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악하는 사이에 구급차는 이미 병원 입구에 세워졌다.병원 쪽에서 이미 연락을 받았기 때문에 밖에서 이미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었다.연설은 구급차에 실려간 뒤 곧바로 응급실로 밀려났다.수현은 그곳에 앉아 방금 본 장면을 회상하며 오랫동안 헤어나오지 못했다.연설은 이미 그렇게 심하게 다쳤는데 왜 아직도 웃을 수 있는 것일까? 그 요염하고 교활한 웃음은 수현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었다."이봐요 아가씨? 왜 그래요?"구급차 기사는 부상자가 호송된 것을 보고 차 안의 핏자국을 청소하려고 돌아가려던 참에 한쪽에 멍하니 앉아 있는 수현을 보고 입을 열었다."괜찮아요, 죄송해요." 수현은 정신을 차리고 어색하게 사과하고는 구급차에서 내렸다.수현도 응급실에 갔고, 은수는 바로 응급실 문 앞에서 지키고 있었다. 그의 칠흑 같은 눈동자는 한사코 그 문을 주시하면서 주먹을 힘껏 쥐었다. 이렇게 힘을 주니 원래 별로 피가 나지 않던 상처는 또 다시 피 흘리기 시작했다.그러나 은수는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이를 본 수현은 마음이 아파서 얼른 다가갔다."지금 그녀는 안에 있으니 당신이 여기에 있어도 아무 것도 할 수 없잖아요. 일단 가서 상처부터 처리해요.""아니야, 여기서 지키고 있어야 해. 만약 무슨 일 생기면 내가 없으면 안 되니까."그러나 은수는 거절했다.수현은 어쩔 수 없이 간호사 한 명을 불러 이곳에서 은수의 상처를 싸맬 수밖에 없었다.수현은 남자의 눈동자에 비친 걱정을 보면서 마음속으로 말할 수 없는 복잡한 기분이 좀 더 짙어졌다.방금 그 장면이 너무 이상했기 때문인지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은수에 대한 연설의 감정에 다시 주의를 돌리기 시작했다.전에 비록 연설이 은수에게 호감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은수는 줄곧 거리를 잘 유지했고 연설도 자기가 남자친구를 찾았다고 했기에 그녀는 별로 개의치 않았다.그러나 지금, 한 여자가 한 남자를 위해 목숨을 마다하지 않고 총알을 막았으니, 이 감정은 아마도 그녀의 상상을 훨씬 능가했을 것이다....그리고
은수는 눈살을 찌푸렸다. 이것은 오히려 합리적인 것 같았다."그럼 그녀는 어떻게 나의 행방을 알았을까?""이번 테이프 커팅식에 많은 손님을 초대했는데, 그녀는 한 오랜 친구로부터 이 소식을 듣고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윤찬은 심문한 결과를 모두 말했다.은수는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더 이상 아무런 유용한 정보를 물어볼 수 없는 것 같아 입을 열었다."그녀는 너에게 맡긴다. 살살 할 필요 없어.""예."말하는 사이 수술실의 불이 갑자기 꺼지더니 문이 안에서 열렸다."환자분은 이미 위험에서 벗어났습니다." 주치의는 먼저 연설에게 생명의 위험이 없다는 것을 모두에게 알렸지만, 표정은 여전히 무거웠다."하지만 총알의 위치가 너무 위험했습니다. 그녀의 척추 쪽을 통과했으니 아마 신경을 다치게 할 수도 있습니다..."은수의 눈빛이 갑자기 차가워졌다."그래서, 어떤 결과가 있단 말인지?""운 좋게 신경을 다치지 않았다면 무사하겠지만, 만약 불행하게 신경을 다쳤다면 그녀의 몸에 장애를 남겨 정상인처럼 걸을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더욱 심하면, 아마도 하반신 마비될 것이고요."마비라는 두 글자에 은수와 윤찬은 모두 표정이 굳어졌다.연설은 줄곧 도도해서 만약 그녀의 다리가 망가진다면, 그것은 그녀에게 있어서 엄청난 충격이 될 것이다."윤찬, 넌 즉시 정형외과 전문가에게 연락해. 모든 베테랑 의사를 모두 찾아와."윤찬은 명령을 받고 즉시 떠나 그 전문가들에게 연락했다. 그는 연설이 불구자로 되는 것을 눈 뜨고 볼 수 없었다.은수는 갑자기 피곤함을 느꼈다. 그는 몸을 비틀거렸고, 수현은 이를 보고 앞으로 가서 그의 몸을 지탱했다.곁에서 익숙한 수현의 그 사람을 안심하게 할 수 있는 냄새를 느끼자 은수는 한숨을 돌렸고, 고개를 숙이자 그녀의 눈동자에 반짝이는 관심을 보았다.이는 은수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그는 손을 내밀어 수현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자신은 괜찮다고 말하려 했지만 그제야 자신의 손이 온통 피투성이라는 것을 발견했
