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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1화

반지훈은 인기척을 듣고 눈꺼풀을 살짝 들었다.

“왔어?”

강성연은 그의 옆자리에 앉은 뒤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고 매우 피곤한 얼굴로 짧게 대답했다.

반지훈은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다 해결된 거 아니었어?”

“그렇죠.”

강성연은 시선을 내려뜨렸다.

“난 그들에게 벌을 줬어요. 나쁜 사람이 된 것 같아요.”

반지훈은 고개를 돌려 소리 없이 웃었다.

“그러면 난 안 나빠?”

강성연은 그의 어깨에 턱을 올려놓고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반지훈이 자신을 달랜다는 걸 알고 가볍게 웃었다.

“내가 당신에게서 얼마나 전수 받았다고 생각해요?”

반지훈은 그녀에게 입을 맞춘 뒤 손바닥으로 그녀의 뺨을 쓰다듬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상대해 줘야지. 넌 잘한 거야.”

그 일이 있은 뒤로 이주는 병원에 실려 갔다. 인과응보일까, 그는 그런 일에 굉장히 반감을 품었고 더는 흥미도 없었다.

김아린은 그 사실을 알고 난 뒤로 더는 그를 기소하려 하지 않았다. 이주는 퇴원 뒤 서울시를 떠났다.

강성연은 김아린에게 왜 그를 봐줬냐고 물었다. 김아린은 이미 최고의 복수를 했으니 그를 벼랑 끝까지 몰아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 말에 김아린은 웃었다.

“아영이가 예전에 내가 너랑 닮은 것 같다고 자주 그랬어. 하지만 난 연약한 사람이야. 난 쉽게 마음이 약해지거든. 나도 예전에는 나쁜 사람이 되고 싶었어. 심지어 너를 이용해서 날 돕게 할 셈이었지. 하지만 결과적으로 난 모든 일을 망쳐버렸고 네가 나 대신 마무리를 해줬어.”

강성연은 창가에 기대어 있었다. 창밖을 바라보던 그녀의 시선이 김아린의 얼굴에 멈췄다.

“마음이 약한 건 잘못이 아니지. 적어도 너는 자아를 지켰잖아.”

이주의 일이 있은 후, 강성연과 송아영은 겁에 질린 김아린을 위로하고 곁에 있어주며 세 사람의 우정은 더 돈독해졌고 이에 편하게 말을 놓기로 했다.

강성연은 소파로 걸어가 앉았고 테이블 위 귤을 집어 껍질을 까기 시작했다.

“너가 그때 아영이를 끌어들이지 않는 걸 보고, 날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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