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은 비틀거리며 달려갔다. 그 쓰레기통에는 오늘 유담이 입은 외투와 똑같은 옷자락이 드러났다.수현은 호흡마저 떨렸고 쓰레기통을 열어보니 유담이 안에 누워있는 것을 보았다.“유담아?”수현은 손을 내밀어 녀석의 몸을 살짝 두드렸지만 유담은 눈을 뜨지 않았다.그녀는 재빨리 또 유담의 호흡을 확인해 보았는데, 그의 호흡이 평온한 것을 발견했고 그제야 마음을 내려놓았다. 다행히 유담은 그냥 잠들었을 뿐…... 돌이킬 수 없는 일을 당한 게 아니었다.수현은 조심스럽게 녀석을 끌어안았다. 잃어버린 유담을 다시 찾은 그녀는 하마터면 또 눈물을 흘릴 뻔했다.은수는 다가와서 수현이 유담을 꼭 안고 있는 것을 보고 얼른 입을 열었다."괜찮아, 괜찮아, 찾으면 됐어."잠시 후 수현의 정서가 좀 회복되자 은수는 그제야 다시 입을 열었다."유담이가 이렇게 깊이 잠든 이유는 아마도 약 때문일 거야. 즉시 의사 선생님더러 검사해 보라고 하자."은수의 말에 수현은 바로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이번 갑작스러운 사고에 놀라 정신이 없었으니 그렇게 많이 고려하지 못했다.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우리 바로 올라가요."은수는 손을 내밀어 수현과 함께 유담을 안으며 재빨리 병원의 응급실로 돌아갔다.의사는 이미 기다리고 있었고 유담이 도착하자마자 바로 그에게 전신검사를 진행했다.수현은 밖에서 기다리며 수술실의 등을 보고 넋을 잃었다.너무 긴장했는지 수현은 자신도 모르게 손을 꽉 쥐며 관절이 창백해졌다.은수는 참지 못하고 그녀의 손을 잡아주었다. 수현의 체온이 무서울 정도로 차갑다는 것을 발견한 그는 마음이 아팠다."걱정하지 마. 유담이는 괜찮을 거야. 별일 없을 거라고."수현은 망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그녀의 모든 신경은 유담에게 있었고 은수가 무슨 말을 하는지 그녀는 똑똑히 듣지 못했다.그러나 그녀의 손을 잡은 남자의 온도는 어느새 수현의 마음을 많이 안정시켰다. 아마도 그녀가 가장 당황하고 무기력할 때 이 남자가 줄곧 자신의 곁에 있어주면서 그녀에게 희망
수현은 이곳에서 유담을 지키고 있었고 은수는 그녀의 옆에 있었다. 다만 그도 이곳에 앉아 그냥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더러 계속 이 일의 경위를 조사하라고 했다.멀쩡한 아이가 왜 한 남자에게 강제로 끌려갔고, 그 남자는 또 왜 그를 기절시켜 쓰레기통에 넣었을까?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할 이유가 무엇일까?은수는 윤찬에게 전화를 걸었다."어때, 수상한 사람 찾아냈어?""아직입니다, 도련님." 윤찬은 밖에서 병원을 드나드는 사람들을 유심히 살폈다.일을 크게 만들어서 그 남자의 의심을 살까 봐 그들은 그저 암암리에 차 안에서 살폈을 뿐, 오랫동안 기다렸지만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다.“찾으면 바로 연락 줘.은수도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그때 감시 카메라에는 그 남자의 뒷모습만 찍혔으니 그의 키와 체형 외에 유용한 정보는 아주 적었다.그리고 그 남자의 행동으로 보면, 떠나기 전에 아마도 위장을 할 가능성이 높았다. 이렇게 되면 윤찬이라도 빠른 시간 내에 찾을 방법이 없었다.수현은 원래 모든 신경이 유담에게 있었지만 은수가 통화하는 것을 듣고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이번 일은 누군가가 고의로 그녀를 겨냥하고 있는 것 같은 수상함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었다.‘설마 며칠 전의 교통사고도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누군가가 일부러 한 짓일까?’이런 가능성을 생각하자 수현은 등골이 오싹했다."수현아, 너 뭐라도 생각난 거야?"은수는 수현의 표정을 관찰하면서 손으로 그녀의 가녀린 등을 가볍게 두드렸고, 그녀의 불안한 마음을 달랬다."잘 모르겠어요. 혹시 지난번의 교통사고도......"수현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은수는 바로 그녀의 뜻을 알아차렸다.그는 이미 그 교통사고를 조사해 봤지만, 그 기사는 단지 술에 취해서 차를 몰고 유담이를 들이받은 것이었다.이렇게 보면 그 사고는 의외일 뿐이겠지만 오늘 발생한 모든 일과 결합하면 확실히 좀 수상했다."일단 겁먹지 마. 요 며칠 유담이 병원에 있는 동안, 내가 사람들 보내서 지키고 있을 테니가 별일 없