"아니요, 싫어요." 수현은 즉시 거절했고 심지어 무척 흥분했다. 그녀 자신도 무엇때문에 마음이 이렇게 초조하고 불안한지 잘 몰랐다."내...... 내 말은, 연설 씨는 결국 당신을 구하기 위해 상처를 입었으니 가장 먼저 그녀의 안위를 알고 싶어서요.""그래, 그럼 가지마." 은수도 강요하지 않고 수현의 손을 잡았고, 두 사람은 함께 밖에 앉아 결과를 기다렸다.수술은 꼬박 6시간 진행했고, 연설이 수술실에서 밀려나올 때, 시간은 이미 늦은 밤이었다."의사 선생님, 상황은 어떤가요?" 은수는 얼른 가서 물었다."수술은 성공한 편입니다. 초보적으로 볼 때 신경에 큰 손상은 없었지만 그 위치는 너무 복잡해서 구체적으로 일부 부작용을 초래할지 않을지는 환자분이 깨어나 본인의 느낌을 물어봐야 알 수 있습니다."은수는 눈빛이 무거워졌다. 다시 말해서 연설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였다."그럼 그녀는 언제쯤 깨어날 수 있을까요?""아마 내일 오전쯤 마취의 약효가 지나면 곧 깨어날 거예요."의사의 대답을 받고 현장에 있던 몇 사람은 마음이 다소 무거웠지만 먼저 연설을 중환자실로 보냈다.시간을 보니 이미 늦었기에 윤찬은 주동적으로 여기서 지키겠다고 했고, 은수와 수현더러 돌아가라고 했다."도련님, 회사 쪽에서 아직 도련님이 필요하니 제가 여기서 지키면 됩니다. 내일 시간 나시면 다시 오시죠.»은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이쪽은 먼저 너에게 맡길게, 회사 쪽 일은 내가 다른 일손을 안배할 테니, 수고 좀 해."윤찬은 고개를 저었다. 연설은 다른 가족이 없었기에 그녀를 돌볼 수 있는 사람은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낸 그들밖에 없었다.은수는 수현을 데리고 떠났고, 밖으로 나가자 다른 사람들을 동원하고 싶지 않아 직접 택시를 타고 돌아갔다.이미 늦은 밤이라 택시는 몇 대 없었고, 거리는 무척 조용했다.은수와 수현은 한쪽에 서서 기다렸다. 잠시 서 있다 수현은 약간 어지러웠고 그제야 자신이 줄곧 이곳에서 기다리느라 심지어 저녁도 먹지
은수는 몸에 있는 외투를 벗었고, 잠시 후, 택시 한 대가 두 사람 앞에 멈췄다.은수가 차문을 열자 두 사람은 뒤에 나란히 앉았다.어두컴컴한 환경에다 차가 약간 흔들려서 수현은 조금 졸렸고, 천천히 은수의 품에 기대었다.그러나 그녀의 얼굴이 남자의 가슴에 닿을 때, 은은한 향수 냄새가 그녀의 코를 찔렀다.이 냄새는 매우 달콤하고 느끼해서 은수의 몸에 있는 은은한 냄새와 담배를 섞은 냄새와 확연히 달랐다. 딱 봐도 이는 여자의 향수였고, 그녀는 향수를 쓰는 습관이 없었다.그래서 이것은 연설의 향수 냄새였다.은수는 이미 외투를 버렸지만, 그의 몸에는 여전히 다른 여자의 냄새가 남아 있었다.이를 깨달은 수현은 갑자기 잠이 깼고, 심지어 머리가 어지럽고 메스꺼운 느낌까지 들었다.수현은 갑자기 몸을 곧게 펴고 입을 가렸다."왜 그래?""괜찮아요, 멀미가 좀 나서요."수현도 뭐라 할 수 없었다. 당시 그 상황에서 은수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연설을 안았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해도 그녀의 답답함을 덜어줄 수 없었다.연설의 그 미소, 그리고 그녀가 한 그 말들은 수현의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이렇게 수현은 침묵하며 창밖을 바라보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은수도 피곤해서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집에 도착하자 두 사람은 이미 피로가 극에 달했고 씻은 후 은수도 가지 않고 여기에 남았다.침대에 눕자 무척 지친 남자는 수현을 안고 바로 꿈나라로 들어갔다.그러나 수현은 잠이 오지 않았다. 분명히 눈꺼풀이 무거워서 자고 싶었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이렇게 눈을 뜨고 있다 더 이상 버티지 못할 때에야 수현은 비로소 잠이 들었다.다만, 잠이 들어도 편히 자지 못한 수현은 꿈을 꾸었다.꿈속에서 은수는 연설의 어깨를 끌어안고 점점 멀어졌고, 보고 그녀는 애타게 은수의 이름을 불렀지만 그는 뒤돌아보지 않고 그렇게 떠났다.수현은 놀라서 깨어났다. 눈을 뜨니 날은 이미 밝았고,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곁에 있는 사람을 잡으려 했지만 옆 자리에는 아무도
소리를 듣고 은수와 윤찬은 모두 연설을 바라보았다."깨어났니?"연설은 눈을 뜨자 은수의 얼굴이 보았고, 속으로 비할 데 없는 행복을 느꼈다."은수 도련님...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니죠? 나 아직 살아있는 거예요?""말도 안 되는 소리, 너 아주 멀쩡해." 은수는 눈살을 찌푸렸다."지금 어디 불편한 데 없어?"연설은 몸을 움직였지만, 마취제 효과가 아직 있는지 몸에 아무런 힘도 없었다."힘이 좀 없는 것 같아요."은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무슨 말을 하려던 참에 밖에서 가벼운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수현은 가볍게 문을 두드렸고, 연설이 깨어난 것을 보고 그녀도 한숨을 돌리고 빠른 걸음으로 걸어왔다."연설 씨, 깨어났군요, 너무 다행이에요!"비록 수현은 밤새 악몽을 꾸었고, 연설이 바로 그 악몽의 원인이었지만 그녀가 무사한 것을 보고 수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만약 연설에게 정말 무슨 일이 생긴다면, 아마 모든 사람들이 죄책감을 느낄 것이다.수현이 나타나자 연설의 눈빛이 약간 어두워졌고, 은수는 그녀가 손에 물건까지 들고 있는 것을 보고 얼른 받았다."