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연재정과 용위 관주는 깜짝 놀란 얼굴로 멍하니 있었다.그들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방금까지 기세등등하고 위세가 대단했던 극한 관주가 지금 이 순간 꼼짝 못 하는 소시지 같았다.염무현의 한 손에 목이 걸려 허공에 매달려도 저항할 힘이 없었다.하지만 그는 보통 고대 무술 능력자가 아니다.유명해진 지 오래되어 안성에서 위세를 떨칠 수 있는 마스터였다.자신의 실력, 게다가 관중의 제자가 수없이 많으니 그는 본지에서는 게걸음으로 걸어도 충분했다.이런 고수가 상대의 한 손으로 제압당하다니.정말 불가사의하다.가장 납득할 수 없는 점은 아무리 봐도 극한 관주가 스스로 목을 염무현에게 보낸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염무현은 시종일관 제자리에 서 있었다.그저 가볍게 손을 내밀고 상대가 이 함정에 걸려들길 기다릴 뿐이다.“놔줘... 너 빨리 손 놔!”극한 관주는 계속 몸부림을 쳤고 호흡곤란으로 얼굴이 금방 붉어졌다.지금 그의 심정은 이미 충격으로 형용할 수 없었다.충격이 아닌 두려움이었다.그는 자신의 무공을 믿었고 실전에서의 경험은 더욱 말할 것도 없었다.게다가 마씨 가문의 후원자라 평소에는 그 아무도 안중에도 없었다.하지만 오늘 다른 사람에게 일격에 제압당할 줄은 몰랐다.게다가 그가 먼저 손을 내민 상태에서 말이다.‘눈앞의 이 젊은이는 도대체 어디서 온 사람인가?’‘설마 대마스터?’‘그럴 리가!’‘겨우 몇 살인데?’무림에서 이런 인물이 존재한단 말은 들어본 적이 없었다.강렬한 질식감이 밀려오면서 극한 관주의 몸부림은 점점 줄어들었고 그는 도저히 헤어 나올 수 없다는 것을 확신했다.이런 어쩔 수 없는 느낌은 사람을 절망하게 한다.염무현은 멍한 얼굴로 연재정과 용위 관주를 바라보며 말했다.“그렇게 많은 사람을 방에 숨겼는데 답답하지 않으냐?”“이렇게 큰 진영을 모은 건 나를 매복시키기 위해서겠지.”“내가 이미 왔는데 얼굴이라도 좀 비출 생각 없어?”연재정은 침을 꿀꺽 삼키며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그는 극한 관주를 들어 그의 복부를 손바닥으로 쳤다.퍽.나지막한 소리와 함께 극한 관주가 거꾸로 솟구치자 그는 고통스럽기 짝이 없었다.제자들이 상황을 보고 급히 달려가 손을 내밀어 관주를 받았다.털썩.그들은 분명히 자신의 실력을 과대평가하여 많이 부서졌다.갑자기 맞아 뼈가 부러지고 입에서 피가 뿜어져 나오며 울부짖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극한 관주는 피를 토하지는 않았지만 부상이 가장 심했다.복부를 맞는 순간 그의 몸속 무력은 순식간에 무너져 내리고 기운 바다가 무너져 내렸다.내공을 다 잃었다.“너... 감히 내 무공을 없앴어?”극한 관주는 눈을 부릅뜨면서 놀라기도 했고 화도 났다.“이미 사실이 되었는데 굳이 이런 말을 더 할 필요가 있을까?”염무현은 차가운 목소리로 콧방귀를 뀌었다.무인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내공이다.극한 관주는 이름난 지 오래됐으니 실력이 제 목숨과 맞먹는다.무공을 잃었으니 그에게는 목숨을 잃은 셈이다.모든 제자가 분노의 기색을 드러냈지만 아무도 감히 스승님의 복수를 위해 나서지 못했다.왜냐하면 그들은 멍청하지 않았다.사부님도 상대가 되지 않는데 그들이 덤벼들었다간 죽는 것 말고는 다른 결과가 없을 것이 뻔했다.연재정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염무현이 극한 관주를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은 이미 그들의 예상을 뛰어넘었다.지금은 이미 손바닥 하나로 극한 관주를 폐인으로 만들었다.“나이도 어린 게 참 매섭고 악랄하구나.”용위 관주는 눈을 부릅뜨고 큰소리로 꾸지람했다.“이놈아. 네가 마인영 씨를 중상 입힌 것도 용서할 수 없는데 지금 와서 사람들 앞에서 이 관주를 못살게 한다니.”“그렇게 하면 대중이 화를 낼 것이 두렵지 않으냐?”“연 관주. 이 사람은 수단이 너무 악랄하니 붙잡아 두면 안 됩니다!”연재정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얘가 살아있으면 앞으로 얼마나 많은 무림 무사가 피해를 볼지도 모릅니다.”“모두 함께 손을 써서 그를 바로 세우고 이 관주를 위해 정의를 찾읍시다!”
