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무현은 그제야 앉아있는 양희지를 보고 미간을 찌푸리더니 돌아서려 했다.그는 원래 얼굴을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만약 오늘 열리는 것이 자선 파티가 아니었다면, 그는 참석하지도 않았을 것이다.이혼할 때 남남이 되기로 했으니, 염무현은 당연히 양희지와 더 이상 엮이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남도훈은 그가 겁을 먹었다 생각해 바로 손을 뻗어 가로막았다.“왜, 사람들 앞에서 들통나니 쫄았어?”“여기가 네가 오고 싶으면 오고, 가고 싶으면 가는 곳인 줄 알아?”남도훈의 진짜 목적은 염무현이 사기꾼이라는 걸 공씨 집안이 믿어 의심치 않게 하려는 것이었으니, 당연히 그에게 빠져나갈 기회를 주지 않았다.“염무현, 어떻게 네가 이래? 폭력, 사기, 이제는 거짓말까지. 이건 네가 가장 싫어하던 거잖아?”양희지의 말은 마치 날카로운 칼처럼 염무현의 가슴에 박혔다.“결국 자기가 가장 싫어하는 모습으로 변했네. 너무 실망이야. 너랑 한때 부부였다는 사실이 부끄러워.”이미 평온해진 염무현은, 다른 사람의 거짓 비난에도 화내지 않았다. 더는 만만한 염무현이 아니었다.그는 남도훈을 밀쳐내더니 바로 금색 의자에 앉았다.“그래? 나는 꼭 여기 앉아야겠는데. 만약 눈에 거슬린다면 네가 나가던가.”이혼까지 한 마당에 무슨 자격으로 남의 일에 신경 쓰고, 설교하냐는 뜻이었다.양희지는 순간 말을 잇지 못했다. 염무현이 처음으로 그녀의 말에 토를 달았기 때문이다.방금 밀려난 남도훈은 비틀거리더니, 갑자기 벌컥 화를 냈다.“당장 일어나. 감옥에서 살다 온 녀석이 무슨 자격으로 그 의자에 앉아? 자기 주제를 몰라도 유분수지!”양희지는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염무현, 여기는 확실히 네 자리가 아니야.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어서 일어나.”“공씨 가문 파티에 왔으니 이곳은 공혜리 씨 구역이야. 이렇게 막무가내로 구는 건 감옥에서 통할지는 모르지만, 여기서는 너만 손해야.”염무현은 일어나기는커녕 오히려 다리를 꼬더니 말했다.“바로 공혜리 씨가 날 여기로 앉
감히 공씨 가문을 속이려다가 비참한 결말을 맞이했다는 말은 들어봤어도, 공씨 가문이 쉽게 속는다는 말은 들은 적이 없었다.하지만 지금 눈앞에 벌어진 일은 또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남도훈은 당연히 받아들일 수 없었고, 급히 자신의 코를 가리키며 말했다.“범식이 형, 저예요. 남기태 아들 남도훈이요. 며칠 전 오락성에서도 만났잖아요.”아버지의 전화 한 통으로 양희지를 주좌 옆에 앉혔으니, 이 얼마나 체면이 서는 일인가?남기태의 외아들인 남도훈이 공혜리의 반대편에 앉는 건 당연한 일이 아닌가?김범식은 귀찮은 듯 소리쳤다.“그래 바로 너, 남도훈! 당장 꺼지라고!”큰 울림에 남도훈은 귀가 윙윙거리는 것 같았고, 마침 비서도 다가와 양희지에게 말했다.“방금 제가 착각했어요. 양 대표님 자리는 여기가 아니니 바로 일어나 주세요.”양희지는 멍해 났다.“그럼, 제 자리는 어디죠?”비서는 먼 곳의 일반석을 아무렇게나 가리키며 말했다.“저쪽에서 아무 데나 앉으시면 돼요.”양희지는 급히 남도훈을 향해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남자는 자기 코가 석 자였고, 게다가 악명 높은 김범식의 앞에서 감히 거역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희지 씨...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네요. 일단 저쪽으로 가서 앉고, 내가 아버지에게 전화해 무슨 일인지 확인해볼게요.”남도훈은 애써 웃으며 말했다.양희지는 언짢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공혜리를 보기도 전에 쫓겨났으니, 이게 대체 무슨 일이란 말인가?위층에서 공혜리는 그제야 한숨 돌렸다.다행히 일이 크게 번지지 않았고, 수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지는 않았다.하지만 그래도 방심하지 않고 전화를 걸어 분부했다.“고객 부서에 연락해서, YH그룹의 골드 파트너 선정 자격을 취소시켜.”그녀는 말을 마치고는 방을 나섰다.“저기 봐. 공혜리 씨가 오셨어!”누군가의 목소리에 모두가 동시에 고개를 들었고, 아름다운 그림자가 2층에 나타났다.공혜리는 맞춤 제작 드레스로 매혹적인 S라인 몸매를 뽐냈