이거 뭐야?""우리 엄마가 만든 죽과 반찬이에요. 당신이 아침을 먹지 않았다고 해서, 난 연설 씨와 윤찬 씨도 배고플 거라 생각하고 좀 챙겨왔어요."수현은 손에 든 물건을 내려놓았고, 안에는 무척 향기로운 밥 냄새가 풍겼다. 비록 모두 담백한 음식이지만 정성이 들어있었다.윤찬도 이곳에서 하룻밤 지새워서 아침에 밥 먹으러 갈 겨를이 없었고, 음식 냄새를 맡자 갑자기 배가 고팠다."아가씨, 정말 고마워요. 난 밥 먹는 것도 잊어버렸어요.""수고했어요." 수현은 윤찬의 커다란 다크서클과 수염을 보며 말했다. 그녀도 전에 밤새 간호한 적이 있었기에 자연히 이것이 얼마나 피곤한지 잘 알고 있었다.연설은 수현이 오자 사람들의 시선을 끈 것을 보고 이불 아래 놓은 손을 갑자기 꽉 쥐었다. 심지어 그녀는 자신의 다리에 핏자국이 생기도록 힘껏 긁었고,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극심한 통증을
은수는 이 상황을 보고 먹을 겨를 없이 바로 달려와 수현의 다리를 살펴보았다.원래 희고 깨끗한 피부가 빨개졌고, 심지어 좀 부은 것을 보고 그는 마음이 아팠다."괜찮긴 뭐가 괜찮아. 다 빨갛게 부었잖아. 가자, 내가 당신 데리고 의사 찾아가서 처리해 줄게."말하면서 은수는 수현을 끌고 의사를 찾으러 가려고 했다.수현은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은수는 협박하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당신이 스스로 걸어가지 않는다면, 내가 당신 안고 갈까?"말하면서 그는 허리를 굽혀 수현을 안으려 했다.연설은 은수의 행동을 보고 저도 모르게 온몸이 떨렸다.그녀는 하마터면 죽을 뻔해서 은수가 그녀를 안고 병원에 왔고, 이것은 그녀에게 있어 이미 막대한 행복이었다.그러나 수현은 단지 다리를 살짝 데었을 뿐, 심지어 껍질도 조금도 벗기지 않았는데, 그가 이렇게 걱정하다니.왜...설마 그녀가 그를 위해 목숨을 희생해도 은수는 그녀를 조금이라도 신경 쓸 수 없단 말인가?연설은 이를 악물고 몸을 움직였다."차수현 아가씨, 정말 미안해요, 난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말하면서 연설은 발버둥치면서 침대에서 내려와 바닥의 난장판을 치우려는 것 같았다."설아, 함부로 움직이지 마!"윤찬이 막으려 했지만 연설은 펑 하고 침대에서 떨어졌다.이 소리에 은수와 수현은 모두 조용해졌고, 윤찬은 재빨리 앞으로 달려가 연설을 다시 침대로 안으려 했다.그러나 이때, 연설의 안색이 갑자기 매우 보기 흉해졌다."내... 내 다리에 왜 감각이 없죠...?"순간, 그 자리에 있던 몇 사람의 안색은 변했다.그래도 윤찬의 반응이 비교적 빨랐다. 그는 연설이 쓸데없는 생각을 할까 봐 인차 말했다."괜한 생각하지 마. 아직 마취제의 효과가 있어서 그래."연설은 은수를 바라보았고, 그녀가 마음속으로 가장 믿는 사람은 그뿐이었다."은수 도련님... 정말 그런 거예요?"연설의 두려움을 보고 은수는 차마 입을 뗄 수 없었고,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연설은 이 말을 할 때 마치 힘없는 여자아이와도 같았고, 은수는 마치 그녀의 마지막 희망인 것 같았다.은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와 약속을 했다."그래, 약속할게."수현은 한쪽에 서서 이 장면을 보며 마음은 바늘에 찔린 듯 무척 아팠다.왠지 모르지만, 은수가 이렇게 연설과 약속하는 것을 보고, 그녀는 마치 자신이 어젯밤에 꾼 그 악몽이 조금씩 현실로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은수가 연설의 정서를 달래는 틈을 타서 윤찬은 재빨리 나가서 의사를 불러와 먼저 연설의 상처를 싸매주었다.연설이 다시 흥분해할까 봐 의사는 그녀에게 진정제를 주사했고, 투명한 약물이 그녀의 혈액에 들어가면서 연설은 점점 눈이 감겼지만 손은 여전히 은수를 꽉 잡으며 놓으려 하지 않았다."은수 도련님, 날 버리지 마세요...""그럴 리 없어." 은수는 그녀의 감정을 달래면서 의사의 도움을 받아 연설을 침대에 다시 올려놓았다.의사는 연설의 상처를 검사했는데, 그녀가 방금 너무 흥분해서 발버둥쳤기 때문에, 다시 봉합해야 했다.연설의 상처는 가슴 아래에 있었기에 은수는 즉시 시선을 돌려 떠날 준비를 했다.그리고 그는 그제야 수현이 한쪽에 서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한참동안 그들을 지켜보고 있는 것 같았고, 표정은 슬프지도 기쁘지도 않았지만, 말할 수 없이 복잡했다.남자는 갑자기 죄책감을 느끼며 걸어가서 수현의 손을 잡았다."이쪽은 일단 의사 선생님에게 맡기면 돼, 이제 당신 데리고 가서 약 발라줄게."수현은 무감각하게 그에게 끌려갔다. 방금 떠나려 할 때, 그녀는 갑자기 그에게 그냥 이곳에 남아 연설과 함께 있으라고 말하고 싶었다. 필경 방금 그는 그렇게 단호하게 약속했으니 마치 그녀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다.그러나 결국 그녀는 참았다.수현은 자신이 질투만 하는 여자로 보이고 싶지 않았다."그럴 필요 없어요, 의사 선생님이 상처를 싸맨 다음 상태 좀 확인하고 가요."수현이 일단 고집을 부리면 누구도 막을 수 없었기에 은수는 어쩔 수 없이 간호사를