수현은 유담을 힘껏 껴안으며 마치 잃어버려 되찾은 보배를 안고 있는 것 같았다.유담이 혼수상태에 빠진 이 몇 시간 동안 그녀가 마음속으로 얼마나 큰 고통을 받았는지 아무도 모른다.하루도 채 안 되는 이 시간은 그녀에게 있어 끔찍할 정도로 길었다.이렇게 유담을 안고 있다 한참이 지나서야 수현은 정신을 차리고 녀석을 놓아주며 진지하게 그를 쳐다보았다."유담아, 어때? 어디 아픈 데 없어?"유담도 서서히 정신을 차리며 눈을 깜박였다. 수현은 걱정해하며 자신을 보고 있었고 눈시울은 딱 봐도 운 티가 날 정도로 새빨갰다.녀석은 마음이 좀 아팠다. 그래서 그는 비록 머리가 어지럽고 구역질이 났지만, 여전히 고개를 흔들었다."나 괜찮아요, 엄마."유담의 말에 수현은 그제야 마음이 놓였지만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다행이야, 괜찮아서, 미안해, 유담아, 엄마가 잘못했어. 너 혼자 보내선 안 됐는데, 많이 놀랐지?"유담은 손을 내밀어 수현의 눈물을 닦아주었다."안 무서웠어요, 엄마. 이것은 엄마의 잘못이 아니에요."녀석이 지금 이 상황에서도 부드럽게 자신을 위로하는 것을 보고, 수현은 흐뭇하면서도 슬펐다. 자신의 아이가 이렇게 철이 들고 상냥해서 흐뭇했고 또 자신이 그를 잘 보호하지 못해서 슬펐다.그녀는 또 무슨 말을 하려다 은수가 방 안의 인기척을 듣고 들어왔다.유담이 깨어난 것을 보고 남자의 줄곧 굳게 잠겨 있던 미간이 풀렸다. 고개를 숙이자 수현이 묵묵히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고 그는 마음이 아팠다. 그는 그녀의 어깨를 잡고 말했다."울지 마. 유담이는 이미 깨어났잖아. 그만 울어."수현은 이 말을 듣고 소매로 얼굴을 닦았다. 하긴, 엄마라는 사람이 자꾸 이렇게 울면 또 어떻게 유담에게 안정감을 가져다줄 수 있겠는가?수현이 마침내 평온해지자 은수는 유담을 보더니 그의 이마를 만졌고, 온도가 정상인 것을 보고 재차 입을 열었다."깨어났으니 의사 선생님더러 다시 검사해 보라고 하자. 그래야 마음이 좀 놓이니까.”수현이 고개를 끄덕이자 은
유담의 요구가 합리적이라면 수현은 거의 거절하지 않았다.더군다나 지금 다친 녀석이 이렇게 불쌍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으니 그녀의 마음은 금세 약해졌다."그래, 엄마는 요 며칠 여기에 남아서 유담이랑 같이 있어줄게."유담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며 수현의 품에 꼭 기대었고 작은 손은 그녀의 옷을 잡고 놓지 않았다.비록 유담은 침착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 사고는 여전히 그를 공포에 빠뜨렸다.어렸을 때부터 퇴역한 특전사를 따라 많은 호신술을 배운 녀석은 일반적인 위험에 부딪혔을 때 자신에게 반격할 능력이 있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자신이 배운 호신술을 발휘하지 못했을 줄이야. 그는 여전히 너무 약했다.은수는 모자 두 사람이 함께 기대고 있는 모습을 보며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들은 이번 일로 많이 놀란 게 틀림없었으니 그 역시 가능한 한 빨리 방법을 찾아 이 일을 잘 해결해야 했다.그러나 빠른 시간 내로 찾을 수 있는 단서가 너무나도 적었고 그가 생각한 수현에 대해 이렇게 깊은 원한을 가진 사람은 차가네 사람들밖에 없었다.지난번 사고가 생긴 후, 그는 이미 차예진을 감옥에 보냈고, 그녀와 관련이 있는 모든 사람들도 모두 경고했으니 절대 다시 일을 벌일 리가 없었다.‘이번엔 대체 누굴까…...’은수가 한창 생각에 잠겼을 때, 침대에 앉아 있던 유담이의 배에서 갑자기 꼬르륵 소리가 울렸다.녀석도 배가 울릴 줄 몰라 작은 얼굴을 붉히더니 자신의 배를 가렸다. "아, 나 배가 좀 고픈 것 같아요…..."말하면서 유담은 또 어색하게 머리를 긁적였고 자신이 유난히 분위기를 망친 것 같다고 느꼈다.수현은 이런 사소한 일로 긴장이 많이 풀리며 웃으며 말했다."엄마가 깜박했네, 우리 유담이 그렇게 오래 잤으니 틀림없이 배가 고플 텐데. 잠깐만 기다려, 엄마가 먹을 거 좀 사 올게.""내가 갈게."은수는 수현이 나가려는 것을 보고 바로 일어섰다."당신은 여기에 남아서 유담이와 함께 있어. 내가 사람 시켜서 사오라고 하면 되니까."수
잠시 기다리다 윤찬이 특별히 사 온 음식을 가지고 들어왔다.그리고 그는 또 은수에게 봉지 하나를 공손하게 건네주었다."도련님, 이것은 방금 도련님께서 언급한 물건입니다."은수는 고개를 끄덕이고 물건을 들고 방으로 돌아왔고, 음식의 향기는 순간 이 작은 공간에서 퍼졌다.수현은 그 음식들을 모두 탁자 위에 올려놓자 뜻밖에도 모두 그녀와 유담이 좋아하는 음식인 것을 발견했다.수현은 멈칫했다. 그녀는 자신이 은수에게 그들의 입맛을 말한 기억이 없었다.“지난번 레스토랑에서 만난 후 기억해 뒀거든.”은수는 수현의 생각을 간파한 듯 그녀의 마음속의 의문을 직접 대답했다.수현은 눈을 드리우며 김이 모락모락 나는 음식들을 보았다. 그것은 그들의 입맛에 아주 맞을 뿐만 아니라 또 모두 담백해서 고추와 자극적인 양념이 하나도 없었다......‘이 남자, 이럴 땐 꽤 섬세하더라.’수현은 한순간 감동을 받았지만 재빨리 표정을 가다듬고 음식을 차려놓은 뒤 유담과 함께 밥을 먹었다.세 사람의 저녁은 그다지 시끌벅적한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화목한 편이었다.은수는 한쪽에 앉아 수현이 유담을 챙겨주는 것을 보면서 줄곧 냉엄한 표정도 많이 부드러워졌다.이럴 때 보면 마치 그들이야말로 진정한 가족인 것 같았고 은수는 이미 꿈속에서 수십 번이나 이 장면을 상상했다.지금 실제로 느끼면서 그는 오히려 진실하지 못하다고 생각했다.밥 한 끼는 금세 다 먹었다.은수가 일어나서 탁자를 정리하려 하자 수현은 얼른 손을 흔들었다."당신은 거기서 쉬어요, 내가 하면 돼요."비록 은수가 자주 쓰는 오른손을 다치지 않았지만 그도 어디까지나 환자였기에 그에게 이런 일을 시키면 수현은 죄책감을 느꼈다.수현은 잽싸게 일어서서 그 포장들을 큰 봉투에 담은 뒤 버리러 나갔다.수현이 떠나자 은수는 옆에 있는 녀석을 힐끗 보았다."어때, 네 입맛에 맞아?"유담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은수가 우쭐대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나쁘진 않네요."은수는 녀석의 그 츤데레한 모습을 보며 미소를
