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하는 웃으며 서재의 문 쪽으로 걸어갔고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그때, 자양파 노조가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다. “진 선생, 그러면… 무술 고수 대회 일은 어떻게…”“걱정하지 마세요. 내가 참석할 테니.”진도하는 잠깐 걸음을 멈춰 말을 한 후 고개도 돌리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자양파 노조는 진도하의 뒷모습을 보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고 혼자 중얼거렸다. “인생은 새옹지마라 했던가!”…성운시로 돌아오자마자 진도하는 강유진의 전화를 받았다.“우리 집에 잠깐 오세요.” 강유진이 말했다. “네. 유진 씨가 혼자 사는 집으로 갈까요? 아니면 강 씨 저택으로 갈까요?”진도하가 물었다.가끔 강유진이 어디에 있는지 예상하기 어렵다. 강 씨 저택에 있을 때도 있고 혼자 사는 집에 있을 때도 있다. 그리고 가끔은 강 씨 저택에 방이 그렇게 많은데 왜 굳이 혼자 분가해 사는지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제가 혼자 사는 곳으로요.” 강유진이 대답했다. “알겠어요. 곧 도착해요.”전화를 끊은 후 진도하는 바로 강유진이 혼자 사는 집으로 향했다.집 문 앞에 도착해 문을 두드리기도 전에 강유진이 먼저 문을 열었다. 진도하가 오는 것을 계속 주시하고 있었던 것이 분명했다. 두 사람은 그때의 키스 이후 처음 만났기에 진도하는 다소 어색해하며 강유진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다.강유진은 진도하의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지 못한 듯, 문을 열어 진도하가 집안으로 들어오도록 옆으로 비켰다.“왜요? 무슨 일이에요?”집에 들어온 진도하가 물었다. 진도하는 강유진이 이토록 급하게 자신을 부른 것은 분명 무슨 일이 생긴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강유진은 진도하의 물음에 대답하는 대신 음료수 한 잔을 건네준 뒤 소파에 앉아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요즘 무슨 일 있어요?”“별일 없어요. 왜 그래요?”진도하가 물었다.“그럼 나와 함께 기주도에 갔다 올래요?”강유진은 미안해하며 말했다.“네?”진도하는 의아한 눈길로 강유진을 바라봤다. 강유진은 물을
강유진은 입술을 깨물며 한 번 심호흡을 한 뒤 말했다. “사실은… 기주도 강씨 집안에서 몇 달에 한 번씩 우리 집으로 이상한 것을 보냈어요. 그 안에는 일회용품, 진귀한 보물, 외국에서 가져온 과일 등등 정말 갖가지 물건들이 있었어요. 오늘 또 한 번 물건을 보내왔는데 마침 아빠와 허준 선생 두 분이 집에서 독소 근원을 조사하던 중, 그 물건들까지 같이 조사를 했어요. 그런데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로 될 줄은 누가 알았겠어요. 그 물건들 안에서 단서를 발견하게 된 거예요. 그 물건들은 전부 아주 약한 독성을 띠고 있었어요. 정말 아주 소량이어서 눈에 띄지 않아 모르고 스쳐 지날 뻔했는데 허준 선생이 내 몸속의 것과 같은 독소 성분을 검출해 냈어요.”진도하는 깊은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였다.강유진은 계속 말을 이었다.“그래서 아빠가 우리 몸속에 있는 독이 기주도의 강씨 집안과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을 하고 있어요, 물론 아직은 심증일 뿐이에요. 물건이 운송 과정에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쳤기 때문에 아빠가 일단 먼저 몰래 조사하기로 하셨어요. 괜히 일을 크게 만들면 안 되잖아요.”“그럼 유진 씨 집은 기주도 강씨 집안과 무슨 관계가 있어요??”진도하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강유진은 진도하 말에 멈칫 놀란 듯 머뭇거리며 대답하지 못했다.진도하는 강유진의 이런 모습을 보고 바로 말했다. “말하기 싫으면 안 해도 돼요. 별 뜻 없이 물은 거니까.”강유진은 한숨을 한번 길게 내쉬더니 말을 이었다. “구체적인 것은 사실 나도 잘 몰라요. 내가 알고 있는 것만 말하자면요.”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고 강유진을 바라보며 들을 준비를 했다.강유진은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더니 입을 열었다.“사실 구체적인 것은 나도 잘 몰라서 아빠에게 여쭤보았지만 알려주지 않았어요. 하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저도 이곳저곳에서 여러 정보를 들었어요.”“유진 씨가 알고 있는 것만 말해 보세요.”진도하는 손에 쥐고 있던 음료를 한 모금 마시고 나서 말했다.진도하가