현장은 쥐 죽은 듯 고요해졌고, 모두 불가사의한 표정이었다.비록 공혜리가 예쁘기는 하지만, 그녀를 아는 사람들은 모두 아리따운 겉모습 뒤에 얼마나 악독한 성격을 가졌는지 잘 알고 있었다.그녀가 바로 공규석의 딸이라는 것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많은 사람들이 공혜리의 외모에 현혹되어 만만한 줄 알았다가 큰 손해를 봤었다.특히, 공규석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지금, 공씨 가문의 진정한 실세는 공혜리였다. 몇 번이고 아버지의 기풍을 이어받은 그녀의 모습에 모두들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런데, 그렇게 결단력이 있는 여장부가 왜 눈앞의 평범해 보이는 남자를 이렇게 공손하게 대하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게다가, 남도훈은 이 사람이 감옥에서 막 풀려난 죄수라고 했다.방금 고개를 숙여 사과하던 공혜리는 자기도 모르게 양희지를 향해 힐끗 쳐다보았다.염무현은 그녀가 양희지를 자기 옆에 앉혀둔 것에 대해 사과하는 것이라는 걸 바로 깨달았다.“괜찮아요. 좋은 마음으로 신경 써주신 거잖아요.”그는 손사래를 치며 이를 따질 생각은 없었다.공혜리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천천히 몸을 일으켰고,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가 번졌다.“염 선생님께서 너그러이 용서해주시니 대단히 감사합니다!”이번에는 김범식조차 깜짝 놀랐다.‘아가씨는 형님 말고 다른 남자에게 웃은 적이 한 번도 없어. 게다가 이렇게 달콤하게 웃다니!’자리에 앉자, 공혜리는 차가운 얼음공주로 변하더니 명령했다.“귀한 손님이 오셨으니 시작하지.”서글서글한 면상을 가진 한 어르신이 염무현을 향해 연신 고개를 끄덕이더니, 원래 양희지의 자리에 앉았다.그가 바로 서해 시 상회의 손 회장이었다. 너무 놀란 양희지는 이미 말문이 막혔다. 방금 공혜리의 행동도 충분히 놀라운데, 손 회장까지 염무현에게 공손한 태도를 보이다니!모두들 자리에 앉았고 아무도 남도훈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세 사람은 얼굴이 빨개지고 부끄러워하며 떠났다.일반 손님 구역에서 남도훈은 뻔뻔하게 말했다.“사실 어디에 앉
남도훈은 매몰차게 거절당하고 자리로 돌아갔다.“어때요? 대표님이 뭐라세요?”두 여자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일을 성사시키지 못했다고 하면 이 여자들 앞에서 체면이 구겨지는 거 아니야?’그래서 남도훈은 거짓말을 했다.“일이 좀 번거롭긴 하지만 우리 아버지가 열심히 부탁하고 있으니 서두르지 말고 소식 기다려요.”사회자가 무대에 올라 자선 파티가 정식으로 시작되었음을 선포했다.공혜리는 자신도 모르게 염무현의 옆에 딱 붙어있었다. 남들이 보기엔 친근한 행동이지만 이건 여자들이 누군가를 좋아할 때 하는 행동이다.“무현 님이 이혼한 줄 정말 몰랐어요. 그렇지 않았다면 절대 양희지 씨가 올 수 있게 약속을 바꾸지 않았을 거예요.”공혜리의 붉은 입술은 염무현의 귀와 불과 몇 센티미터밖에 떨어지지 않고 있어 마치 연인들끼리 귓속말을 하는 것 같았다.염무현은 자리에 앉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모두 과거의 일이니, 공혜리 씨는 자책할 필요가 없습니다.”마침 이 장면을 본 양희지의 표정이 착잡해졌다.그녀는 자신이 완전히 내려놓았다고 생각했지만, 전 남편이 다른 여자와 친하게 지내는 것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질투심이 일어났다.양희지는 엊그제 양준우의 다리를 부러뜨리라고 명령한 사람이 공혜리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당시 공혜리는 자신의 이름을 말했으나 양준우는 아프다고 외치기만 했고, 서아란은 큰소리로 퍼붓기만 했기 때문에 두 사람은 전혀 듣지 못했다.그리고 두 모자의 생각은 이러했다.‘염무현이라는 트러블 메이커가 존재하는데 계집애들이 도망을 갔을까?’두 사람이 공혜리의 이름을 똑똑히 듣고 양희지에게 말했다면 그녀는 오늘 체면을 구기려 하지 않을 것이다.지금, 무언가 중요한 결정을 내린 듯 양희지는 입술을 꼭 다물고 있었다.단상에서 가장 먼저 등장한 사람은 바로 공혜리의 비서였는데 공씨 집안과 공혜리 본인을 대신해 2억을 기부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이끌려는 의도임이 분명하다.무대 아래의 사람들은 분분히 얼굴을 내밀고 공혜리의 넓은 마음씨에
