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사는 다닐이 심비를 총애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속으로 좀 부러워했다.공포의 섬에서 어린 심비를 제외하고 중상을 입은 사람만이 다닐의 시선을 받을 수 있었다.알리사는 빨리 마음을 거두었다. ‘내가 다닐선생님한테 딴마음을 품어선 절대 안돼! 난 그저 심비만 잘 돌보는 일에만 집중해야 해!’심비에게 다가간 알리사는 감히 다닐을 쳐다보지 못한 채 아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정말 죄송합니다. 다닐 선생님, 제가 심비를 잘 돌보지 못했습니다.”다닐은 고개를 들어 알리사를 한 번 보았는데, 눈빛이 차가웠고, 온도를 조금도 띠지 않았
다른 한편으로 그는 오히려 원아가 안드레이의 이번 기습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보려고 한다.“아, 그럼 내일은요?” 심비는 기대를 하며 물었다. 이 섬에서 이 아이는 엄마 원아, 알리사와 알렉세이, 그리고 다닐만 친하게 지냈다.지금 원아와 알렉세이는 모두 섬에서 나갔기 때문에 알리사와 다닐만 남았다.평소에 알리사가 심비를 돌보는 일을 맡아서 심비는 답답할 때 항상 다닐을 찾아 놀았다.비록 다닐은 대부분 시간이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있는 한은 심비가 찾아왔을 때, 그는 반드시 심비와 여러 가지 게임을 같이 하고 놀아 주
심비는 알리사가 자신에게 당연히 화를 내지 않을 것을 알고 장난스럽게 말을 했다. “언니, 제가 잘못했어요. 다시는 이런 말을 하지 않을게요.”“자, 그럼 이번 한 번만 용서해줄게.” 알리사는 심비의 코끝을 쥐며 미소를 지었다.심비는 물컵을 한쪽에 놓고 알리사의 팔을 안고 도란도란 말을 했다.“알리사 언니, 엄마 보고 싶어요.”알리사는 아이의 머리를 만지며 약속했다.“좀 기다려봐. 엄마가 기회 찾고 있을 거야. 조금만 더 기다리면 엄마하고 영상통화 할 수 있을 거야.”“엄마는 언제 돌아올 수 있어요?” 심비는 눈을
“해독제가 필요한가요?” 로만이 R국어로 물었다.“예.” 원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냉담한 표정을 지었다.“이름은?” 로만이 다시 물었다.“나스쨔.” 원아는 안드레이가 자신에게 준 이름으로 대답했다.“문신 있어요?” 로만이 다시 물었다.“제 몸에는 문신이 없지만 이걸...”원아는 작은 칼을 꺼내 공포의 섬의 로고를 새겼다.로만은 확인을 하고 해독제 중 한 병을 원아에게 건네주었다.“오늘 이곳이 처음이죠. 규칙은 똑같아요. 그 자리에서 마셔요. 다 마셔야 갈 수 있어요.”원아는 받아서 뚜껑을 열고 코 사이로 다가
원아는 상황이 위험해졌기 때문에 호텔로 돌아가 소남에게 알릴 때까지 기다릴 수 없었다.안드레이의 부하들은 이미 언제든 소남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원아는 즉시 핸드폰을 들고 알렉세이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연결되자 원아는 인사말을 하지 않고 즉시 말했다.“알렉세이, 나 지금 도움이 필요해.”[무슨 일이세요? 괜찮으세요?]알렉세이는 그녀의 엄숙하고 초조한 말투를 듣고 당황했다.‘아가씨 R국에서 무슨 일을 당하기라도 한 걸까?’원아는 심호흡을 하고 입에서 한숨을 내쉬었다.“아무 일 없어. 난 아주 잘 지내
알렉세이는 약간 억하심정이 들었다. [싫어요.]“어?” 원아는 알렉세이가 이렇게 말할 줄은 몰랐다.“전 아가씨가 직접 차려 주는 밥을 먹고 싶어요.”알렉세이가 얼른 말했다. ‘만약 정말 아가씨가 진심으로 고맙다면 차라리 아가씨한테 날 위해서 요리를 해달라고 요구해도 지나치지는 않을 거야.’ 그가 가장 그리워하는 것은 공포의 섬에서 자신과 알리사가 섬에서 R국 음식에 질렸을 때, 원아가 주방에 가서 자신들을 위해서 요리를 해주었던 추억이었다. 그때 원아는 항상 알리사와 알렉세이에게 정교한 A시 요리를 준비해 주었다.알
차가 그들을 가리고 있어서 에런은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는지 읽지 못했다.차가 떠나는 것을 보고 번호판을 확인했는데 반쯤 가려져 있어 그가 눈살을 찌푸렸다. 그리곤 무전기를 들었다.“데릭 있니?”[응.]데릭의 목소리가 무전기에서 대답했다.“벤츠 차량이고, 차량 번호 앞부분은 425이고, 뒷부분은 가려져 있어. 내가 지금 따라갈 테니 네가 빨리 차 타고 와서 나랑 교대하자. 나 지금 보스가 준 임무도 수행해야 하니까.”에런은 차를 몰고 검은색 지프차 뒤를 천천히 따라갔다.[알았어.]데릭이 대답했다.3분 후, 에런이 모
소남은 핸드폰을 들고 누가 자신을 암살하려고 하는 것은 궁금하지 않았고 누가 자신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었는가를 마음속으로 계속 추측하고 있었다.그는 먼저 레이에게 전화 한 통을 걸었다.전화가 연결되자 그는 말을 짧게 했다.“레이, 누군가가 나를 암살하려고 해.”동준은 옆에서 듣고 있다가 또 메일을 보았다.‘만약 누군가가 일부러 장난을 저질렀다면? 하지만 보스의 직감은...’그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누가요?]레이가 눈썹을 찌푸렸다.그는 아직도 공포의 섬에서 온 침입자를 심문하고 있었는데 소남에게 연락이 와 누
소남의 앞에서 원아는 아무 일도 없는 듯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없었다.“출근하기 싫은 거예요?”소남은 그녀의 말을 겉으로는 믿는 척하며 물었다. 하지만 그는 속으로 원아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전날부터 출근 준비를 했던 그녀가, 단순히 출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그런 표정을 지을 리 없었다.‘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긴 것 같아. 하지만 아침부터 무슨 일이 생긴 거지?’소남은 속으로 궁금해하면서도 원아를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원아는 내 앞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굳이 진실을 캐
