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국은 윤정민과 조민철을 해결하고 나서도 부족하다고 느꼈는지 방금 윤정민을 도운 오 사장님을 쳐다보았다.윤정민도 사람이 모질어서 자신이 희망이 없다는 것을 알고는 하나하나 다 끌어내려고 하였다.“오 사장님, 정말 진정성이 있는 분이네요. 근데 제약산업에는 맞지 않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오 사장이 몸을 부르르 떨며 말했다.“네. 저도 제가 이쪽에서 크게 재능이 없다고 생각합니다.”“지난 2년 동안 회사 경영이 좋지 않아 매출이 바닥이거든요...”“돌아가서 바로 사업을 접겠습니다.”다른 사장님들도 약간 두려웠다. 특히 아까 윤정민 얘기를 도와준 사람들 모두 안절부절 못하였다.‘오 사장님 이거 이 바닥에서 완전히 쫓겨난 거네.’양정국이 말을 놓은 이상 그 누구도 감히 거역할 수 없다. 그의 눈에 찍혔다는 것은 이 바닥을 떠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니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그들 몇 명을 처리하고 나서야 양정국은 시선을 진시우에게 돌렸다.“진 선생님, 이렇게 처리하면 되나요? 아 그 김예진이라는 사람...”진시우가 말했다.“그분은 괜찮습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까요.”그러나 녹화된 동영상은 윤정민을 뒤집을 수 없게 만든 증거로 남겨야 했다.김예진도 원래 망했다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진시우가 이렇게 말할 줄은 몰랐다.순간 진시우에 대한 경외와 감격이 더욱 커갔다.양정국은 잠시 읊조리고 나서 웃으며 말했다.“좋아요. 진 선생님 말 대로 하죠.”그러던 중 또 한 대의 승용차가 왔다. 그 번호판을 보고 모두들 숨을 들이마셨다.차에 앉은 사람의 신분도 양정국과 같은 거물급이기 때문이다.이어 예순 살 정도의 노인이 차에서 내렸다.그는 진시우 쪽을 한번 보더니 양정국에게 시선을 옮겼다.“양 서장님, 먼저 오셨군요.”이 분은 바로 동강에서 명성이 자자한 이형민 보좌관이다.이형민은 윤정민을 의아하게 쳐다보며 물었다.“윤 서장님, 왜 바닥에 앉아 계세요?”현재 넋을 잃은 상태의 윤정민이 벌벌 떨며 말했다
윤정민은 감히 뭐라고 말할 수가 없었다.진시우가 눈은 가늘게 떴다.‘역시 뒤에 따로 지시한 있는 모양이네. 근데 이형민 이게 무슨 뜻이야? 배후 있는 사람을 숨기려고?’‘그렇다면 이형민도 단순히 양정국을 만나러 온 것은 아니네.’“됐어요, 이제 그만 일들 보세요.”이형민의 기세에 사람들 모두 지체하지 못하고 뿔뿔이 흩어졌다.아직 일을 마치지 않은 사람들도 다음날 다시 오기로 정하고 자리를 떠났다.사람들이 모두 헤어진 후 이형민은 허허 웃으며 진시우에게 공손히 말했다.“진 선생님, 올라가서 차나 한 잔 할까요?”진시우의 얼굴빛이 약간 변하더니 웃으며 말했다.“보좌관님이 초대하시는데 당연히 함께 해야죠.”“참, 이 두 분은 제 친구입니다. 영양제약 담비강 대표와 소천경 대표, 저를 도와 영양제약을 관리하고 있거든요.”이형민이 고개를 끄덕였다.“두 분도 함께 올라가시죠.”이형민과 대면할 정도는 아니지만 담비강은 원래 신분이 꽤 높았기 때문에 괜찮은 편인데 소천경은 현동초 약초 가게만 담당해와서지위는 있지만 정말 톱클래스는 아니기에 이형민 같은 거물과의 대면은 처음이다. 하여 같이 앉아서 차 마시면서 얘기한다는 건 정말 하늘 준 기회이다.그들이 위층으로 올라왔다.이형민과 양정국은 서로 인사치레를 한 다음 화제를 진시우한테 돌렸다.이형민이 한숨을 쉬었다.“진 선생님의 이름은 사실 비서에게 여러 번 들었습니다.”“제가 듣기로는 진 선생과 태문세 어르신이 쾌 친분이 있는 사인 것 같은데 사실인가요?”진시우가 답했다.“어르신이 저를 많이 도와주는 거죠.”이형민이 웃으며 말했다.“어르신 안목이 확실히 대단하십니다. 진 선생님 의술도 아주 뛰어나다고 하던데 정말인가요?”진시우가 답했다.“만병을 다 고칠 수준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난치병은 제가 해결할 수 있습니다.”이형민이 고개를 끄덕였다.“제도 오늘 양 서장님 덕분에 진 선생님을 만났네요.”“사실 부탁할 일이 있는데요. 여기 환자 한자 한 명이 있는데 치료해 줄 수 있나요?”