일반구역에 있는 양희지의 얼굴은 초조했다.그녀는 어느 부분이 잘못되어 노력으로 세운 공든 탑이 무너졌는지 납득할 수 없었다.그때 조윤미의 핸드폰이 울렸다.“조금 전 그 친구입니다. 안 그래도 그 이유가 뭔지 물어보려던 참이었어요.”조윤미가 핸드폰을 가리키며 말했다.양희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긴장된 표정으로 변했다.“여보세요... 뭐라고요? 법무부에서 계약을 하고 있는데, 우리 YH 그룹이 골드 파트너가 된다고요?”그 말을 들은 양희지의 얼굴에 희색이 돌았다.“아니 방금까지 거절당했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어떻게 이렇게 빨리 바뀔 수 있지? 저 심장도 안 좋은데 이런 농담 하지 마세요!”남도훈은 매우 대수롭지 않은 표정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기회가 없다고 했을뿐더러 이미 확고하게 결정된 일이라 변화가 생길 수 없다고 했다.굳이 맞추지 않아도 이건 상대방이 조윤미를 대상으로 농담하고 있다는 것이 알렸다.공씨 집안은 여태껏 했던 말, 정해놓은 일은 절대 바꾸지 않았으니 말이다.조윤미가 전화를 끊기도 전에 양희지는 기다렸다는 듯이 물었다.“어떻게 됐어?”“됐습니다! 제 친구가 법무부에서 곧 전화해서 확인하겠다고 했어요.”조윤미는 몹시 흥분했다. 양희지도 깜짝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진짜?”남도훈은 콧방귀를 뀌었다.“두 분, 제가 찬물을 끼얹는 게 아닙니다. 때로는 희망이 커지면 실망했을 때...”그때 양희지의 핸드폰이 울렸다.“여보세요... 법무부 정 총장님, 안녕하세요, 네, 네, 제가 그럼 일요일 오전에 사인하러 가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정 총장님.”너무 갑작스럽게 찾아온 행복에 양희지는 휴대폰을 들고 있는 손조차 부들부들 떨었다.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그야말로 짜릿한 일이 아닐 수 없다!“아 참, 방금 뭐라고요?”양희지는 조금 전 남도훈이 하려던 말이 무엇인지 물었다. 전혀 듣지 못했으니 말이다.남도훈은 아직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 얼떨떨한 표정이었다.‘어떻게 일이 성사된 거지? 이건 과학적이지 않아!’ 어떻게 그
조윤미는 그 뒤를 따르며 빈정거리기 시작했다.“그냥 어디서 굴러온 지 모를 여자 덕이나 보고, 그 밖에 온갖 속임수를 다 써놓고는 어디서 의기양양한 척을 해요?”“도훈 도련님이야말로 엘리트죠, 전화 한 통에 우리 양 대표님을 도와 일을 해결해주니 말이에요!”염무현은 눈썹을 약간 찡그렸다.“다 말했어요? 다 말했으면 길 좀 비켜요. 이렇게 길을 막는 건 예의가 아닙니다.”염무현은 쓸데없는 소리는 물론 그들의 파렴치한 몰골은 더더욱 보고 싶지 않았다!그때, 조윤미가 즉시 얼굴을 내밀었다.“겨우 몇 마디 했다고 지금 기분이 나쁘다는 거예요? 자기 주제도 모르면서 무슨 자존심을 세우고 그래요? 당신한테 어울리는 거라 생각해요?”“그럼 남도현한테는 뭐가 있나요? 저도 묻고 싶은데요.”염무현의 표정이 점점 차가워졌다.그러자 조윤미가 오기를 부렸다.“귀 쫑긋 세우고 잘 들어요. 조금 전 도훈 도련님께서 전화 한 통에 불리한 상황을 180도로 확 뒤집으셨어요. 우리 YH 그룹이 공씨 집안 골드 파트너가 됐다고요! 만약 당신이라면 꿈도 못 꿀 일을 해냈단 말입니다!”염무현은 다시 한번 얼굴을 찌푸렸다.“그게 남도현의 공로라고 확신해요? 절을 잘못 찾고 다른 신께 감사해하지 마세요. 참 웃기네요.”이윽고 조윤미가 피식 냉소했다.“도훈 도련님이 아니면 뭐 당신이겠어요? 자기 덕행도 모르고 이렇게 시큰둥하게 행동하지 말아요, 역겨우니까!”“남자는 가난하고, 못생기고, 왜소해도 되지만 반드시 스스로를 잘 알아야죠. 자신이 능력이 없으면 없는 거지 왜 남한테 능력 있는 걸 인정하지 않아요? 그렇게 남이 잘되는 꼴을 못 보겠어요? 제가 딱 싫어하는 남자 스타일입니다.”뒤이어 남도훈도 오만한 표정으로 말했다.“우리 남씨 집안 말고 공씨 집안의 마음을 바꾸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냐? 네가 인정을 하든 안 하든 이건 명백한 사실이야. 안 믿지? 내가 증명해줄게.남도훈은 휴대폰을 꺼내어 재빨리 아버지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아버지, 방금 공씨 집안에
