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사랑하는데 날 바보로 보고 속여? 원선미, 솔직히 말해봐. 술집에서의 일은 다 네가 꾸민 거지?”이강은 그녀에게 삿대질을 하며 험상궂은 표정을 지었다.원선미는 원래 끝까지 인정하지 않으려 했지만, 이연이 영상을 가지고 있다는 말에 더 이상은 억지를 부리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 같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맞아, 이연 그 계집애가 말한 건 다 사실이야 하지만, 그날 난 고의로 널 해치려던 건 아니었어. 원래 다른 사람을 노렸는데, 네가 끼어들 줄은 몰랐어. 그래서 일이 그렇게 된 거야. 그때 나도 그렇게 하고 싶지 않
이강은 빨갛게 부은 원선미의 뺨을 곁눈질로 보면서도 동정심 없는 눈빛을 보냈다.원선미는 이강이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자 재빨리 그에게 달려가 그를 끌어안았다. “자기야, 난 정말 자기를 사랑해. 그러니까 제발 날 포기하지 마, 그리고 우리의 사랑을 포기하지 말자.”이강은 그녀의 울부짖는 소리를 듣고 다소 짜증스럽게 말했다.“앞으로 절대 날 속이지 마.”“절대 속이지 않을게!”원선미는 이강에게 약속했다.“우리 함께 잘 살자, 알았지?”이강은 원선미 뒤에 원춘식과 원민지가 있다는 걸 떠올리고는 그녀의 빨갛게 부은 얼굴을
원아는 속으로 조용히 생각하며 미소를 지었다.‘할아버지의 건강이 나날이 좋아지시는 것 같아. 예전의 숨 가쁜 상태와는 전혀 다르셔.’원민지는 이 말을 듣고 작업실에서 나와 궁금해하며 물었다.“아빠, 왜 부르셨어요?”“초설이가 이제 그만 집에 가봐야 한다고 하니까 네가 집 앞가지만이라도 배웅해 주렴.”원춘식이 말했다.원민지도 원아를 보면서 설득했다.“초설아, 왜 이렇게 빨리 가? 저녁 먹고 가지.”“저도 그렇게 하고 싶은데 어쩔 수가 없어요 민지 이모. 이미 약속한 게 있어서 가봐야 해요.”원아가 설명했다.원민지는
“그래, 알았다. 그럼 어서 가. 눈 오는 까 운전 조심하고 안전에 신경 쓰고 알겠지.”원민지가 당부했다.원아는 코끝이 시큰해졌다.‘고모가 RB국으로 시집가기 전에는 나를 정말 잘 돌봐주셨지. 누구보다도 나를 잘 챙겨주셨는데, 이제는 고모도 흰머리가 보이네... 세월이 참 무정하구나. 젊었던 사람들도 이제는 다 나이가 들었어.’‘지금 나는 염초설로 살고 있으니 고모가 예전에 잘해주신 것에 보답할 방법도 없네...’“네, 알겠어요. 이모 날씨가 추워요. 빨리 들어가세요.”원아는 말하며 고개를 숙이고 주택단지 입구를 나섰다.
원아는 백미러로 딸을 한 번 보고, 운전에 집중하며 대답했다.“있지, 왜?”“내일 제가 해피랜드에서 작은 공연이 있는데 아빠가 출장 가셨잖아요. 언니가 대신 제 공연을 보러 와주실 수 있어요?”원원이 물었다.같이 춤을 배우는 원원의 반 친구들은 모두 부모가 이번 공연을 보러 온다고 해서, 원원도 원아가 공연에 와주길 바랐다.‘아빠는 먼 지역에 있어 아쉽게도 참석하지 못하지만 엄마는 올 수 있지 않을까?’“그래, 그때 그럼 이 언니가 우리 원원을 공연장까지 데려다줄게.”원아는 내일 일정을 모두 뒤로 미루기로 결심하며 승낙
원원은 약간 억울한 듯 설명했다.“선생님께서 이번 공연에서 내가 주역을 맡았기 때문에 옷도 다른 친구들과 달라야 한다고 하셨어.”게다가 선생님은 원원의 집에 발레복이 많은 걸 알아서 의상도 따로 준비해 주지 않았다.훈아도 고민하듯 말했다.“근데 오빠도 잘 모르겠는데.”“오빠, 오빠가 우리 중에서 제일 똑똑하잖아!”원원은 발레복 몇 벌을 바라보면서도 어떻게 선택해야 할지 몰라 답답해했다.‘이 발레복들 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건데, 왜 가장 마음에 드는 걸 고를 수 없는 거지?’훈아는 손을 들어 동생의 이마를 가볍게 쳤다
“이미 말했어, 다들 아래층으로 내려갔어.”원아가 말했다.“그럼 우리도 가요.”원원은 원아의 손을 잡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다이닝룸에 도착하기도 전에 그녀는 이미 맛있는 음식 냄새를 맡았다. 엄마가 만든 요리의 맛있는 냄새 같았다.“맛있는 냄새!”원원은 감탄했다.“현자 할머니가 너희가 좋아하는 식재료를 준비해줬고, 언니는 너희가 평소에 좋아했던 음식을 만들었단다.”원아가 말했다.식재료는 모두 오현자가 준비했고 원아는 그것으로 요리를 했다.“너무 좋아요. 언니가 만든 요리는 정말 맛있어요.”원원이 다이닝룸에 들어서
헨리는 옆에서 감탄했다.“아, 정말 배불어요.”오현자는 그릇과 젓가락을 치우며 아이의 말을 듣고 웃음을 참지 못했다.“염 교수님이 계시면 도련님들과 아가씨는 편식을 전혀 하지 않네요.”원아는 헨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거실에 가서 좀 걸을까? 조금 있다가 현자 할머니에게 과일 준비해 달라고 할게.”“그래, 누나.”장난꾸러기 같은 성격의 헨리는 움직이기를 좋아해서 걷는 것을 싫어하지 않았다.원아는 훈아를 바라보았다. 오늘은 평소보다 많이 먹은 듯했다.훈아가 먼저 말했다.“누나, 안심하세요. 저도 좀 걸으면서 소화시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