“목봉하요?”오랫동안 듣지 못했던 이름이 오늘 이형민 같은 신분의 입에서 들을 수 있을 줄은 몰랐다.원양제약의 실질적 지배자이고, 배후의 보스였다.‘이 상갓집 개가 아직도 포지하지 않고 날 엿 먹이려고 하는 거야?’소천경과 담비강의 안색이 모두 어두워졌다. 목봉하가 동해의 어느 큰 그룹과 엮여서 영양제약을 골탕 먹이려고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밖에 다른 계획이 있을 줄은 몰랐다.담비강은 이 옛 사장님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만 상대방이 질서국 사람들과 엮일 줄은 몰랐다.이형민이 말했다.“목봉하가 어떤 사람인지 담 대표는 잘 알고 있죠?”담비강이 말했다.“원양제약에 있을 때 자주 얼굴을 보이지 않아서 저도 잘 안다고는 얘기할 수 없습니다.”대부분의 업무처리는 호해평 이 허수아비 대표가 결정을 내렸다.천인대고수로서 목봉하는 돈을 버는 이런 작은 일에 사사건건 몸소 할 수가 없었다.이형민이 고개를 끄덕였다.“아까 민 서장님이랑 통화했는데 여기에 와서 직접 진 선생님께 사과드릴 겁니다.”“제 얼굴을 봐서 이번 건은 봐줄 수 있을까요?”진시우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봐 줄 수는 있으나 그 전제는 민 서장이라는 사람의 협조가 필요하다.“저한테 큰 피해를 준 것도 아니고 용서도 가능하지만 그 보다 숨어있는 이 사람을 집어내서 처리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네요.”이형민은 진시우의 뜻을 깨닫고 즉시 말했다.“제가 잘 얘기해보겠습니다.”얼마 지나지 않아 노크 소리가 들렸다. 안색이 좋지 않은 중년 남자가 들어왔다. 겉으로 매우 활기차 보였고, 전혀 늙어 보이지 않았다.그러나 진시우는 그의 진짜 나이를 꿰뚫어 보았다. 거의 예순 정도의 남자였다.“?”진시우는 눈을 살짝 가늘게 뜨고 민영욱을 향해 신념을 날렸다.이형민에 의해 억지로 오게 된 거라 민영욱의 안색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그의 눈에 진시우는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일개 서민일 뿐이라 자기 신분으로 진시우에게 사과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라고 생각했다.만약
민영욱도 두렵지 않았다. 같은 계급으로서 두려울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양 서장도 무슨 말을 그렇게 하세요. 그냥 영양제약을 조금 괴롭혔을 뿐인데 설마 이런 작은 일로 저와 따지려고 합니까?”양정국은 이 말에 미간을 찌푸렸다. 민영욱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었다.상갓집 개 같은 사람한테 이 정도로 감싸줄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이형민은 불쾌한 얼굴로 차갑게 말했다.“그럼 사과 안 할 건가요?”민영욱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렸다.“다른 건 몰라도 사과는 안 돼요. 대신 앞으로 영양제약 건드리지 않겠다고 약속드리죠.”이형민이 화가 치밀어 올랐다.“도대체 뭘 하려는 겁니까? 목봉하 그자는 구미시에 없는데도 이렇게 감싸는 이유가 뭐죠?”민영욱이 침묵하며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그러자 진시우가 입을 열어 물었다.“민 서장님, 혹시 목봉하한테 갚을 빚이라도 있는 건가요?”민영욱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이내 물었다.“어떻게...”진시우가 말했다.“제 추측입니다.”민영욱은 잠시 읊조린 후 콜록거리며 기침했다.“네. 맞아요. 갚아야 할 은혜가 있어서 그 사람을 돕는 겁니다.”“10년 전, 제가 중병에 걸려 남자로서 참아 입에 붙일 수 없는 병을 앓았고, 그때 일도 일에 대한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아서 반쯤 죽을 뻔했는데 목봉하가 치료해 주었습니다.”이형민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그런 일이 있었다니...”생명을 구해준 큰 은혜라면 확실히 뭐라고 말할 수 없었다.이 세상에 목숨을 살려준 은혜보다 중한 것이 없으니까.진시우가 웃음을 지었다.“생명의 은인? 제가 보기엔 아닌 것 같은데요. 제 생각이 맞다면 민 서장님 요즘 힘드시죠?”“흥,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 내가 요즘 무슨 일이...”민영욱의 표정이 갑자기 굳어지더니 진시우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진시우가 계속해서 말했다.“단순히 목숨을 살려준 것만은 아니죠?”“최근 민 서장님 처지가 좀 곤란해져서 목봉하에게 도움을 청하려고 했던 게 아닌가요?”여기 계신 사람들 모두 소식을 듣
