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기사에 나온 내용은 대부분 사실이에요.”이연은 자신의 과거가 ‘초설’에게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심호흡을 했다. 그녀는 ‘초설’이 모든 것을 알게 되더라도 자신에게 상처 주지 않을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연이 씨의 과거는 송 대표님도 알고 있을 거니까 이 기사로 연이 씨에게 뭐라고 하진 않겠죠?”원아가 말했다. 송현욱도 원아처럼 이연의 과거를 잘 알고 있었다.“현욱 씨는 따지지 않았어요. 오히려 오늘 하루 종일 제 일을 처리하느라 바빴어요. 지금 인터넷이 떠들썩한 건 현욱 씨가 일부러 막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싸웠다기보다는, 현욱 씨가 지금 너무 집착해요. 당장 비행기를 타고 M국에 가서 혼인신고를 하겠다고 했어요. 저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아서 집을 나왔어요. 나올 때 아무것도 가지고 나오지 않아서 초설 씨가 생각났어요...”이연은 소은과 ‘초설’ 사이에서 오랫동안 고민했지만 결국 ‘초설’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결정했다.왜냐하면 소은 쪽도 일이 많고 복잡하기 때문이다.“알았어요.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지금 연이 씨는 아무것도 가지고 나오지 않았고 옷도 제대로 입지 못했는데, 연이 씨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송 대표님께 제가 볼 낯
이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목소리를 낮추었다.“알아요, 조용히 할게요.”두 사람은 나란히 침실로 들어갔다. 원아는 옷장을 열고 새 잠옷과 속옷을 꺼냈다.“연이 씨는 나랑 몸매가 비슷하니까. 이건 모두 새것이에요. 빨리 가서 씻어요.”“고마워요.”이연은 코를 훌쩍이며 건네준 옷을 받았다.원아는 무언가 떠올린 듯 말했다.“잠깐만, 새 수건과 세면도구도 가져다줄게요.”말하며 그녀는 침실을 나와 보관실에서 새로운 세면도구와 수건 세트를 꺼냈다. 이것들은 모두 오현자가 준비한 것이었다.원아는 침실로 돌아와 이연에게 물건을 건넸다
전에 이연이 그렇게 원선미를 대하고 나서, 원선미는 이연에게 뺨까지 맞은 적이 있어 화가 나서 스스로 기자를 찾아가 이연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기자에게 전하고 적지 않은 돈을 받았다.그러나 이 일을 원선미는 매우 은밀하게 했다고 생각했다. 기자를 만났을 때 자신을 단단히 감싸 얼굴이 보이지 않게 했고, 기자에게 신분을 밝히지 않았다. 동시에 돈을 받을 때도 현금만 받았기에 기자는 자신이 누군지 몰랐을 것이다.‘그런데 이강은 어떻게 알았지?’“왜? 네가 한 짓을 남들이 모를 거라고 생각해?”이강은 눈을 가늘게 뜨고 손을 들
“설령 나중에 이연이 송씨 가문의 작은 안주인이 되는 데 성공해도, 이연은 이연이고, 너는 너야! 비록 너희 둘은 친남매지만, 지금 동생을 정성껏 지켜도 나중에 둘은 여전히 남남이잖아? 이강, 정신 좀 차려. 이연의 좋은 삶은 너와 아무 관계도 없을 거야! 이연이 재벌 집안의 사모님이 되는 걸 기다리기보다, 차라리 이연을 망쳐버려! 네 친동생은 널 버리고 재벌의 삶을 누리고 싶은 거니까, 너도 이연의 소원을 망쳐야지!”원선미는 계속 이강을 도발하며 설득했다.이강은 눈살을 찌푸리고 원선미를 바라보았다.‘하긴, 원선미가 하는 말이
원선미가 중얼거렸다.이강은 발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돌아보았다.원선미는 깜짝 놀랐다.“내가 한 말은 못 들은 걸로 해.”이강은 다시 원선미 앞으로 가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원선미, 우리 동생 연이의 과거를 팔아서 받은 돈은 어디 있어?”“다 썼어.”돈 얘기가 나오자 원선미는 즉시 고개를 저었다.“다 썼다고?”이강은 의심하며 믿지 않는 눈빛을 보였다.“원래는 돈이 좀 있었는데, 어쨌든 그 기자가 후하게 줬으니까. 근데 내 친구가 갑자기 돈을 빌려달라고 했어. 내 친구가 그 돈을 보는 바람에 빌려주지 않으면 너무 미안
이강이 내민 2만 원을 보고 원선미는 마음속으로 매우 화가 났다.“필요 없어?”이강이 그녀가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 돈을 다시 가져가려 하자 원선미는 덥석 가져갔다.이강은 경멸의 미소를 지었다.“부족해.”원선미가 또 손을 내밀었다.“2만 원도 부족하면 얼마를 원해?”이강은 눈살을 찌푸리며 더 많이 주고 싶지 않은 것이 분명한 말투로 물었다.“내가 여기서 방값과 생활비를 내지 않아도, 일상 교통비는 필요하잖아? 내 주머니를 텅 비게 할 수는 없지. 설령 밖에 나가지 않고 배달을 시켜도 돈이 필요하잖아.”원선미가 말했
“친구요?”오현자는 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교수님, 그 친구분이 남자분이에요, 여자분이에요?”“왜 물어보세요?”원아는 의아했다.“아, 별 뜻은 없어요. 여자 손님이라면 제가 준비해야 할 침대 시트와 이불의 색깔이 좀 다르잖아요. 그렇게 하는 게 손님이 좀 더 편안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아 서요. 그리고 아시다시피 여자는 남자보다 물건이 많이 필요하잖아요. 그럼 제가 더 잘 준비해야 하잖아요. 왜냐하면 지금 보관실에 준비된 물건이 많지 않아요. 그래야 제가 뭐가 부족한지 보고 마트에 가서 살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