유담은 이 말을 듣고 재빨리 손을 움츠렸고 조심스럽게 방금 그 버튼을 누르며 칼날을 거두었다.그리고 유담은 이 새 장난감이 어찌나 좋은지 손을 떼려 하지 않았다.이것은 호신용으로 딱 좋은 물건이었다. 앞으로 또 누군가가 갑자기 그에게 접근하면 그는 바로 이걸로 그 사람을 찌르면 되었다.‘흥, 또 누가 감히 나에게 손대는지 보자.’그 화면을 상상하니 유담은 오늘 억울하게 당해서 생긴 화가 많이 풀렸다.은수는 녀석의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문득 자신이 특별히 사람을 찾아 이것을 만든 보람이 있다고 느꼈다."어때, 마음에 들어?"유담은 여전히 좋아서 어쩔 바를 몰랐고, 은수의 말을 듣고서야 아쉬운 듯 손을 떼며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네."녀석은 잠시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근데, 이건 나한테 그냥 주는 거예요? 아니면 다른 조건이 있는 거예요?"전에 은수와 같이 있을 때 항상 이익에 대해 얘기했었기에 녀석은 자연스럽게 은수한테 조건이 있을 것이라고 여겼다.은수는 이 녀석의 엉뚱한 생각에 말문이 막혔다. 그는 마음속으로 자신을 이렇게 쪼잔한 사람으로 생각한단 말인가? 고작 이런 선물로 조건을 제기하게?은수는 금방 그를 안심시키려 했지만 수현이 밖에서 들어오며 두 사람이 마치 무슨 “음모”라도 꾸미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입을 열었다."너희들 무슨 말 하고 있는 거지?"“아무것도 아니야.”"아무것도 아니에요."은수와 유담은 이때 신기하게도 호흡을 맞추며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수현은 그들을 한 번 보고는 수상함을 감지했다.그녀가 계속 추궁하려고 하자 은수는 옆에 놓여 있는 깨끗한 잠옷 한 벌을 가리켰다."이건 당신에게 준비한 거야. 얼른 바꾸러 가."오늘 수현은 유담을 안고 있어서 옷이 많이 더러워졌지만 유담이 줄곧 깨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그녀도 이것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은수의 말에 그녀는 그제야 고개를 숙이고 자신을 한 번 보았는데 확실히 많이 더러웠다......다만, 그녀는 자꾸만 이 두 사람이 자신을 속이
말을 마치자 유담은 자신의 주먹을 가리키며 “아저씨가 선을 넘으면 난 가만있지 않겠어” 하는 모습을 보였다.은수는 녀석의 자신감에 저도 모르게 웃었다. 자신의 허리까지도 오지 못하는 녀석이 감히 주먹을 휘두르다니, 정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아이였다…...그러나 은수도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았다. 필경 유담을 화나게 하면 그의 계획도 물거품으로 될 것이다."콜.”유담은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이 금방 비밀 약속을 하자 수현도 마침 옷을 갈아입고 화장실에서 나왔다.유담은 수현이 그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물어볼까 봐 주동적으로 아첨했다."엄마, 이거 입으니까 정말 예뻐요. 색깔도 너무 잘 어울리는걸요."녀석의 칭찬을 받자 수현은 기분이 아주 좋았다."그래?"수현은 침대에 앉아 녀석의 뽀얀 얼굴을 힘껏 문질렀다."그럼요."유담은 애매모호하게 말했지만 여전히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수현은 이 녀석과 이렇게 한참 놀다가 문득 은수가 아직 여기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어색함을 느끼며 기침을 했다."저기, 시간도 늦었으니 당신도 일찍 돌아가서 쉬어요."은수는 말을 하지 않고 그저 유담을 바라보았다. 녀석은 즉시 그의 뜻을 알아차리며 일어나서 수현의 목을 껴안았다."엄마, 아저씨 여기에 있게 하면 안 돼요?"수현은 깜짝 놀랐다. "왜?"‘유담이가 왜 갑자기 이렇게 이상한 부탁을 하지? 설마 방금 이 두 사람이 이런 말을 하고 있었단 말이야?’은수가 유담이를 인도해서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하게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수현은 그를 매섭게 노려보았다."그…... 그냥 좀 걱정이 돼서요. 이상한 사람이 다시 와서 나를 잡아가거나 엄마를 데려갈까 봐요. 아저씨가 있으면 일반 사람들도 감히 우리를 건들지 못할 것 같아서요."유담은 목소리가 점점 작아지며 유난히 불쌍해 보였다.수현은 그가 이러는 것을 보자 가슴이 찢어질 것만 같았다. 아무리 괜찮다고 활발한 모습을 보여도 유담은 여전히 5살짜리 아이일 뿐이었다.이런 일을