소천경이 말했다.“민 서장님, 진 선생님은 한의학 실력이 뛰어난 분입니다. 선생님 의견을 들어보시죠.”담비강이 맞장구를 쳤다.“맞아요, 진 선생의 의술은 서울에서 신이라고 불리는 조중헌 선생님도 비할 바가 못된다고 하셨습니다.”분노에 찬 민영욱의 안색이 나빠졌다.“그 말이 사실인가요?”만약 진시우의 의술 실력이 그 정도로 뛰어나다면 방금 말한 것이 모두 사실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그럼 큰일이다.민영욱은 진시우가 신의라는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바라는 한편 진시우의 말 대로 목봉하가 자신을 구할 수 없다는 것이 두려웠다.이형민이 말했다.“진 선생님은 정말 의술이 뛰어난 분이예요. 오늘 이렇게 여기에 온 것도 다 인연 아닌가요?”“방금 나도 진 선생님께 치료를 부탁했는데, 정말 민 서장도 고쳐야 할 병이 있다면 진 선생님 부탁해보는 게 어때요? 고칠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민영욱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약간 마음이 흔들린 듯 진시우를 바라보았다.“당신 정말 신의 맞나요?”사실 민영욱은 진시우가 그의 최근 몸 상태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한 눈에 알아봤을 때부터 진시우의 실력을 어느 정도 믿고 있었다. 이건 놀라운 실력이다.요즘 만난 한의사들 모두 진시우처럼 그의 건강상태를 알아차리지 못했다.진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적어도 지금 앓고 있는 병은 고칠 수 있습니다.”민영욱의 가슴이 흔들렸다.“정말 나를 치료할 수 있다면 원하는 어떤 것이든 들어주죠.”진시우가 웃으며 말했다.“네, 좋아요!”말을 마치고 진시우는 김예진에게 가서 은침을 가져오라고 하였다. 민영욱은 진시우가 침을 놓으려는 것을 보고 의심하여 말했다.“고칠 수 있는 거 맞죠?”‘이거 침으로 고칠 수 있는 병인 거야?’민영욱은 침을 놓는 것으로 병을 치료한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못 믿겠으면 지금 돌아가셔도 되지만 보름 안에 죽으면 가족들이 저를 귀찮게 하지 말라고 유연장부터 남기죠.”죽는다는 말을 듣자마자 민영욱은 바로 잠자코 있었다.민영욱도 살고 싶어서 목봉하
진시우의 두 손가락이 민영욱의 허리를 눌렀다. 현뢰진기가 몸 안에 들어가자 민영욱은 울부짖으면서 움직이려고 하였는데 움직일 수 없었다.이런 상황은 처음이라 이형민과 양정국 모두 약간 놀란 모습이다.“진 선생님, 민 서장 이, 이게 무슨 일입니까?”“고충이 충격을 받아 지금 미친 듯이 기혈을 빨아들이고 있어 몸이 본능적으로 격렬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고, 고충이요?”담비강을 비롯한 사람들 모두 놀라서 얼굴색이 종이처럼 창백해졌다.‘어떻게 이런 물건이 있을 수 있다니!’그들은 고충의 무서움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다.민영욱의 두 눈에서 갑자기 피가 흘러내렸다. 진시우는 손을 들어 다시 한번 내리쳤다. 이번에는 민영욱의 이마를 두드렸다.다음 순간 민영욱은 검은 피와 침이 섞긴 벌레 한 마리를 뱉었다.그 벌레는 지독한 악취와 피비린내를 풍겼는데 진시우라는 원수를 본 때문인지 순간 등에 양 날개 펴고 퍼덕이며 진시우의 얼굴을 향해 날아갔다.진시우는 손에 잡히는 대로 은침 하나를 집어 들고 고충을 향해 튕겼다. 휙 소리하는 소리와 함께 은침이 고충의 몸을 뚫고 벽에 단단히 박혔다.민영욱은 약간 허약한 모습으로 말했다.“살려주세요... 너무 힘들어요...”민영욱은 보기에 스무 살은 훌쩍 늙어버린 것 같았다. 방금까지 원기 왕성한 상태였는데 이제 죽을 날이 머지않은 반쯤 죽어가는 모습이었다.진시우는 앞으로 걸어가 아까 만든 환약을 그의 입에 넣었다.사무실에 있던 사람들은 벽에 박힌 고충을 보며 모두 경외의 빛을 보였다.소천경은 진시우의 무도 실력에 더욱 감탄했다. 작은 은침 하나가 진시우 손에 이렇게 큰 위력이 있을 줄은 몰랐다.환약을 복용한 후 민영욱의 상태는 거의 회복되었다.“방금 저에게 주신 것이 뭔가요?”민영욱은 감격에 겨운 마음이었다.“몸에 힘이 넘치는 것이 이전과 완전히 다른 기분이예요.”진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제가 직접 만든 환약입니다.”말을 마치고 진시우는 벽 앞으로 가서 이미 못이 박혀 죽은 고충을 떼어내 민영
민영욱은 겁에 질린 듯 그 검은 고충을 바라보며 이내 얼굴에 분노의 빛이 떠올랐다.“목봉하가 이걸로 날 치료했다고요?”보기만 해도 토할 것 같았다. 당시 민영욱은 정말 목봉하가 대단한 의사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괴상한 수단을 쓸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몇 년 동안 이런 벌레 한 마리가 몸속에 숨어 있었다고 생각하니 민영욱은 더욱 토할 것 같고 온몸이 떨렸다.진시우가 말했다.“이건 남강고족이 흔히 쓰는 수법인데 혹시 목봉하 그 사람도 남강 사람인가요?”민영욱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고 생각해 보았다.“네. 남강에서 온 것 같아요. 약초에 대해서도 많이 아는 것 같고요.”“그때 목봉하가 원양제약을 설립했을 때 저도 그 사람 능력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냄새만 맡아도 어떤 약재가 들어갔는지 아니까요.”