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가 이미 소남에게 비비안과 남궁산이 이혼할 거라는 사실을 알려주었지만, 소남은 여전히 아무것도 모른 척하고 있었다. 하지만 소남은 비비안의 이혼 하겠다는 결정에 대해 아주 안타깝게 생각했다.왜냐하면 소남이 보기엔 비록 비비안은 얼굴이 별로 예쁘지 않고 다른 여자들과는 다르지만, 그녀의 남궁산에 대한 진심은 남궁산의 곁을 둘러싼 다른 여자들보다 훨씬 진실했다.아쉽게도 남궁산은 비비안의 진심을 무시했기 때문에 둘이 결국 끝까지 함께 갈 수 없었다.이 일에 대해 소남은 뭐라고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다. 지금은 양쪽이 모두
비비안의 눈에서 깜박이는 빛을 보면서 원아는 비비안이 지금 단지 예전의 즐거움을 회상하며 자신의 슬픔을 감추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비비안의 마음을 눈치채며 원아의 마음도 더욱 아팠다.‘비록 내가 소남 씨를 놓아주기가 힘들지만, 현실이 이미 이렇게 되었는데 내가 아파해도 뭘 어떻게 할 수 있겠어?’“어떤 추억은 기억 속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요.”원아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원아의 부드러운 목소리는 비비안을 위로하는 동시에 자기 자신도 위로하고 있었다.‘내가 소남 씨와 함께 즐거운 나날을 보낸 것만으로도 충분해...’
“염 교수님, 저랑 함께 가요. 제가 모시고 갈게요.”“네...” 원아는 비비안을 따라 영화관을 떠나 다이닝 룸으로 왔다.소남과 다른 사람들은 이미 식탁 옆에 앉아 있었다.원아와 비비안이 식탁에 다가가니 식탁 위에 진수성찬이 차려진 것이 보였다. 레이가 소남을 형님으로 소중히 여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몇 명만 모이는 식사 자리였고, 소남을 위한 축하 자리였다고 해도 그렇게 많은 음식을 준비할 필요는 없었다.하지만 레이는 많은 요리를 준비했으며 종류도 매우 다양했다.원아는 여러 가지 요리를 대충 훑어보며 셰프가 아마도
‘하지만, 원아는, 호텔로 돌아가고 싶을까?’‘T그룹이 낙찰을 받고 사업을 성공적으로 따낸 일은 지금 이미 뒤에서 원아를 통제하는 그 사람의 귀에 전해졌을 것이고, 그 사람은 반드시 T그룹과 날 계속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분명히 다른 계획도 있을 거야...’‘그리고 나중에 그 사람의 다른 모든 계획도 원아를 협박하며 실행하라고 할 거야...’그래서 소남은 원아가 한시라도 자기 시야에서 벗어나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레이는 소남의 눈빛이 ‘염초설’에게 멈춰있는 것을 알아차리고 바로 ‘염초설’을 바라보며 설득했다. “염 교수님,
원아는 심호흡을 하며 소남을 떠올렸다.‘소남 씨는 가짜 입찰사업계획서를 위조했고 진짜 입찰사업계획서도 만들어냈고...’‘얼마나 능력이 있어야 진범을 잡기 위해 입찰사업계획서 두 부를 동시에 만들 수 있는 걸까...’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탄복했다. ‘그런 건 소남 씨만이 할 수 있었을 거야.’‘그리고 입찰사업계획서 두 부를 준비할 때 내가 몰랐으니, 아마도 회사 다른 직원들도 몰랐을 거야. 그렇지 않았다면 어떻게 소문이 나지 않았을 수 있었을까?’‘바람이 새지 않는 벽은 없으니 그 진짜 입찰사업계획서는 아마도 소남 씨가 다
여태껏 원아는 딸 심비를 구해낼 생각을 포기하지 않았다.그러나 이제야 그녀는 자신 혼자의 힘으로는 전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녀 자신의 힘은 너무 적어서 안드레이와 싸울 수 없을 것이고, 모든 말과 행동이 안드레이에게 깊이 얽매여 있었다.다른 사람의 힘을 빌려야 자신이 심비를 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인데, 그럼 과연 누가 자신의 지원군이 되어줄 수 있을까?아무리 생각해도 원아는 자기 이외에 다른 사람은 없다는 것을 알았다.똑똑-노크 소리가 나자 그녀는 고통스럽게 고개를 들어 눈물을 가라앉히고 나서야
“염 교수님이요? 피곤한 것 같아요. 그리고 눈이 좀 빨개졌어요. 졸린다고 하셔서 저도 더 이상 말도 안 하고 잠옷만 주고 왔어요.”비비안이 말했다.‘눈이 빨개졌다고?’‘원아는 지금 틀림없이 내가 어떻게 할 것인지를 생각하고 있을 거야.’‘그러나 지금 우리가 아직 외국에 있는 상황이라 내가 원아의 걱정을 없앨 준비도 실행할 수 없어서 원아도 계속 불안해할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비비안은 소남이 생각하기만 하고 말을 전혀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다시 물었다.“문 대표님, 이모님이 야식을 준비했는데, 좀 드시겠어요?”소
“필요한 게 있으면 얼마든지 말해.”소남은 비비안이 자기 나라를 선택한 이유 중 상당 부분이 남궁산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말했다.비비안은 비록 남궁산을 떠나기로 마음먹었지만,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그리움이 남아있었다.“네. 형님의 도움이 필요하면 사양하지 않고 말할게요.” 레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디로 갈지 비비안이 스스로 결정할 일이고 그는 크게 관여하지 않았다.어쨌든 레이의 친구들은 전 세계에 널리 분포되어 있는데, 심지어 비비안이 아주 먼 나라에 가려고 해도 그는 모두 잘 준비해줄 수 있을 것이다.다만, 그는 비비안이
소남의 앞에서 원아는 아무 일도 없는 듯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없었다.“출근하기 싫은 거예요?”소남은 그녀의 말을 겉으로는 믿는 척하며 물었다. 하지만 그는 속으로 원아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전날부터 출근 준비를 했던 그녀가, 단순히 출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그런 표정을 지을 리 없었다.‘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긴 것 같아. 하지만 아침부터 무슨 일이 생긴 거지?’소남은 속으로 궁금해하면서도 원아를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원아는 내 앞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굳이 진실을 캐