다만 그런 생각을 했을 뿐, 수현은 아직 유담을 안고 있었기에 화를 내기 어려워 그저 묵묵히 얼굴을 붉힐 수밖에 없었고 마음속으로는 은수가 나쁜 놈이라고 수백 번 욕했다.은수는 수현이 묵묵히 화를 참는 억울한 모습을 보면서 입가의 미소가 더 짙어졌다.그러나 그는 더 이상 그녀를 놀리고 싶지 않았다. 수현이 만약 정말 화를 내면 기필코 그를 깨물을 것이다.녀석은 수현의 품에서 잠시 매달리다가 고개를 들어 그녀의 얼굴이 빨개진 것을 보고 손을 내밀어 가볍게 만졌다."엄마, 얼굴이 너무 뜨거운데요? 열나는 거예요?""에헴, 아니, 그냥 좀 더워서."수현은 어색하게 얼버무리려 했다."더워요?" 유담은 영문을 몰랐다. 지금의 날씨는 도무지 덥다고 말할 수 없었다."나 방금 운동해서 좀 더운 거야. 이제 됐어. 유담아, 너도 씻고 자야지."수현은 줄곧 영리하던 녀석이 지금 기어코 그녀가 언급하고 싶지 않은 화제를 캐묻는 것을 보고 재빨리 얼버무렸다.유담은 그녀의 재촉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순순히 수현을 따라 화장실에 가서 세수를 하고 이를 닦았다.모자 두 사람은 씻고 화장실을 나서자 은수가 어디서 구했는지도 모른 담요를 덮은 채 소파에 누워있는 것을 보았다.이곳은 vip 병실이기 때문에 소파가 하나 있었는데, 일반 사람이 앉으면 공간은 넉넉했다.그러나 은수는 키가 1미터 80센티미터였기에 여기에 누워서 자는 것은 좀 무리였다.수현은 은수가 다리를 웅크리며 또 손의 상처까지 조심해야 하는 것을 보면서 왠지 모르게 머릿속에 매우 비참한 음악이 울리기 시작했다.‘이 남자는 왜 또 굳이 여기에 남아 소파에서 자려고 하는지 모르겠네…... 그것도 이렇게 불쌍하게. 오늘 밤 사람 잠도 제대로 못 자게 하려는 속셈인 건가?’유담도 이것을 발견하고 은수의 불쌍한 모습을 보며 차마 참을 수 없었다.결국 은수는 자신을 구하기 위해 상처를 입었으니까."엄마, 아니면 아저씨 침대에서 자게 할까요?" 유담은 수현을 힐끗 쳐다보며 부탁하는 말투로 말
차수현은 반박하지 않고 계속 고개를 숙이고 온은수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어르신은 떠났다.잠시 후 온혜정과 유민도 왔는데, 그들은 무사히 돌아와 약간의 찰과상만 입은 유담을 자세히 살펴보다가 또 그를 품에 안고 한참을 울었다.그리고 나서야 그곳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되었고, 온혜정은 들은 다음 마음이 복잡해졌다.그녀는 임미자가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이렇게 되면 그녀도 더 이상 임미자를 미워할 수가 없었다.병실에 들어서자, 온혜정은 차수현이 눈도 깜빡이지 않고 온은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수현아.” 온혜정은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차수현은 고개를 돌렸다.“엄마, 그는 괜찮아요.”“괜찮으면 됐어.”온혜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차수현 옆에 앉아 그녀의 손등을 두드렸다.“피곤하면 돌아가서 쉬어. 여긴 우리가 있잖아.”차수현은 뒤를 돌아보니 온은서도 온 것을 발견했다.비록 전에 온은수와 불쾌한 일이 많았지만, 이럴 때 그는 오히려 온은수가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나도 알아요…….”차수현은 대답했다. 그녀는 이럴 때 곁에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지탱하며 그녀가 쓰러지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는 것을 다행이라고 여겼다.……또 일주일이 지났고, 온은수는 마침내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요 며칠, 차수현은 다른 사람들과 번갈아 그를 돌보았는데, 차수현이 머문 시간이 가장 많았다. 매일 이 남자를 돌보는 것 외에 그녀는 또 그의 손을 잡고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의 생존 의식을 불태워야 했다.온은수가 깨어났을 때, 그는 차수현이 자신의 침대에 엎드려 잠든 것을 보았고 남자는 손을 내밀어 어렵게 그녀의 머리를 만졌다. 차수현은 순식간에 깨어났다.온은수가 깨어난 것을 보고 그녀는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며 남자를 안고 이리저리 둘러보며 그가 정말 괜찮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서둘러 의사를 불러 온은수에게 검사를 진행했다.검사 결과, 모든 것이 정상이었고, 온은수는 한동안 휴양하면 퇴원할 수 있었다.한 무리