강유진이 아무 말 없이 수심이 가득한 얼굴을 하고 있자 진도하도 더는 묻지 않았다.두 사람이 화제를 돌려 다른 이야기를 나눈 후에야 강유진의 기분도 조금 나아진 듯 보였다.…저녁에 진도하는 강유진을 데리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가려고 했지만, 강유진은 아무 데도 가고 싶어 하지 않았다.진도하는 어쩔 수 없이 냉장고 안을 둘러보았고, 냉장고에 음식 재료가 몇 가지 있는 것을 본 후 직접 요리해서 강유진에게 맛있는 음식을 해 주기로 했다.진도하가 주방에서 한창 바쁘게 움직일 때, 강유진이 들어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요리도 할 줄 알아요?”“당연하죠.”진도하는 씻은 채소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썰기 시작했다.강유진은 반신반의하는 얼굴로 진도하를 힐끗 보며 물었다.“내가 도와줄까요?”“괜찮아요.”진도하는 앞치마에 손을 닦은 다음 두 손으로 강유진의 어깨를 꼭 잡으며 말했다. “거실에 가서 텔레비전이나 봐요. 좀 이따 다 되면 부를게요.”강유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거실로 향해 소파에 앉았다.진도하는 다시 부엌에서 채소를 썰기 시작했다.진도하가 한창 음식준비를 하고 있을 때, 강유진은 다시 부엌문 앞에 서서 두 손으로 팔짱을 낀 채 진도하를 바라보며 말했다.“아니면… 내가 도와드릴게요.”“괜찮아요. 앉아서 쉬어요.” 진도하는 웃으며 말했다.“알겠어요.” 강유진은 부엌에서 나갔다.그러나 5분도 지나지 않아 강유진이 다시 부엌으로 들어오며 말했다. “그냥 여기서 도하 씨 도울래요. 나 혼자 거실에서 TV 보는 것도 지루해요.”강유진을 쫓아내봤자 무조건 다시 부엌으로 들어올 것을 진도하는 알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그러면 저기 마늘이나 좀 까줘요.”그렇게 두 사람은 부엌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는 두 사람이었지만 마음은 더없이 달콤했다.가끔 진도하는 강유진을 몰래 쳐다보기도 했고, 또 가끔은 강유진이 진도하를 몰래 훔쳐보기도 했다. 어쨌든 두 사람 사
차가 기주도에 들어서자마자 두 사람은 쉬지 않고 한달음에 기주도의 강 씨 저택까지 왔다. 기주도의 강씨 가문은 기주도 4대 가문 중 하나로 재산은 놀라울 정도로 많고 권력은 하늘을 찌를 정도로 대단하다.강씨 가문의 저택 규모만으로도 충분히 그 권력을 증명할 수 있었다.토지 면적만 2만 2천 평 이상인 저택 규모는 더없이 웅장했다. 진도하는 남진의 총수이자 신이지만 이렇게 호화로운 곳에 살았던 적이 없다.두 사람이 나란히 강 씨 저택으로 들어서자 문지기가 물었다. “누구십니까?”말투와 태도는 더없이 거만스러웠다.강유진은 문지기 하인을 흘끗 보고 말했다.“성운시 강씨 집안 강유진.”문지기 하인은 강유진의 이름을 듣고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담담한 태도로 물었다. “누구 찾으세요?”“내가 누구를 찾는지 당신에게 보고할 필요가 있나요? 비켜요.” 강유진은 거만한 하인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아 한마디 쏘아붙였다.그러자 문지기 하인이 화를 내며 말했다. “우리 강씨 저택에 소란 피우러 왔습니까?”누가 감히 이런 태도로 강유진을 대할 수 있겠는가? 고향 집에 오는 것조차 막으려고 하는 것에 강유진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고 어이가 없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우리 강씨 저택? 눈을 똑바로 뜨고 내가 누군지 똑똑히 보세요. ”하인이 강유진 말에 대답하려고 할 때, 누군가 집안에서 외쳤다. “누가 감히 강씨 저택 앞에서 소란을 피우나?”소리가 들렸던 곳에서 화려한 복장을 한 젊은이가 집안에서 걸어 나왔다.그는 대문 앞까지 걸어와 화를 내려 했으나 옆에 있던 강유진을 보고 살짝 놀란 얼굴로 물었다. “유진 누나, 어떻게 왔어요? 미리 말이라도 하죠. 몰랐어요.”이렇게 말한 그는 바로 몸을 돌려 문지기 하인을 향해 호통을 쳤다. “멍청한 자식. 내 사촌 누나도 못 알아봐? 빨리 누나에게 사과해!”그러자 이 하인은 온몸을 바들바들 떨었고 못마땅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밥 안 먹었어? 목소리가 왜 이렇게
