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안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맞아요. 제가 금방 여기에 왔을 때는 진짜 봉황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아니면 산기슭 몇몇 마을 사람들이 왜 다 봉황을 봤다고 말하겠어요. 그 뒤로 전 여기 보름 정도 있으며 이 산을 샅샅이 뒤져봤지만 봉황이 존재하는 흔적은 찾을 수 없었죠.”듣고 있던 진도하가 물었다.“그럼 당신은 보름 전에 이미 봉황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왜 아직도 여기서 지내고 있나요?”이주안은 손에 든 부채를 가볍게 흔들었다.“전 한가로이 할 일도 없고 여기 환경도 맘에 들어서 며칠 더 머무르고 있을 뿐이에요.”진도하는 사색에 잠긴 듯 고개를 끄떡였다.“제 추측이 틀리지 않았다면 당신은 신선 수련자겠죠?”진도하의 말을 들은 이주안은 깜짝 놀라며 의아해서 물었다.“어떻게 알았어요?”진도하가 웃으며 말했다.“당신은 여기 환경이 맘에 든다고 했지만 제가 보기엔 사람이 살기 힘들 정도로 엉망이에요. 그러나 당신은 여기에 봉황이 없다는 걸 알고도 오랫동안 있었죠. 그리고 저는 여기 신령스러운 기운이 아주 충분하다고 느꼈고요... 당신이 여기 머물러 있는 유일한 이유는 아마도 그것 때문이겠지요.”다른 이유가 또 있었지만 진도하는 말하지 않았다. 그의 뛰어난 감지력으로 이미 이주안 체내의 신령스러운 기운이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진도하가 말을 마치자 이주안은 놀라움에 박수를 치며 말했다.“대단해요! 여기는 신령스러운 기운이 아주 충족해요. 특히 밤이 되면 말이죠. 그래서 제가 오랫동안 여기 머물고 있던 게 맞아요.”말을 마친 이주안은 화제를 돌렸다.“혹시 진 형도 수련자예요?”진도하가 고개를 끄덕였다.“네.”만약 예전이었다면 그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았겠지만 수련자가 많은 것을 발견한 지금은 더 이상 거리낄 게 없었다.게다가 이주안도 자신의 물음에 솔직하게 대답했기 때문에 말이다.이주안은 진도하의 확답을 듣고 참지 못하고 물었다.“혹시 진 형은 8대 가문의 사람인가요? 아니면 6대 파벌에서 새로 발굴해 낸 인재인가요?”
“많이 급한가요?”이주안이 놀라서 물었다.그는 진도하가 봉황이 봉황산에 없다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바로 떠나려고 할 줄 몰랐다.“진 형, 다음으로 갈 곳은 어디인가요?”“한빛궁으로 갈 거예요.”진도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그가 이렇게 시원시원하게 이주안에게 말해준 이유는 이주안이 한빛궁의 정확한 위치를 알고 있는지 해서였다.이주안에게 알려주고 그가 정확한 위치를 알고 있다면 근처에 도착해서 시간을 낭비하며 찾는 수고를 덜 수 있었기 때문이다.이주안은 이 세글자를 듣고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진 형, 설마 한빛궁에 가려고요? 그럼 혹시 한빛궁에는 그녀들만의 규칙이 있는 것도 알고 있겠죠? 모든 남자는 한빛궁으로 가면 반드시 그녀들의 진형에 들어가 테스트를 거쳐야 해요. 그리고 진형 속에서 무사히 걸어 나온 사람만 한빛궁으로 들어갈 수 있어요.”“그럼 나오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데요?”진도하가 이주안의 말을 이어 물었다.“나오지 못하면 진형 속에서 죽어야겠죠.”이주안의 대답에 진도하는 웃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는 진형이고 뭐고 전혀 개의치 않았으며 오만하고 방자하게 말하면 현재 그의 경지와 식견으로 어떠한 진형도 그를 가둘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사실을 모르는 이주안이 말했다.“진 형, 웃지 말고 들어봐요. 이 진형은 몹시 기괴하여 지금까지 그 진형을 뚫고 나온 남자가 없어요.”“그래요? 이 형, 자세하게 말해줄 수 있어요?”진도하도 진지하게 받아들였다.이주안은 부채를 거두고 말했다.“저도 더 이상 자세한 건 말해주지 못해요. 그 진형에 들어간 사람들은 결국 살아 돌아오지 못했으니까요. 그래서 지금까지 그 진형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없어요. 대체 무슨 수를 쓴 건지.”진도하는 생각에 잠겨 고개를 끄덕였고 이주안이 계속 말했다.“하지만 한빛궁 사람의 말에 의하면 아마 미로 아니면 환상 공간 같은 거라고 했어요.”그러더니 이주안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아무튼, 진 형이 그저 봉황을 찾는 거라면 굳이 모험