십여 분의 노정은 차수현에게 있어 마치 한 세기가 지난 것 같았다.마침내 병원에 도착하자 문앞에는 이미 들것이 기다리고 있었다. 차문이 열리자 온은수는 들것에 실려 직접 수술실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다.차수현도 따라가서 수술실 입구를 지켰다.……수술실 밖, 어르신도 이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다만, 온은수의 상황을 물어볼 겨를도 없이 임미자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그는 벼락을 맞은 듯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어르신은 자신의 귀를 믿지 않으려 했지만, 임미자의 시체를 보러 갈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어르신은 망연히 따라갔고, 임미자의 산산조각난 시체를 보고 그는 마침내 믿었다. 줄곧 얼굴에 감정을 나타내지 않는 남자가 목놓아 울었고, 원래 반쯤 하얀 머리카락은 순식간에 하얗게 변했다.그는 하루 만에 자신과 삐진 아내가 아무런 생기도 없는 시체가 되어 영원히 자신에게서 떠날 줄은 도무지 생각하지 못했다.“사모님은 유담 도련님을 구하시기 위해…….”어떤 사람이 사건의 경위를 어르신에게 말했고, 모든 것을 알게 된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가슴은 아파서 숨을 쉴 수 없었지만, 그는 생명의 마지막 순간, 임미자는 틀림없이 만족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면 충분했다.“미자야, 안심해라. 은수의 아이는 반드시 건강하고 평안하게 자랄 거야. 당신이 한 모든 것은, 그들이 줄곧 기억할 거야…….”……수술실 밖에서 차수현은 오랫동안 기다렸고, 그녀가 자신의 몸이 무감각해졌다고 느꼈을 때, 그 수술 중이란 등불은 마침내 꺼졌다.온은수는 의사에게 밀려나왔고, 차수현은 즉시 앞으로 다가가서 상황을 물었다.“의사 선생님, 그 이는 어떻게 됐나요!”“생명의 위험은 없지만…….”“뭔데요?”“도련님의 다리는 총상을 입은데다 또 심각한 골절을 입어, 회복하더라도 전처럼 돌아갈 수 없을 거예요.”“…….”차수현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메마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알았어요.”그녀는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또 어쩔 수 없이
한 무리의 사람들은 미처 임미자가 사망했다는 사실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또 하나의 흉보를 맞이했다.차수현도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 그 사람들과 함께 비틀거리며 달려갔다.다행히 온은수가 배치한 사람은 비록 매우 슬프고 이 사실을 믿기 힘들었지만 여전히 자신의 사명을 기억하고 차수현을 부축하며 그녀가 넘어지지 않도록 보호했다.일행이 공장 앞에 도착하자, 활활 타오르는 불길만 보였고, 자욱한 검은 연기는 온 하늘을 칠흑같이 어두컴컴하게 물들였다.차수현은 이 모든 것을 보고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온은수가 이미 불 속에 타 죽었거나 폭사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수백 수천 번이나 이 남자를 미워했지만, 그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을 때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첫 번째 생각은 그가 무사하기를 바라는 것이었다.“온은수, 당신은 죽지 않을 거예요…… 당신은 내 뱃속의 아이가 당신을 아빠라고 부르는 것을 들어야 한다고 했잖아요…….”차수현은 중얼중얼 말하면서 말투에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띠었다.그녀는 온은수를 찾으러 들어가려 했지만 사람에게 붙잡혔다.“아갔;, 저희가 도련님을 찾으러 들어갈 거예요. 아가씨는 안의 연기를 들이킬 수 없어요. 아이에게 영향을 줄 거예요.”“나더러 이렇게 지켜보고 있으라고요?” 차수현은 멍하니 말했다. 그녀는 문득 자신이 쓸모가 없다고 느꼈다. 이럴 때 그들이 일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도련님은 아가씨의 뱃속의 아이의 안전을 가장 중시했으니 만약 아가씨에게 무슨 일 생긴다면 저희도 죽음으로 사죄할 거예요.”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막자, 차수현은 한쪽에 서서 그들이 들어가서 기적을 찾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얼마나 지났는지 갑자기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도련님은 여기에 있어!”공장 앞은 잡초로 뒤덮여 사람들의 시야를 가렸기 때문에, 그들은 한참을 찾고서야 그곳에 누워 이미 혼수상태에 빠진 온은수를 발견했다.온은수를 찾은 사람은 그에게 아직 호