"그래요, 알았어요." 은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의사를 내보냈다.연설이 깊이 잠들어 잠시 깨어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은수는 윤찬을 바라보았다."너도 여기서 하룻밤 보냈으니 돌아가서 쉬어. 내가 여기에 있을 테니까 괜찮을 거야."윤찬도 밤을 지새웠는데, 연설을 걱정하지 않았더라면 벌써 잠들었을 것이다. 은수가 이렇게 말한 이상 그도 사양하지 않고 바로 돌아가 잠을 보충했다.방안에는 수현과 은수 두 사람만 남았는데, 남자는 그제야 수현의 다리에 난 상처를 보고 자기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이 여자는 왜 고집이 이렇게 셀까...’"그녀는 이미 괜찮으니까 내가 약 발라줄게."은수는 자신의 옆에 있는 자리를 두드리며 수현더러 앉으라고 했다.수현은 걸어가서 다리를 의자에 놓았고, 은수는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그녀의 발목을 들어 자신의 다리에 놓았다.이 자세는 순간 좀 애매해졌고, 수현은 얼굴이 약간 붉어졌다."당신 뭐하는 거예요?""내가 뭘 하겠어, 약 발라주고 있잖아!" 은수는 그렇게 많이 생각하지 않았는데, 고개를 들자 수현의 볼과 귀가 새빨개진 것을 보고 그제야 무엇을 깨달았다."당신 생각이 갈수록 음흉해지고 있어. 다리를 그렇게 멀리 두면 내가 어떻게 너에게 약을 발라 주라는 거지? 근데 당신은 또 그런 생각을 함부로 하고......"수현은 그의 말에 얼굴이 새빨개지더니 갑자기 좀 쑥스러워하며 다리를 빼내려고 했다."그럼 내가 스스로 바를 테니까 당신이 할 필요 없어요."은수는 그녀가 자꾸 움직이는 것을 보고 손을 내밀어 수현의 엉덩이를 두드렸다."자꾸 그렇게 움직이지 마. 계속 이러다 이따가 누가 보면 오해하겠어."수현은 그의 행동에 얼굴이 빨개졌지만, 더 이상 함부로 움직이지 않았다. 만약 다른 사람이 그가 이상한 짓하고 있는 것을 본다면, 그녀는 정말 사람을 볼 면목이 없을 것이다.앞에 있던 여자가 조용해지자 은수는 그제야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상처를 살펴보았다.자세히 보지 않으면 몰랐지만, 은수는 수현이 화상을 입은
차수현은 반박하지 않고 계속 고개를 숙이고 온은수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어르신은 떠났다.잠시 후 온혜정과 유민도 왔는데, 그들은 무사히 돌아와 약간의 찰과상만 입은 유담을 자세히 살펴보다가 또 그를 품에 안고 한참을 울었다.그리고 나서야 그곳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되었고, 온혜정은 들은 다음 마음이 복잡해졌다.그녀는 임미자가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이렇게 되면 그녀도 더 이상 임미자를 미워할 수가 없었다.병실에 들어서자, 온혜정은 차수현이 눈도 깜빡이지 않고 온은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수현아.” 온혜정은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차수현은 고개를 돌렸다.“엄마, 그는 괜찮아요.”“괜찮으면 됐어.”온혜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차수현 옆에 앉아 그녀의 손등을 두드렸다.“피곤하면 돌아가서 쉬어. 여긴 우리가 있잖아.”차수현은 뒤를 돌아보니 온은서도 온 것을 발견했다.비록 전에 온은수와 불쾌한 일이 많았지만, 이럴 때 그는 오히려 온은수가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나도 알아요…….”차수현은 대답했다. 그녀는 이럴 때 곁에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지탱하며 그녀가 쓰러지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는 것을 다행이라고 여겼다.……또 일주일이 지났고, 온은수는 마침내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요 며칠, 차수현은 다른 사람들과 번갈아 그를 돌보았는데, 차수현이 머문 시간이 가장 많았다. 매일 이 남자를 돌보는 것 외에 그녀는 또 그의 손을 잡고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의 생존 의식을 불태워야 했다.온은수가 깨어났을 때, 그는 차수현이 자신의 침대에 엎드려 잠든 것을 보았고 남자는 손을 내밀어 어렵게 그녀의 머리를 만졌다. 차수현은 순식간에 깨어났다.온은수가 깨어난 것을 보고 그녀는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며 남자를 안고 이리저리 둘러보며 그가 정말 괜찮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서둘러 의사를 불러 온은수에게 검사를 진행했다.검사 결과, 모든 것이 정상이었고, 온은수는 한동안 휴양하면 퇴원할 수 있었다.한 무리