믿음이 없어지면 아무리 설명해도 쓸데없는 짓이 된다.“아무렇게나 생각해도 상관없는데, 후회만 하지 마!”염무현은 얼음처럼 차가운 표정으로 성큼성큼 자리를 떠났다.양희지는 화가 치밀어 올라 순간 이성을 잃고 그의 등을 향해 소리쳤다.“내가 가장 후회하는 건 그때 너를 선택한 거야!”그러자 남도훈은 능청스럽게 화자처럼 흉측한 표정을 지었다.“희지 씨, 화내지 말아요. 이런 사람 때문에 몸을 망치는 건 수지가 안 맞아요. 이 녀석은 분명 이혼당한 게 달갑지 않아서 이러는걸 겁니다. 또 나처럼 훌륭한 사람이 희지 씨랑 함께 있는 것을 보면 눈시울이 붉어지고 질투가 나기 마련이죠. 인지상정이니 이해할 수 있습니다!”그러자 조윤미도 시의적절하지 않게 아부하기 시작했다.“대표님 보세요. 이것이 바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차이입니다. 비교하지 않으면 몰라요. 비교하면 할수록 깜짝 놀란다니까요?! 대표님은 마음이 너무 약하시고 감정이입도 잘하셔서 저 사람 감옥에서의 표현에 영향을 끼칠까 걱정입니다. 억지로 꼬박 4년을 끌고서야 이혼을 했는데, 이제야 잘못 된 거라는 게 증명됐네요!”“도훈 도련님이 백 배는 나으세요. 저 사람이 감옥에 있을 때 대표님이 일방적으로 혼인 관계를 파기하고 도련님이랑 같이 있었어야 했는데... 얼마나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에요 두 분?!”한편 염무현 쪽, 정면에서 기름진 머리의 한 청년이 선글라스를 끼고 당당한 얼굴로 입에는 이쑤시개를 물고 건들건들하며 걸어왔다.뒤에 경호원 네 명이 한껏 가오를 잡으며 그를 따르고 있었다.“여기가 이렇게 시끌벅적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네! 공씨 집안은 분명 장례를 치러야 할 텐데 아직도 이런 형식주의에 여념이 없다니... 착한 일을 하면 재난을 피하고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나 보지?”그는 사방을 빙 둘러보더니 피식 웃었다.“정말 기상천외하군, 헛된 꿈을 꾸고 있어! 외부에 공혜리가 그렇게 총명하고 대단하다고 소문이 났는데, 그럼 사실을 증명하면 되잖아!”“악취 나는 계집애, 공씨 집안
하지만 이번에는 확실히 이전과는 다르다.서운범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모든 유형의 미녀를 정복하는 것이다. 특히 차가운 성격의 소유자일수록 그의 승부욕을 자극하고 이기면 더 성취감을 느낀다.“미녀 아가씨, 우리 어디서 본 적 있지 않나? 나가서 내가 술 한잔 사줄게.”서운범은 성큼성큼 걸어 양희지의 앞에 도착했다. 얼굴에 사악한 웃음을 머금고 눈은 그녀의 몸을 휘젓고 다니며 조금도 수그러들지 않았다.양희지는 혐오감을 감추지 않고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전 그쪽 모릅니다, 관심 없어요!”“한번 두번 만나보면 익숙해질걸? 서너 번 만나면 몸도 서로 붙이고 말이야!”서운범은 온 얼굴에 음탕한 웃음을 짓고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내 앞에서 고상한 척할 필요 없어. 사람이든 물건이든 모두 가격이 있는 것이니, 솔직하게 말해 봐. 얼마면 나랑 잘래?”그러자 양희지가 버럭 화를 냈다.“꺼져요!”하지만 서운범은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더 흥이 나서, 손을 뻗어 양희지의 턱을 만지려 했다.“쪼끄만 게 맵네? 나는 오히려 좋아! 부르고 싶은 대로 다 불러, 설령 엄청난 숫자라 해도 나 눈 깜빡하지 않는다고 장담할게!”양희지는 조금 전 염무현의 일로 인해 기분이 워낙 좋지 않았던 터라 완전히 분노가 차올라 곧장 서운범의 뺨을 때렸다.“짝!”태어날 때부터 부귀하게, 곳곳에서 사람들의 추앙을 받고 오래전부터 높은 자리에 있는 것이 익숙했던 서운범이 어찌 이런 수모를 당하겠는가.그의 안색은 이내 어두워졌고, 눈빛도 차가워져 갔다.“이 더러운 여자가, 감히 나 서운범을 때려? 죽으려고 이게!”서운범은 손바닥을 높이 치켜들며 자신의 눈앞에 있는, 이해득실을 따지지 못하는 여자를 단단히 혼을 내주리라 다짐했다.그러자 남도훈은 즉시 달려들어 영웅처럼 미녀를 구해내고자, 서운범을 밀쳐냈다.“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왔어? 어디 감히 내 여자를 건드려! 여기가 어딘지는 알고 이러는 거야? 여기서 행패를 부리면 죽을 사람은 바로 너라고!”‘경호원이 곁에 따라다니