그의 수하는 유담을 찾았으니, 그들은 유담을 보호하여 무사하게 돌려보낼 것이다. 이렇게 하면 그가 이곳에 온 가장 큰 목적은 달성됐으니 그도 잠시 안심할 수 있었다.연설도 이 소리를 들었은데, 대충 무슨 일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유담의 너덜너덜한 옷 밑에 폭탄이 있다는 것을 모를 것이고, 그것을 발견했을 때 또 얼마나 절망적일까?차수현은 자신이 사랑하는 아들이 그녀 앞에서 죽는 것을 지켜볼 뿐만 아니라 아예 그의 피와 살이 터지는 그런 가장 처참한 죽음을 지켜볼 것이다.임신한 그녀는 이런 장면을 보고 그 자리에서 놀라 기절하고 유산하겠지?여기까지 생각하자 연설의 얼굴에는 일그러진 웃음이 떠올랐고, 온은수는 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그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또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은수 오빠, 오빠가 생각한 게 맞아요. 그는 당연히 이렇게 쉽게 도망가지 못하겠죠. 그의 몸에는 폭탄이 있으니 나가도 소용없어요.”“너……!”온은수는 갑자기 연설을 죽이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 그는 어떻게 해야만 유담을 무사하게 할 수 있을까?연설은 남자 얼굴의 드러난 절망을 감상하며 그의 얼굴을 살며시 쓰다듬었다.“조금 있으면 폭발하는 소리가 들릴 텐데요…….”이와 동시.유담은 다른 사람에게 안겨 밖으로 달려갔고, 더 빨리 떠나기 위해 그들은 유담의 입에 있는 테이프를 뗄 겨를도 없었다.마침내 차수현 그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에 도착하자, 그들은 유담을 내려놓았고, 그러나 그는 귀신을 본 듯 끊임없이 밖으로 뛰어나갔다.“유담아!” 차수현은 이 상황을 보고 엄청 놀랐다. 유담이는 왜 이러는 것일까?유담은 마침내 자신의 입에 붙은 테이프를 떼어냈다.“엄마, 나한테 시한 폭탄이 있어요.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차수현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어떻게 이럴 수가?그리고 바로 이때, 몰래 따라온 임미자는 이 말을 듣고 즉시 달려가 유담을 껴안고 그가 입고 있는 너덜너덜한 옷을 찢었고, 그 안에 아직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는 폭탄
“올라와요, 그리고 문 앞에 서서 들어오지 말고요, 그렇지 않으면 난 그 녀석을 죽일 거예요.”연설은 갑자기 입을 열더니 더는 총을 쏘지 않았다.온은수는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갔고, 연설은 옆에 앉아 있는 유담을 바라보았는데, 그를 잡아당긴 후에야 그의 팔에 피가 묻은 것을 발견했다. 아마도 줄곧 밧줄을 갈아서 빠져나가려고 노력했을 것이다.“넌 도망가도 소용없다. 오히려 널 만난 사람은 모두 너 때문에 죽겠지. 만약 차수현이 흥분해서 너를 안고 손을 놓지 않으려 한다면 너희 모자 두 사람은 함께 저승에 가서 다시 가족이 될 수 있어.”연설은 냉담하게 잔인한 말을 하다가 갑자기 칼을 꺼내 유담의 손에 있는 밧줄을 잘랐고, 그 후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더니 온은수가 도착했다.연설은 또 총을 들어 온은수의 오른쪽 다리를 향해 총을 쏘았다.온은수는 몸을 비틀거리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한쪽 다리는 무릎을 꿇었다.“이렇게 하면 화가 풀리겠어? 난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네 마음대로 처리해. 유담이 풀어주기만 하면 돼.”온은수는 유담을 바라보며 계속 물었다.연설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온은수를 들어오게 했다.“들어와요, 그리고 난 그를 내보낼 거예요.”온은수는 다리와 어깨를 다쳤기 때문에 더 이상 도망갈 수 없었다. 자신이 상상했던 차수현을 괴롭혀 죽이는 화면과는 다르지만 온은수가 자신과 함께 죽게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았다.게다가 연설은 온은수가 차수현을 대신해 자신을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짐작했기 때문에 두 가지 예상을 했었다.차수현이 왔다면 연설은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그녀를 괴롭혀 그녀가 온은수 앞에서 죽게 하고, 온은수로 하여금 평생 연설이라는 사람을 잊을 수 없게 하려 했다.만약 온은수가 왔다면, 그녀는 그와 함께 죽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여러 해 동안 사랑해 온 이 남자가 차수현과 남은 인생 행복하게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그를 자신과 함께 지옥으로 가도록 하는 게 더 나았다.유담은 이 상황을 보고 끊
