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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3화

송아영이 꽃다발을 안고 들어오면서 머리를 긁적이며 웃었다.

“당연히 오빠 병문안하러 왔죠.”

송아영은 서랍 앞으로 걸어가 그 위에 꽃다발을 내려놓았다.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구천광에게 눈빛을 보냈다.

구천광은 눈을 가늘게 뜨면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송아영은 몸을 돌려 라민희의 곁으로 걸어갔다.

“고모, 바쁘시면 제가 남아서 사촌 오빠 지키고 있을게요.”

라민희는 의아했다.

“나 안 바쁜데?”

“어머니, 밤새 제 옆에 있으셨잖아요. 가서 좀 쉬세요. 아영이가 옆에 있으면 돼요. 저도 아영이 오랜만에 보는 거라서 얘랑 얘기 나누고 싶어요.”

라민희는 구천광을 보면서 입을 달싹였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몸을 일으켰다.

“그래. 엄마가 잔소리하면 귀찮다고 싫어할 것 같으니 아영이가 옆에 있어 줘.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연락하고.”

송아영은 손을 흔들며 그녀가 떠나는 모습을 바라봤다.

“걱정하지 마세요, 고모. 제가 오빠 잘 챙길게요.”

라민희가 떠난 뒤 구천광은 시선을 내려뜨리며 웃었다.

“너 일부러 어머니 내보낸 거지? 무슨 꿍꿍이야?”

송아영은 침대 옆으로 가서 앉았다.

“내가 무슨 꿍꿍이가 있다고 그래? 다 오빠를 위해서 그런 거지.”

송아영은 그의 곁으로 다가가 소곤댔다.

“아린이가 오빠 엄청 걱정했어. 오늘 나랑 같이 왔어.”

병실에서 나간 송아영은 김아린이 복도에 서 있는 걸 보았다. 뭘 피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이미 진성까지 와놓고 말이다.

그녀는 김아린의 어깨 위에 두 손을 올려두었다.

“뭘 기다려?”

송아영은 그녀를 병실로 밀어 넣었다.

김아린이 뭐라고 말하려는데 송아영이 이미 그녀 대신 문을 닫았다.

김아린은 문가에 한참 서 있다가 울며 겨자 먹기로 들어갔다. 구천광이 다리에 깁스한 걸 본 김아린은 당황하며 입술을 달싹였다.

“심하게 다쳤네요.”

구천광은 그녀를 보았다.

“그렇게 심한 편은 아니에요.”

구천광은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말했다.

“또 살 빠진 것 같네요.”

김아린은 움찔했다. 최근 입맛이 없어 끼니를 잘 챙기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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