십여 분의 노정은 차수현에게 있어 마치 한 세기가 지난 것 같았다.마침내 병원에 도착하자 문앞에는 이미 들것이 기다리고 있었다. 차문이 열리자 온은수는 들것에 실려 직접 수술실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다.차수현도 따라가서 수술실 입구를 지켰다.……수술실 밖, 어르신도 이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다만, 온은수의 상황을 물어볼 겨를도 없이 임미자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그는 벼락을 맞은 듯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어르신은 자신의 귀를 믿지 않으려 했지만, 임미자의 시체를 보러 갈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어르신은 망연히 따라갔고, 임미자의 산산조각난 시체를 보고 그는 마침내 믿었다. 줄곧 얼굴에 감정을 나타내지 않는 남자가 목놓아 울었고, 원래 반쯤 하얀 머리카락은 순식간에 하얗게 변했다.그는 하루 만에 자신과 삐진 아내가 아무런 생기도 없는 시체가 되어 영원히 자신에게서 떠날 줄은 도무지 생각하지 못했다.“사모님은 유담 도련님을 구하시기 위해…….”어떤 사람이 사건의 경위를 어르신에게 말했고, 모든 것을 알게 된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가슴은 아파서 숨을 쉴 수 없었지만, 그는 생명의 마지막 순간, 임미자는 틀림없이 만족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면 충분했다.“미자야, 안심해라. 은수의 아이는 반드시 건강하고 평안하게 자랄 거야. 당신이 한 모든 것은, 그들이 줄곧 기억할 거야…….”……수술실 밖에서 차수현은 오랫동안 기다렸고, 그녀가 자신의 몸이 무감각해졌다고 느꼈을 때, 그 수술 중이란 등불은 마침내 꺼졌다.온은수는 의사에게 밀려나왔고, 차수현은 즉시 앞으로 다가가서 상황을 물었다.“의사 선생님, 그 이는 어떻게 됐나요!”“생명의 위험은 없지만…….”“뭔데요?”“도련님의 다리는 총상을 입은데다 또 심각한 골절을 입어, 회복하더라도 전처럼 돌아갈 수 없을 거예요.”“…….”차수현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메마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알았어요.”그녀는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또 어쩔 수 없이
한 무리의 사람들은 미처 임미자가 사망했다는 사실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또 하나의 흉보를 맞이했다.차수현도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 그 사람들과 함께 비틀거리며 달려갔다.다행히 온은수가 배치한 사람은 비록 매우 슬프고 이 사실을 믿기 힘들었지만 여전히 자신의 사명을 기억하고 차수현을 부축하며 그녀가 넘어지지 않도록 보호했다.일행이 공장 앞에 도착하자, 활활 타오르는 불길만 보였고, 자욱한 검은 연기는 온 하늘을 칠흑같이 어두컴컴하게 물들였다.차수현은 이 모든 것을 보고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온은수가 이미 불 속에 타 죽었거나 폭사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수백 수천 번이나 이 남자를 미워했지만, 그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을 때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첫 번째 생각은 그가 무사하기를 바라는 것이었다.“온은수, 당신은 죽지 않을 거예요…… 당신은 내 뱃속의 아이가 당신을 아빠라고 부르는 것을 들어야 한다고 했잖아요…….”차수현은 중얼중얼 말하면서 말투에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띠었다.그녀는 온은수를 찾으러 들어가려 했지만 사람에게 붙잡혔다.“아갔;, 저희가 도련님을 찾으러 들어갈 거예요. 아가씨는 안의 연기를 들이킬 수 없어요. 아이에게 영향을 줄 거예요.”“나더러 이렇게 지켜보고 있으라고요?” 차수현은 멍하니 말했다. 그녀는 문득 자신이 쓸모가 없다고 느꼈다. 이럴 때 그들이 일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도련님은 아가씨의 뱃속의 아이의 안전을 가장 중시했으니 만약 아가씨에게 무슨 일 생긴다면 저희도 죽음으로 사죄할 거예요.”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막자, 차수현은 한쪽에 서서 그들이 들어가서 기적을 찾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얼마나 지났는지 갑자기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도련님은 여기에 있어!”공장 앞은 잡초로 뒤덮여 사람들의 시야를 가렸기 때문에, 그들은 한참을 찾고서야 그곳에 누워 이미 혼수상태에 빠진 온은수를 발견했다.온은수를 찾은 사람은 그에게 아직 호