차수현은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녀는 자신이 그들에게 폐를 끼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렇게 온은수는 몇 명의 유력한 조수들을 배치하여 차수현을 보호하라고 한 다음, 기타 몇 명의 가장 믿을 만한 사람들을 데리고 출발했다.온은수는 단독으로 차를 몰고 갔고, 이 사람들은 일부는 안전한 곳에 남아 유담을 기다렸고 남은 사람은 공장을 뒤지며 유담을 찾았다. 그때 유담을 찾으면 누군가가 신호를 보낼 것이다.일을 안배한 후, 온은수는 옷을 갈아입고 스스로 차를 몰고 먼저 떠났고, 다른 사람들은 뒤에서 그를 따라 가면서 거리를 유지하여 연설에게 발견되지 않도록 했다. 그녀는 마음이 급해져서 유담을 해칠 수도 있었다.온은수는 차를 몰고 연설이 보낸 장소로 갔고,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그 허름한 공장도 눈에 들어왔다.온은수는 이곳의 환경을 살펴보았는데, 사방에 인가가 없었고, 도처에 무성한 잡초가 자랐는데, 확실히 나쁜 일을 하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었다.온은수은 차를 한쪽에 세운 후 스스로 차에서 내렸다.연설은 위층에서 자동차 소리를 듣고 멀리서 한 번 바라보았는데, 유담도 와서 보려고 발버둥 쳤지만 꽁꽁 묶여 있어 몇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유담은 마음속으로 차수현이 절대 오지 말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연설은 정말 미치광이여서 엄마가 나타난 순간 그녀를 죽일 것이다.그리고 유담은 절망적으로 자신의 몸에 있는 폭탄을 바라보았다. 이것은 센서가 달린 폭탄이었는데, 사람에게서 10초 이상 떠나면 바로 폭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미 폭발 시간이 설정되어 있었는데, 바로 연설이 그들에게 준 마지막 기한이었다.다시 말하면, 차수현이 와서 유담을 구해도, 그들은 그의 몸에 있는 폭탄을 제거할 수 없었으니 유담은 여전히 죽어야 했다. 그리고 차수현은 헛되이 목숨을 잃을 뿐이었다.연설은 나타난 사람이 온은수인 것을 보고 멍하니 있다가 곧 싸늘하게 웃었다. 온은수는 여전히 그의 애지중지하는 차수현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차라
차수현이 침묵하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를 때, 갑자기 밖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돼, 은수야, 그건 너무 위험해서 안 돼!”온은수는 의아하게 고개를 돌렸고, 그제야 어르신과 임미자가 모두 왔다는 것을 발견하였다.임미자도 방금 온은수의 말을 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이 이미 희생하려는 마음을 먹고 유담을 구하려 한다는 것을 보아냈다.유담은 그녀의 손자였으니 그녀도 그를 매우 걱정했지만, 온은수는 그녀가 힘들게 낳은 아이였다. 비록 두 모자는 일찍이 여러 가지 오해로 오랫동안 헤어졌지만, 그들이 혈육이란 사실은 변함없었다.임미자는 이런 황당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그래, 은수야, 넌 우리를 생각하지 않는 거야?”어르신은 자신의 잘못이 지금의 상황을 초래하여 유담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는 것을 알고, 짧디짧은 몇 시간 사이에 그의 백발은 두배로 늘어났고, 하루아침에 10살은 더 먹은 것 같았다.“하지만 전 남자이니, 제가 저지른 일은 제가 스스로 책임져야 하죠. 아버지, 이것은 어릴 때부터 가르쳐 주신 거 아니었나요?”어르신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입을 열었다.“만약 연설의 어머니를 보낸다면? 그녀는 아무리 미쳤더라도 자신의 친어머니를 직접 살해할 정도는 아니겠지.”“그녀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이상, 분명히 그들조차 신경 쓰지 않는 게 분명해요. 저는 그런 시험을 할 수 없어요. 그리고 송혜미는 이 일을 알게 된 후, 큰 자극을 받았다. 이미 기절했고, 언제 깨어날 수 있을지 아직 모르니까 저는 그녀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어요.”유일한 가능성이 모두 없어진 것을 보고, 어르신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다 내 잘못이구나, 모두 내 탓이다. 내가 노망나서 연설을 풀어줬구나. 그렇지 않으면, 그녀더러 나를 죽여 분풀이를 하는 건 어떤가. 어차피 나도 늙었으니 죽을 때가 됐지. 자꾸 젊은 사람이 내 앞에서 죽는 것을 보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어르신의 말에 온은수도 약간의 슬픔을 느꼈다. 그는 눈을