“게다가 안정적인 약재 공급이 된다고 해서 안심하고 일을 시켰고, 후에 또 내 병을 고치기도 했으니까 어느 정도 도운 거예요.”은혜는 갚아야 악담도 흘러나오지 않는 법이다.다만 민영욱은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났다. 고마운 마음으로 배려했는데 결국 상대방은 그를 고충의 식량으로 여기니까 화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진시우가 의문에 겨운 말투로 물었다.“안정적인 약재 공급이라... 아닌데요. 제가 목봉하 회사와 싸울 때 그 약재 공급처가 남강은 아니었습니다.” 민영욱이 고개를 흔들었다.“그럼 나도 잘 모르겠습니다. 막말로 수익만 보지 약재가 어디서 오든 누구도 신경 쓰지 않거든요.”이형민은 두 사람 사이의 오해가 풀린 것을 보고 물었다.“왜 그러세요,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겁니까?”진시우가 웃으며 말했다.“네. 목봉하가 민 서장님 몸으로 고충을 키우는 건 맞지만 고술을 잘 행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요.”“민 서장님, 지금 목봉하를 찾아갈 수 있나요?”민영욱는 독기를 뿜으며 말했다.“당연하죠. 저도 따지러 가려고요. 왜 나를 해치려는지 물어보고 싶어요!”...같은 시간, 정천회.지금 이때 송니사는 감히 외출할 수 없어 양배석과
송니사가 분노를 퍼붓고 나서 물었다.“당신 말고 또 누구를 보냈어?”대제사가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나도 잘 몰라... 몇 년 전 이미 고수 한 명을 보냈는데 그 후로 왠지 부족을 배신했어.”송니사가 살짝 놀랐다. ‘몇 년 전부터 이미 사람을 보낸 거야? 근데 왜 몰랐지?’‘찾아온 사람이 없었는데...’“그 사람 누구야? 지금 어디에 있어?”대제사가 답답했다.“몰라. 족장님은 이 사람의 신원을 나한테 알려주지 않았거든.”양배석이 물었다.“그 사람 송당주가 정천회에 있는 걸 알아? 여태까지 아무런 소식도 없었다고?”대제사가 말했다.“족장님과 직접 보고를 해서 나 정말 몰라.”이때 계회왕이 들어왔다. 계회왕은 흐려진 얼굴로 소리쳤다.“회장님, 송당주님, 잠깐 나와보세요.”두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대제사를 놔두고 의사당으로 따라갔다.“계당주님, 표정이 왜 그래요? 무슨 일이예요?”양배석이 엄숙한 얼굴로 물었다.계회왕이 편지 한 통을 꺼냈다. 봉투에는 '수취인 송니사'라는 글자가 쓰여 있었다.“내 편지인가요?”송니사 신중한 얼굴로 편지를 뜯더니 금세 안색이 창백하게 변했다.양배석은 상황을 보고 급히 편지를 가로챘다. 편지를 본 순간 양배석은 화를 억누르지 못했다.“어떻게 감히!”계회왕이 말했다.“진 선생님에게 알릴까요?”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편지 내용을 보며 양배석은 분노에 입까지 떨었다.“나도 잘 모르겠어요... 만약 아가씨한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진 선생님의 얼굴을 못 봐요.”송니사가 갑자기 말했다.“제가 갈 계요. 근데 만약 돌아오지 못하면 이걸 진시우 선생님한테 전해주세요.”송니사가 주머니에서 날카로운 이빨로 만들어진 목걸이를 꺼냈다.“제 방 캐비닛에 만독고충이 든 작은 나무 상자가 있습니다.”“만약 진 선생님이 내 손녀를 구하려 남강고족에 갈 의향이 있다면 이 만독고충과 이 짐승 이빨 목걸이를 가지고 가야 한다고 전해주세요.”말을 마치자 송니사는 돌아서서 정천회를 나왔다.양배석은 침묵한 얼굴로 계회
진시우는 이마를 찡그리며 말했다.“나씨 가문이 뭐가 부족해서 나랑 뺏아요?”“나한테 부탁해요.”나침어는 평온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말했다.“나한테 부탁하면 사람을 놓아줄게요.”진시우는 어이없어하며 짜증스럽게 손을 휘둘렀다.“강설 씨, 이 사람들 내보내세요!”강설은 진시우를 흘겨보았다. ‘내가 시중드는 하인이야?’하지만 강설도 따지기가 귀찮아서 곧장 일어나 말했다.“나침어 씨, 가시죠.”“그래요.”나침어는 매우 평온하였다. 그리고 부한식과 함께 기씨 가문을 떠났다.진시우는 불쾌하게 욕했다.“귀찮아!”강설은 담담하게 말했다.“장무사 조장 레벨의 사람은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에요.”“부조장 정도라면 가능할 수 있지만 부한식 같은 사람은 서남 이곳을 지켜야 하니까요.”“나침어는 그런 사람을 절대 내주지 않을 거예요. ‘진’이라는 꼬리표를 붙게 할 수는 없으니까요.”“앞으로 큰 일을 하려고 힘을 모으는 거 맞죠?”“그런데 장무사 조장은 취임할 때 이미 꼬리표가 붙어버렸으니 부조장 레벨에서 시작하는 게 좋아요.”진시우는 잠시 생각한 후 말했다.“그런 거였어? 그럼 운교영을 데려가야겠네.”“설마 윤교영까지 거절하지는 않겠지. 안 내주면 나문후를 찾아갈 거야.”강설의 눈꺼풀이 살짝 떨렸다. 나문후 이름이 나오면 그 무게는 달라진다.손성현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진약원을 재정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출발하기 전, 그는 손지연을 진시우에게 맡기며, 그녀를 동해시로 데려다 줄 것을 부탁했다.진시우는 거절하지 않았다.어차피 서남에서는 할 일이 별로 없었고, 이제 동해에서 근무할 때가 된 것 같았다.취임서가 내려온 지 오래됐지만 진시우는 아직까지 장무사에 가지 않았다. ‘아마 동해 장무사 쪽에서 불만이 있을 지도 몰라.’강설의 제안에 따라 그는 부한식에게 운교영을 데려가겠다고 했다.부한식은 거절할 이유가 없었기에 곧바로 승낙했다.하지만 운교영은 인수인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 늦게 동해로 떠날 것이다