진도하가 멈칫하자 이주안이 말했다.“한빛궁의 입구는 지형이 복잡해서 구체적인 위치를 알고 있어도 길을 잘 아는 사람이 아니면 찾기 힘들어요. 하지만 전 마침 그곳에 가본 적이 있으니까 저랑 같이 가면 분명 더 빨리 찾을 수 있을 거예요.”그가 진도하랑 같이 한빛궁으로 가려고 하는 또 다른 주요한 이유는 한빛궁의 진형이 궁금해서였다.한빛궁의 진형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것으로 거기에서 살아 나온 사람이 없었으며 최근 몇 년간 만해도 사리 분별 못하고 도전하러 간 사람이 없었고 이주안도 들어만 보았을 뿐 직접 본 적이 없었다.진도하가 한빛궁으로 가면 반드시 그 진형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이주안은 그때가 되면 사람들의 마음에 두려움을 불러일으킨 다는 그 진형을 볼 수 있었다.진도하도 자연스레 이주안의 속셈을 알았지만 그가 길을 알고 있기에 많은 시간을 아낄 수 있다고 생각하여 흔쾌히 대답했다.“좋아요. 이 형이 함께 간다면 아마도 한빛궁에 더 빨리 도착하겠죠.”이윽고 두 사람은 기술을 사용하여 봉황산을 떠나 한빛궁으로 향했다.이주안은 진도하의 태연자약한 모습과 시원스러운 몸놀림을 보며 한번 겨뤄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그리고 체내의 신령스러운 기운을 사용하여 진도하를 초월하고 고개를 돌려 외쳤다.“진 형, 심심하고 할 일도 없는데 아니면 우리 솜씨나 겨뤄보는 게 어때요?”진도하가 대답도 하기 전에 이주안은 뒤돌아 날아갔다.속도는 빠름의 극치를 보여주며 순식간에 진도하의 눈앞에서 사라졌고 진도하의 승부욕을 불태웠다.진도하도 신령스러운 기운을 사용하여 빠른 속도로 따라붙었고 삼초도 지나지 않아 이주안을 따라잡았다.이주안은 대경실색하였다. 그는 진도하의 속도가 이렇게 빠를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으며 더욱 놀라운 사실은 진도하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더니 아예 따라잡을 수조차 없다는 것이었다.‘진도하의 솜씨가 이렇게 정밀하고 교묘하다니!’이주안은 실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는 이씨 가문의 젊은 세대 중 제일 뛰어난 인물이었으며 8대 가문과
이주안은 묻고 싶었던 말을 목구멍으로 삼켜버릴 수밖에 없었다.“저를 따라와요.”말을 마친 이주안은 돌아서 협곡 속으로 발을 내디뎠다.이 협곡은 곳곳에 돌과 동굴, 갈림길이 있었으며 조금만 길을 잘못 들어서도 헛걸음이었다.진도하는 마음속으로 이주안이 따라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니면 혼자 이 협곡을 지나가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었다.이주안의 뒤를 따라 협곡을 한참 지나오자 석림(石林)에 이르렀다.이 석림은 수많은 오, 육 미터 높이의 돌들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그들의 주변을 둘러싸고 있었다.이주안이 말했다.“한빛궁에 가려면 반드시 이 석림을 지나가야 해요.”“그럼, 가요.”진도하의 말에 이주안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진형, 제 발자국을 잘 따라와야 해요. 이 석림은 움직이거든요. 한 발만 잘못 내디뎌도 모든 돌이 서로 위치를 바꿔버려요. 그럼, 처음부터 다시 시도해 봐야 해요.”진도하는 이주안의 말을 곧장 알아들었다.그러니까 이 석림은 미궁과 비슷한데 한 걸음만 잘못가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처음부터 다시 가야 한다는 말이었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걱정 마세요. 잘 뒤따를게요.”그제야 이주안은 앞장서서 석림으로 걸어 들어갔고 진도하는 뒤를 바짝 따라 이주안이 한발 내디디면 진도하는 그가 방금 밟은 자리를 밟으며 갔다.이주안은 아마도 한빛궁으로 와 본 적이 있는 것 같았다. 그의 매 발걸음은 망설임이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무사히 석림을 통과했다.이주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이 석림만 지나면 더 이상 위험 요소가 없어요. 이제 강 하나만 건너면 한빛궁에 도착해요.”그는 앞으로 걸어가며 말했고 말이 끝나자마자 두 사람 눈앞에 그 강이 나타났는데 너비는 족히 7, 8 미터는 되는 것 같았다.두 사람이 강변으로 왔을 때 진도하가 의아해서 물었다.“강 맞은편에는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요.”이주안이 설명했다.“강을 건너면 곧 알게 될 거예요.”“그래요?”진도하는 이유도 모른 채
