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현욱은 내려가려고 하다가 소남이 베란다에 있는 것을 보고, 다시 방으로 돌아가 코트를 입은 후 베란다의 유리문을 열었다.“뭐 하고 있어요?” 현욱이 물으며 다가가자, 소남이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것을 봤다.오늘 해는 떴지만, 소남은 추위를 견디며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현욱이 소남을 보며 약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생각중이야.” 소남은 담배꽁초를 끄며 대답했고, 작은 불씨가 눈 위에 떨어져 곧바로 꺼졌다.현욱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혹시 형수님 때문인가요?”소남은 뒤를 힐끗 돌아보며, 원아가
현욱은 소남의 결심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힘껏 지지하며 말했다. “필요한 게 있으면 말해요. 제가 언제든 도와드릴게요.”“들어가자.” 소남은 말했다. 오랜 시간 찬공기를 마셨더니 머리가 한결 맑아지면서 자신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 더욱 확실해졌고, 이제 훨씬 몇 배의 노력을 기울여서라도 반드시 원아를 자신의 곁으로 돌려놓아야겠다고 소남은 다시 한번 다짐했다.두 사람은 찬 기운을 머금은 채 2층 거실로 들어갔다. 현욱은 문을 닫고 나서 투덜거리듯 말했다. “운동을 좀 해야 하나? 예전 같지 않네.”그는 과거 특
동준은 전화를 끊고 난 뒤, 한숨을 내쉬며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주소은은 아침 식사를 일수와 이수에게 내놓고 동준의 표정을 보며 물었다. “왜요? 문 대표님이 장 여사한테 전화 안 하신데요?”“응, 오히려 장 여사님 번호를 차단하라고 하시네.” 동준은 대답했다. 하지만 상대는 대표님의 어머니였고, 동준도 장인숙을 쉽게 차단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장인숙이 소남과 연락이 닿지 않으면, 결국 동준에게 연락이 올 것이고, 그때 무슨 일이 생기면 그 책임이 고스란히 자신의 몫이 될지도 몰랐다.소은은 동준의 고민스러운
“너희 소남 아저씨 알지? 장 여사는 소남 아저씨 엄마야.” 소은이 동준 대신 딸들에게 대답했다.“자, 이제 밥 먹자.” 동준은 딸들을 재촉하며 말했고, 어른들 사이의 문제는 아이들이 알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한편, 다른 곳에서는...장인숙은 동준에게 메시지를 받은 즉시 다시 동준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는 연결되지 않았다. 그 순간, 그녀는 자신이 또다시 차단당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쾅!장인숙은 화가 나서 손에 들고 있던 숟가락을 식탁에 던졌다. 그 맞은편에 앉아 있던 우정희는 깜짝 놀라며 물었다. “사모님,
장인숙은 나갈 준비를 마치고 뒤돌아보았는데 아직도 먹고 있는 정희를 보고는 얼굴을 찌푸리며 재촉했다. “빨리 안 따라오고 뭐 해?”“알겠어요, 사모님.” 정희는 휴지로 입을 닦고 서둘러 장인숙을 따라갔다....두 사람은 곧바로 문씨 가문의 본가에 도착했다. 고택 앞에 서 있던 정희는 채은서 생각에 마음이 불편해서 문 앞에 멈춰 서서 불안한 마음으로 물었다. “사모님, 정말로 들어가실 거예요?”“물론이지. 지금은 아버님을 통해서만 소남이한테 연락할 수 있으니까.” 장인숙은 카드키를 꺼내 문을 열었다.“혹시 어르신께
장인숙은 눈살을 찌푸리며 매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정말 먹을 게 이런 것밖에 없어요? 모르는 사람이 보면 집에 고기 살 돈도 없는 줄 알겠네요.”“작은 사모님, 오늘은 채식하는 날이라 이런 것밖에 없습니다.” 김 집사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장인숙의 불멘 소리에도 김 집사는 어쩔 수 없었다. 냉장고에는 다른 식재료들도 있었지만, 오늘은 문현만이 정해 놓은 채식의 날이라 특별 대우를 해줄 수는 없었다. 만약 문현만이 알게 된다면 크게 화를 낼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오늘 다른 곳에 있는 문씨 가문의 사람들은 고
장인숙은 소파에 앉아 다리를 우아하게 꼬았다. 그녀는 마치 귀부인처럼 앉아 있었지만, 얼굴의 사악한 표정 때문에 조금도 귀부인답게 보이지 않게 만들었다.“사모님, 전 그냥 물어본 것뿐이에요.” 정희는 다급히 변명하며 자신의 속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장인숙에게 들켜버린 것을 후회했다.장인숙은 미소를 지었고, 얼굴의 주름들이 한데 모였다. 잠시 후 김 집사가 아침 식사를 가져왔고, 정희에게도 커피 한 잔을 건네주었다. 그는 말없이 내려놓은 후, 떠나려 하자 장인숙이 말했다. “아버님 돌아오시면 나한테 바로 알려줘요.”
“일단은 알리지 말게.” 문현만은 즉시 말하며 곁에 있는 채은서가 눈에 들어왔다. ‘오늘만큼이라도 좀 조용하게 점심을 해야지!’ “알겠습니다.” 김 집사는 문현만의 의도를 눈치채고 대답했다. 채은서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동안의 내 노력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 같아.’ 이 기간 동안 집에 많은 손님들이 방문했고, 채은서는 문씨 가문의 안주인으로서 우아하고 품위 있게 손님들을 대접하며 좋은 평판을 얻었다. 그래서인지 문현만도 그녀를 조금은 달리 평가하게 되었다.‘이제는 아버님이 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