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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3화

그녀는 그가 아까 나중에 보자고 말했던 것이 떠올랐다. 하지만 이렇게 늦은 저녁에?

구천광은 방안의 치킨 냄새를 맡으면서 미간을 찌푸렸다.

“또 배달을 시킨 거예요?”

그녀는 어색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아, 조금 전에 치킨을 시켰어요. 같이 먹을래요?”

구천광이 집으로 들어오자 김아린은 자신의 뺨을 때리고 싶었다. 늦은 저녁에 남자를 집에 들여놓은 거야?

구천광은 테이블에 놓인 큰 사이즈 치킨과 맥주 몇 병을 바라봤다.

“술 마셔요?”

김아린은 그 말을 듣고 재빨리 다가가 맥주를 치웠다.

“아니요. 관상용이에요.”

“집이니 마시고 싶으면 마셔요.”

구천광은 소파에 앉았다.

김아린은 손을 멈칫하더니 의아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결국 김아린은 맥주를 마셨고 두 사람은 맥주캔을 부딪혔다.

김아린이 물었다.

“새 드라마 찍는 거 아니었어요?”

그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감독과 시나리오에 대해 이야기했어요. 며칠 후면 제작팀과 함께 진성에 가서 촬영할 거예요.”

왜냐하면 최근 제작진은 겨울에 눈이 내리는 신을 찍으려고 했다. 서울은 겨울에도 눈이 내리지 않았고, 진성에는 눈이 내리고 있었다.

김아린은 턱을 괴면서 그를 바라보았다.

“난 드라마의 눈 배경은 모두 CG인 줄 알았는데 진짜 눈을 배경으로 찍는 거였어요?”

구천광은 웃으면서 말했다.

“다들 편안하게 스튜디오에서 난방을 틀어놓고 촬영하고 싶죠. 하지만 배우라는 이 직업에 책임을 져야 하잖아요.”

김아린은 눈을 가늘게 뜨면서 웃었다.

“그러니 당신의 팬들이 모두 당신을 좋아하는 거군요. 실력도 있고 노력하는 배우를 누가 좋아하지 않겠어요? 만약 당신한테 여자친구가 생긴다면 팬들이 탈덕하지 않을까요?”

구천광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니요.”

김아린은 그의 눈빛을 바라보면서 살짝 멍해졌다. 흐릿한 불빛 때문인지, 아니면 그녀가 취해 그런 건지 그가 아주 매혹적으로 느껴졌다.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당신 TV 속과 달라 보여요.”

구천광은 여전히 그녀를 지긋이 바라봤다.

“어디가 다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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