털썩.용위 관주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늙은 얼굴이 똑같이 땅에 착 달라붙어 있었다.이런 모욕은 그의 일생에서 처음이었다.주변에 온통 용위무관의 제자들이 사부님을 바라보는 시선은 허탈했다.사부님도 맞서 싸우지 못했다.그전까지 그들은 모두 자기 사부님이 무적의 존재라고 믿었다.사실이 증명하듯이 더 대단한 사람을 만나면 사부님은 반격할 힘도 없이 맞을 뿐만 아니라 겁도 먹을 수 있었다.지금은 연재정만 남았다. 그는 아직도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었다.지금 이 순간에서야 용위 관주는 마 사장님이 이렇게 연재정을 존경하고 공명정대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는 이미 엎드렸는데 연재정은 똑바로 서 있었기 때문이다.그것만으로도 그는 연재정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임마. 빨리 멈춰!”연재정은 사실 기분이 좋지 않았다.태산이 누르는 듯한 힘이 두 어깨를 짓눌러 그는 자신의 어깨가 곧 무너질 것 같았고 허리도 곧 부러질 것 같았다.“너 지금 뭐 하는지 알아?”연재정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지금 이렇게 한다는 건 안성의 최대 세력인 마씨 가문과의 관계는 이미 송두리째 무너뜨린 것을 의미해. 당신의 실력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상대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할게. 하지만 거대한 마씨 가문 앞에서 당신은 여전히 빈약하고 인연을 아예 끊어버린다는 건 죽음으로 향하는 길이라는 것을 의미하는데 마음의 준비는 되었어? 상황이 더 꼬이기 전에 실수하지 말고 당장 손 떼.”염무현은 쓴웃음을 지었다.“너, 지금 날 협박하는 거야?”“조언이야. 좋은 조언.”연재정은 그제야야 자신의 목숨이 남의 손에 쥐어져 있다는 것을 깨닫고 급히 설명했다.“난 당신의 조언 따윈 받지 않아.”염무현은 발을 들어 청석이 깔린 바닥을 힘껏 찼다.퍽. 휙.크고 작은 청석 두 개가 연재정과 용위 관주를 향해 날아갔다.커다란 돌덩이가 용위 관주에게 날아와 허리 정중앙에 맞혔다.뽀각.그의 기운 바다는 산산조각이 나서 순식간에
“이번에는 정말 망한 것 같아요.”극한 관주는 착잡한 표정으로 말했다. “마씨 집안네, 아무래도 큰 놈을 만난 것 같아요.”“염무현이라는 사람, 마스터보다 훨씬 뛰어난 실력이에요. 전설의 대종사일 지도 몰라요.”용위 관주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3대 관주가 손을 잡고 엘리트 제자들을 거느리고 함정을 파놓았으니 그들은 자신들이 이길 수 있다고 확신했었다. 하지만 그 결과, 상대한테 제압당했다. 그것도 아주 쉽게 말이다. 세 명의 마스터와 백여 명의 제자가 모였는데도 상대의 옷자락도 건드리지 못했다.모두 죽지 않으면 다쳤는데 이것은 그들이 희망을 잃어 의기소침하게 하였고 그들은 앞길이 막막하게 느껴졌다.…지금 소씨 집에서는 날이 이미 훤히 밝아서 하품 소리가 계속 났다.소명우는 밤새도록 기다리며 긴장해 했다.이 과정에서 그는 100여 가지 가능하게 일어날 상황을 상상했다.그러나 날이 밝을 때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사방이 온통 조용했다.