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36화

강유이의 시선은 줄곧 강해신에게 붙박여 있었다. 그래서 뒤에 선 두 사람의 행동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반지훈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착하지, 장난치지 마.”

“허락하지 않으면 계속 이럴 거예요.”

강성연은 삐진 듯 손을 빼내며 등을 돌렸다.

반지훈은 미간을 주무르더니 팔을 뻗어 그녀를 안았다.

“저녁에 얘기하자.”

강성연은 그의 품에 기대어 우쭐한 미소를 지었다.

드디어 공연이 시작됐다. 강해신이 무대에 올랐는데 무대 아래 앉아있던 학부모와 다른 반 학생들은 강해신이 남자아이라는 걸 눈치채지 못했다.

왕자역을 맡은 건 강해신 반의 다른 남자아이였다. 그리고 악역인 기사역은 여자아이가 맡았다.

불빛이 무대에 집중되었고 멋진 연기 과정에 무대 아래 관중들은 전부 공연에 푹 빠져있었다.

기사가 공주님을 잡아가면서 와이어에 매달린 두 아이가 천천히 하늘로 올라갔다.

그런데 갑자기 조명이 꺼지고 장내가 소란스러워지면서 이내 여자아이의 비명이 들렸다.

사람들은 휴대전화 라이트를 켰고 반지훈은 무언가를 보고 무대로 직진했다. 강성연은 안색이 달라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해신아!”

현장 조명이 다시 밝았다. 통제실에서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갑작스러운 트립 사고로 인해 와이어 기계에 고장이 생겨 두 아이가 9m 상공에 매달리게 된 것이다.

겁에 질린 여자아이는 울음을 터뜨리며 강해신을 꼭 안고 놔주지 않았다. 강해신은 허공에 매달려 있어 감히 꼼짝하지 못했다. 얼굴이 종잇장처럼 창백했다.

반지훈은 곧바로 사람을 시켜 매트를 옮겼고 두 아이가 매달린 곳 바로 아래에 섰다.

“해신아.”

“아빠, 저...”

강해신은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 와이어가 조금씩 끊어지고 있었다.

반지훈은 그걸 눈치챈 건지 안색이 삽시에 달라졌다.

“해신아, 움직이지 마. 아빠를 믿어. 아빠는 너희에게 무슨 일이 생기게 놔두지 않을 거야. 절대 움직이면 안 돼.”

강성연은 입을 틀어막았다. 심장이 당장이라도 목구멍에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그녀는 부랴부랴 사람들과 함께 매트를 옮기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