“그럼요. 설마 우리 유진 누나가 약혼하기로 한 거 모르시는 건 아니죠?” 강성호는 일부러 놀란 척했다.진도하는 마음이 쿵! 내려앉는 것 같았다. 강유진은 깊은 생각에 잠긴 듯했고 진도하의 시선을 눈치채지 못했다.강성호는 옆에서 웃으며 말했다. “허허… 설마 우리 누나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죠?”진도하는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 강성호는 진도하를 보며 말을 이었다. “그러면 기회가 없겠군요. 우리 유진 누나의 혼사는 할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 이미 결정되었어요. 누구도 바꿀 수 없어요.”“그래요?” 진도하는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대답했다. 부모님 사이의 약속 혹은 중매결혼 같은 이런 혼약은 이미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한 지 오래다.강성호는 진도하가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짓자 고의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으나 계속 말을 했다. “함부로 생각하면 안 돼요. 우리 누나의 혼약은 누나 마음대로 할 수 없어요.”“그만해! 더 이상 말하지 마.” 강유진은 하던 생각을 멈추고 강성호를 향해 화난 목소리로 외쳤다. 강성호는 혀를 내두르며 어깨를 한 번 들썩하더니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강유진은 강성호를 쳐다보지도 않고 돌아서서 문밖으로 나갔다. 이 모습에 진도하도 아무 말 없이 강유진을 따라 나갔다.강성호는 불 난 집에 부채질하듯 강유진의 뒷모습에 대고 소리쳤다. “유진 누나, 화내지 말아요. 그리고 저녁에 같이 식사해요. 내가 할머니에게 얘기 잘할게요.”강유진은 아예 귀를 닫은 듯 강성호 말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성큼성큼 밖으로 걸어갔다. 강유진은 익숙한 길을 한 참 걸어 강 씨 저택에서 물려받은 한 채의 집 앞으로 왔다. 강유진은 익숙한 행동으로 집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진도하도 강유진의 뒤를 따라 들어갔다.두 사람이 방으로 돌아온 후 그 누구도 먼저 말을 하지 않았고 분위기는 한 동안 매우 어색해 졌다.진도하가 아무 말을 하지 않는 이유는 강유진은 이미 결혼할 상대가 정해졌다는 말이 진도하의 마음을 다소 불편하게
“아니요.”진도하는 다시 한번 고개를 저었다.“그러면 이 말을 듣고 실망했어요?”강유진이 다시 물었다.“아니요.”“그럼 왜 정색을 해요? 내가 도하 씨에게 빚이라도 진 것처럼.” 강유진은 말을 하고 나서 갑자기 웃었다. “나도… 다른 생각 하느라 침묵할 수도 있잖아요.”진도하가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진도하는 기분이 나쁘지도, 서운하지도 않았다. 다만…“알겠어요. 알겠다고요. 도하 씨 그만 놀릴게요. 비록 할아버지께서 이 혼약을 정해 놓으셨지만 나는 그 신비한 가문의 사람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그리고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사람과 결혼할 생각이 없어요.”강유진은 주먹을 불끈 쥐고 입을 삐죽 내밀며 계속 말했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강씨 가문을 위해 나 한 사람을 희생해야 겠어요.”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강유진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그게 누구든 유진 씨가 싫어하는 사람과 결혼하는 것을 강요하지 못하게 할 거예요”진도하의 이 말은 강유진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고 자신에게 하는 다짐이기도 했다.강유진은 진도하의 이 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사실 강유진이 기다리는 말은 다른 한마디였다…하지만 강유진은 원하는 말을 듣지 못했고 그래서 따가운 시선으로 진도하를 노려봤다. …이때, 누군가 밖에서 외쳤다. “유진 누나, 좀 이따 같이 식사해요. 누나를 위해 푸짐한 저녁을 준비했어요.”강유진은 굳이 나가 보지 않아도 밖에서 외치는 사람이 강성호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강유진의 얼굴에 약간의 혐오감이 스쳤지만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다음에 얘기해. 오늘은 너무 피곤하니까.”“안돼요, 누나. 우리 강씨 집안 젊은이들이 다 모여 있단 말이에요.”강성호가 밖에서 투덜거렸다.“너희들끼리 놀아. 나는 쉬어야 하니까.” 강유진은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자 강성호도 어쩔 수 없이 시무룩하게 대답했다. “그래요. 그럼 누나 빨리 쉬고 필요한 거 있으면 나 부르세요.”강유진은 더 이상 대꾸하지 않았다.
