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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4화

하필이면 이 남자는 주변에 이렇게 많은 위험한 물건이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듯 땅에서 일어나려고 발버둥 쳤다.

수현은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온은수 씨, 함부로 움직이지 마요! 다칠 수 있단 말이에요!"

은수는 고개를 들어 수현이 나타난 것을 보고 그제야 찌푸렸던 미간을 필 수 있었다.

"수현아, 깼어? 몸은 괜찮아?"

은수는 깨어났을 때 수현이 보이지 않는 것을 발견하고 재빨리 그녀를 찾아가려고 했다. 그러나 자신의 신체상황을 무시하고 너무 급하게 일어서서 그는 오히려 부주의로 넘어졌으며 침대 머리맡에 놓인 꽃병까지 깨뜨렸다.

그러나 은수는 개의치 않았다. 그는 오로지 수현만 생각했고, 심지어 자신이 다칠 수도 있다는 것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수현은 그가 이렇게 아픈데도 자신을 염려하는 모습에 약간 감동을 받았다.

"난 괜찮으니까 함부로 움직이지 마요."

말하면서 수현은 인차 빗자루로 유리 조각을 꼼꼼히 쓸어냈고, 그제야 걸어가서 은수를 일으켜 세웠다.

손이 은수의 몸에 닿자, 여전히 좀 뜨거웠다. 수현은 마음이 아프면서도 화가 났다.

"당신이 열이 내리지도 않았는데 왜 함부로 내려오는 거예요? 침대에서 잘 쉬면 안 돼요?"

"당신이 없는데 내가 어떻게 안심하고 누워 있을 수 있겠어?"

은수는 말하면서 수현의 손을 잡았고, 자신도 모르게 손에 힘을 주었다. 그는 깨어나자마자 수현이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얼마나 공포에 떨었는지 모른다.

만일 그녀에게 또 무슨 일이 생기면, 그는 정말 미칠지도 모른다.

"......"

수현은 은수의 온도를 느꼈다. 그녀는 뜻밖에도 이 남자의 말에서 그의 두려움을 알아차렸고, 아무리 많은 원망이 있어도 더 이상 말할 수 없었다.

"나 방금 신체검사 받으러 갔을 뿐이에요. 의사 선생님도 겸사겸사 나에게 주의사항을 당부했고요. 난 도망가지 않았으니까 당신도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요."

수현은 은수를 부축하며 침대에 눕혔다. 은수는 그녀의 태도가 모처럼 친절한 것을 보고 갑자기 담이 커지더니 수현의 손을 잡고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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