그의 수하는 유담을 찾았으니, 그들은 유담을 보호하여 무사하게 돌려보낼 것이다. 이렇게 하면 그가 이곳에 온 가장 큰 목적은 달성됐으니 그도 잠시 안심할 수 있었다.연설도 이 소리를 들었은데, 대충 무슨 일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유담의 너덜너덜한 옷 밑에 폭탄이 있다는 것을 모를 것이고, 그것을 발견했을 때 또 얼마나 절망적일까?차수현은 자신이 사랑하는 아들이 그녀 앞에서 죽는 것을 지켜볼 뿐만 아니라 아예 그의 피와 살이 터지는 그런 가장 처참한 죽음을 지켜볼 것이다.임신한 그녀는 이런 장면을 보고 그 자리에서 놀라 기절하고 유산하겠지?여기까지 생각하자 연설의 얼굴에는 일그러진 웃음이 떠올랐고, 온은수는 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그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또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은수 오빠, 오빠가 생각한 게 맞아요. 그는 당연히 이렇게 쉽게 도망가지 못하겠죠. 그의 몸에는 폭탄이 있으니 나가도 소용없어요.”“너……!”온은수는 갑자기 연설을 죽이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 그는 어떻게 해야만 유담을 무사하게 할 수 있을까?연설은 남자 얼굴의 드러난 절망을 감상하며 그의 얼굴을 살며시 쓰다듬었다.“조금 있으면 폭발하는 소리가 들릴 텐데요…….”이와 동시.유담은 다른 사람에게 안겨 밖으로 달려갔고, 더 빨리 떠나기 위해 그들은 유담의 입에 있는 테이프를 뗄 겨를도 없었다.마침내 차수현 그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에 도착하자, 그들은 유담을 내려놓았고, 그러나 그는 귀신을 본 듯 끊임없이 밖으로 뛰어나갔다.“유담아!” 차수현은 이 상황을 보고 엄청 놀랐다. 유담이는 왜 이러는 것일까?유담은 마침내 자신의 입에 붙은 테이프를 떼어냈다.“엄마, 나한테 시한 폭탄이 있어요.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차수현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어떻게 이럴 수가?그리고 바로 이때, 몰래 따라온 임미자는 이 말을 듣고 즉시 달려가 유담을 껴안고 그가 입고 있는 너덜너덜한 옷을 찢었고, 그 안에 아직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는 폭탄
“올라와요, 그리고 문 앞에 서서 들어오지 말고요, 그렇지 않으면 난 그 녀석을 죽일 거예요.”연설은 갑자기 입을 열더니 더는 총을 쏘지 않았다.온은수는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갔고, 연설은 옆에 앉아 있는 유담을 바라보았는데, 그를 잡아당긴 후에야 그의 팔에 피가 묻은 것을 발견했다. 아마도 줄곧 밧줄을 갈아서 빠져나가려고 노력했을 것이다.“넌 도망가도 소용없다. 오히려 널 만난 사람은 모두 너 때문에 죽겠지. 만약 차수현이 흥분해서 너를 안고 손을 놓지 않으려 한다면 너희 모자 두 사람은 함께 저승에 가서 다시 가족이 될 수 있어.”연설은 냉담하게 잔인한 말을 하다가 갑자기 칼을 꺼내 유담의 손에 있는 밧줄을 잘랐고, 그 후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더니 온은수가 도착했다.연설은 또 총을 들어 온은수의 오른쪽 다리를 향해 총을 쏘았다.온은수는 몸을 비틀거리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한쪽 다리는 무릎을 꿇었다.“이렇게 하면 화가 풀리겠어? 난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네 마음대로 처리해. 유담이 풀어주기만 하면 돼.”온은수는 유담을 바라보며 계속 물었다.연설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온은수를 들어오게 했다.“들어와요, 그리고 난 그를 내보낼 거예요.”온은수는 다리와 어깨를 다쳤기 때문에 더 이상 도망갈 수 없었다. 자신이 상상했던 차수현을 괴롭혀 죽이는 화면과는 다르지만 온은수가 자신과 함께 죽게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았다.게다가 연설은 온은수가 차수현을 대신해 자신을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짐작했기 때문에 두 가지 예상을 했었다.차수현이 왔다면 연설은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그녀를 괴롭혀 그녀가 온은수 앞에서 죽게 하고, 온은수로 하여금 평생 연설이라는 사람을 잊을 수 없게 하려 했다.만약 온은수가 왔다면, 그녀는 그와 함께 죽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여러 해 동안 사랑해 온 이 남자가 차수현과 남은 인생 행복하게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그를 자신과 함께 지옥으로 가도록 하는 게 더 나았다.유담은 이 상황을 보고 끊
