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무슨 사이인데?” 송재훈은 노발대발하며 아예 기본적인 사고력마저 잃고 말았다.예상했던 결과와 달리 많은 돈을 잃은 그는 이성을 잃었고, 문소남을 찾아 풀 수 없으니 안드레이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수화기 너머의 김유주가 눈을 굴렸다.‘이 사람, 정말 멍청한 건가 아니면 일부러 그러는 건가?’[그러니까 안드레이가 가끔 필요한 게 있을 때 나한테 찾아오고, 나한테 용돈도 주는 그런 사이.]김유주도 자기 체면을 차리고 싶어서 말을 분명하게 하지 않았다.동시에 그녀는 안드레이와 얼마나 잘 알고 있는 사이인지 드러내지 않았
김유주는 그의 말에 놀라 입술을 부들부들 떨며 한참 동안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잠시 후 송재훈이 다시 말했다.“계약금 이미 보냈어. 안드레이를 찾아.”그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김유주 쪽에 돈이 입금되었다는 문자가 왔다. 그녀는 원래 이 계약금을 받자마자 바로 자신이 좋아하는 백을 예약하러 가려고 했는데 지금은 가방을 살 마음 따윈 없어졌다. 그녀는 단지 빨리 안드레이에게 연락하고 싶을 뿐이었다.[알겠어, 일단 끊어.]그녀는 급히 전화를 끊고 계좌에 방금 들어온 계약금을 보면서 울고 싶어졌다....다른 곳.소남은 ML그
“그동안 내가 데릭한테 원아를 좀 감시하라고 할 거야.” 소남은 다른 걱정은 하지 않고 원아가 이 타이밍에 사라질까 봐 걱정이 되고 있었다.그래서 그는 데릭한테 원아를 감시하라고 지시했다.만약 원아가 이번 일로 인해 사라진다면, 소남도 어디에서 그녀를 찾아야 할지 모르니까.“네.” 동준은 자기 보스가 정말 잘 준비한 것을 보고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았다.원아는 줄곧 방에 숨어 나오지 않았다. 호텔의 화려한 인테리어를 바라보면서 죄책감과 무력감, 그리고 다가오는 이별에 대한 슬픔을 느꼈다.저녁이 되자 소남은 원아의 방 문을
“예, 잘됐네요.”동준의 말이 막 떨어지자마자 소남이 방 문을 밀고 나왔다. 소남은 좀 더 캐주얼한 옷으로 갈아입어 상업계에서의 거친 싸움의 느낌은 사라지고 세련된 부드러움이 더 많이 느껴졌다.원아는 눈을 내리깔았다. 소남을 한 번 더 봤다가는 자신의 마음이 한층 더 소남을 포기하기 어려워질 것이다.“가죠.” 소남은 자신과 눈을 마주치지 못하는 원아를 보며 무력감을 느꼈다.“대표님, 제가 밀겠습니다.”동준이 얼른 말했다.원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두 사람을 따라 호텔을 떠나 차에 탔다.그녀는 지금 탄 차가 아침에
이 경치는 비록 그렇게 화려하지 않지만 그래도 보기 좋다.소남은 원아가 줄곧 정원의 풍경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갑자기 그녀가 주희진과 마찬가지로 정원 같은 데에 매우 흥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생각했다.‘하긴 이렇게 고전적인 유럽 스타일의 정원을 원아는 틀림없이 좋아했을 거야.’“이런 스타일이 좋아요?”소남이 물었다.원아는 그가 묻는 것을 듣고 놀라 다른 사람들을 한 번 보았지만 아무도 대답할 생각이 없었다.왜냐하면 소남은 자신을 보고 있었으니 분명히 이 질문은 자신에게 묻는 것이었다.“이런 스타일은 보기 드물
레이가 이미 소남에게 비비안과 남궁산이 이혼할 거라는 사실을 알려주었지만, 소남은 여전히 아무것도 모른 척하고 있었다. 하지만 소남은 비비안의 이혼 하겠다는 결정에 대해 아주 안타깝게 생각했다.왜냐하면 소남이 보기엔 비록 비비안은 얼굴이 별로 예쁘지 않고 다른 여자들과는 다르지만, 그녀의 남궁산에 대한 진심은 남궁산의 곁을 둘러싼 다른 여자들보다 훨씬 진실했다.아쉽게도 남궁산은 비비안의 진심을 무시했기 때문에 둘이 결국 끝까지 함께 갈 수 없었다.이 일에 대해 소남은 뭐라고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다. 지금은 양쪽이 모두
비비안의 눈에서 깜박이는 빛을 보면서 원아는 비비안이 지금 단지 예전의 즐거움을 회상하며 자신의 슬픔을 감추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비비안의 마음을 눈치채며 원아의 마음도 더욱 아팠다.‘비록 내가 소남 씨를 놓아주기가 힘들지만, 현실이 이미 이렇게 되었는데 내가 아파해도 뭘 어떻게 할 수 있겠어?’“어떤 추억은 기억 속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요.”원아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원아의 부드러운 목소리는 비비안을 위로하는 동시에 자기 자신도 위로하고 있었다.‘내가 소남 씨와 함께 즐거운 나날을 보낸 것만으로도 충분해...’
