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준이 비서실을 나간 후, 비서실은 곧바로 시끌벅적해졌다.소윤은 참지 못하고 비꼬며 말했다.“마르코스 대표님, 정말 좋은 타이밍이시네요. 티나 씨가 그저 문 대표님의 명령으로 며칠 동안 마르코스 대표님을 접대했을 뿐인데, 바로 야식에 초대하시다니? 어디서 식사하게 될지 궁금하네요.”비서 A가 바로 말을 받았다.“상대가 마르코스 대표님이잖아요, 당연히 고급 레스토랑에 가겠죠. 게다가 티나 언니가 이렇게 아름다우니, 혹시 야식을 빙자해서 아름다운 꽃과 와인을 준비해 고백하려는 건 아닐까요? 세상에, 그럼 진짜 행운이겠네요.”소
“그럼 누나는 주방에 가서 저녁 준비 도와야겠다. 너희는 여기서 착하게 숙제하고, 장난치지 말아야 해.”“네, 언니.”“네, 누나.”세 아이는 순순히 대답했다.원아는 주방으로 가서 저녁 준비를 도왔다.그녀가 도와주니 오현자는 금세 저녁을 준비할 수 있었고, 마침 소남도 집에 도착했다.둘은 함께 저녁 식사를 식탁에 차려놓았다.원아는 이연이 아직 내려오지 않은 것을 보고 원원에게 말했다.“위층에 가서 이연 이모에게 저녁 식사 준비가 됐다고 전해줄래?”“네.”원원은 순순히 식당을 나서서 위층으로 올라갔다.2층에 올라가
“오늘 밤 나도 일이 있고, 염 교수도 할 일이 있어요.”소남이 말했다.그는 오현자가 하루 종일 일해서 피곤할 텐데, 마침 이연이 있으니 아이들을 돌보게 하면 오현자도 제시간에 퇴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이연은 눈을 가늘게 뜨고 소남을 바라보았다.아이들을 돌보는 건 기꺼이 할 수 있었지만, 소남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니 기분이 나빴다.‘초설 씨가 부탁했다면 당연히 도와줬을 거야, 어차피 아이들이 착하고 잘 자라서 돌보는 게 어렵지 않으니까.’“무슨 일인데요?”이연이 물었다.원아도 소남을 바라보았다.‘오늘 밤
소남은 원아의 놀라움을 눈치채고는 말했다.“티나가 말하길, 당신과 함께 마르코스 대표를 접대할 때도 현지의 특색 있는 식당들을 찾아다녔다고 하더군요.”“네, 마르코스 대표님이 이 지역의 특색 있는 음식점들에 관심이 많으셔서, 티나 씨가 그걸 알고 적극적으로 그런 곳들을 선택했어요. 뿐만 아니라, 마르코스 대표님은 이곳의 오래된 명소와 건축물에도 관심을 보이셨어요.”원아가 대답했다. 소남의 설명을 들으니, 마르코스가 야식 장소로 포장마차를 선택한 것도 이해가 되었다.“그래요. 티나가 매일 마르코스 대표의 일정을 보고해 줬어요.
마르코스와 앤디, 두 외국인이 자리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티나가 손짓하지 않아도 그들의 위치는 쉽게 눈에 띄었다. 소남은 원아의 손을 꼭 잡고 걸어가, 간소한 빨간 플라스틱 의자에 앉았다.티나는 두 사람이 손을 꼭 잡고 있는 모습을 보며, 원아가 걸친 외투가 남성용이라는 것을 눈치챘지만, 아무 말 없이 모른 척했다.두 사람이 자리에 앉자, 마르코스는 미소를 지으며 메뉴를 소남에게 건넸다.“문 대표님, 요리를 고르세요.”소남은 메뉴에 끼워져 있는 종이를 보고, 이미 주문이 끝났으며, 양도 푸짐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는 더
“마르코스 대표님, 무슨 일로 저희를 이 약식 자리에 초대를 하신 거죠?”마르코스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의 푸른 눈동자가 포장마차의 밝은 조명 아래에서 빛을 발했다.“제가 며칠 후에 R국으로 돌아가야 해서, 떠나기 전에 여러분께 감사의 뜻으로 식사를 대접하고 싶었습니다.”원아는 깜짝 놀랐다.‘마르코스 대표님이 떠난다니, 그럼 페트르는...’마르코스는 원아의 마음속에서 무슨 생각이 오가는지 눈치챘는지, 곧바로 덧붙였다.“저만 떠납니다.”원아는 약간 실망했다.‘마르코스 대표님만 떠난다면, 페트르는 여전히 남아있을
야식을 먹은 후, 원아와 소남은 자리를 떠났다. 소남이 술을 마셨기 때문에, 원아가 운전을 맡았다. 마르코스와 앤디는 공진의 차를 타고 이동했다.마르코스는 술기운에 의자에 기대어 눈을 감고 휴식을 취했다. 앤디는 핸드폰을 확인한 후 보고했다.“대표님, 돌아가신다는 소식이 이미 회사에 퍼졌습니다.”“그래.”마르코스는 여전히 눈을 감은 채로 대답했다.소식이 퍼졌다면, 페트르도 알게 된 셈이었다. 회사에는 항상 마르코스의 할아버지와 페트르가 배치한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 목적은 마르코스의 행동을 감시하고, 그가 회사를 차지하려는
공진은 두 사람을 무사히 호텔로 데려다주었다.마르코스는 자신의 객실로 돌아가지 않고, 곧장 페트르의 객실 벨을 눌렀다. 문을 연 것은 한 여자였다.마르코스는 이 여자의 얼굴을 보고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의 눈매와 분위기에서 약간이나마 ‘염초설’의 모습이 겹쳐 보였기 때문이다.앤디가 뒤에서 말했다.“대표님, 이 여자는 페트르 도련님께서 초대한 손님입니다. 어젯밤에도 이 방에 있었던 그 여자분입니다...”이른바 ‘여자 손님’이라는 것은 사실 ‘매춘부’, 자기 몸으로 돈을 버는 여자들이었다.마르코스는 그 사실을 잘 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