차수현은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녀는 자신이 그들에게 폐를 끼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렇게 온은수는 몇 명의 유력한 조수들을 배치하여 차수현을 보호하라고 한 다음, 기타 몇 명의 가장 믿을 만한 사람들을 데리고 출발했다.온은수는 단독으로 차를 몰고 갔고, 이 사람들은 일부는 안전한 곳에 남아 유담을 기다렸고 남은 사람은 공장을 뒤지며 유담을 찾았다. 그때 유담을 찾으면 누군가가 신호를 보낼 것이다.일을 안배한 후, 온은수는 옷을 갈아입고 스스로 차를 몰고 먼저 떠났고, 다른 사람들은 뒤에서 그를 따라 가면서 거리를 유지하여 연설에게 발견되지 않도록 했다. 그녀는 마음이 급해져서 유담을 해칠 수도 있었다.온은수는 차를 몰고 연설이 보낸 장소로 갔고,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그 허름한 공장도 눈에 들어왔다.온은수는 이곳의 환경을 살펴보았는데, 사방에 인가가 없었고, 도처에 무성한 잡초가 자랐는데, 확실히 나쁜 일을 하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었다.온은수은 차를 한쪽에 세운 후 스스로 차에서 내렸다.연설은 위층에서 자동차 소리를 듣고 멀리서 한 번 바라보았는데, 유담도 와서 보려고 발버둥 쳤지만 꽁꽁 묶여 있어 몇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유담은 마음속으로 차수현이 절대 오지 말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연설은 정말 미치광이여서 엄마가 나타난 순간 그녀를 죽일 것이다.그리고 유담은 절망적으로 자신의 몸에 있는 폭탄을 바라보았다. 이것은 센서가 달린 폭탄이었는데, 사람에게서 10초 이상 떠나면 바로 폭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미 폭발 시간이 설정되어 있었는데, 바로 연설이 그들에게 준 마지막 기한이었다.다시 말하면, 차수현이 와서 유담을 구해도, 그들은 그의 몸에 있는 폭탄을 제거할 수 없었으니 유담은 여전히 죽어야 했다. 그리고 차수현은 헛되이 목숨을 잃을 뿐이었다.연설은 나타난 사람이 온은수인 것을 보고 멍하니 있다가 곧 싸늘하게 웃었다. 온은수는 여전히 그의 애지중지하는 차수현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차라
차수현이 침묵하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를 때, 갑자기 밖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돼, 은수야, 그건 너무 위험해서 안 돼!”온은수는 의아하게 고개를 돌렸고, 그제야 어르신과 임미자가 모두 왔다는 것을 발견하였다.임미자도 방금 온은수의 말을 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이 이미 희생하려는 마음을 먹고 유담을 구하려 한다는 것을 보아냈다.유담은 그녀의 손자였으니 그녀도 그를 매우 걱정했지만, 온은수는 그녀가 힘들게 낳은 아이였다. 비록 두 모자는 일찍이 여러 가지 오해로 오랫동안 헤어졌지만, 그들이 혈육이란 사실은 변함없었다.임미자는 이런 황당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그래, 은수야, 넌 우리를 생각하지 않는 거야?”어르신은 자신의 잘못이 지금의 상황을 초래하여 유담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는 것을 알고, 짧디짧은 몇 시간 사이에 그의 백발은 두배로 늘어났고, 하루아침에 10살은 더 먹은 것 같았다.“하지만 전 남자이니, 제가 저지른 일은 제가 스스로 책임져야 하죠. 아버지, 이것은 어릴 때부터 가르쳐 주신 거 아니었나요?”어르신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입을 열었다.“만약 연설의 어머니를 보낸다면? 그녀는 아무리 미쳤더라도 자신의 친어머니를 직접 살해할 정도는 아니겠지.”“그녀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이상, 분명히 그들조차 신경 쓰지 않는 게 분명해요. 저는 그런 시험을 할 수 없어요. 그리고 송혜미는 이 일을 알게 된 후, 큰 자극을 받았다. 이미 기절했고, 언제 깨어날 수 있을지 아직 모르니까 저는 그녀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어요.”유일한 가능성이 모두 없어진 것을 보고, 어르신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다 내 잘못이구나, 모두 내 탓이다. 내가 노망나서 연설을 풀어줬구나. 그렇지 않으면, 그녀더러 나를 죽여 분풀이를 하는 건 어떤가. 어차피 나도 늙었으니 죽을 때가 됐지. 자꾸 젊은 사람이 내 앞에서 죽는 것을 보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어르신의 말에 온은수도 약간의 슬픔을 느꼈다. 그는 눈을