“유진 누나와 함께 강 씨 집으로 온 저 남자요?”강성호 뒤에 서 있던 두 사람이 물었다.“응.” 강성호가 고개를 끄덕였다.강유진이 강 씨 저택으로 들어왔을 때, 강성호는 강유진이 무술 고수 대회를 보러 온 게 아님을 직감했다. 강성호는 강유진에게 분명히 다른 의도가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그리고 강성호가 해야 할 일은 강유진이 어떤 일도 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었다.여기까지 생각하자 강성호의 눈에 한줄기의 증오가 스쳐 지나갔다. …늦은 밤, 모든 사람이 방에 들어가 쉬고 있었지만, 강유진 집의 불은 아직도 대낮처럼 환희 켜져 있었다. 강유진과 진도하는 소파에 앉아 쾌적한 분위기에서 음악을 들으며 책을 보고 있었다.“독소 근원을 어떻게 조사하죠?”강유진은 강 씨 집으로 들어온 목적을 잊지 않고 있었다.진도하는 책을 덮고 몸을 곧게 펴며 말했다. “조금만 기다려요. 밤이 좀 더 깊어지면 먼저 강 씨 집안에 독소 근원이 있는지부터 조사해 볼 거예요.”강유진은 그 말에 걱정스러운 얼굴로 진도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아니에요. 강씨 저택의 경비가 삼엄하니 도하 씨가 밤에 움직이기 불편할 거예요.”강유진은 진도하의 제의를 거절했다.그러자 진도하가 말했다. “걱정하지 말아요. 내가 알아서 할게요.”“그래도…” 강유진은 여전히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진도하가 웃으며 물었다. “그러면 유진 씨에게 더 좋은 방법이 있어요?”강유진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확실히 더 좋은 방법도, 대책도 없었기 때문이다.어쨌든 기주도 강 씨 집안은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한 번도 와보지 않았고 이곳의 누구와도 사이가 좋지 않아 어떻게 조사해야 할지 몰랐다.진도하는 강유진을 위로하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요. 절대 들키지 않을 거예요.”“진짜요?”“물론이죠. 내가 왜 유진 씨를 속이겠어요.” 진도하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 “내가 유진 씨와 한 약속을 못 지킨 적이 있어요? 없잖아요.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아요.”강
진도하는 곳곳으로 흩어진 기운을 전부 회수하고, 집으로 돌아가 강유진에게 조사한 것을 알리려 했다.바로 이때, 진도하는 지붕 위로 검은 그림자가 번쩍이는 것을 보았다. 그 검은 그림자는 몇 번 아래위로 움직이더니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진도하는 눈살을 찌푸리며 그 검은 그림자를 급히 쫓아갔다.다행히 매번 수련할 때마다 진도하는 몸을 더 단단하게 하는 방법을 연습했기에 기운이 다 떨어졌다고 해도 종사경을 능가하는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진도하는 검은 그림자를 따라 아래위로 몇 번 움직여 바로 그 검은 그림자를 쫓아갔다.검은 그림자의 뒤를 밟아 도착한 곳은 강 씨 저택의 제일 안쪽에 있는 집 앞이었다. 그리고 검은 그림자를 따라 불이 켜진 방으로 들어갔다. 진도하는 매우 의아했다. 처음에 진도하는 이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이 강 씨 저택에 물건을 훔치러 왔거나 강 씨 저택의 뒷조사를 하기 위해 온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을 보니 이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은 강씨 집안에서 보낸 사람일 것 같았다.이렇게 생각한 진도하는 급히 몸을 움직여 불이 켜진 방 가까이 왔다. 그리고 다시 어둠 속에 몸을 숨겨 정신을 그 방에 집중했다.방 안에서 두 사람이 대화하는 소리가 들렸다.“형님에게 보낸 물건은 잘 도착했어?”한 중년 남자가 물었다.“네, 잘 도착했습니다.”검은 옷의 남자가 대답했다. “특별한 일은 없었어?”중년 남자가 물었다.“큰 형님께서 뭔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신 것 같습니다.”검은 옷의 남자가 대답했다.“진짜로? 확실해?”중년 남자는 약간 놀란 말투로 되물었다.“네. 확실합니다. 최근 큰 형님께서 독소를 계속 조사하고 있습니다. 유진 아가씨가 강 씨 저택에 온 것도 아마 이 일 때문일 겁니다.”검은 옷의 남자가 말했다.그러자 중년 남자는 갑자기 웃으며 대답했다. “허허… 강유진 그 계집애가 뭘 알아낼 수 있겠어? 마음껏 알아보라고 해. 어차피 얼마 안 있으면 곧 시집갈 텐데, 걱정할 필요 없어.”“네, 하지만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