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용수의 단호한 태도에 진도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알았어. 그럼 조심히 가.”“고마웠어!”단용수는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별장을 떠나기 위해 돌아섰다.단용수가 별장을 나간 뒤에도 진도하는 조금 불안한 마음에 현지수에게 말했다.“지수 씨, 혹시...”그는 현지수에게 단용수를 기주로 데려다달라고 말하고 싶었다.하지만 말을 마치기도 전에 현지수가 끼어들며 먼저 말했다.“도하 씨 마음을 알겠어요. 단용수 씨가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게 지켜드릴게요.”진도하는 깜짝 놀라 현지수를 바라보았다.요즘 같이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놀랍게도 현지수는 그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진도하는 난처해서 이마를 문질렀다.곧이어 현지수는 돌아서서 자리를 떠났다.문 앞에 다다르자 현지수는 말했다.“하지만 제가 단용수 씨를 데려다주는 동안 몰래 도망가지 않겠다고 약속해줘야 해요.”현지수의 말을 들은 진도하는 흠칫하더니 곧바로 말했다.“별장에서 기다릴 테니 걱정하지 마요.”“네. 그럼 갈게요.”그 말을 남기고 현지수는 별장을 빠져나갔다.현지수가 떠난 후 별장에는 다시 정적이 흘렀다.서정식은 계속해서 연단로 주위를 맴돌며 가끔씩 안을 관찰했다.진도하는 서정식의 정신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나이에 여전히 기운이 활기차고 안색이 밝은 서정식은 마치 젊은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다.진도하는 한동안 마당에서 서정식을 보다가 방으로 돌아와서 조용히 중편과 하편을 적기 시작했다.이것은 전부 스승이 그에게 가르쳐 준 것이다.스승이 알면 언짢아 하실지 모르겠다.하지만 스승은 이미 이 세계를 위해 무척 마음을 쓰고 있으니 이런 작은 일에는 신경 쓰지 않을 것 같았다.한참을 책상 앞에서 글을 쓰던 진도하는 이대로 가다가는 내일 아침까지 다 못 끝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아직 써야 할 단약 정제법, 처방전과 사례, 전설 등이 많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게다가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빨리 실력을 원만한 경지에 도달한 대부
바로 이때.진도하의 머릿속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응... 나 여기 있어!”그 목소리를 들은 진도하는 유난히 익숙하다고 느꼈다.“환상아! 요즘 어디 있었어? 내가 불렀을 때 왜 대답을 안 했어? 무슨 일 있었어?”진도하는 다소 불안한 마음으로 물었다.그는 정말 환상이를 걱정하고 있었다.하지만 그렇게 질문을 던졌는 데도 환상이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그러자 진도하는 의아해했다.‘잘못 들은 건가?’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갈 때, 곧바로 환상이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나... 다쳐서 계속 자야 하니까 깨어날 때까지 기다려!”이번에는 그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렸다.환상이의 목소리는 예전과는 조금 다르게 매우 약했다.하지만 환상이의 말은 진도하를 더욱 의아하게 만들었고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게 했다.“다쳤다고? 어쩌다가 다쳤는데?”진도하는 깜짝 놀랐다.실체가 없는 환상이가 다칠 수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그러나 환상이는 대답하지 않았다.진도하는 걱정스럽게 말했다.“너 괜찮아? 기운이 필요하면 언제든 내 기운을 가져가.”하지만 환상이는 여전히 반응하지 않았다.진도하는 환상이가 많이 다쳐서 다시 잠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이 순간 진도하는 마음이 불안했다. 걱정이 되었지만 어떻게 해야 환상이를 도울 수 있을지 막막했다.‘도대체 내가 어떻게 도와줘야 하지?’진도하는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넌 아무것도 도와줄 필요 없어. 그냥 편하게 수련해. 난 조금만 더 자면 되니까 걱정하지 마.”환상이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이번에는 조금 전보다 목소리 톤이 조금 나아졌다.진도하는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정말이야? 조금만 더 자면 나아진다고?”“그래.”환상이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내가 도와줄 게 있을까?”진도하는 환상이가 다시 잠들까 봐 걱정이 되어 곧바로 물었다.잠시 침묵을 지키던 환상이가 말했다.“아니. 나를 부르지만 마. 나 잠 좀 자야 해.”환상이의 말을 들은 진도하는 멈칫했다가 환