하현도는 반항할 용기가 없었고 그저 염무현의 말을 따랐다.모두 뒷산에 도착했을 때는 해가 뜨기 시작할 무렵이었다.앞에는 깊은 낭떠러지였다.염무현은 밧줄의 한쪽을 다리 기둥에 묻고 나머지를 등에 업은 채 사람들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무슨 문제라도 있나요?”염무현이 얼굴에 피멍이 든 장로를 보며 물었다.“문제없어요.”염무현은 한 발로 높이 뛰어 산에 다른 한쪽으로 날아갔다.절반 정도 날았을 때 염무현의 몸이 추락하기 시작했다.이 각도로 계산했을 때 염무현은 맞은편에 날아갈 수가 없다.이때 독수리가 옆에서 날아 왔다.방금 그 장로가 절벽 변두리에 서서 휘파람을 불었다.독수리가 날개를 활짝 폈고 염무현은 독수리의 등에 섰다. 아래로 추락하던 대는 금세 상승으로 바뀌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염무현이 안전히 맞은편에 도착했다.밧줄의 다른 한쪽도 다리 기둥에 묶었다.“허 연맹장, 당신의 사람보고 시작하라고 해.”소천학이 지시했다.하현도는 염무현이 절벽에서 날고 있는 틈을 타서 손을 쓰려고 생각을 했었다.삼장로가 독수리를 염무현의 디딤돌로 사용하지 못하게 명령하고 동시에 밧줄을 끊어 염무현이 낭떠러지에 떨어지면 반드시 죽게 된다.생각을 계속하다가 하현도는 포기했다.염무현이 다른 준비를 했을까 봐 걱정하기도 했고 만약 떨어져서 죽지 않는다면, 무림 연맹은 망하게 될 수도 있다.염무현이 보기에는 아주 평범한 작은 가방을 메고 있지만 누가 그 안에 낙하산이 있는 게 아니라고 보장할 수 있겠는가?하현도는 몇 명에서 손을 흔들었다.몇 명이 로프를 만드는 재료를 등에 업고 그 밧줄을 따라 맞은편에 갔다.염무현이 하현도에게 한 명령은 제일 짧은 시간 내에 로프를 완성해서 그들이 편리하게 다시 돌아올 수 있게 해라는 것이다.로푸를 완성하고 있는 동안 염무현은 옥의 신과 허미영이 사는 동굴을 찾았다.“사부님, 제자가 병을 고쳐주러 왔어요!”염무현이 이렇게 인사말을 하고 동굴로 들어갔다.조금 후,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시간이 좀 더 지나
염무현의 말이 무림 연맹 본부장에 울려 퍼졌다.만약 예전 같았으면 누구도 하현도에게 감히 이렇게 말하지 못한다. 하현도가 말하지 않아도 아래에 있는 성원들이 상대방을 때려 인생을 돌이켜 보게 했을 것이다.본부장 문 앞에서 감히 이렇게 큰 소리를 제치다니?하지만 지금 상황은 염무현이 말만 한 것이 아니라 본부장의 문을 부쉈고 몇십 명을 다치게 했다.이 숫자는 당연히 고정적인 것이 아니다.만약 누군가 앞으로 나온다면 염무현은 절대로 봐주지 않고 무림 연맹에 환자 인수를 늘려줄 것이다.“큰소리를 제치는구나!”하현도는 어쨌거나 연맹장으로서의 신분이 있으니 그렇게 쉽게 쫄면 안 된다.사실상 그는 이미 불안하기 시작했다.팔대장로가 힘을 합쳤지만 이기지 못했다.비록 평시에 대련할 때에는 하현도도 이겨본 적이 있었다.하지만 그것은 팔대장로가 봐준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진짜로 싸우게 된다면 하현도는 이길 수 있는 확률이 거의 없다.하지만 염무현이 해냈다.이건 염무현의 실력이 하현도의 위라는 것을 설명한다.이렇게 많은 연맹 성원들의 앞에서 쫀다면 한평생 창피할 일이다.만약 싸우게 된다면 진짜 이기지 못할 수도 있다.어떻게 선택해야 할까?하현도가 고민하고 있을 때 염무현이 움직였다.속도가 너무 빨라 그림자밖에 보이지 않았다.하현도는 불길함을 예측하고 무의식적으로 옆으로 피했다.하현도의 속도도 염무현보다 늦지 않았다.하지만 염무현은 하현도의 예측을 예측했다.하현도가 한걸음 내려 제대로 서기도 전에 한 발이 얼굴을 딛고 있었다.눈앞에서 신발 바닥이 점점 커지는 것을 보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펑!”신발과 얼굴 사이의 친밀한 접촉이었다.하현도의 머리가 뒤로 쏠리며 원래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해 바닥에 얼굴을 위로 한 채로 쓰러졌다.너무나도 창피했다!이건 하현도의 머리에 처음으로 든 생각이었다. 모두가 제대로 보기 전에 얼른 일어나야지 안 그러면 너무나도 수치스럽다.하지만 하현도가 모르는 것은 이것 또한 염무현이 이미 예측했다는
하현도는 다른 사람이 언급하기를 바라지 않았다. 특히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장로님들, 팔대 장로님들 어디에 계시는가요?”하현도의 눈에서는 불이 나오는 것 같았다.“여기 있습니다!”여덟 명의 어르신이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이 사람이 우리의 문을 부수고 우리 연맹을 모욕 했으니 지금 당장 죽이세요!”하현도가 이를 갈며 말했다.여덟 명이 다시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네, 연맹장님!”“죽어!”여덟 명은 모두 상급자 대 마스터였다.실력이 높았다.본부장에서 지위를 따지든 실력을 따지든 모두 하현도와 맞먹는 사람이었다.여덟 명이 힘을 합치면 무술의 신이라고 해도 손쉽게 이기지 못할 것이다.염무현을 둘러싸고 호흡을 맞추며 여러 가지 기술을 사용했다.다른 사람이었으면 이미 사지가 갈라진 지 오라다.하지만 염무현은 담담했다.호신 주술에서 금빛이 나오며 모든 공격을 막아냈다.“뭐야?”