사는 진약원 사람들이 정할 거야. 우선 기씨 가문으로 가, 나도 곧 따라갈거니까.”서문성은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섰다. 진시우는 손지연을 위로하며 같이 기씨 가문으로 가게 했다. 그리고 나침어 앞에 섰다.나침어의 표정은 담담했고, 아무런 의외의 기색이 없었다. 진시우는 그녀의 긴장을 터뜨리지 않고 부한식에게 시선을 돌렸다.“조장님, 나침어 씨가 이런 무모한 행동을 하는데 보고만 있었
물론 이런 저항에도 한계가 있다. 다만 외부 사람들은 수살술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한계가 어디인지는 알 수 없다.순간적으로 하늘과 땅 사이의 수증기가 모여들며 거대한 수증기 검을 형성했다.‘웅’하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수증기 검이 하늘에서 내려와 곧바로 이공유를 향해 내리쳤다.‘푹’ 소리가 나더니 수만 갈래의 수증기가 이공유의 몸을 스쳐 지나갔고, 마치 수없이 많은 검날이 그의 몸을 관통한 것처럼 순식간에 이공유의 몸이 피투성이가 되었다.이공유는 쿵 소리와 함께 땅에 내리꽂혔다. 그리고 피바다 속에서 한쪽 무릎을 꿇었다.헉― 헉―이공유는 크게 숨을 몰아쉬며 거칠게 기침을 했다. 그는 몸을 간신히 가누며 몸체를 이루는 진시우를 바라보며 자조 섞인 미소를 지었다.“생각지도 못했어. 오랜 세월 검도를 연마해왔지만 결국 젊은 후배에게 패하다니.”파괴력을 말하자면 그는 분명 진시우를 훨씬 능가할 수 있었다.하지만 아쉽게도 운이 따르지 않았다.진시우가 수살술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방금 그 검격으로 이미 승부가 갈렸을 것이다.진시우는 수살술 상태를 해제하지 않고, 이공유와의 거리를 유지했다.이공유는 통천자로서 실력이 강력하고 무서운 존재였다. 그와 함부로 가까워져서는 안 된다.“좋은 승부였습니다.”진시우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미소를 지었다. 이는 곧 자신의 승리를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었다.이공유는 한숨을 내쉬었다.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그가 항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한 가지 부탁이 있어.”이공유는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았다.진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굳이 들어줘야 할 의무는 없는데요.”이공유는 말했다.“이 부탁을 들어준다면 내가 엄청난 가치를 지닌 정보를 제공할게.”“그래요?”진시우는 살짝 흥미를 보이며 말했다.“그 정보가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겠군요.”“내가 가진 이 정보는 네가 천인을 넘어 전설적인 무왕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어.”천인을 넘어서는 존재를 무왕
“큰일이야!”무문 도장의 얼굴이 순식간에 변했다. 그러나 손을 쓰기엔 너무 늦었다.이공유의 검이 이미 진시우의 몸을 관통했으니 이제 더는 살아날 가능성이 없었다.나침어도 얼어붙은 채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는 변화가 이렇게 갑작스럽게 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진시우!”나침어는 깜짝 놀라 외쳤다. 이 순간 다른 것은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당장 앞으로 달려가려고 했다.“나침어 씨, 진정하세요!”다행히 부한식은 여전히 냉정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는 급히 나침어를 붙잡았다.나침어는 화를 내며 말했다. “부 조장님, 뭐 하는 거예요? 빨리 사람을 구해야죠!”부한식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웃음을 참으며 생각했다. ‘나침어가 진시우한테 완전 마음을 주었네.’