그 평온함을 깨뜨린 것은 오히려 자기 식구들이 하품하는 소리였다.“이게 아닌데?”소명우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그가 마건승에 대해 아는 바로는, 그는 결코 손해를 보고 잠자코 있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심지어 마건승은 사사로운 원한이라도 기억하고 갚는 성격이다. 일찍이 안성시 어둠의 세계를 통일하기 위해 마건승은 악랄함의 한계를 보여주었다. 어떤 사람이 마건승한테 가문을 내세워 행패를 부린다고 하는 한마디에 그 사람은 그 자리에서 혀가 잘렸다. 또 어떤 사람이 관청에 가서 그가 권세를 믿고 사람들을 괴롭히고 협박한다고 했는데 결국 그 한 가족은 박살 났다. 나중에 마건승이 자신의 허물을 없애기 위해 진지한 사업가의 이미지를 조성했는데 자선사업에 돈을 기부하여 봉사자라는 적극적인 타이틀을 달기도 했다.하지만 몰래 사람을 죽이고 물건을 훔치는 짓은 적게 하지 않았다.특히 마건승이 어둠의 세계의 왕으로 자리를 잡은 후부터 더욱 건방지게 행동하였다.마건승이 그렇게 대수롭지 않은 말
“무현 님도 계셔?”소천학은 손녀가 염무현과 함께 있다는 말에 더없이 기뻐했다. 어르신은 자기 손녀가 염무현의 사랑을 받는다면 자신이 염라대왕의 장조부가 될 거라는 상상을 금할 수 없었다.이것을 생각하니 어르신은 자신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다.심지어 그들의 결혼식 때 자신이 어떤 옷을 입고 어떤 표정과 포즈로 하객들의 축하를 받을지까지 그는 이미 다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갑자기 잠깐 멈칫하더니 급하게 물었다. “소하는 누구야?”소정아가 대답했다. “제 절친이잖아요. 우리 집에도 여러 번 왔었어요.”“그래?”소천학은 그런 기억이 없는 듯이 인상을 찌푸렸다.“생각났어요. 소하는 매번 올 때마다 저를 직접 찾아서 할아버지는 본 적이 없을 거예요.”“그렇구나.”소천학이 다시 눈살을 찌푸렸다.소하를 사랑의 훼방꾼으로 여겼다. 자기 손녀가 염무현이랑 같이 있는데 눈치 없게 끼어들었다고 생각했다. 관계가 없는 사람이 많아지면 많은 일이 불편해지기 마련이다. 소천학은 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고 오직 자기의 귀염둥이 손녀와 염무현의 사이가 도대체 어디까지 발전했는지 알고 싶을 뿐이었다.사형, 사매라는 것을 떠나서 둘 다 인물이 뛰어나고 한창 좋을 불타는 청춘인데 우정을 뛰어넘는 일이 생기는 것은 당연히 일어날 수 있다고 보았다. 소천학은 자기 손녀딸이 똑똑하고 생긴 것도 이쁘고 몸매도 좋은 데다가 청순하고 귀엽기까지 하다고 생각했다. 별로 꾸미기를 좋아하지 않긴 하지만 그것도 그녀가 타고난 미모가 있기 때문이라고 여겼다. 유일한 단점은 옷차림과 액세서리가 대갓집 규수 출신답지 않다는 것이다. 이것은 소정아의 잘못이 아니라 여자들을 빚덩이라고 생각해 그들에게 돈을 쓰려 하지 않는 집안의 낡은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보니 빚덩이는커녕 소정아가 정말 성공해서 염무현이 소씨 가문의 사위가 된다면 전 용국 가문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금방 깨나서 아직 아침 안 먹었겠네? 잘됐네.”소천학은 들뜬 마음을 추스르며 말했다.
