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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1장

한이는 라엘의 단호한 눈빛에 힘겹게 입을 열었다. "힘내."

한편.

박우진은 사무실 창가에 서서 현란한 불빛으로 물들어진 도시를 보고 있었다.

사람으로 가득 찬 번화한 도심은 밤의 시작을 알렸다.

평소라면 이미 퇴근하고 신나게 놀고 있을 그였지만

오늘은 그럴 기분이 아니었다.

삼촌에 의해 회사가 파산되고 거액의 빚까지 짊어지게 된 지금

자신의 어리석음에도 후회하지만, 더 많은 건 그에 대한 증오였다.

박시준 조카라는 명의하에 아무 생각 없이 놀고 마음 편히 살아온 그를 죽이는 건 박시준한테 너무나도 손쉬운 일이었다.

그래도 하나뿐인 아들이기에 아버지는 며칠 동안 계속 박시준에게 연락해 혈육의 정을 봐서 용서를 구하려 했지만, 박시준은 그의 전화를 실장에게 맡기고 끝까지 연락받지 않았다.

박우진은 박시준의 무정함에 마음속은 오로지 증오로 가득했다!

그를 위해 어머님도 돌아가신 마당에 잘 살아보려 했지만, 왜 이런 거액의 빚까지 짊어지게 하는 거지?

이는 그를 죽이는 것보다 더욱 고통스러웠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무실의 문이 열리면서 박한이 들어왔다.

"가자! 내일부터 이곳은 네 회사가 아니야. 네 삼촌이 무정한 것도 무정한 거지만, 넌 양심도 없는 어리석은 바보 자식이야! 내 아들만 아니었으면 나까지 이런 꼴이 되지 않았을 거야! 그리고 너 같은 살인범도 감싸주지 않았을 거라고!" 박한은 차가운 모습을 보이며 입을 열었다.

"아빠, 저도 제 죄를 알고 있어요. 그래도 이미 엎이진 물이잖아요. 인제 와서 저를 원망해 봤자 무슨 소용일까요? 제가 이런 지경이 된 건 아빠의 잘못된 교육에도 책임 있어요." 박우진은 뒤돌아서서 박한을 보며 말했다.

이에 박한은 뭐라 말하고 싶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부자 두 사람은 붉어진 눈시울로 회사를 떠나 집으로 돌아왔고

가정부는 이미 식사를 차려놨다.

다만 입맛이 없는 박한은 그저 술만 마셨다.

"집이라도 팔자! 이건 내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재산이야. 집을 팔고 빚을 갚자. 그리고 네가 어떻게 살든 더는 신경 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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