“잘 보세요. 진시우는 멀쩡해요.”나침어는 순간 멈칫하며 진시우 쪽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의 몸은 분명히 검에 의해 관통되어 있었다.촤라락!그 순간, 진시우의 몸이 갑자기 물로 변하며 수많은 물줄기로 흩어졌다. 그 물줄기들은 다시 모여 사람 형태로 되돌아갔다.나침어는 멍하니 중얼거렸다. “이게, 이게 무슨 법술이에요?”부한식도 놀랐다. ‘몸을 액체로 바꿀 수 있다니, 너무 대단한 법술인데!’무대 아래의 관객들도 환호성을 터뜨렸다.이런 능력은 그들 모두가 처음 보는 것이었기 때문이다.오늘은 그들에게 있어서도 눈이 번쩍 뜨이는 날이 되었고, 새로운 경험을 쌓은 날이었다.‘이제 나가면 자랑거리 하나가 생겼어.’이공유는 손에 들고 있던 검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숙여 진시우를 다시 보았다.“이런 법술도 있었군...”이공유의 눈빛이 심각해졌다. 액체로 변신할 수 있다면 그의 모든 검술이 무용지물이 된다는 뜻이다.이공유가 이런 생각을 떠올리던 그 순간, 진시우가 갑자기 사라졌다. 동시에 이공유의 주변에서 무수한 검강이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쿵!수많은 검의 그림자가 떠오르며 이공유를 완전히 감싸기 시작했다.슈슉슉!물로 변한 침들이 폭우처럼 이공유
“오늘의 승패와 상관없이 난 너를 인정해.”나침어는 자신이 무시당한 것에 얼굴이 굳어졌다.‘진시우 이 나쁜 자식!’‘좋은 마음으로 구하려고 했는데, 가문의 권세를 빌어 부한식에 이용해서까지 널 구하려고 했는데, 날 이렇게 대하냐?!’‘내가 대체 뭘 위해서 멀리 교토에서 이 남쪽 변두리까지 온 건데.’‘나씨 가문의 아가씨인 내가 이런 대접을 받다니.’ 하지만 진시우는 나침어의 생각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내 내력과 횡련 이게 전부가 아니예요.”진시우의 몸에서 신비로운 기운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알고 있어.”이공유는 담담하게 말했다. “너 진기를 쓸 줄 알지. 근데 너의 진기는 여전히 신경에 머물러 있지... 뭐라고?!”그가 말하는 도중, 얼굴이 갑자기 굳어졌다.“육지... 선인?!”이공유는 진시우를 보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진시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쉽게도 나 얼마 전에 막 그 경계를 돌파했어요.”아래에서 나침어는 눈이 휘둥그레졌고, 부한식의 눈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았다.‘육지, 육지 선인?! 인간계 선인?!’무문 도장은 자신의 살을 꼬집으며 중얼거렸다.“진짜 대단해! 이럴 줄은 몰랐어! 네가 신해경을 돌파했었구나!”“그랬군... 그래서 이렇게 자신감이 있었던 거야! 신해경이라면 누가 이길지 장담할 수 없지!”이공유는 진지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기세를 최고점으로 끌어올렸다.“내가 너를 과소평가했어.”이공유는 낮게 말했다. “네가 인간계 선인이 되었을 줄은 몰랐어. 그건 진정한 선인의 경지야, 완전히 변화한 존재지.”“받아요!”진시우는 공중에 손가락을 튕기며 진기 광선을 발사했다.이공유는 손을 들어 검을 휘두르며 그 광선을 부셨다.쉭!진시우는 빛처럼 이공유의 뒤로 빠르게 이동했다.“잡았다.”이공유는 뒤로 검을 휘둘렀다.그러나 진시우는 두 손가락으로 이공유와 그의 검을 함께 튕겨냈다.“내 장풍을 받으세요!”진시우의 손바닥에서 무한한 화염 진기를 폭발하였다. 이공
