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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8화

"나...... 난 다른 마음이 없어요. 다만, 전에 어떤 일이 생겼는데, 그가 나를 도와줬어요. 난 그와 다른 불필요한 접촉을 할 생각이 없었다고요."

수현은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겨우 말을 끝냈다.

혜정은 수현을 쳐다보았다.

"그럼 그 일은, 그 남자와 관계가 있는 거야 없는 거야?"

혜정은 잘 알고 있었다. 그들 일가족은 이 낯선 외국에서 그저 평범하기 그지없는 사람들일뿐, 다른 사람이 수를 써서 이런 일반인을 상대할 리가 없다는 것을.

수현이 부딪친 일은 온가네에서 안겨다 준 것일지도.

수현은 눈을 드리우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알았어요, 엄마 말이 맞아요. 애초에 이미 떠나기로 결정했으니 더 이상 쓸데없는 접촉을 하지 말아야 하죠. 나 이제 가지 않을 거예요."

말하면서 수현은 음식을 한쪽에 놓았다.

딸이 마침내 자신의 말을 듣는 것을 보고 혜정은 안색이 부드러워지더니 수현의 어깨를 껴안았다.

"수현아, 엄마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너를 기분 나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나와 유담에게 있어서 너는 우리의 가장 중요하고 유일한 존재야. 그러나 온은수에게 있어서 너는 단지 그가 좋아하는 한 여자일뿐, 네가 없어도 다른 여자들이 그를 돌봐줄 거야. 그러나 우리는 너를 잃으면 정말 아무것도 없어."

"알아요...... 나 더 알아요......"

수현은 중얼중얼 말했다. 하긴, 그녀가 없어도 은수는 종래로 그를 관심하고 돌보는 사람이 부족하지 않았다.

그러나 어머니와 유담은 만약 자신의 보살핌이 없다면 아마 정말 아무도 그들 두 사람을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어느 쪽이 중요한지에 대해 그녀는 잘 구분해야 했다.

"네가 알면 됐어. 게다가 엄마도 네가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는 것을 반대하는 게 아니야. 그러나 우리 집의 조건으로는 좀 착실한 사람을 찾아야 하지.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은 생각도 하지 마."

혜정은 또 한 마디 당부하고서야 화제를 돌렸다.

"이 얘기는 그만하고, 방금 내가 돌아왔을 때 유담은 배고프다고 난리를 부렸으니 빨리 정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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