도하는 침착하게 말했다.“저는 진도하라고 합니다. 묻고 싶은 일...”그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입구에 서있던 여자는 그의 말을 끊더니 화를 내며 꾸짖었다.“왜 한빛궁 앞에서 소란입니까?”도하는 담담하게 말했다.“한빛궁에게 물어볼 게 있습니다.”그 여자는 또 입을 열었다.“설마 한빛궁의 규율을 모르십니까? 당장 떠나십시오. 여긴 당신을 환영하지 않습니다!”도하는 눈썹을 위로 올리며 말을 하는 여자를 보았다. 그가 화를 내려고 했을 때 곁에 있던 주안이 그를 급하게 잡았다. 그리고 그 여자를 향해 말했다.“제 친구가 처음으로 한빛궁에 와서요, 여기 규율을 잘 모릅니다. 양해해주시지요.”그러자 여자는 코웃음을 치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주안은 고개를 돌려 도하를 보았다.“만약 그들이 낸 테스트에 합격하지 않으면 한빛궁에 들여보내지 않을 거예요. 심지어 물어보는 거에도 대답하지 않을 거고요.”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했다.이때 주안이 또 물었다.“그럼 어떻게 준비할 셈이요? 이 테스트는 아주 위험해요.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어요. 그리고 내가 고전 서적에서 알아본 데 의하면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이 테스트에서 살아 돌아온 남자는 한 명도 없대요.”도하는 주안을 향해 웃었다.“그렇다면 한빛궁 규율에 따를게요. 고작 테스트잖아요. 정말 소문대로 무서운지 한번 해보면 되죠.”주안은 여전히 걱정되었다.“다시 생각해 봐요. 한빛궁 사람들한테 물어볼 그 문제가 정말 그렇게 중요해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게 나을 것 같아요.”도하는 고개를 저었다.“이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난 반드시 한빛궁 내부에 들어가야 해요.”도하가 이토록 확신하니 주안은 더는 말리지 않았다. 그는 한빛궁 입구에 있는 여자에게 말했다.“한빛궁 테스트 입구를 열어주세요. 이 친구가 해보고 싶다네요.”하지만 그 여자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안타깝지만 오늘 한빛궁은 그 어떤 테스트 입구도 열지 않습니다.”주안은 답답해 났다
현지수는 설명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었다.“세 통로 중 어느 쪽이든 위험하니 잘 생각하셔야 해요.”“네.”“미리 말씀드리지만 제가 한빛궁을 연 후로, 이 세 통로를 통과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어요.”“그래요?”일찍이 이주안에게 들은지라, 진도하는 놀란 기색이 없었다.“전에 아무도 통과하지 못한 건, 제가 오지 않았기 때문이겠죠.”진도하의 말을 들은 현지수는 깜짝 놀랐다.“이렇게 자신만만한 사람인 줄은 몰랐네요. 아주 좋아요. 전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 빠른 시일 내로 통로에서 나오길 바랄게요.”말을 마친 후, 그녀는 바닥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았다.진도하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곧장 세 개의 통로 앞으로 가서 훑어보았다.첫 번째 통로는 미궁.두 번째 통로는 환상 세계.세 번째 통로는 심마(心魔).대체 어느 통로를 선택해야 할까?만약 보통 사람이라면 분명 가장 쉬운 통로를 선택했을 테지만, 진도하는 가장 어려운 통로를 택하려 했다.그가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바로, 세 번째 통로는 사실 자체 테스트의 일종 수단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는 자신이 미궁, 환상의 세계, 심마에 있으면 어떻게 변할지 궁금했다.결국 그는 심마를 선택했다.왜냐하면 심마가 가장 무섭다고 여겼기 때문이다.게다가, 자신의 심마가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에, 그는 진심으로 테스트해 보고 싶었다.그가 세 번째 통로를 선택하자, 나머지 두 통로는 모두 닫혔다.이주안은 옆에서 외쳤다.“진형, 부디 조심해요!”그는 진도하를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남자의 실력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여유로운 태도에 탄복하고 있었다.비록 이주안은 하늘도 땅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지만, 이 세 통로 중 어느 한 곳에도 들어갈 용기가 없었다.