남들은 몰라도 친아들인 그는 아버지의 느긋한 성격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소천학은 겸손할 뿐만 아니라 매우 검소하다.심지어 후배들은 그가 인색하다고 생각할 정도였다.소천학은 검소할 뿐만 아니라 집안의 다른 사람들도 자신과 같아야 한다고 명령했다.그래서 아침과 저녁은 계속 죽이랑 반찬이었다.영양 균형을 위해 아침에는 저녁보다 우유와 달걀이 더 많을 뿐이다.수십 년 동안 매일 그랬다.오늘은 웬일로 설날이나 명절에도 잘 나오지 않던 메뉴들까지 있어 소명우는 자기 눈을 의심하며 방을 잘못 간 줄 알았다.“밤새 조마조마하게 보낸 우리를 위해 아버지께서 준비하셨나?”소명우는 얼굴빛이 밝아졌다.“어르신께서 모처럼 이렇게 큰 상을 차렸는데 사양이란 없지.”그는 앞으로 걸음을 내디뎌서 맛있게 먹을 준비를 했다.“다치지 마, 손님이 아직 안 왔는데 너부터 먹는 게 말이 되냐?”소명우의 등 뒤에서 소천학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소명우는 어리둥절해 했다. “손님이요?”그는 쉐프들과 생각이 같았다. 아침 일찍 손님을 접대하는 법이 없다고 생각했다. “맞아. 그것도 귀한 손님!”소천학은 아무 일도 없는 척하려 했지만 기쁨을 감추지 못해 슬그머니 웃음이 터졌다.이것을 본 소명우는 더욱 침착하지 못했다. 대체 누구길래 아버지가 이렇게까지 신경 쓰실 수 있게 아침부터 잔치를 벌리시게 했는지 궁금했다.아침상에 술이 차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이것은 귀한 손님을 접대하는데 집안의 최고 등급이었다.소명우가 의아해하고 있을 때 주머니에서 휴대전화가 울렸다.꺼내 보니 발신 번호는 ‘유지호 대표님’이라고 적혀있었다. 유지호는 소씨 가문이 고액 연봉으로 고용한 COO로서 사업의 모든 일을 책임지고 있다.이 사람은 젊고 똑똑하고 일도 잘해서 소천학 부자가 그를 무지 믿는다.“여보세요, 대표님이 아침부터 무슨 일입니까?”전화를 받은 소명우는 순간 안색이 안 좋아졌다. “확실합니까?”“네…네, 알겠습니다. 바로 어르신께 말하겠습니다!”“급해서 하지 말고
“이 사고뭉치야, 우리 소씨 가문은 너를 환영하지 않으니 빨리 꺼져라!”소명우는 정말 화가 나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염무현에게 호통을 쳤다.“소명우 씨, 미쳤어요?”소정아는 소명우의 이름을 직접 부르며 말했다. “할아버지께서 사형을 우리 집에 초대하셨는데 오자마자 욕을 퍼붓다니, 당신처럼 손님을 접대하는 게 맞아요?”어젯밤 병원에서 일어난 일은 소정아는 아버지에게 더할 나위가 없이 실망했다.소명우의 생각에 따르면 소정아에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조용히 참으라고 한 것이 틀림없다.그렇다면 그녀는 이유 없이 얻어맞았을 뿐만 아니라 보석을 절도한 죄명을 뒤집어쓸 것이다.오직 사형인 염무현만이 그녀가 결백하다고 믿었을 뿐만 아니라 마인영을 혼내주어 소정아를 도와 복수를 했다.염무현에 비하면 그녀의 친아버지는 남보다도 못했다. 절친 소하에 비교해도 한참 모자라는데 사형과 비교하면 더더욱 하늘과 땅 차이였다.게다가 지난 10여 년 동안 소명우가 딸을 소홀히 대해서 소정아는 그에 대한 믿음을 완전히 잃었고 그가 있든 없든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지금 자신을 아끼는 사부님뿐만 아니라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아끼는 사형이 있으니 그걸로 충분했다. 