“이건 장기적인 투자예요.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거고, 게다가 당신이 진행 중인 연구도 이제 상용화될 때가 됐어요.” 소남은 원아의 귀에 대고 속삭이며, 살짝 감정이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원아가 진행한 연구는 몇 차례의 임상 실험을 통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었다. 그 후 회사의 마케팅팀이 시장 조사를 했고, 적절한 가격 조건만 맞으면 대부분의 의료 기관이 그 약품을 대량으로 구입하여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시장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원아는 소남의 가까운 존재감에 살짝 혼란스러워하며 나지막이
소남은 설계 도면을 디스크에 저장한 후, 모든 자료를 서류 봉투에 넣었다. 모든 작업을 마친 그는 원아도 샤워를 끝냈을 것이라고 짐작하며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그는 문을 열고 들어갔고, 원아는 이미 샤워를 마치고 화장대 앞에서 꼼꼼하게 스킨케어를 하고 있었다.원아가 고개를 돌려 소남을 보며 말했다. “다 출력했어요?”“다 출력했어요.” 소남이 대답하며 다가 갔고 원아가 일어서자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 “아까 에런한테서 전화가 왔어요.”“무슨 일이죠...” 원아는 갑작스러운 불안감을 느꼈다. 이런 시간에 에런이 전화를
원아는 설계도를 꼼꼼히 살펴보았다.ML그룹의 입찰 이후, 소남이 이렇게 공들여 건축 설계도를 완성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설계도의 세부 사항 하나하나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대표님, 이 설계도 정말 멋져요!” 원아는 감탄하며 말했다. 그런데 이 말을 하고 나서야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원아는 생물제약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지금은 소남의 건축 설계도에 감탄하고 있는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다.‘소남 씨가 방금 내가 한 말을 듣고, 내가 그냥 기분 좋으라고 한 말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텐데. 안 그러면
눈이 녹으면서 날씨는 평소보다 더 쌀쌀해졌지만, 이연의 마음은 따뜻했다.예전에는 이연이 감히 송씨 가문 사람들을 마주할 용기도 없었고, 이런 일들을 처리할 결심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욱의 사랑이 이연의 결심을 굳건하게 해주었다. 즉, 이제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다.“현욱 씨...” 이연이 나지막이 말했다.“난 항상 여기 있어.” 현욱은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혹시 내가 도울 일이 생기면 꼭 말해줘요.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똑똑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당신을 도울 거예요.” 이연은 결심하
현욱이 그런 표정을 짓는 일은 드물었다. 그래서 원아는 그가 무언가 중요한 일에 직면해 있음을 직감했다.“그렇겠죠.” 비비안도 원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2층.현욱은 소남을 찾아가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소남은 현욱의 계획을 듣고 나서 얼굴이 굳어졌다.“알겠어. 앞으로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해.”“이번에는 형님의 도움이 정말 필요해요. 저도 이번만큼은 절대로 사양하지 않을 거예요. 형님은 제 편에 단단히 서주기만 하면 돼요.” 현욱은 말했다.소남의 지지가 있다면, SJ그룹은 쉽게 무너지지 않
막 앉았을 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는 윤수정에게서 온 것이었다. 재훈은 전화를 받지 않고, 대신 윤수정에게 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다.[형이 확실히 모든 개인 서류들을 전부 다시 발급한 것 같아요. 그 시기가 꽤 이른 편이었는데, 그때는 우리가 이연을 경계하지 않았을 때였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지가 이 문제를 잘 처리하실 거예요.]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재훈은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내려놓고 소파에 몸을 던졌다.‘송현욱과 이연... 너희 둘이 결혼을 했다고 해도, 내가 너희들을 행복하게 내버려 둘 것 같아!’‘
“할아버지, 지금 금고에 있는 형의 모든 개인 서류를 가지고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아마 지금은 사용할 수 없는 서류들뿐일 거예요. 할아버지께서 형한테 정략결혼을 추진하실 때, 형은 이미 그때 모든 개인 서류를 다시 재발급 신청을 해서 새롭게 발급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재훈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며, 최대한 차분하게 송상철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송상철의 얼굴은 화가 난 나머지 핏발이 부풀어 올랐고, 유 집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현욱이 이 녀석 당장 데려와.”“예, 어르신.” 유 집사는 이번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재훈이 지난번 T그룹의 입찰사업계획서를 훔치려다 실패한 일이 있었고, 그는 그 책임을 부하에게 돌렸지만, 송상철은 여전히 그 일을 부끄럽게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재훈은 지금 자신이 직접 모든 것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럼 네 엄마는 깨어나긴 한 거야?” 송상철이 다시 물었다.“예, 깨어나셨어요.” 재훈은 거실에서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서 있었다. 송상철이 모든 질문을 끝내야만 재훈이 서재로 가서 금고를 열 수 있기 때문이었다.송재훈은 송상철의 모든 질문이 끝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며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