손성현 그들은 서로 바라보았다. ‘이건 서문성을 처리할 권한을 그들에게 넘기는 건가?’손지연은 화가 나서 말했다.“당연히 피의 대가로 갚게 해야죠! 장영 장로가 죽었잖아요! 이 복수를 안 해요?”태상 장로를 언급하자 진약원의 사람들도 얼굴이 변했다. 각자의 눈에 강한 증오가 가득했다.서문성은 이미 생사를 도외시하여 어떤 눈빛이나 태도에도 항상 태연했다.하지만 손성현은 깊은 생각에 잠기더니 고개를 저었다.“진 선생님이 정하시죠.”“장영 장로를 죽인 건 이공유이에요. 이공유가 죽었으니 복수는 끝난 거죠.”대장로인 위하 등은 손성현을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러나 손성현은 추가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고, 마치 이 일이 그렇게 결정된 것처럼 보였다. 상당히 독재적인 모습으로 비춰졌어도 말이다.진시우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서문성의 생사는 제가 결정하겠습니다.”서문성은 진시우를 바라보았다. 손성현이나 진시우 모두 똑똑한 사람들이다.손성현은 의아한 표정의 진약원 사람들을 데리고 물러갔다.손지연은 이해할 수 없어서 아버지를 붙잡았다.“아빠, 왜 서문성을 죽여하고 하지 않아요? 진시우는 거절하지 않을 거예요!”손성현은 웃으며 대답했다.“그렇게 하면 진 선생과 우리의 관계가 끊어져 버려.”“원한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건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상대에게 좋지 않은 일이 아니야.”“진 선생님이 우리의 복수를 도와줬으니 우리는 감사해야 하지만 우리도 걔한테 뭔가를 준 걸 기억해야 해.”“진 선생님이 서문성을 살리려고 하니까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강력하게 서문성의 피의 대가를 요구하면 길이 좁아져.”손지연은 찡그린 표정으로 말했다.“진시우는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을 거예요. 아빠가 너무 걱정하는 거예요!”“하하하, 그럴 수도 있어.” 손성현은 딸과 논쟁하지 않기로 했다.오랫동안 진약원을 다스리고 있는 만큼 손성현 눈에는 더 많은 것이 보였다....“어떻게 나한테 고마움을 표할 건데?” 진시우는 서문성을 바라보며 말했
부한식은 상황을 보며 말했다. “나침어 씨, 그럼 우리는...”나침어는 약간 이를 악물며 차갑게 말했다. “근처에서 호텔을 찾아서 잠시 머물러요!”...송천수의 부상은 심각했다. 이공유의 한 검이었으니까.모두가 진시우처럼 내력이 강한 사람은 아니다.하지만 그 어떤 상처도 진시우의 눈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진시우는 송천수의 부상을 80% 치료했다. 나머지 20%는 그가 스스로 회복하도록 남겨두었다.송씨 가문의 형제들은 진시우에게 완전히 감복하며, 감히 무례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송천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진 선생님, 감사합니다.”진시우는 웃으며 대답했다. “어르신, 이제 남성 제일 세력의 주인이 되었네요. 축하합니다.”송천수는 어이없어 하며 말했다. “그게 뭐라고, 그만 놀리세요.”오늘의 경험은 송천수의 마음가짐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예전 같았다면 남성 제일 세력의 주인이 되었다고 기뻐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시우와 이공유의 실력을 본 뒤 그는 어떤 허명도 웃음거리일 뿐이라고 느끼게 되었다.실력이야말로 개인의 근본이다.실력이 있다면 혼자라고 해도 두려울 것이 없고, 한 사람만으로도 대가문이 될 수 있다.진시우 같은 사람은 혼자서도 최고 가문의 대접을 받을 수 있다.송씨 가문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진시우가 몇 번 툭 치면 끝나는 힘이다.진시우는 말했다. “저는 기씨 가문에 가서 후속 처리 좀 하고 곧 남성을 떠날 거예요. 송씨 가문은 고족의 문을 지켜줘야 합니다.”송천수는 놀란 눈빛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진 선생님, 선생님과 고족은...”진시우는 대답했다. “저는 고족의 대호법이 되었어요.”“헉-”송천수는 숨을 들이키며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꼭 고족을 잘 지킬게요.”‘외가 대호법이라니, 고족에서 무슨 일을 해야 그런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거야...’진시우가 기씨 가문에 돌아오니 기씨 가문의 모든 사람들이 마당에 무릎 꿇고 있었다.
