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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8장

그는 살면서 남한테 위협받는 걸 제일 싫어했다.

강주승이 그의 약점을 결정적인 순간에 터뜨리겠다고?

그런 강주승에게 기회를 줄 박시준인가?

강주승이 이를 써먹지 않으면 이대로 상자와 함께 사라져 줘야지!

오늘 밤의 화재로 죽지 않아도 저택은 활활 타오르는 불에 재가 됐을 게 분명했다.

고요한 밤은 금세 요란한 앰뷸런스 소리로 시끄러워졌다.

스타팰리스 별장, 자고 있던 한이도 바깥의 소리에 깨어났다.

그는 저 멀리 보이는 붉은 불빛에 놀라

급히 침대에서 일어나 어둠 속을 헤매며 주춤주춤 마이크의 방으로 걸어갔다.

방금 잠이 든 마이크는 피곤한지 바깥의 소동에 깨지 않았다.

"밖에 하늘이 빨개요." 한이는 창문 쪽을 가리키며 마이크를 깨워 보여줬다.

이에 마이크는 눈을 비비며 창밖의 상황을 보더니 바로 휴대폰을 꺼내 뉴스를 확인했다.

"도심의 주택가에 불이 났네. 왜 폭발했는지 아직 모르는 상황이고 화재가 어마어마하게 난 모양이야." 마이크는 뉴스를 보여주며 하품을 했다.

한이는 그의 말을 듣자 떠나지 않고 제자리에 꼿꼿이 서 있었다.

마이크는 심각한 그의 표정에 어깨를 다독이며 말했다. "한이 형, 엄마 보고 싶지? 며칠만 지나면 너와 라엘이를 데리고 B국으로 갈게. 시간도 많이 늦었는데 일단 빨리 자자!"

"그리고 밖에 화재가 일어나 무섭겠지만 우리 동네까지 번지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마음 놓고 가서 자!" 마이크는 그가 걱정할까 봐 말을 덧붙였다.

마이크가 진아연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면 한이도 어머니 생각을 하지 않았을 거다.

그는 지금 귓가에 들리는 앰뷸런스 소리와 어두운 밤의 훤히 밝히는 불빛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이번 화재로 누군가는 죽게 된다는 생각에 못내 마음이 무거워졌다.

감성적인 아이가 아니었던 한이는 아마 시은이의 떠나면서 어린 마음속에 트라우마가 남았을지도 몰랐다.

다음 날 아침, 도심 주택의 화재 사건이 뉴스 헤드라인에 올라 화제가 되었다.

화재는 고급 주택 단지에서 발생했고

사고가 발생한 집뿐만 아니라 위층, 아래층 모든 주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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