아직 소씨 집안에 있는 것은 할아버지 소천학이 다른 사람들과 달라서 그런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소정아는 집에 발을 들이지도 않을 것이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소명우는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어르신께서 바보도 아니고 이 사람을 초대했을 리가 없어.”“이놈아, 거울도 안 보냐? 네가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사고 치는 것 말고 할 줄 아는 게 있어? 만약 이번에 소씨 가문이 망하면 그건 바로 네 책임이야. 나는 절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찰싹하는 따귀 때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소명우는 얼굴을 가리고 억울한 표정으로 소천학을 바라보았다. “아버지, 왜 때리세요?”“네가 예의도 없고 싸가지도 없는 불초자라서 때렸다.”소천학은 눈을 부릅뜨고 화가 치밀어올라 말했다.
“소명우, 나는 너 같은 아들을 둔 것이 조상님들께 미안할 정도로 수치스러워!”소명우도 화가 나서 소리쳤다. “분명히 소정아의 잘못입니다. 증거가 이렇게 많은 데 틀림없어요.”“지랄하지 마.”소천학은 아들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눈이 발바닥에 있냐? 자기 딸도 안 믿고?”“정아는 어릴 때부터 얌전하고 말을 잘 들어서 도둑질을 할 리가 없어. 딱 들어도 누군가가 정아를 모함에 빠뜨린 거야.” 이 말을 들은 소정아는 마음이 따뜻해졌다.전에 같았으면 그녀는 분명 감동의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가족 중 오직 할아버지만이 자기를 믿었으니 말이다.하지만 어젯밤 이미 할아버지보다 그녀를 더 믿는 사람이 있으므로 지금은 감동의 느낌이 덜 났다.소천학은 손녀를 믿는 것보다 연무현을 더 믿는다.염라대왕 같은 큰 인물까지 직접 나서서 복수하는 것은 소정아가 누명을 쓴 것을 충분히 증명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염무현이 마인영을 불구로 만들 정도로 화가 났을 리가 없다.염라대왕이라는 이런 지위, 이런 신분으로는 여자에게 손을 쓰지 않는다.그가 이렇게 한 이상, 그것은 답이 딱 한 가지다.마인영이 염무현이 아끼는 사람을 다치게 해서 그의 심기를 제대로 건드렸다는 것이다.아무래도 경험이 많은 소천학은 그 자리에서 이 점을 깨달았다.그래서 그는 팔을 휘둘러 아들에게 뺨을 한 대 더 날렸다. “정아를 위해 나서지 않은 것도 모자라 감히 네 아버지를 속여? 누가 너에게 그 배짱을 주었어?”소천학은 화가 난 수사자와 같아 이글이글 타는 눈빛을 하고 말했다.“설령 소씨 가문 전체를 바쳐서라도 마씨 가문과 끝까지 싸워 정아의 누명을 벗길 거야.”영문을 모르는 소명우 그냥 눈만 멀뚱멀뚱 떴다. 태어날 때부터 밑져야 본전인 딸인데 어르신이 이렇게 중시하는 게 왜서인지 소명우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그러자 한 부족이 급히 달려와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어르신, 방금 마씨 가문의 3대 무관이 오늘 문을 열지 않은 것을 확인했습니다.”“조사해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