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이 이강을 바라보자 이강은 무의식적으로 시선을 피했다.이연은 이 작은 행동만으로도 상황을 이해했다.“이강.”이연의 목소리는 낮으면서도 경고의 기운이 섞여 있었다.이강은 몸을 떨며 얼른 왕영수에게 말했다.“형님.”왕영수는 손을 들어 말을 끊었다.“입 닥쳐.”이강은 순식간에 입을 다물었다.왕영수는 이연을 보고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원래 아가씨가 송 대표님의 여자 친구였군요. 방금 헛소리한 건 절 탓하지 말아요.”왕영수의 태도 변화를 보면서도 이연은 여전히 불쾌했다. 다시 나가라고 하기 전에 이강이 말했다.“형
“원선미, 당장 닥치고 이 집에서 나가.”이연은 둘 사이의 친밀함을 보고 다시 화가 치밀었다.‘이 여자가 이강을 계속 망치려고?’“야, 이연, 나 네 오빠의 여자친구야, 즉 네 새언니야. 여긴 네 오빠 집인데 내가 왜 나가야 해? 너 입 조심해. 기자들이 네가 가족에게 이러는 걸 알면, 송현욱도 널 싫어할 거야. 그럼 명문가에 시집가는 너의 꿈이 허물어질 거야.”원선미는 이연을 두려워하지 않았다.이연은 원선미를 상대하지 않고 이강을 보며 추궁했다. “도대체 그 불량배에게 무슨 일을 하겠다고 말 했어. 빨리 말해!”“넌
울부짖는 원선미를 보며 이연은 냉담하게 콧방귀를 뀌었다.“너희가 그냥 가만히 사고 치지 않고 지내면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아서 나도 처음엔 별 생각이 없었어. 그런데 원선미, 네가 오늘 오빠를 부추겨서 원 어르신 댁에 찾아가게 했잖아. 속셈이 뻔해. 그래서 나도 더는 두고 볼 수가 없어서 그날 사건의 진실을 밝힌 거야. 오빠, 지금은 믿지 못하겠지? 한 시간 후에 메일 확인해 봐.”이연은 혹시 핸드폰이라 잃어버리는 날엔 증거가 사라질까 봐, 이연은 그 술집 사장이 준 영상을 클라우드에 저장해 올려두었다.원선미는 이연의 말투를
“사랑해? 사랑하는데 날 바보로 보고 속여? 원선미, 솔직히 말해봐. 술집에서의 일은 다 네가 꾸민 거지?”이강은 그녀에게 삿대질을 하며 험상궂은 표정을 지었다.원선미는 원래 끝까지 인정하지 않으려 했지만, 이연이 영상을 가지고 있다는 말에 더 이상은 억지를 부리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 같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맞아, 이연 그 계집애가 말한 건 다 사실이야 하지만, 그날 난 고의로 널 해치려던 건 아니었어. 원래 다른 사람을 노렸는데, 네가 끼어들 줄은 몰랐어. 그래서 일이 그렇게 된 거야. 그때 나도 그렇게 하고 싶지 않
이강은 빨갛게 부은 원선미의 뺨을 곁눈질로 보면서도 동정심 없는 눈빛을 보냈다.원선미는 이강이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자 재빨리 그에게 달려가 그를 끌어안았다. “자기야, 난 정말 자기를 사랑해. 그러니까 제발 날 포기하지 마, 그리고 우리의 사랑을 포기하지 말자.”이강은 그녀의 울부짖는 소리를 듣고 다소 짜증스럽게 말했다.“앞으로 절대 날 속이지 마.”“절대 속이지 않을게!”원선미는 이강에게 약속했다.“우리 함께 잘 살자, 알았지?”이강은 원선미 뒤에 원춘식과 원민지가 있다는 걸 떠올리고는 그녀의 빨갛게 부은 얼굴을
원아는 속으로 조용히 생각하며 미소를 지었다.‘할아버지의 건강이 나날이 좋아지시는 것 같아. 예전의 숨 가쁜 상태와는 전혀 다르셔.’원민지는 이 말을 듣고 작업실에서 나와 궁금해하며 물었다.“아빠, 왜 부르셨어요?”“초설이가 이제 그만 집에 가봐야 한다고 하니까 네가 집 앞가지만이라도 배웅해 주렴.”원춘식이 말했다.원민지도 원아를 보면서 설득했다.“초설아, 왜 이렇게 빨리 가? 저녁 먹고 가지.”“저도 그렇게 하고 싶은데 어쩔 수가 없어요 민지 이모. 이미 약속한 게 있어서 가봐야 해요.”원아가 설명했다.원민지는
“그래, 알았다. 그럼 어서 가. 눈 오는 까 운전 조심하고 안전에 신경 쓰고 알겠지.”원민지가 당부했다.원아는 코끝이 시큰해졌다.‘고모가 RB국으로 시집가기 전에는 나를 정말 잘 돌봐주셨지. 누구보다도 나를 잘 챙겨주셨는데, 이제는 고모도 흰머리가 보이네... 세월이 참 무정하구나. 젊었던 사람들도 이제는 다 나이가 들었어.’‘지금 나는 염초설로 살고 있으니 고모가 예전에 잘해주신 것에 보답할 방법도 없네...’“네, 알겠어요. 이모 날씨가 추워요. 빨리 들어가세요.”원아는 말하며 고개를 숙이고 주택단지 입구를 나섰다.
원아는 백미러로 딸을 한 번 보고, 운전에 집중하며 대답했다.“있지, 왜?”“내일 제가 해피랜드에서 작은 공연이 있는데 아빠가 출장 가셨잖아요. 언니가 대신 제 공연을 보러 와주실 수 있어요?”원원이 물었다.같이 춤을 배우는 원원의 반 친구들은 모두 부모가 이번 공연을 보러 온다고 해서, 원원도 원아가 공연에 와주길 바랐다.‘아빠는 먼 지역에 있어 아쉽게도 참석하지 못하지만 엄마는 올 수 있지 않을까?’“그래, 그때 그럼 이 언니가 우리 원원을 공연장까지 데려다줄게.”원아는 내일 일정을 모두 뒤로 미루기로 결심하며 승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