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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3화

직원이 반지훈을 데리고 들어왔다.

“한재욱 씨, 손님 도착하셨습니다.”

한재욱은 손을 들어 그들을 물러가게 했고 마호가니 테이블 위에 차를 한 잔 따랐다.

“크리스마스 날 있었던 일을 조사했나 보네.”

반지훈은 느긋하게 소매 단추를 풀었다.

“성의 없으시군요.”

찻잔을 들던 한재욱의 손이 멈칫했다. 그는 눈꺼풀을 들어 반지훈을 바라보며 웃었다.

“무슨 성의 말이지?”

반지훈은 온천탕 앞에 서서 말했다.

“저한테 숨기신 일 말이에요.”

한재욱은 찻잔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은 뒤 온천탕에서 나와 가운을 둘렀다. 그는 여유롭게 허리끈을 맸다.

“뭘 알아냈는데.”

반지훈은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

“당신 어머니가 아이를 해치려 한 사실이요.”

한재욱은 소파에 앉더니 담뱃갑 안에서 담배 하나를 꺼내 코끝으로 냄새를 맡았다.

“그게 의외였어?”

한재욱은 라이터를 켰다. 불빛이 그의 얼굴 반쪽을 비췄다. 그는 담배를 한 모금 빨아들였고 불빛이 타들어 갔다.

“한씨 집안 일은 외부인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 그 여자가 아이만 해치려고 하는 줄 알아? 그 여자는 한씨 집안 사람이라면 절대 봐주지 않아.”

한재욱은 웃는 얼굴로 어머니의 수단을 얘기했다. 마치 전혀 상관없는 사람을 얘기하는 것 같았다.

반지훈은 눈살을 찌푸렸다.

한재욱은 짙은 흰 연기 사이로 그를 보았다.

“난 너희랑 성장 환경이 달라. 너희는 어렸을 때 원하는 걸 다 얻을 수 있었겠지만 난 뭐든 내가 직접 얻어야 했어. 내 어머니는 날 증오해. 단 한 번도 날 키운 적이 없지. 내 아버지는 내가 태어났을 때 이미 환갑이 지난 노인이었고. 나 키운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돌아가셨어. 그래서 형이랑 형수님이 날 돌봐줬어.”

말을 마친 뒤 한재욱은 재를 털어내며 웃었다.

“네 어머니는 밖에서 데려온 입양아였지만, 내 어머니는 친아들인 나보다 네 어머니에게 더 잘해줬어. 내 어머니는 네 어머니를 이용했을지언정 나한테 눈길 한번 안 줬어.”

반지훈은 그를 보며 말했다.

“안 아저씨랑 협력하러 Z국에 온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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