하현도는 눈 눈을 부릅뜨고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쳐다봤다.하현도가 봤을 때는 염무현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나이가 젊으니.아무리 엄마 뱃속에서부터 무술을 수련한다고 해도 고작 20여 년밖에 안 된다!하지만 이 여덟 대장로들은 수련 기간이 제일 짧은 사람도 20년은 그들 앞에는 아무 숫자도 아니다.실력과 경험이 차이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심지어 여덟 명이 함께 손을 잡고 공격한다.하지만 결과는 모두 염무현이 손쉽게 막아 냈다.“금광 주술!”염무현의 말에 따라 한 줄기에 금빛이 밝게 나타나 순간 여덟 장로를 삼켰다.“펑!”모두 연이어 날아갔다. 몸은 공중에서 심하게 뒹굴다가 거세게 바닥에 부딪혔다.그리고는 피를 토하고 얼굴은 창백해졌다.그중 한 어르신이 손을 입가에 되고 휘파람 소리를 힘겹게 냈다.한 마리의 독수리가 공중에 나타나더니 염무현을 향해 곧게 날아갔다.염무현은 고개도 들지 않은 채로 손을 뻗어 허공에서 잡았다.독수리는 울음소리를 내더니 몸은 마치 보이지 않는 커다란 손에 잡힌 듯 공중에서 움직이지 못했다.것 반응
어둠 속에서 수많은 사람의 그림자가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무림 연맹의 얼굴을 대표하는 문이 망가진 것을 똑똑히 보았을 때 모두 화가 난 상태였다.“도대체 누가 겁도 없이 감히!”“우리 무림 연맹의 대문을 부수다니 이건 죽으려고 작정한 거 아니야!”“누가 됐든 간에 일단 사지를 찢어놓고 말하죠!”분노에 가득 찬 사람들이 폐허 앞에 사람 한 명이 있는 것을 보았다.“젊은이, 누가 이랬는지 봤나? ”앞에 있는 사람이 젊은이인 것을 보고 압박을 하기 시작했다.“내가 경고하는데 일은 아주 큰 일이야. 본 것을 그대로 말하지 않으면 자네도 무사하기 힘들 거야.”염무현이 담담히 말했다.“봤어요!”“빨리 말해, 누군데?”한 무리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물었다.염무현이 천천히 말했다.“바로 저요!”“뭐라고?”모두 눈을 크게 뜨고 얼굴에는 분노가 놀라움보다 더 선명했다.“젊은이 지금 나설 때가 아니야. 우리가 믿을 것 같아?”“빨리 누가 한 짓인지 말하지 않으면 자네도 범인이 되는 거야!”“마지막으로 한 번 더 기회를 주지. 그렇지 않으면 우리도 손을 쓸 수밖에 없어!”모두 당장이라도 싸움할 기세였다.염무현이 다시 오른손을 들고 허공에 손바닥을 내리눌렀다.문 뒤에 있는 집 한 줄이 무너졌다.“진짜 이 사람인 건가?”“겁도 없이, 죽여버려!”모두 이제서야 반응하고 염무현에게 손을 쓰려고 했다.“고작 여러분들이?”염무현이 웃으며 말했다.“허현도보고 나오라고 하세요. 당신들은 내가 손을 쓸 필요도 없어요.”“감히!”“이 자식이 죽으려고!”“말은 잘하는군!”한 무리의 사람들이 몰려왔다.염무현이 머리를 저었다.“이미 말했는데 듣지 않는 거라면 나를 뭐라 하지 마세요.”거센 바람이 사람들을 향해 불었다.“펑!”“풀썩!”“아이고...”바람이 부는 곳에는 수십 명이 동시에 쓰러졌다.아프다고 소리를 치면 낭패하기 그지없었다.“무슨 사람인데 겁도 없이 감히 내 무림 연맹 본부장에서 소란을 피워!”하현도가 잠옷 차림으로 소리
소학천이 급해 났다. 그는 손녀 소정아를 보호하며 한쪽으로는 소리쳤다.“허 연맹장, 이게 바로 무림 연맹이 손님을 대한 태도인가? 소문이 퍼져서 무림계의 사람들이 비웃는 게 두렵지도 않나!”허현도는 아무렇지 않았다.“당신들 주제에 손님이라고 할 수 있을까?”사람 인수만 해도 몇 배나 더 많은 사람들이 호시탐탐 지키고 있는데 이 세 사람은 상대가 안 된다.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잡혔다.“허현도, 이렇게 하면 옥의 신의 제자 염라대왕이 찾아오는 게 두렵지도 않은가!”소학천이 발버둥을 치며 소리쳤다.허현도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감히 온다면 바닥에서 기는 느낌이 어떤 건지 제대로 느끼게 해주겠어! 그 자식이 키워낸 제자가 생각만 해 봐도 뻔하지, 뭐. 이참에 사부의 빚을 제자가 갖게 두 사람이 함께 속죄하게 하겠어! 염라대왕이고 뭐고 20살 좀 넘은 새파랗게 어린 자식이 뭐가 대단하다고! 혼자 뻔뻔스러우면 됐지, 이렇게 사람을 한 무리를 불러서 이런 방식으로 사람의 시선을 끌려고 하는 건 무림을 너무 얕본 게 아니야!”소학천은 심히 화가 났다.“자네 꼭 후회할 거야!”“짝!”누군가 소학천의 얼굴에 따귀를 날렸다.“또 한 번 우리 연맹장님에게 무례한 짓을 한다면 그땐 목숨줄을 잃을 각오를 해야 할 거야.”소학천은 상대가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조용히 입을 닫았다.