하지만 진도하는 망설임 없이 발을 들여놓았다.이런 사람을 어떻게 탄복하지 않을 수 있을까!진도하는 그에게 안심하라는 눈빛을 보낸 뒤 결연히 심마 통로로 들어섰다.같은 시각, 한빛궁의 입구에는 점점 더 많은 젊은 여자들이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있을 때 진도하가 앞으로 몇 걸음 전진했다.바로 이때, 그는 정식으로 통로에 들어섰다!테스트가 시작되었다!하지만 통로 안은 이상하게도 조용했다.진도하가 5분 정도 걸었는데도 변한 것이 없었다.그는 걸음을 멈추었다.“심마가 왜 아직 나타나지 않은 거지?”진도하는 이상하게 생각했다.그뿐만 아니라, 한빛궁 밖의 사람들도 모두 어리둥절했다.“왜 통로 안이 전혀 위험해 보이지 않지?”그녀들은 참지 못하고 옆에 있는 선배에게 물었다.“선배님, 이게 어떻게 된 거예요? 통로가 왜 이렇게 조용하죠?”그 선배들도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짐짓 신비로운 척하며 말했다.“곧 있으면 알게 될 거야!”진도하는 잠시 제자리에 서서 생각했다.이치대로라면, 이 통로에서 예나 지금이나 안전하게 빠져나간 남자가 없으니, 이곳에 시체가 가득해야 한다.하지만, 통로에 들어선 지 5분이 되었지만, 시신 한 구도 보지 못했다.이런 의혹을 품고 진도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다시 1분 정도 걸었을 때, 진도하는 드디어 첫 번째 시체를 보았다.너무 오래된 시체라 뼈만 남았다.진도하는 갑자기 경각심을 세우더니, 모든 위험을 가장 먼저 감지하려고 감지력을 발산했다.이어 그는 걸음을 멈추고 시체를 몇 번 훑어보았다.이 시체에는 그 어떤 흔적도 남아 있지 않았고, 어떻게 죽었는지도 보아 낼 수 없었다.그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곧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열세 번째 시체를 보고 나니, 그가 통로로 들어간 지는 이미 15분이 넘었고 곧 20분이 다 되어갔다.순간, 한빛궁의 제자들은 어안이 벙벙했다.“저 사람이... 안에서 20분을 채웠어.”“저 사람이... 기록을 깬 것 같아!”“맞아, 진짜 기록을 깼나 봐.”“게다가 상처 하나 나지 않고 멀쩡해. 어떻게 이럴 수가!”모두들 의아해하고 있었다.“심마 통로 전혀 위험해 보이지 않는데? 내가 들어가도 20분, 심지어 한 시간 정도 버틸 수
바로 이때, 진도하는 통로 끝에 도착했다.평소와 다름없이 그는 어떤 위험도 느끼지 못했다.“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다들 위험하다고 하는데, 난 왜 발을 들여놓고 지금까지 아무런 위험도 없었지?”순간, 통로 내에 이변이 발생했다.“꽈르릉!”통로 안쪽에서 귀가 아플 정도로 따가운 굉음이 울려 퍼졌다.진도하는 말할 것도 없고, 통로 밖에 있는 한빛궁의 모든 사람은 저도 모르게 귀를 막았다.거대한 소리와 함께 통로가 회전하기 시작하더니,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잠시 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움직였다.진도하는 기운을 동원하여 그 자리에 꼼짝 않고 서 있었다.마치 모든 것이 그와 관계가 없는 것처럼 말이다.통로가 아무리 회전해도 진도하는 계속 그 자리에 서 있으며 통로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곧이어, 통로 안의 돌이 굴러떨어지기 시작해 빗방울처럼 진도하를 향해 굴러갔다.이 광경을 보고 나서야 모두 깨달았다.“위험은 이제 시작된 거야!”사실 이건 현지수가 그에게 난도를 높인 것이었다.왜냐하면 처음에는 위험하지 않지만, 통로 안은 산소와 기운이 전혀 없었다. 무엇보다 통로에 발을 들여놓기만 해도 다리가 납덩이처럼 무거워진다.앞으로 나아갈 때마다 많은 체력과 기운이 필요하다.보통 사람들은 들어가서 5분 정도 걸으면 기운이 거의 소모된다.하지만 진도하는 기운을 소진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보는 이에게 통로가 안전하다는 착각까지 하게 만들었다. 이것이 바로 그녀가 진도하에게 난이도를 가중한 이유이다.그러면서 그녀도 진도하가 무사히 빠져나와 테스트를 통과하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통로 안의 진도하는 갑작스러운 변고가 현지수의 소행이라는 것을 모르고 제자리에 서서 기운을 방출하여 보호막을 형성했다. 돌이 아무리 굴러떨어져도 조금도 그를 다치게 할 수 없었다.이를 지켜보던 현지수는 저도 모르게 감탄했다.“진도하의 체내에 대체 얼마나 많은 기운이 있는 거야? 기운을 물처럼 쓰고 있는데 전혀 소진될 기미가 안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