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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7화

은수는 갑자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당황함을 느꼈다. 그는 문득 자신과 수현이 정말 낯선 사람이 된 것 같다는 것을 깨달았다.

전에 수현은 울면서 그더러 그녀를 믿으라고 했지만, 지금은 이미 그와 말 한 마디조차 더 하고 싶지 않은 모습이었다.

잃어버릴 것 같은 느낌은 여태껏 느껴본 적 없이 강렬했다.

수현은 은수의 눈빛을 바라보았는데, 그가 불안해하는 것을 발견하고 웃기기만 했다.

이 남자는 불안할 게 또 뭐 있겠는가. 그는 이미 모든 것을 얻었다. 두 아이는 그에게 잡혀갔고, 그녀는 쫓겨났다. 그러나 은수는 여전히 도도한 대표님이었고 그녀는 마치 발 밑에 밟힌 먼지처럼 언급할 가치도 없었다.

이런 사람도 먼지의 느낌에 신경을 쓰겠는가?

"해야 할 말, 하지 말아야 할 말 다 했으니, 나 이제 가봐도 되겠죠? 우리 엄마를 돌볼 사람이 있어야 하니까 난 여기서 너와 낭비할 시간이 없어요."

“......”

은수는 침묵했지만, 차문을 열 뜻은 없었다.

수현은 갑자기 냉소를 지었다.

"아니면, 당신은 전의 그 수단을 쓸 작정인가요? 예전처럼 나를 아무데나 데리고 가서 가두고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려고요? 당신은 이미 내가 다른 남자와 잤다고 싫어하잖아요, 이미 내가 더러워졌다고 생각하잖아요, 근데 왜 나한테 매달리는 거예요? 이건 당신처럼 도도한 도련님 답지 않잖아요."

나갈 수 있도록 수현은 심지어 자신을 비웃었다. 어차피 은수는 그녀를 믿지 않았으니 그녀도 더 이상 쓸데없는 설명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았기에 절대 은수에게 끌려가 갇혀서는 안 된다. 그러면 모든 계획은 끝났다.

은수의 눈빛은 서서히 어두워졌다. 수현이 갑자기 이렇게 쉽게 자신을 배신한 일을 인정하다니, 그러나 그는 무엇때문에 분노 대신 슬퍼하고 있는 것일까?

"그래서, 우리 사이의 감정은 당신에게 있어 전혀 언급할 가치가 없다, 이건가?"

은수의 물음에 수현은 웃겼다. 감정이라? 그는 지금 이미 막다른 길에 몰린 자신과 이런 허무한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인가?

"온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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