“이건 장기적인 투자예요.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거고, 게다가 당신이 진행 중인 연구도 이제 상용화될 때가 됐어요.” 소남은 원아의 귀에 대고 속삭이며, 살짝 감정이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원아가 진행한 연구는 몇 차례의 임상 실험을 통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었다. 그 후 회사의 마케팅팀이 시장 조사를 했고, 적절한 가격 조건만 맞으면 대부분의 의료 기관이 그 약품을 대량으로 구입하여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시장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원아는 소남의 가까운 존재감에 살짝 혼란스러워하며 나지막이
소남은 설계 도면을 디스크에 저장한 후, 모든 자료를 서류 봉투에 넣었다. 모든 작업을 마친 그는 원아도 샤워를 끝냈을 것이라고 짐작하며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그는 문을 열고 들어갔고, 원아는 이미 샤워를 마치고 화장대 앞에서 꼼꼼하게 스킨케어를 하고 있었다.원아가 고개를 돌려 소남을 보며 말했다. “다 출력했어요?”“다 출력했어요.” 소남이 대답하며 다가 갔고 원아가 일어서자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 “아까 에런한테서 전화가 왔어요.”“무슨 일이죠...” 원아는 갑작스러운 불안감을 느꼈다. 이런 시간에 에런이 전화를
원아는 설계도를 꼼꼼히 살펴보았다.ML그룹의 입찰 이후, 소남이 이렇게 공들여 건축 설계도를 완성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설계도의 세부 사항 하나하나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대표님, 이 설계도 정말 멋져요!” 원아는 감탄하며 말했다. 그런데 이 말을 하고 나서야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원아는 생물제약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지금은 소남의 건축 설계도에 감탄하고 있는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다.‘소남 씨가 방금 내가 한 말을 듣고, 내가 그냥 기분 좋으라고 한 말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텐데. 안 그러면
눈이 녹으면서 날씨는 평소보다 더 쌀쌀해졌지만, 이연의 마음은 따뜻했다.예전에는 이연이 감히 송씨 가문 사람들을 마주할 용기도 없었고, 이런 일들을 처리할 결심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욱의 사랑이 이연의 결심을 굳건하게 해주었다. 즉, 이제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다.“현욱 씨...” 이연이 나지막이 말했다.“난 항상 여기 있어.” 현욱은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혹시 내가 도울 일이 생기면 꼭 말해줘요.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똑똑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당신을 도울 거예요.” 이연은 결심하
현욱이 그런 표정을 짓는 일은 드물었다. 그래서 원아는 그가 무언가 중요한 일에 직면해 있음을 직감했다.“그렇겠죠.” 비비안도 원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2층.현욱은 소남을 찾아가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소남은 현욱의 계획을 듣고 나서 얼굴이 굳어졌다.“알겠어. 앞으로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해.”“이번에는 형님의 도움이 정말 필요해요. 저도 이번만큼은 절대로 사양하지 않을 거예요. 형님은 제 편에 단단히 서주기만 하면 돼요.” 현욱은 말했다.소남의 지지가 있다면, SJ그룹은 쉽게 무너지지 않
막 앉았을 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는 윤수정에게서 온 것이었다. 재훈은 전화를 받지 않고, 대신 윤수정에게 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다.[형이 확실히 모든 개인 서류들을 전부 다시 발급한 것 같아요. 그 시기가 꽤 이른 편이었는데, 그때는 우리가 이연을 경계하지 않았을 때였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지가 이 문제를 잘 처리하실 거예요.]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재훈은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내려놓고 소파에 몸을 던졌다.‘송현욱과 이연... 너희 둘이 결혼을 했다고 해도, 내가 너희들을 행복하게 내버려 둘 것 같아!’‘
“할아버지, 지금 금고에 있는 형의 모든 개인 서류를 가지고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아마 지금은 사용할 수 없는 서류들뿐일 거예요. 할아버지께서 형한테 정략결혼을 추진하실 때, 형은 이미 그때 모든 개인 서류를 다시 재발급 신청을 해서 새롭게 발급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재훈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며, 최대한 차분하게 송상철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송상철의 얼굴은 화가 난 나머지 핏발이 부풀어 올랐고, 유 집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현욱이 이 녀석 당장 데려와.”“예, 어르신.” 유 집사는 이번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재훈이 지난번 T그룹의 입찰사업계획서를 훔치려다 실패한 일이 있었고, 그는 그 책임을 부하에게 돌렸지만, 송상철은 여전히 그 일을 부끄럽게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재훈은 지금 자신이 직접 모든 것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럼 네 엄마는 깨어나긴 한 거야?” 송상철이 다시 물었다.“예, 깨어나셨어요.” 재훈은 거실에서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서 있었다. 송상철이 모든 질문을 끝내야만 재훈이 서재로 가서 금고를 열 수 있기 때문이었다.송재훈은 송상철의 모든 질문이 끝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며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