“염 교수님, 저랑 함께 가요. 제가 모시고 갈게요.”“네...” 원아는 비비안을 따라 영화관을 떠나 다이닝 룸으로 왔다.소남과 다른 사람들은 이미 식탁 옆에 앉아 있었다.원아와 비비안이 식탁에 다가가니 식탁 위에 진수성찬이 차려진 것이 보였다. 레이가 소남을 형님으로 소중히 여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몇 명만 모이는 식사 자리였고, 소남을 위한 축하 자리였다고 해도 그렇게 많은 음식을 준비할 필요는 없었다.하지만 레이는 많은 요리를 준비했으며 종류도 매우 다양했다.원아는 여러 가지 요리를 대충 훑어보며 셰프가 아마도
소남의 앞에서 원아는 아무 일도 없는 듯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없었다.“출근하기 싫은 거예요?”소남은 그녀의 말을 겉으로는 믿는 척하며 물었다. 하지만 그는 속으로 원아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전날부터 출근 준비를 했던 그녀가, 단순히 출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그런 표정을 지을 리 없었다.‘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긴 것 같아. 하지만 아침부터 무슨 일이 생긴 거지?’소남은 속으로 궁금해하면서도 원아를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원아는 내 앞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굳이 진실을 캐
“이건 장기적인 투자예요.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거고, 게다가 당신이 진행 중인 연구도 이제 상용화될 때가 됐어요.” 소남은 원아의 귀에 대고 속삭이며, 살짝 감정이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원아가 진행한 연구는 몇 차례의 임상 실험을 통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었다. 그 후 회사의 마케팅팀이 시장 조사를 했고, 적절한 가격 조건만 맞으면 대부분의 의료 기관이 그 약품을 대량으로 구입하여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시장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원아는 소남의 가까운 존재감에 살짝 혼란스러워하며 나지막이
소남은 설계 도면을 디스크에 저장한 후, 모든 자료를 서류 봉투에 넣었다. 모든 작업을 마친 그는 원아도 샤워를 끝냈을 것이라고 짐작하며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그는 문을 열고 들어갔고, 원아는 이미 샤워를 마치고 화장대 앞에서 꼼꼼하게 스킨케어를 하고 있었다.원아가 고개를 돌려 소남을 보며 말했다. “다 출력했어요?”“다 출력했어요.” 소남이 대답하며 다가 갔고 원아가 일어서자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 “아까 에런한테서 전화가 왔어요.”“무슨 일이죠...” 원아는 갑작스러운 불안감을 느꼈다. 이런 시간에 에런이 전화를
원아는 설계도를 꼼꼼히 살펴보았다.ML그룹의 입찰 이후, 소남이 이렇게 공들여 건축 설계도를 완성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설계도의 세부 사항 하나하나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대표님, 이 설계도 정말 멋져요!” 원아는 감탄하며 말했다. 그런데 이 말을 하고 나서야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원아는 생물제약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지금은 소남의 건축 설계도에 감탄하고 있는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다.‘소남 씨가 방금 내가 한 말을 듣고, 내가 그냥 기분 좋으라고 한 말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텐데. 안 그러면
눈이 녹으면서 날씨는 평소보다 더 쌀쌀해졌지만, 이연의 마음은 따뜻했다.예전에는 이연이 감히 송씨 가문 사람들을 마주할 용기도 없었고, 이런 일들을 처리할 결심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욱의 사랑이 이연의 결심을 굳건하게 해주었다. 즉, 이제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다.“현욱 씨...” 이연이 나지막이 말했다.“난 항상 여기 있어.” 현욱은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혹시 내가 도울 일이 생기면 꼭 말해줘요.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똑똑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당신을 도울 거예요.” 이연은 결심하
현욱이 그런 표정을 짓는 일은 드물었다. 그래서 원아는 그가 무언가 중요한 일에 직면해 있음을 직감했다.“그렇겠죠.” 비비안도 원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2층.현욱은 소남을 찾아가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소남은 현욱의 계획을 듣고 나서 얼굴이 굳어졌다.“알겠어. 앞으로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해.”“이번에는 형님의 도움이 정말 필요해요. 저도 이번만큼은 절대로 사양하지 않을 거예요. 형님은 제 편에 단단히 서주기만 하면 돼요.” 현욱은 말했다.소남의 지지가 있다면, SJ그룹은 쉽게 무너지지 않
막 앉았을 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는 윤수정에게서 온 것이었다. 재훈은 전화를 받지 않고, 대신 윤수정에게 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다.[형이 확실히 모든 개인 서류들을 전부 다시 발급한 것 같아요. 그 시기가 꽤 이른 편이었는데, 그때는 우리가 이연을 경계하지 않았을 때였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지가 이 문제를 잘 처리하실 거예요.]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재훈은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내려놓고 소파에 몸을 던졌다.‘송현욱과 이연... 너희 둘이 결혼을 했다고 해도, 내가 너희들을 행복하게 내버려 둘 것 같아!’‘
“할아버지, 지금 금고에 있는 형의 모든 개인 서류를 가지고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아마 지금은 사용할 수 없는 서류들뿐일 거예요. 할아버지께서 형한테 정략결혼을 추진하실 때, 형은 이미 그때 모든 개인 서류를 다시 재발급 신청을 해서 새롭게 발급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재훈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며, 최대한 차분하게 송상철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송상철의 얼굴은 화가 난 나머지 핏발이 부풀어 올랐고, 유 집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현욱이 이 녀석 당장 데려와.”“예, 어르신.” 유 집사는 이번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재훈이 지난번 T그룹의 입찰사업계획서를 훔치려다 실패한 일이 있었고, 그는 그 책임을 부하에게 돌렸지만, 송상철은 여전히 그 일을 부끄럽게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재훈은 지금 자신이 직접 모든 것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럼 네 엄마는 깨어나긴 한 거야?” 송상철이 다시 물었다.“예, 깨어나셨어요.” 재훈은 거실에서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서 있었다. 송상철이 모든 질문을 끝내야만 재훈이 서재로 가서 금고를 열 수 있기 때문이었다.송재훈은 송상철의 모든 질문이 끝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며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