차수현은 그 장면을 생각하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그녀가 유담이 온갖 고통을 받고 죽는 것을 눈 뜨고 지켜보게 하라니, 차라리 그녀가 가서 그를 바꾸는 것이 나았다.어차피 연설의 원한은 모두 자신을 향한 것이었고, 유담은 무고했으니 그녀는 자신의 아이가 어른의 원한에 연루되게 하고 싶지 않았다.더군다나 유담이 그렇게 간단하게 연설에 의해 납치된 것도 다 그녀가 일시적으로 마음이 약해서 그들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유담은 연설이 그의 마음속의 그 선량하고 정직한 선생님이 아니라 악마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차수현은 숨이 막혔지만 눈빛은 점차 담담해졌다.“어쨌든 나는 갈 거예요.”“그럼 당신 뱃속의 아기는? 당신은 그녀를 버릴 거야?” 온은수는 슬픔을 느꼈다. 지금 이 순간, 차수현은 여전히 그를 믿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그는 심지어 이런 일로 괴로워할 자격도 없었다. 만약 그가 처음부터 깔끔하게 연설을 처리했다면, 또는 사람을 감옥에 보내 그녀를 잘 주시하도록 분부했다면, 이런 일이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그의 잘못이 더욱 컸다!“난…….”차수현은 이미 무엇을 희생하든 유담을 구하러 가려고 했지만, 뱃속의 아기를 언급하자 잠시 망설이다 결국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며 아직 아무런 의식도 없는 배아에게 미안하다는 한마디 할 수밖에 없었다.‘미안해. 엄마의 선택은 너무 이기적이었지? 어쩌면 네가 이 아름답지만 잔혹한 세상을 볼 수 없게 할 수도 있어. 하지만 만약 일이 정말 최악의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나도 너와 함께 떠날 거야. 절대로 널 혼자 두지 않을 거라고.’“만약 당신이 가서 유담을 구하더라도, 당신이 죽는다면, 그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아? 아마 평생 그늘 속에서 살겠지. 더 이상 즐겁게 웃지도 못하고. 당신은 그가 그렇게 되길 원하니?”“그럼 어쩌라고요?! 당신이 말해봐요!” 차수현은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 그녀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설마 이
차수현의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깜짝 놀랐다. 그는 재빨리 다가가 그녀의 손에서 아직 소리가 나는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했지만 차수현은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전혀 주려 하지 않았다.“수현아, 진정해!”귀를 찌르는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고막이 뚫릴 것 같았지만 몸의 불편함 대신, 오히려 가슴이 무언가에 의해 꽉 쥔 채 곧 깨질 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그는 차수현이 이렇게 통제력을 잃은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종래로 없었다. 오은택의 일로 모함을 당했을 때도, 비록 많은 일반인들이 참을 수 없는 일을 당했지만 차수현은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이미 그 빌어먹을 동영상에 자극되어 정신이 붕괴된 것 같았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온은수는 더욱 걱정했다. 그러나 전에 그는 이미 차수현을 한 번 기절시켰으니 이번에는 차마 그러지 못하고 앉아서 차수현을 안고 가볍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을 수밖에 없었다.“수현아, 핸드폰 줘, 내가 단서를 찾으러 갈게. 내가 그들의 현재 위치를 찾을 수 있을 거야. 방법이 꼭 있을 거야. 그녀의 가족도 우리 손에 있으니 우리도 속수무책이 아니야. 조급해하지 마…….”온은수 자신도 급해 죽을 지경이었지만 차수현을 진정시키는 것이 우선이었다. 차수현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지만, 더 이상 비명을 지르지 않고 얼굴을 가리고 통곡했다. 마치 새끼를 잃은 어미 짐승처럼 슬피 울었다.온은수는 손을 내밀어 차수현의 휴대전화를 가져오려 했지만 그녀는 마치 귀신에 홀린 듯, 온은수의 어깨를 호되게 깨물며 자신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가지 못하게 했다.온은수는 심한 통증을 느꼈다. 차수현은 지금 이미 이성이 없어서 유난히 세게 그를 깨물었고, 한순간, 그는 살이 찢어져 피까지 흘렸다. 그러나 남자는 미간도 찡그리지 않고 오히려 이런 자세로 차수현을 그의 어깨에 엎드리게 하며 그녀의 손목을 살짝 잡더니 그녀가 손을 놓게 하는 데 성공했다.차수현은 여전히 온은수를 꽉 물고 놓지 않았다. 온은수는 아무일 없는 것처럼 차수현의 휴대폰에 들어온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