머리를 긁적이며 진도하는 서둘러 마당으로 향했다.현지수는 얼굴의 붉은 기운이 사라질 때까지 한참을 제자리에서 묵묵히 있다가 밖으로 나갔다....진도하가 마당으로 걸어가 입을 열기도 전에 서정식은 이미 진도하의 손에 든 두꺼운 종이를 발견하고는 곧바로 달려갔다.진도하에게 달려간 서정식은 흥분하며 물었다.“이게... 나머지 내용인가요?”“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게 뒷부분 전체 내용이에요.”진도하가 건네준 두꺼운 종이를 받아든 서정식은 설렘에 손을 살짝 떨었고, 몇 번이나 말을 하려 했지만 한 마디도 내뱉지 못했다.진도하는 웃으며 말했다.“서 선생님, 빨리 가서 읽어보세요. 감사의 말은 더 말할 필요 없어요. 제가 더 감사하니까요!”서정식은 그 말을 듣고 이번에는 기꺼이 진도하가 적어 놓은 것을 양손으로 받아들고 한 글자 한 글자 읽기 시작했다.서정식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밥도 먹지 않으면서 글을 읽었다.제자들은 감히 서정식을 방해할 수 없어 감히 소리조차 내지 못한 채 가만히 옆에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진도하는 서정식과 작별 인사를 하고 수련을 하러 나가고 싶었다.하지만 서정식의 모습을 본 진도하는 직접 작별 인사를 하려는 생각을 일축하고, 천천히 책을 읽을 수 있게 놔두고 방해하지 않았다.그는 서정식의 제자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을 전하고는 현지수와 함께 별장 밖으로 나갔다.별장에서 나온 뒤 현지수는 물었다.“우리 어디 가는 거예요?” “몰라요. 일단 돌아보죠.”진도하가 말했다.원래 그는 계룡산에 가서 수련하고 싶었지만 계룡산은 딱히 수련하기에 좋은 곳이 아니라고 생각했다.사실 수련하기에 가장 좋은 곳은 자양파의 동굴이었다.그곳의 기운은 정말 풍부했고 환경도 아름다웠다. 하지만 진도하는 그곳도 충분하지 않다고 느꼈다.진도하는 자기 몸의 기운이 분명히 합도경에 도달하기에 충분하다고 느꼈지만, 돌파가 늦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반드시 기회가 필요했다. 하지만 그 기회가 무엇인지 진도하도 알지 못했다.현지
7일째 되던 날, 진도하가 말했다.“지수 씨, 수련할 곳을 찾아보죠.”“앞으로 더 안 가고요?”현지수는 의아한 표정으로 진도하를 바라보았다.그동안 기주 주변을 돌아다녔는데 조금 피곤하긴 했지만 오히려 더 신이 났다.현지수는 어릴 때부터 항상 한빛궁에 머물며 밤낮으로 수련을 해왔기 때문에 요즘처럼 여유로운 적이 없었다. 솔직히 가끔 마음속으로 이렇게 영원히 자유로울 수 있기를 바랐다.그런데 진도하가 수련을 시작한다는 말을 듣는 순간, 꿈에서 깨어난 듯한 기분이 들었다.진도하는 현지수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 채 말을 이어갔다.“네. 더 갈 필요 없을 것 같아요. 나 곧 돌파할 것 같아요.”현지수는 깜짝 놀랐다.“이렇게 빨리요?”하지만 놀란 것도 잠시, 현지수는 진도하가 이렇게 빨리 돌파할 수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정상이라고 생각했다.그녀가 물었다.“그러면 어디서 수련할까요?”“그냥 아무 데나 가요.”진도하가 담담하게 말했다.처음에는 인적이 드물고 환경이 아름다우며 기운이 풍부한 곳을 찾고 싶었지만 지금은 이미 심경이 곧 돌파의 경지에 이르렀기 때문에 어디서 수련해도 괜찮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심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렇게 두 사람은 산속 깊은 곳을 향해 북쪽으로 떠났다. 곧 그들은 이름 모를 작은 산봉우리를 발견했다.그리고 작은 봉우리 중간쯤에서 동굴이 두세 개 있는 곳을 발견했다. 진도하와 현지수는 매우 만족했다.게다가 이 동굴은 인공의 흔적이 전혀 없는 자연 그대로의 동굴이었다.내부가 넓고 밝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남자와 여자가 따로 있을 수 있어 두 사람의 프라이버시가 보장되고 또 언제든 필요할 때 대화할 있는 곳이었다.진도하는 먼 쪽에 있는 동굴을, 현지수는 안쪽에 있는 동굴을 선택했다.가운데 빈 동굴은 현지수가 씻는 장소로 사용하거나 요리하는 장소로 바꾸자고 했다.진도하가 막 제안을 하려고 하자 현지수가 먼저 말했다.“이건 신경 쓰지 마시고 얼른 수련하세요. 돌파의 기회를 놓치지 말고요.”“네!”
