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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1화

그건 남동생이 누나에게 보여주는 미소가 아니었다. 오히려 커플 같아 보였다. 혹시 김아린이 구천광의 누나가 아닌 걸까?

내가 잘못 안 걸까?

그들이 떠난 뒤 김아린은 팔짱을 두르며 침대 옆에 앉았다.

“당신도 거절할 줄 아네.”

구천광은 그녀가 사 온 도시락을 먹으며 웃음을 터뜨렸다.

“당신이 질투가 이렇게 심한데 내가 거절하지 않을 수 있겠어?”

김아린이 거리를 좁혔다.

“추서희 씨는 당신을 꽤 좋아하는 것 같던데. 몸으로라도 은혜를 갚을 생각인가 봐.”

구천광은 눈을 가늘게 뜨면서 그녀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잠시 뒤, 구천광은 웃었다.

“네가 이미 몸으로 은혜를 갚았잖아.”

김아린은 당황하면서 시선을 피했다.

“화제를 정말 잘 돌리네.”

구천광의 웃음기가 짙어졌다. 그는 도시락을 탁자 위에 놓은 뒤 팔을 뻗어 그녀를 안았다.

“지금 내겐 당신이 있잖아.”

김아린은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

“만약 3년 전 내가 당신한테 구애했다면 날 좋아했을까?”

구천광은 눈을 가늘게 떴다.

“음, 네가 3년 전에 날 좋아했을까?”

김아린은 잠깐 고민했다.

“아니.”

김아린은 웃으면서 말을 보탰다.

“3년 전이었다면 당신은 내 스타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을 거야.”

구천광은 김아린을 보았다.

“왜?”

김아린은 진지하게 대답했다.

“당신은 너무 높은 곳에 있고 난 구렁텅이 안에 있었으니까. 우리 사이에 그렇게 많은 교집합이 없었을 거야.”

당시 김아린이 구천광에게 접근한 건 구씨 집안 장손이라는 그의 신분이 필요해서였다. 그녀는 목적을 품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구천광을 좋아할 거라고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구천광은 그녀의 뺨을 어루만지며 부드럽게 웃어 보였다.

“우린 운명인가 봐.”

3년 전 만난 적 있었지만 서로 교집합이 없을 거로 생각했다. 그러나 3년 뒤 그들은 많은 일을 겪었다.

어쩌면 피할 수 없는 운명일지도 몰랐다.

김아린은 시선을 들어 그를 보았다. 두 사람의 입술이 서서히 가까워졌다. 그런데 바로 그때 라민희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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