차수현은 그 장면을 생각하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그녀가 유담이 온갖 고통을 받고 죽는 것을 눈 뜨고 지켜보게 하라니, 차라리 그녀가 가서 그를 바꾸는 것이 나았다.어차피 연설의 원한은 모두 자신을 향한 것이었고, 유담은 무고했으니 그녀는 자신의 아이가 어른의 원한에 연루되게 하고 싶지 않았다.더군다나 유담이 그렇게 간단하게 연설에 의해 납치된 것도 다 그녀가 일시적으로 마음이 약해서 그들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유담은 연설이 그의 마음속의 그 선량하고 정직한 선생님이 아니라 악마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차수현은 숨이 막혔지만 눈빛은 점차 담담해졌다.“어쨌든 나는 갈 거예요.”“그럼 당신 뱃속의 아기는? 당신은 그녀를 버릴 거야?” 온은수는 슬픔을 느꼈다. 지금 이 순간, 차수현은 여전히 그를 믿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그는 심지어 이런 일로 괴로워할 자격도 없었다. 만약 그가 처음부터 깔끔하게 연설을 처리했다면, 또는 사람을 감옥에 보내 그녀를 잘 주시하도록 분부했다면, 이런 일이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그의 잘못이 더욱 컸다!“난…….”차수현은 이미 무엇을 희생하든 유담을 구하러 가려고 했지만, 뱃속의 아기를 언급하자 잠시 망설이다 결국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며 아직 아무런 의식도 없는 배아에게 미안하다는 한마디 할 수밖에 없었다.‘미안해. 엄마의 선택은 너무 이기적이었지? 어쩌면 네가 이 아름답지만 잔혹한 세상을 볼 수 없게 할 수도 있어. 하지만 만약 일이 정말 최악의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나도 너와 함께 떠날 거야. 절대로 널 혼자 두지 않을 거라고.’“만약 당신이 가서 유담을 구하더라도, 당신이 죽는다면, 그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아? 아마 평생 그늘 속에서 살겠지. 더 이상 즐겁게 웃지도 못하고. 당신은 그가 그렇게 되길 원하니?”“그럼 어쩌라고요?! 당신이 말해봐요!” 차수현은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 그녀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설마 이
차수현의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깜짝 놀랐다. 그는 재빨리 다가가 그녀의 손에서 아직 소리가 나는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했지만 차수현은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전혀 주려 하지 않았다.“수현아, 진정해!”귀를 찌르는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고막이 뚫릴 것 같았지만 몸의 불편함 대신, 오히려 가슴이 무언가에 의해 꽉 쥔 채 곧 깨질 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그는 차수현이 이렇게 통제력을 잃은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종래로 없었다. 오은택의 일로 모함을 당했을 때도, 비록 많은 일반인들이 참을 수 없는 일을 당했지만 차수현은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이미 그 빌어먹을 동영상에 자극되어 정신이 붕괴된 것 같았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온은수는 더욱 걱정했다. 그러나 전에 그는 이미 차수현을 한 번 기절시켰으니 이번에는 차마 그러지 못하고 앉아서 차수현을 안고 가볍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을 수밖에 없었다.“수현아, 핸드폰 줘, 내가 단서를 찾으러 갈게. 내가 그들의 현재 위치를 찾을 수 있을 거야. 방법이 꼭 있을 거야. 그녀의 가족도 우리 손에 있으니 우리도 속수무책이 아니야. 조급해하지 마…….”온은수 자신도 급해 죽을 지경이었지만 차수현을 진정시키는 것이 우선이었다. 차수현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지만, 더 이상 비명을 지르지 않고 얼굴을 가리고 통곡했다. 마치 새끼를 잃은 어미 짐승처럼 슬피 울었다.온은수는 손을 내밀어 차수현의 휴대전화를 가져오려 했지만 그녀는 마치 귀신에 홀린 듯, 온은수의 어깨를 호되게 깨물며 자신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가지 못하게 했다.온은수는 심한 통증을 느꼈다. 차수현은 지금 이미 이성이 없어서 유난히 세게 그를 깨물었고, 한순간, 그는 살이 찢어져 피까지 흘렸다. 그러나 남자는 미간도 찡그리지 않고 오히려 이런 자세로 차수현을 그의 어깨에 엎드리게 하며 그녀의 손목을 살짝 잡더니 그녀가 손을 놓게 하는 데 성공했다.차수현은 여전히 온은수를 꽉 물고 놓지 않았다. 온은수는 아무일 없는 것처럼 차수현의 휴대폰에 들어온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