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내가 반드시 우리 어머니를 괴롭힌 이들에게 그들의 과거를 뼈저리게 후회하게 만들 거야!!!’앤디는 자기 보스의 등을 바라보며 안타까운 마음에 고개를 저었다.과거부터 지금까지 모든 것을 혼자서 감당해 온 마르코스를 보며, 그는 마르코스에게도 곁에서 지켜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더 이상 그렇게 외롭지 않을 테니까.“앤디.”마르코스가 갑자기 말을 걸었다.“대표님, 무슨 일인가요?”앤디가 즉시 물었다.“페트르가 염초설 교수와 닮은 여자를 데리고 있다는 사실을 문 대표에게 알리도록 해.”마르코스가 지시했
눈앞에 따뜻한 차의 향기가 은은하게 퍼졌다.소남은 원아가 만들어준 차를 마시면 속에서 올라오는 그 불쾌한 술기운이 많이 가라앉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차를 집어 들었다. 대신 그는 옆자리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여기 앉아요.”원아는 그가 무슨 할 말이 있다는 것을 느끼고, 다른 소파에 앉았다.이미 밤이 깊어 이연과 아이들은 잠자리에 들었고, 주변은 고요했지만, 원아는 여전히 소남과 적당한 거리를 두었다.소남도 그녀가 자신의 옆에 앉도록 강요하지 않았다.어쨌든 이연이 이 집에 머무는 동안, 원아는
그래서 원아는 더욱 이해할 수 없었다.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을 가진 원아는 옷장에서 잠옷을 꺼내 욕실로 들어갔다.오늘 너무 피곤했기 때문에 머리를 감고 샤워를 마친 후에도 욕실에서 꽤 오랫동안 머물렀고, 천천히 머리를 말리고 관리까지 마친 후에야 욕실에서 나왔다.원아는 그제서야 소남이 이미 자신의 침대에 앉아 어제 보던 책을 읽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원아는 그가 여기에 앉아 함께 잠을 자겠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리 반대해도 소용없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속으로 내일 아침 이연이 눈치채지
원아가 소남을 등진 채 도망치듯 몸을 돌리자, 소남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침실의 불을 껐고, 조용히 자리에 누웠다.원아는 자신의 허리에 닿는 따뜻한 감촉을 느끼며, 소남의 품에 안겨 있었다.“잘 자요.”소남은 낮고 쉰 목소리로 속삭이며, 다정한 온기를 전했다.‘네, 잘 자요.’원아는 마음속으로 대답하며 눈을 감았다.소남이 곁에 있으니 그녀는 쉽게 잠들었고, 아침까지 단잠에 빠졌다.다음날 아침.원아가 깨어났을 때, 소남은 이미 일어났는지 침대에 없었다.그녀는 침대에 앉아 주변의 소리를 조용히 들어보았다. 욕실에서도 아
주희진은 흐느끼며 말했다.원아는 미간을 더욱 찌푸렸다.‘도와달라니, 어떻게 도와달라는 말일까?’임영은은 입양된 아이였기 때문에, 임씨 집안 식구들 중 누구도, 심지어 원아도 혈액형이 일치하지 않았다.“희진 이모, 우선 진정하세요. 제가 어떻게 도와 드리면 될까요...”원아는 목소리를 낮추며 주희진을 달래려 했다.주희진은 깊은 숨을 쉬고 나서, 병실 안에서 의료 기기에 연결된 임영은을 바라보았다.‘만약 영은이가 그렇게 고집스럽지 않았더라면, 지금 상황이 이렇게까지 악화되지 않았을 텐데...’의사도 이미 말했듯이, 임영은
오현자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다이닝 룸에 있는 모든 사람의 시선이 원아에게 집중되었다. 갑작스레 주목받게 되어, 원아는 조금 난감해졌다. 오현자는 원아와 소남의 침실을 청소하면서 소남의 베개가 원래 침실에서 원아의 침실로 옮겨진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던 것이다.원아는 고기호빵 하나를 집어들고,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설명했다. “대표님께서는 아침 일찍부터 방에서 일하고 계시던데요. 이모님, 아침을 가져다 드리세요.”오현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주방으로 들어갔고, 잠시 후 아침 식사와 커피가 담긴 쟁반을 들고 2층으로 올라
“아니요, 그게 제 몸이 아니라... 제 친구가 아파서요. 좀 보러 가려고요.”원아는 말했다. ‘임영은’이라는 이름을 소남 앞에서 언급할 수는 없었기에,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친구’라고 둘러댔다.원아도 의도적으로 숨기려던 것은 아니었지만, 약간의 죄책감이 들었다. 주희진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임영은이 국내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밝힐 수 없었다.“그래요, 성준을 동행시킬 테니 같이 가요.”소남은 원아를 막지 않았다.병원에서 임영은의 상황에 대해서는 사윤이 늘 정보를 제공해 왔다. 오늘 아침에도 사윤에게서
“말씀하세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꼭 도와드릴게요.”원아는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팠다.비록 임문정 부부가 자신을 직접 키우지 않았지만, 원아는 그 당시의 상황을 이해하고 있었다.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의 정이 그녀로 하여금 임문정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게 만들었다.“요즘 아내의 상태가 좋지 않아서, 희진 이모도 좀 신경 써줬으면 하네.”임문정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주희진이었다.원아는 그의 말을 듣고 더욱 마음이 아팠다.자식으로서 그녀가 가장 바라는 것은 친부모가 말년에 행복하고 건강하게 지내는 것이었지만, 주희진과 임
소남의 앞에서 원아는 아무 일도 없는 듯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없었다.“출근하기 싫은 거예요?”소남은 그녀의 말을 겉으로는 믿는 척하며 물었다. 하지만 그는 속으로 원아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전날부터 출근 준비를 했던 그녀가, 단순히 출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그런 표정을 지을 리 없었다.‘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긴 것 같아. 하지만 아침부터 무슨 일이 생긴 거지?’소남은 속으로 궁금해하면서도 원아를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원아는 내 앞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굳이 진실을 캐