진시우는 칼 태원를 들고 즉시 절천팔도를 펼쳐 하늘을 가르며 내려쳤다.“오? 도법? 네가 도법도 쓸 줄 안다고?”이공유는 약간 놀랐지만 자신의 강력한 수련으로 진시우를 계속 제압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보아하니 아직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려는 것 같은데!”이공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렇다면 네 믿음을 완전히 부숴버리겠어!”쾅!진시우의 첫 번째 칼은 그의 검에 의해 무정하게 산산조각났다.진시우는 쏟아지는 검세에 온몸이 찢어질 것만 같은 압박을 느꼈고, 가슴을 짓누르는 무거운 중압감에 몸을 추스르기가 힘들었다.후-곧이어 그는 절천팔도의 두 번째 칼인 ‘패천’을 휘둘렀다.천하를 제압하는 한 칼이었다.“음?”이공유는 방금 그 칼보다 몇 배는 더 강력한 도세를 느꼈다. 그의 눈에는 더 큰 놀라움이 서려 있었다.“이 녀석, 대단하군!”이공유는 칭찬하며 말했다.“너의 도법이 절대 간단치 않아. 혹시 전설 속의 절천팔도? 이런 도법을 익힐 수 있다니, 너도 하늘이 내린 재능이구나!”진시우는 대답하지 않고 패천을 휘둘렀다.이 한 칼을 휘두르며 그의 내력도 거의 바닥났다.도강은 빛을 뿌리며 진시우의 전신 내공을 담아 하늘을 거슬러 이공유를 향해 내려쳤다.이공유 역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온 힘을 다해 자신의 내력을 움직였다. 그는 천지의 대세와 어울려 순간적으로 자신과 천지가 하나가 되었다.이공유도 찬란한 검을 휘둘렀다.거대한 굉음이 하늘을 가득 울리며 수많은 빛의 파편들이 별똥별처럼 흩어졌다. 검압과 도강이 함께 휘몰아쳤다.무자들은 뒤집혀 나가 떨어졌고, 천인 이상의 무자만이 간신히 몸을 세울 수 있었다.부한식은 충격을 받으며 말했다.“진시우의 실력이 이 정도로 강해졌단 말인가...”나침어 역시 놀랐다. 이제 진시우의 실력이라면 동해 장무사의 조장이 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할아버지는 정말 사람 보는 눈이 있구나...’“진시우의 기운이 떨어졌어!”갑자기 부한식의 한마디가 나침어의 마음을 긴장하게 만
“그렇다면 ‘폭혈단’을 더하죠.” 나침어는 이 순간 냉혹하기 그지없었다.그녀의 얼굴에는 어떠한 감정도 없었고, 오직 이익을 저울질하는 차가운 계산만 남아 있었다.부한식은 잠시 멈칫했다. 폭혈단에 각성단을 더하면 이공유도 이길 희망이 있다.“알겠습니다.”부한식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 나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결정적인 순간에 그렇게 하겠습니다.”나침어는 링을 바라보며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 “조장님이 이 두 약을 복용하신 대가로 그쪽 가문이 향후 세 대의 번창을 약속하죠.”부한식의 동공이 크게 흔들렸고, 마음속에 남아 있던 마지막 망설임이 완전히 사라졌다.“나씨 가문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습니다.”...이공유는 진시우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금강공... 이 횡련 법문에 대해선 나도 자주 들었어.”“오늘 이렇게 보니 소문보다 훨씬 더 기묘한 것 같군. 진시우, 네 운이 좋았어. 금강공을 이 정도까지 수련하다니.”진시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 운이 좋은 건 맞아요. 금강공은 마치 나를 위한 하늘의 선물 같거든요.”“수련하는 동안 어려움이나 장애물 거의 없었어요.”진시우의 말은 약간 자랑으로 들리겠지만 사실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아무리 금강공을 손에 넣는다 해도 그만큼 순조롭게 수련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군부자, 천강진인이 수십 년을 수련했어도 진시우가 두 달 만에 도달한 경지에 미치지 못했다.어떤 법문이든 사람을 가리는 법이다.“횡련이 대단한 건 인정하지만 그저 껍질만 두꺼워지는 거라면 아무 소용없어.”이공유의 몸이 순간적으로 사라지면서 동시에 그의 검이 진시우에게로 날아들었다.검날이 진시우의 어깨를 베자 그 엄청난 힘에 링의 절반이 부서졌다.진시우의 어깨 소매는 검기의 폭풍에 휘말려 산산이 부서졌다.진시우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 링이 조금 거추장스럽지 않아요?”이공유도 웃으며 답했다. “그런 것 같군.”두 사람은 서로 미소를 주고받고 나서 진시우가 주먹을 내질렀고, 공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