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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0장

강주승은 왕은지가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더니 눈 속에 눈물이 고여있었고 증오로 가득 찼다.

아직 목숨도 붙어있건만! 감히 왕은지 따위가 그를 무시다니!

박시준이 그를 무시한다 쳐도 왕은지는 뭔데 그를 무시하는 거지?

추도회 현장.

의식이 끝난 후, 시은이의 개인 물품은 차에 실렸고

그녀의 유물은 박 부인의 무덤 옆에 묻힐 계획이다.

장례식에 참가한 손님들은 점심 식사 때문에 호텔로 향했고

마이크도 아이들을 데리고 함께 갈 생각이었지만 라엘과 한이는 박시준의 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박시준은 시은이의 유물을 직접 묘지로 보낼 생각이었다.

마이크: "박시준 씨는 묘지에 가려는 거 같은데 너희들도 갈 거야?"

이에 한이는 고개를 끄덕였고 곁에 있던 라엘이도 같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러면 같이 가자." 마이크는 아이들을 데리고 함께 공동묘지로 향했다.

묘지가 산 근처에 위치해서 그런지 한기가 몸서리치게 만들었다.

시은이의 유품이 하관한 후 위에 묘비가 세워졌고

박시준은 묘비에 시은이의 웃는 사진을 보며 천천히 몸을 숙여 하얀 백합 한 송이를 앞에 놓아줬다.

"시은아,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난다면 절대 이런 바보 같은 행동하면 안 돼."

라엘이는 그의 말을 듣더니 바로 중얼거렸다. "시은 언니는 바보 아니에요! 바보는 아무것도 모르는데 시은이 언니는 모르는 게 없단 말이에요."

마이크는 급히 라엘이에게 말하지 말라고 눈치를 줬다.

"시은이 언니는 엄마가 언니의 수술을 해줬다는 걸 알고 있었을 거예요. 그래서 엄마를 좋아하고 저와 오빠, 그리고 동생도 좋아해 주는 거예요..." 지금 말하지 않으면 더는 말할 기회가 없다고 생각한 라엘이는 슬픈 마음에 계속 말을 이었다. "만약 저한테 타임머신이 있다면 어떻게든 시은 언니가 헌혈하지 못하게 막았을 거예요. 동생도 좋지만, 시은 언니를 잃는 건 싫으니까요."

박시준은 라엘의 말을 듣더니 갑자기 몸이 굳어버렸다.

진아연이 시은이에게 수술을 해줬다고?

수술해 준 사람이 진아연이다니!

그는 마치 벼락이라도 맞은 듯한 기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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