“이건 장기적인 투자예요.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거고, 게다가 당신이 진행 중인 연구도 이제 상용화될 때가 됐어요.” 소남은 원아의 귀에 대고 속삭이며, 살짝 감정이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원아가 진행한 연구는 몇 차례의 임상 실험을 통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었다. 그 후 회사의 마케팅팀이 시장 조사를 했고, 적절한 가격 조건만 맞으면 대부분의 의료 기관이 그 약품을 대량으로 구입하여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시장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원아는 소남의 가까운 존재감에 살짝 혼란스러워하며 나지막이
소남은 설계 도면을 디스크에 저장한 후, 모든 자료를 서류 봉투에 넣었다. 모든 작업을 마친 그는 원아도 샤워를 끝냈을 것이라고 짐작하며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그는 문을 열고 들어갔고, 원아는 이미 샤워를 마치고 화장대 앞에서 꼼꼼하게 스킨케어를 하고 있었다.원아가 고개를 돌려 소남을 보며 말했다. “다 출력했어요?”“다 출력했어요.” 소남이 대답하며 다가 갔고 원아가 일어서자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 “아까 에런한테서 전화가 왔어요.”“무슨 일이죠...” 원아는 갑작스러운 불안감을 느꼈다. 이런 시간에 에런이 전화를
원아는 설계도를 꼼꼼히 살펴보았다.ML그룹의 입찰 이후, 소남이 이렇게 공들여 건축 설계도를 완성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설계도의 세부 사항 하나하나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대표님, 이 설계도 정말 멋져요!” 원아는 감탄하며 말했다. 그런데 이 말을 하고 나서야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원아는 생물제약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지금은 소남의 건축 설계도에 감탄하고 있는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다.‘소남 씨가 방금 내가 한 말을 듣고, 내가 그냥 기분 좋으라고 한 말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텐데. 안 그러면
눈이 녹으면서 날씨는 평소보다 더 쌀쌀해졌지만, 이연의 마음은 따뜻했다.예전에는 이연이 감히 송씨 가문 사람들을 마주할 용기도 없었고, 이런 일들을 처리할 결심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욱의 사랑이 이연의 결심을 굳건하게 해주었다. 즉, 이제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다.“현욱 씨...” 이연이 나지막이 말했다.“난 항상 여기 있어.” 현욱은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혹시 내가 도울 일이 생기면 꼭 말해줘요.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똑똑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당신을 도울 거예요.” 이연은 결심하
현욱이 그런 표정을 짓는 일은 드물었다. 그래서 원아는 그가 무언가 중요한 일에 직면해 있음을 직감했다.“그렇겠죠.” 비비안도 원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2층.현욱은 소남을 찾아가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소남은 현욱의 계획을 듣고 나서 얼굴이 굳어졌다.“알겠어. 앞으로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해.”“이번에는 형님의 도움이 정말 필요해요. 저도 이번만큼은 절대로 사양하지 않을 거예요. 형님은 제 편에 단단히 서주기만 하면 돼요.” 현욱은 말했다.소남의 지지가 있다면, SJ그룹은 쉽게 무너지지 않
막 앉았을 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는 윤수정에게서 온 것이었다. 재훈은 전화를 받지 않고, 대신 윤수정에게 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다.[형이 확실히 모든 개인 서류들을 전부 다시 발급한 것 같아요. 그 시기가 꽤 이른 편이었는데, 그때는 우리가 이연을 경계하지 않았을 때였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지가 이 문제를 잘 처리하실 거예요.]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재훈은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내려놓고 소파에 몸을 던졌다.‘송현욱과 이연... 너희 둘이 결혼을 했다고 해도, 내가 너희들을 행복하게 내버려 둘 것 같아!’‘
“할아버지, 지금 금고에 있는 형의 모든 개인 서류를 가지고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아마 지금은 사용할 수 없는 서류들뿐일 거예요. 할아버지께서 형한테 정략결혼을 추진하실 때, 형은 이미 그때 모든 개인 서류를 다시 재발급 신청을 해서 새롭게 발급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재훈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며, 최대한 차분하게 송상철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송상철의 얼굴은 화가 난 나머지 핏발이 부풀어 올랐고, 유 집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현욱이 이 녀석 당장 데려와.”“예, 어르신.” 유 집사는 이번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재훈이 지난번 T그룹의 입찰사업계획서를 훔치려다 실패한 일이 있었고, 그는 그 책임을 부하에게 돌렸지만, 송상철은 여전히 그 일을 부끄럽게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재훈은 지금 자신이 직접 모든 것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럼 네 엄마는 깨어나긴 한 거야?” 송상철이 다시 물었다.“예, 깨어나셨어요.” 재훈은 거실에서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서 있었다. 송상철이 모든 질문을 끝내야만 재훈이 서재로 가서 금고를 열 수 있기 때문이었다.송재훈은 송상철의 모든 질문이 끝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며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