“서문성의 목숨을 최대한 지켜주길 바래.”이공유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내부 경맥을 거슬러 흐르는 검의 기운이 느껴졌다. 다음 순간, 이공유의 동공이 움츠러들고 머리가 기울어지며 숨을 거두었다.진시우는 이공유를 막지 않았다. 착한 사람이 아니고,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을 살려두고 싶지 않았다. 오늘 수살술이 없었다면 방금 이공유의 검에 이미 죽었을 것이다.이공유가 쓰러진 후, 이번 정상대회의 소란은 완전히 끝났다. 진시우의 강력함을 목격한 수많은 관객들의 마음은 경외심으로 가득 찼다.연단 위에서 서문성은 멍하니 있었다. 그는 자신이 완전히 패배했음을 알고 있었다. 이공유는 그의 유일한 의지였는데 이공유가 죽었으니 그의 목숨도 진시우의 손에 쥐어진 셈이다.진시우는 서문성을 지나 손지연 옆으로 가서 그녀를 풀어주었다.“진시우!”손지연은 그의 품에 뛰어들어 울기 시작했다.진시우는 그녀를 위로하며 말했다. “걱정 마, 네 아버지는 괜찮아.”손지연은 억울한 눈빛으로 진시우를 쳐다보았다. “정말?”“응.”진시우가 고개를 끄덕이고 서문성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또 만났네.”서문성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너무 처참하게 졌어.”“패배를 인정하면 사람들을 데리고 기씨 가문으로 가.”진시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기군성을 쳐다보았다. 기군성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진시우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진 선생님, 제가,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진시우는 그를 보지 않고 서문성에게 말했다. “이공유의 부탁을 받았으니 너에게 살 기회는 줄게.”“하지만 너의 생사는 진약원 사람들이 정할 거야. 우선 기씨 가문으로 가, 나도 곧 따라갈거니까.”서문성은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섰다. 진시우는 손지연을 위로하며 같이 기씨 가문으로 가게 했다. 그리고 나침어 앞에 섰다.나침어의 표정은 담담했고, 아무런 의외의 기색이 없었다. 진시우는 그녀의 긴장을 터뜨리지 않고 부한식에게 시선을 돌렸다.“조장님, 나침어 씨가 이런 무모한 행동을 하는데 보고만 있었
물론 이런 저항에도 한계가 있다. 다만 외부 사람들은 수살술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한계가 어디인지는 알 수 없다.순간적으로 하늘과 땅 사이의 수증기가 모여들며 거대한 수증기 검을 형성했다.‘웅’하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수증기 검이 하늘에서 내려와 곧바로 이공유를 향해 내리쳤다.‘푹’ 소리가 나더니 수만 갈래의 수증기가 이공유의 몸을 스쳐 지나갔고, 마치 수없이 많은 검날이 그의 몸을 관통한 것처럼 순식간에 이공유의 몸이 피투성이가 되었다.이공유는 쿵 소리와 함께 땅에 내리꽂혔다. 그리고 피바다 속에서 한쪽 무릎을 꿇었다.헉― 헉―이공유는 크게 숨을 몰아쉬며 거칠게 기침을 했다. 그는 몸을 간신히 가누며 몸체를 이루는 진시우를 바라보며 자조 섞인 미소를 지었다.“생각지도 못했어. 오랜 세월 검도를 연마해왔지만 결국 젊은 후배에게 패하다니.”파괴력을 말하자면 그는 분명 진시우를 훨씬 능가할 수 있었다.하지만 아쉽게도 운이 따르지 않았다.진시우가 수살술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방금 그 검격으로 이미 승부가 갈렸을 것이다.진시우는 수살술 상태를 해제하지 않고, 이공유와의 거리를 유지했다.이공유는 통천자로서 실력이 강력하고 무서운 존재였다. 그와 함부로 가까워져서는 안 된다.“좋은 승부였습니다.”진시우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미소를 지었다. 이는 곧 자신의 승리를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었다.이공유는 한숨을 내쉬었다.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그가 항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한 가지 부탁이 있어.”이공유는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았다.진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굳이 들어줘야 할 의무는 없는데요.”이공유는 말했다.“이 부탁을 들어준다면 내가 엄청난 가치를 지닌 정보를 제공할게.”“그래요?”진시우는 살짝 흥미를 보이며 말했다.“그 정보가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겠군요.”“내가 가진 이 정보는 네가 천인을 넘어 전설적인 무왕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어.”천인을 넘어서는 존재를 무왕