“흥, 주제 파악도 못 하는 놈들!”허현도는 세 사람이 감방에 잡혀가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편해졌다.염무현이 제도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새벽 2시였다.사실상 염무현이 비행기에 타기 전에 이미 여지윤 그들하고 연락이 두절됐다.세 사람의 핸드폰은 모두 통하지 않았다.직감이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알려줬다.염무현은 택시를 잡아서 타고 기사님한테 주소를 말했다.“무림 연맹, 본부장이요.”기사님은 열정적인 말투로 말했다.“밤 열 시가 지나면 무림 연맹은 불이 다 꺼지는데 이미 퇴근을 다 했을 거예요. 이렇게 늦은 시간에 뭘 하루 무림 연맹에 가는 건가요?”염무현이 무표정으
허현도의 말은 거칠었다.여지윤은 표정 관리가 안 됐지만 허현도의 곳에 있으니 가만히 있었다.허미영, 허현도의 동생인데 나이 차이가 20살이나 된다.허미영이 태어난 후 얼마 안 돼 부모님이 병으로 돌아가셔 어린 허미영을 허현도가 키우게 됐다.허현도가 힘겹게 키운 동생이 예쁘게 자랐을 뿐만 아니라 재질이 좋아 무림 인사들의 주목을 받았다.청혼을 하러 오는 사람만 해도 허씨 가문의 문을 부수기 직전이다.허현도가 눈이 가물가물해 날 정도로 고르면서 동생이 부잣집에 시집을 가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을 환상했을 때, 꿈이 산산조각났다.허미영이 늙고 못생긴 남자한테 빠져버렸다.처음에는 동생이 어려서 속았다고 생각했다.잘 다독이고 설득해서 도리를 제대로 알려주면 정신을 차릴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허미영은 자신의 잘못을 깨우치지 못했고 오히려 그 옥의 신에게 흠뻑 빠져 죽도록 사랑한다는 말을 했다.허현도가 얼마나 화가 났을지 알 수 있다.자신이 힘겹게 20년을 키운 동생이 다른 사람한테 뺏기다니?무림에 유망주거나 재벌 집 자식이면 그렇다고 치자.계집애는 언젠가는 시집을 갈 것이니 말이다.하지만 늙고 못생긴 남자를 찾다니. 도대체 무슨 일인가?아버지의 사랑이 부족했는가?오빠가 곧 아버지가 아닌가!허현도가 오빠로서 물심양면으로 오랜 시간 키웠는데 이렇게 뒤통수를 칠 수 있단 말인가?안된다!절대 안 된다!허현도는 서로 사랑하는 사람을 깨트린다면 자신에게도 하늘에 계신 부모님께서 미안한 일이라고 생각했다.허현도는 허미영이 나가지 못하게 하라고 명령을 내렸다.누가 끝까지 버티는가 보자는 것이다.이렇게 오랫동안 허미영이 밖에 나가지 않아 모두 외계의 잡념을 떨쳐내고 수련에 몰두한다고 생각하고 있다.처음에는 허미영은 각종 방법으로 달아나려고 했다.하지만 매번 허현도에개 잡혀 돌아왔다.삼 년 전부터 허미영이 갑자기 얌전히 뒷산에 머물러 반성했다.허현도는 그 모습을 보며 속으로 기뻐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동생이 옥의 신
솔직히 말하면 염무현은 조금 설렜다.매번 싸우고 할 때면 백희연이 몹시 그립다.청교의 여왕이 자신의 싸움꾼으로 쓰였다.중요한 것은 백희연아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즐거워했다는 것이다.“안돼.”이성이 충동을 이겼다. 염무현이 이맛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네가 집에 남아 있어야 내가 안심할 수 있어.”백희연이 시무룩해서 말했다.“알았어.”염무현이 웃었다.“이렇게 말 잘 듣는데 선물이라도 줘야겠다.”“무슨 선물?”백희연이 염무현의 말을 듣고 순간 흥분하면서 눈에서 빛이 나는듯 했다.염무현이 주머니에서 교룡내단을 꺼내며 말했다.“전에 주겠다고 했던 선물, 지금 줄게.”백희연의 눈이 커졌다.“교룡내단!”옛날 같았으면 이런 품질의 내단은 눈에 들지도 않았을 것이다.한눈이라도 더 쳐다본다면 그건 청교의 여왕애 대한 모욕이다.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반지 안에 갇쳐있은지 천년이나 되고 겨우 자유의 몸을 되찾았는데 실력이 많이 감소하였을뿐더러 몸이 많이 허약해졌다.몸보신을 제대로 해야 할 시기였다.교룡내단은 큰 도움이 된다.“주인님, 고마워!”백희연은 보물을 얻은 듯 교룡내단을 손에 품고 있었다.“한 가지 일이 더 있어.”교룡의 남은 신식을 꺼내면서 말했다.“귀신교룡이 되게 수련을 가르쳐줘.”염무현은 교룡과 약속한 일이라고 말하려고 했다.입을 열기도 전에 백희연이 쿨하게 말했다.“문제없어! 내가 받아줄 테니까 앞으론 날 따라다니면 돼.”교룡이 감격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감사합니다, 여왕님!”천년수련이 물거품으로 되었다.이런 결과는 누구에게 일어나든 다 비참한 일이다.하지만 누가 곤난속에서 좋은 일을 마주치게 될 줄 알았겠는가.귀신교룡이 된 후 다시 수련 시간을 계산하면 용으로 승천할 가능성이 높다....제도, 무림 연맹 본주장.“내 동생을 꼬신 자식을 보겠다니, 꿈도 꾸지 마!”한 남자의 목소리가 크게 울렸다.여지윤의 고막은 째질 듯 아팠고 머리도 울리는 것 같았다.하지만 예의를 지킬 수밖에 없어 억지로라