진도하의 기분이 다시 가라앉았고 눈빛도 어두워졌다.이 순간, 그는 몸의 기운이 급속히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안돼!”진도하는 깜짝 놀라 급히 감정을 다스렸다.이 중요한 순간에 기운이 빠져나가면 절대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심경이 합도경에 도달하더라도 결국 돌파할 수 없게 될 것이다.진도하는 감정의 균형을 잃지 않기 위해 부모님에 대한 생각을 멈추고 대신 합도경에 대한 내용을 생각하기 시작했다.진도하가 이것을 진지하게 생각해 본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합도경은 정확히 무엇일까?한참을 생각했지만 진도하는 답을 떠올릴 수 없었다. 그는 계속 몸의 기운을 동원할 수밖에 없었다.이때 진도하는 자신의 단전 안에 있던 작은 사람이 일어서더니 미간 중앙에 갑자기 붉은 점이 나타나는 것을 보았다.이 장면을 본 진도하는 벼락에 맞은 듯한 느낌이었다.‘합도경, 합도경이야! 설마...’이 생각을 하면서 진도하는 혼백에 감지력을 풀어냈다.“스읍!”진도하는 혼백에 견딜 수 없는 고통이 느껴져 숨을 들이마셨다.단전 안의 기운을 억지로 혼백으로 몰아넣자 고통은 금세 사라졌다.“알겠어! 이제야 알겠어!”진도하는 흥분하며 말했다.“합도경이란 건 내 몸의 기운을 혼백, 단전과 공유하는 것이구나!”진도하는 목적 없이 기운을 돌리던 것에서 벗어나 의도적으로 기운을 혼백 쪽으로 동원하기 시작했다.혼백은 진도하가 동원하는 기운을 탐욕스럽게 흡수했고, 진도하가 내뿜는 감지력 범위는 점점 넓어졌다.예를 들어 그는 이제 현지수의 심장 박동을 감지할 수 있었고 심지어 현지수가 앉거나 누워 있거나 걷는 등 무엇을 하고 있는지까지 감지할 수 있었다.이러한 감지력은 진도하가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감지하는 것이 선명할 뿐만 아니라 범위도 훨씬 더 넓었다.진도하는 지금 자신이 곧 돌파할 것이라는 것을 알았고, 혼백에 계속 기운을 동원하기만 하면 곧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기운은 혼백을 향해 끊임없이 동원되고 있었고 혼백 역시 기운을 계속 흡수했다
진도하의 혼백에서 황금색 빛이 발산되었다. 곧바로 이 황금색 빛은 진도하의 단전으로 연결되었다.이 순간 혼백 안의 모든 기운이 진도하의 단전으로 몰려들었다.단전 안의 작은 남자는 두 팔을 활짝 벌리고 고개를 숙인 채 단전 안에 서서 혼백에서 밀려오는 기운을 마음껏 흡수했다.이때 단전 안에 있는 작은 남자의 몸집이 더 커지고 눈동자가 황금빛으로 더욱 밝게 빛났다.‘나 돌파한 건가?’이 순간 진도하는 드디어 마음을 내려놓았다.‘드디어 돌파했어!’그는 이미 자신이 돌파했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이게 바로 합도경이구나!’진도하는 돌파한 후, 합도경이라는 것이 바로 혼백과 단전이 이어지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진실을 알고 나니 너무 단순하다고 느꼈다.그러나 돌파하기 직전 아무리 노력해도 돌파를 완성할 수 없을 때는 합도경이 이런 것일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수련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기운과 심경이 준비되었더라도 반드시 바로 돌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돌파는 재능뿐만 아니라 마땅한 기회와 번뜩이는 아이디어도 필요하다.곧 혼백 속의 기운은 모두 단전으로 돌아갔지만 황금색 빛이 진도하의 몸 안에 남아 혼백과 단전을 연결해 주고 있었다.이제 진도하는 더 이상 단전 안의 기운을 동원할 필요 없이 자연스럽게 혼백에 닿을 수 있었으며, 혼백 안의 기운도 자연스럽게 단전으로 다시 돌아가며 순환을 반복했다.이때 진도하는 기운을 재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몸속 기운의 소모 속도가 훨씬 느려졌다는 것도 깨달았다.마침내 진도하의 몸속 기운은 안정을 되찾았다.진도하는 가벼워진 몸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움직일 때마다 무시무시한 기운을 뿜어냈다.“도하 씨 돌파했어요?”진도하는 합도경을 돌파한 후 자신의 실력이 얼마나 증가했는지 느껴보고 싶었는데, 현지수는 진도하가 돌파한 기운을 감지했는지 달려와 동굴 입구에 서서 흥분한 목소리로 물었다.“네, 돌파했어요.”진도하가 말했다.진도하의 긍정적인 대답을 듣고 현지수도 매우 기뻐했다.