“큰일이야!”무문 도장의 얼굴이 순식간에 변했다. 그러나 손을 쓰기엔 너무 늦었다.이공유의 검이 이미 진시우의 몸을 관통했으니 이제 더는 살아날 가능성이 없었다.나침어도 얼어붙은 채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는 변화가 이렇게 갑작스럽게 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진시우!”나침어는 깜짝 놀라 외쳤다. 이 순간 다른 것은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당장 앞으로 달려가려고 했다.“나침어 씨, 진정하세요!”다행히 부한식은 여전히 냉정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는 급히 나침어를 붙잡았다.나침어는 화를 내며 말했다. “부 조장님, 뭐 하는 거예요? 빨리 사람을 구해야죠!”부한식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웃음을 참으며 생각했다. ‘나침어가 진시우한테 완전 마음을 주었네.’“잘 보세요. 진시우는 멀쩡해요.”나침어는 순간 멈칫하며 진시우 쪽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의 몸은 분명히 검에 의해 관통되어 있었다.촤라락!그 순간, 진시우의 몸이 갑자기 물로 변하며 수많은 물줄기로 흩어졌다. 그 물줄기들은 다시 모여 사람 형태로 되돌아갔다.나침어는 멍하니 중얼거렸다. “이게, 이게 무슨 법술이에요?”부한식도 놀랐다. ‘몸을 액체로 바꿀 수 있다니, 너무 대단한 법술인데!’무대 아래의 관객들도 환호성을 터뜨렸다.이런 능력은 그들 모두가 처음 보는 것이었기 때문이다.오늘은 그들에게 있어서도 눈이 번쩍 뜨이는 날이 되었고, 새로운 경험을 쌓은 날이었다.‘이제 나가면 자랑거리 하나가 생겼어.’이공유는 손에 들고 있던 검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숙여 진시우를 다시 보았다.“이런 법술도 있었군...”이공유의 눈빛이 심각해졌다. 액체로 변신할 수 있다면 그의 모든 검술이 무용지물이 된다는 뜻이다.이공유가 이런 생각을 떠올리던 그 순간, 진시우가 갑자기 사라졌다. 동시에 이공유의 주변에서 무수한 검강이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쿵!수많은 검의 그림자가 떠오르며 이공유를 완전히 감싸기 시작했다.슈슉슉!물로 변한 침들이 폭우처럼 이공유
“오늘의 승패와 상관없이 난 너를 인정해.”나침어는 자신이 무시당한 것에 얼굴이 굳어졌다.‘진시우 이 나쁜 자식!’‘좋은 마음으로 구하려고 했는데, 가문의 권세를 빌어 부한식에 이용해서까지 널 구하려고 했는데, 날 이렇게 대하냐?!’‘내가 대체 뭘 위해서 멀리 교토에서 이 남쪽 변두리까지 온 건데.’‘나씨 가문의 아가씨인 내가 이런 대접을 받다니.’ 하지만 진시우는 나침어의 생각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내 내력과 횡련 이게 전부가 아니예요.”진시우의 몸에서 신비로운 기운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알고 있어.”이공유는 담담하게 말했다. “너 진기를 쓸 줄 알지. 근데 너의 진기는 여전히 신경에 머물러 있지... 뭐라고?!”그가 말하는 도중, 얼굴이 갑자기 굳어졌다.“육지... 선인?!”이공유는 진시우를 보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진시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쉽게도 나 얼마 전에 막 그 경계를 돌파했어요.”아래에서 나침어는 눈이 휘둥그레졌고, 부한식의 눈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았다.‘육지, 육지 선인?! 인간계 선인?!’무문 도장은 자신의 살을 꼬집으며 중얼거렸다.“진짜 대단해! 이럴 줄은 몰랐어! 네가 신해경을 돌파했었구나!”“그랬군... 그래서 이렇게 자신감이 있었던 거야! 신해경이라면 누가 이길지 장담할 수 없지!”이공유는 진지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기세를 최고점으로 끌어올렸다.“내가 너를 과소평가했어.”이공유는 낮게 말했다. “네가 인간계 선인이 되었을 줄은 몰랐어. 그건 진정한 선인의 경지야, 완전히 변화한 존재지.”“받아요!”진시우는 공중에 손가락을 튕기며 진기 광선을 발사했다.이공유는 손을 들어 검을 휘두르며 그 광선을 부셨다.쉭!진시우는 빛처럼 이공유의 뒤로 빠르게 이동했다.“잡았다.”이공유는 뒤로 검을 휘둘렀다.그러나 진시우는 두 손가락으로 이공유와 그의 검을 함께 튕겨냈다.“내 장풍을 받으세요!”진시우의 손바닥에서 무한한 화염 진기를 폭발하였다. 이공