황보정신은 당연히 불복했다.선생님도 실패했는데 학생이 한 번에 성공하다니.이게 운이 좋아 찍어 맞춘 게 아니면 뭔가?염무현은 대꾸를 하지 않고 새로운 천정을 들었다.조금 후, 또 성공했다!황보정신은 눈을 크게 부릅뜨고 놀라움이 가득한 모습이었다.백희연의 얼굴에 숭배하는 기색은 더 짙어졌다.“한 번 더 해봐!”황보정신은 여전히 믿을 수 없었다.이번에는 염무현은 황보정신을 맞춰주지 않고 남은 천정을 다 가져갔다.“무슨 뜻이야?”황보정신이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염무현은 돌아서서 고개도 돌려보지 않고 말했다.“고마워요.”“아니, 제대로 배운 게 확실해? 혹시 안되면 내가 원인을 찾아줄 수 있잖아!”황보정신이 쫓아가서 말했다.“필요 없어, 우리 주인님이 괜찮다고 하면 괜찮은 거야.”백희연이 황보정신을 가로막고 정중히 말했다.순간, 황보정신의 표정은 복잡했다.학생이 너무 출중해 선생님의 체면이 구겨지는 느낌이었다.“염라대왕도 사람이라니 무슨, 그냥 요괴잖아!”황보정신은 완전히 불복하고 맥 빠진 소리로 말했다.“한번은 이겨보는 줄 알았는데 또 한 번 지고 말았군.”황보정신은 테이블에 새로운 천정이 있는 것을 봤다.”이맛살을 찌푸린 채 천정을 쥐고 진원을 주입해 봤다.결과는 실패였다.“왜?”황보정신이 안 그래도 적은 머리카락을 잡으며 소리쳤다.“학생도 배웠는데 선생이 도리어 할 줄 모르다니, 이게 말이 돼?”나가는 길은 순리로웠고 지나가는 길에는 사람마다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방금 도살장군 배학진을 한 방에 죽인 일이 이미 다 퍼진 상태였다.역시 악마는 역마다!많은 사람들이 염무현이 떠난 것에 기뻐했다.드디어 염무현의 그림자 밑에 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사실이 증명하듯 너무 빨리 기뻐한 것이다.이 그림자는 아직도 존재했다.누군가 건드리게 된다면 배학진같은 결말을 맺게 될 것이다.감시실에서 감옥장이 식은땀을 닦고 있었다.염무현이 대문을 나가는 것을 보고 나서야 그는 긴장했던 마음을 내려놓았다.
황보정신은 목을 꼿꼿이 세우면서 최대한 표정을 자연스러워 보이게 하려고 했다.이렇게 자신의 어색함을 감추려고 했다.방금의 시범은 실패로 끝났기 때문이다.방법은 알지만 오랫동안 조작해 보지 않아 실수가 생기는 것은 정상이다.백희연은 크게 하품을 했다. 눈꺼풀은 무거워 눈을 뜨고 있기가 힘들었다.그렇다, 백희연은 졸았다.황보정신의 강의를 들으면서 백희연은 존 것이다.뒤에 무슨 내용을 말했는지는 머리에 전혀 들어가지 않았고 한쪽 귀로 들어가고 한쪽 귀로 나오는 격이었다.“계속하세요.”백희연은 기지개를 켜고 두 사람더러 자신은 신경 쓰지 말고 계속하라고 눈치를 줬다.황보정신의 실패감을 느꼈다.따귀를 맞는 느낌이었다.학생을 졸게 한 것도 창피한 일인데 심지어 시범도 실패했다.“괜찮아, 내가 해볼게.”염무현이 말했다.황보정신이 진지하게 말했다.“다 기억했다고? 먼저 실천하는 걸 급해하지말고 내가 말했던 내용을 먼저 복습하고 잘 모르겠는 부분을 다 해결하고 시작해도 늦지 않아.”천정의 수량에는 제한이 있으니 말이다.황보정신의 앞에서 제대로 주입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나간 후 스스로 조작을 하면 성공률은 더 낮다.황보정신은 이곳을 떠날 수 없고 염무현의 곁에서 직접 가르친 것이다.용촌 교도소가 지어진 후 염무현은 처음, 그리고 유일하게 범죄자의 신분으로 이곳을 떠난 사람이다.다른 사람은 나갈 수 없다.“다 생각이 있어.”염무현은 황보정신의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만만한 모습이었다.황보정신의 눈에는 허세가 가득했다.근데 뭐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도 있으니 말이다.한번 실패를 하게 되면 성공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될 거고 자만하는 습관도 주동적으로 고치게 될 것이다.염무현은 시작했다.수법이 확실히 황보정신에 비하면 숙련하지 않았다.한눈 보자마자 황보정신은 염무현이 성공할 수 없다고 확신했다.왜냐하면 황보정신도 실패했기 때문이다.염라대왕도 사람이지 신선이 아니다.사람이라면 실수를 하고 잘못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