“이건 너무 귀한 거잖아요.”현지수는 서둘러 손에 든 약병을 다시 진도하에게 돌려주었다.진도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냥 받아요. 단약을 복용하고 빨리 수련해야죠. 이 세계는 지수 씨 생각만큼 평온하지 않아요.”진도하는 현지수가 기를 모으는 단약을 받아 하루빨리 원아경을 돌파하고 나아가 원만한 경지까지 이르러 다른 세계로 순간이동하여 수련할 수 있기를 바랐다.그렇게 하면 25년 후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 용천섬으로 돌아왔을 때 현지수는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현지수는 진도하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았어요. 그럼 그렇게 하죠.”현지수는 머뭇거리다가 덧붙였다.“수련 잘해서 꼭 도하 씨를 따라잡을게요.”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현지수는 말을 마치며 얼굴이 붉어졌다.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말이지만 사실 다른 뜻이 있었는데 현지수는 더 설명하지 않았다.동굴로 돌아간 후 현지수도 수련을 시작했다.진도하의 돌파가 그녀에게 깊은 충격을 주었다. 자신의 경지가 정체되어 있으면 조만간 진도하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고 진도하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다른 동굴에서.현지수가 떠난 후 진도하는 합도경의 힘이 어떤지 보려고 하지 않고, 대신 링의 공간으로 들어가 다리를 꼬고 앉았다. 그러고는 몸의 기운을 동원하기 시작했다.링 안은 바깥보다 시간이 느려서 진도하의 수련 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링 안의 공간에서 보내는 하루는 밖에서는 단 1분에 불과했다.그렇다면 한 달 동안 수련을 한다면 현실에서는 30분밖에 되지 않으니, 다른 사람보다 훨씬 더 빨리 원만한 경지에 도달한 대부로 돌파할 수 있을 것이다.이렇게 진도하는 3년 넘게 링 안에 앉아 있었다. 실제로는 하루가 지났을 뿐이었다.진도하는 자리에서 일어섰고 수련하기 전보다 열 배, 백 배는 더 무서운 기운이 온몸에서 뿜어져 나왔다.그 순간 진도하는 형언할 수 없는 기세를 드러냈다.진도하가 막
현지수의 충격 받은 표정을 보자 진도하 역시 당황했다.“내 실력이 어떤데요?”현지수는 긴 숨을 내쉬더니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진도하를 바라보며 말했다.“어제보다 열 배, 아니 백 배는 더 강해졌네요.” 현지수의 말을 듣고 진도하가 오히려 더 놀랐다.자신의 실력을 숨겼는데 현지수가 알아차릴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수련자의 세계에서 실력이 약한 자는 실력이 강한 자의 실제 실력을 알 수 없지만, 현지수는 이런 제약에서 자유로운 듯했다.현지수는 이어서 말했다.“도하 씨는 실력을 감추고 있지만, 우리 한빛궁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진정한 실력을 알 수 있는 비법이 있어요. 물론 이건 원만한 경지에 도달한 대부까지 한정된 거고 그것보다 더 높은 경지를 돌파하면 우리 한빛궁의 비법으로도 알 수 없어요.”진도하는 그제야 깨닫고 현지수에게 물었다.“그러면 계속 알고 있었던 거예요?”“그건 아니에요.”현지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저도 용천섬에서 돌아온 뒤에야 이 비법을 터득했어요.”“그랬군요.”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현지수 옆에 다가가 앉았다.현지수는 진도하에게 젓가락을 건네주며 호기심에 물었다.“어떻게 한 거예요?”진도하의 재능이 대단하다는 것도, 많은 기회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하루 만에 전보다 열 배, 백 배 이상 강해질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진도하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이 정도의 실력이 나오기까지 3년 동안 수련했다는 걸 알면 놀라지 않을 거예요.’하지만 현지수에게 그렇게는 알려주지 못하고 대신 말했다.“글쎄요. 이제 막 합도경을 돌파해서 그런지 실력을 키우는 속도가 빨라진 거 같아요. 후반으로 갈수록 힘이 모자라서 다시 이렇게 빨리 실력을 키우기는 힘들 것 같어요.”현지수에게 손에 낀 반지가 시간을 늦출 수 있다고 말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환상이에게 절대 반지의 존재를 노출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현지수를 아무리 믿어도 말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현지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렇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