진시우는 칼 태원를 들고 즉시 절천팔도를 펼쳐 하늘을 가르며 내려쳤다.“오? 도법? 네가 도법도 쓸 줄 안다고?”이공유는 약간 놀랐지만 자신의 강력한 수련으로 진시우를 계속 제압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보아하니 아직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려는 것 같은데!”이공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렇다면 네 믿음을 완전히 부숴버리겠어!”쾅!진시우의 첫 번째 칼은 그의 검에 의해 무정하게 산산조각났다.진시우는 쏟아지는 검세에 온몸이 찢어질 것만 같은 압박을 느꼈고, 가슴을 짓누르는 무거운 중압감에 몸을 추스르기가 힘들었다.후-곧이어 그는 절천팔도의 두 번째 칼인 ‘패천’을 휘둘렀다.천하를 제압하는 한 칼이었다.“음?”이공유는 방금 그 칼보다 몇 배는 더 강력한 도세를 느꼈다. 그의 눈에는 더 큰 놀라움이 서려 있었다.“이 녀석, 대단하군!”이공유는 칭찬하며 말했다.“너의 도법이 절대 간단치 않아. 혹시 전설 속의 절천팔도? 이런 도법을 익힐 수 있다니, 너도 하늘이 내린 재능이구나!”진시우는 대답하지 않고 패천을 휘둘렀다.이 한 칼을 휘두르며 그의 내력도 거의 바닥났다.도강은 빛을 뿌리며 진시우의 전신 내공을 담아 하늘을 거슬러 이공유를 향해 내려쳤다.이공유 역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온 힘을 다해 자신의 내력을 움직였다. 그는 천지의 대세와 어울려 순간적으로 자신과 천지가 하나가 되었다.이공유도 찬란한 검을 휘둘렀다.거대한 굉음이 하늘을 가득 울리며 수많은 빛의 파편들이 별똥별처럼 흩어졌다. 검압과 도강이 함께 휘몰아쳤다.무자들은 뒤집혀 나가 떨어졌고, 천인 이상의 무자만이 간신히 몸을 세울 수 있었다.부한식은 충격을 받으며 말했다.“진시우의 실력이 이 정도로 강해졌단 말인가...”나침어 역시 놀랐다. 이제 진시우의 실력이라면 동해 장무사의 조장이 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할아버지는 정말 사람 보는 눈이 있구나...’“진시우의 기운이 떨어졌어!”갑자기 부한식의 한마디가 나침어의 마음을 긴장하게 만
“그렇다면 ‘폭혈단’을 더하죠.” 나침어는 이 순간 냉혹하기 그지없었다.그녀의 얼굴에는 어떠한 감정도 없었고, 오직 이익을 저울질하는 차가운 계산만 남아 있었다.부한식은 잠시 멈칫했다. 폭혈단에 각성단을 더하면 이공유도 이길 희망이 있다.“알겠습니다.”부한식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 나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결정적인 순간에 그렇게 하겠습니다.”나침어는 링을 바라보며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 “조장님이 이 두 약을 복용하신 대가로 그쪽 가문이 향후 세 대의 번창을 약속하죠.”부한식의 동공이 크게 흔들렸고, 마음속에 남아 있던 마지막 망설임이 완전히 사라졌다.“나씨 가문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습니다.”...이공유는 진시우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금강공... 이 횡련 법문에 대해선 나도 자주 들었어.”“오늘 이렇게 보니 소문보다 훨씬 더 기묘한 것 같군. 진시우, 네 운이 좋았어. 금강공을 이 정도까지 수련하다니.”진시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 운이 좋은 건 맞아요. 금강공은 마치 나를 위한 하늘의 선물 같거든요.”“수련하는 동안 어려움이나 장애물 거의 없었어요.”진시우의 말은 약간 자랑으로 들리겠지만 사실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아무리 금강공을 손에 넣는다 해도 그만큼 순조롭게 수련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군부자, 천강진인이 수십 년을 수련했어도 진시우가 두 달 만에 도달한 경지에 미치지 못했다.어떤 법문이든 사람을 가리는 법이다.“횡련이 대단한 건 인정하지만 그저 껍질만 두꺼워지는 거라면 아무 소용없어.”이공유의 몸이 순간적으로 사라지면서 동시에 그의 검이 진시우에게로 날아들었다.검날이 진시우의 어깨를 베자 그 엄청난 힘에 링의 절반이 부서졌다.진시우의 어깨 소매는 검기의 폭풍에 휘말려 산산이 부서졌다.진시우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 링이 조금 거추장스럽지 않아요?”이공유도 웃으며 답했다. “그런 것 같군.”두 사람은 서로 미소를 주고받고 나서 진시우가 주먹을 내질렀고, 공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