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군 오빠, 팔 괜찮아?”동생이 또 한태군에게 달려가 묻자 강해신은 입꼬리를 올렸다. 그래, 그 오빠가 더 걱정되는 거지.한태군은 그녀를 향해 웃었다.“난 괜찮아.”그녀는 고개를 숙였다.“오빠를 구해줘서 고마워. 엄마는 나한테 생명의 은인은 몸으로 갚아야 된다고 했어. 오빠가 둘째 오빠를 구했으니, 둘째 오빠는 성인이 된 후 오빠랑 결혼할 거야.”“......”강해신은 피라도 토할 것 같았다.그는 재빨리 강유이의 입을 막았다.“너 바보 아니야? 나는 남자고, 한태군도 남자인데 어떻게 결혼할 수 있어?”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물었다.“남자랑 남자는 결혼할 수 없는 거야?”두 사람은 이구동성으로 말했다.“당연하지.”강해신과 한태군은 서로를 바라보더니 서로 콧방귀를 뀌었다.강유이는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다시 물었다.“근데 아까 밑에서 사다리 잡고 있었던 애들 있잖아. 왜 갑자기 손을 놓은 거지?”한태군은 그들을 바라보며 침묵했다.강해신은 팔짱을 꼈다.“내가 어떻게 알겠어? 내가 무겁다고 그러는 거겠지.”강유이는 허리에 손을 차더니 분노하며 말했다.“하여튼 그 애들 탓이야. 아빠한테 고발할 거야.”“됐어.”강해신은 머리를 긁적였다.“만약 아빠가 이 일을 알게 된다면 엄마도 알게 될 거야. 엄마가 걱정하게 하지 말자.”강유이는 입을 삐죽거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강해신은 강유이를 데리고 먼저 교실로 돌아갔다. 한태군은 팔짱을 끼고 계단 입구에 서서 두 남학생이 내려오길 기다렸다.“너희들 일부러 그런 거지?”두 남학생은 멍한 표정으로 서로 눈치를 살피더니 한태군에게 다가왔다.“그저 장난을 치고 싶었던 거야. 고의가 아니었어.”“그러니까 말이야. 누가 강해신더러 아무 일도 하지 말랬어? 돈 많고 신분 높은 아빠만 믿잖아, 일찍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어.”한 남학생은 한태군과 어깨동무를 하며 말했다.“한태군, 너도 강해신이랑 자주 다투잖아. 넌 강해신보다 성적 좋고 인기도 많은데 왜 참는 거야?”한태군은 자신
강성연은 지윤을 공항까지 배웅했다. 떠나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고 있을 때 갑자기 김아린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강성연은 전화를 받았고 수화기 너머 매우 복잡한 소리가 들려왔다. 김아린의 목소리와 협박조의 남자 목소리였다.강성연이 이상함을 눈치챘을 때 상대방은 전화를 끊었다.강성연이 다시 전화를 걸어보니 휴대폰은 꺼져있었다. 강성연은 불길한 느낌에 연희승에게 전화를 걸었다.다른 한편, 이주는 김아린의 휴대폰을 걷어찼다. 휴대폰은 벽에 부딪혀 액정이 깨졌고 완전히 망가졌다.그는 다가와 김아린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겨 자신을 바라보게 했다.“몰래 전화를 건 거야? 누구한테? 설마 그때 그년들?”김아린은 두피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얼굴이 창백해졌다.“저희 아버지가 알까 걱정되지도 않아요?”“너희 아버지?”이주는 하하 웃더니 표정이 음침해졌다.“은퇴한 사람을 내가 왜 두려워해야 해? 지금 널 구할 수 있어?”그는 김아린의 얼굴을 툭툭 쳤다.“김지원. 그때 네 일 때문에 임수호가 죽지만 않았어도 내가 감옥에 가고 이 꼴이 되진 않았어!”김아린은 몸을 덜덜 떨었다.“그때 일은 수연이 당신들을 사주한 거잖아요. 걔를 찾아가요.”“제기랄, 수연은 죽었잖아. 솔직히 말해서 수연이 안 죽었으면 우린 걔를 찾았을 거야.”이주는 가까이 다가가더니 그녀의 얼굴을 만졌다.“수연한테 찾아가 10억을 달라고 했어. 그런데 돈도 주지 않고 죽어버렸지 뭐야. 정말 재수 없으려니.”김아린은 놀란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당신이 수연이한테 돈을 요구한 거예요?”그러니 수연이가 갑자기 한성연에게 10억 원을 요구한 거였다. 모두 이주 때문이었다.“그때 그 재수 없는 년 때문에 우리가 감옥에 갔잖아. 출소하면 당연히 그년부터 찾아가야지.”이주는 그녀의 목을 조르는 듯했지만 힘을 주지는 않았다.“예전엔 걔한테 스폰서가 있어 건드리지 못했어. 하지만 그 스폰서한테 버려지자 마자 내가 찾아갔지. 근데 그년이 나한테 돈도 안주고 죽어버렸지 뭐야.”이주는 입을 크게 벌리며
강성연은 빨개진 눈으로 테이블에 있는 꽃병을 들더니 그의 머리를 치려고 했다. 연희승은 재빨리 다가가 그녀를 저지했다.“사모님, 더 때리면 죽습니다.”강성연은 싸늘하게 웃었다.“이런 인간 말종은 100번 죽어도 싸요.” “이 사람이 죽으면 귀찮게 됩니다. 사모님이 살인 사고에 연루되잖아요. 이 사람은 저에게 맡기고 김아린 아가씨를 돌보세요.”연희승은 강성연이 이성을 잃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만약 그가 저지하지 않았다면 그녀는 그를 죽였을 수도 있었다.강성연은 그제야 조금 냉정을 되찾았다. 그녀는 꽃병을 버린 후 김아린 곁으로 다가갔다. 김아린은 찢긴 옷을 부여잡고 덜덜 떨면서 소파에 쪼그려있었다.강성연은 그녀에게 외투를 걸쳐주더니 위로했다.“이제는 안전해요.”김아린은 두 다리에 힘이 풀렸고, 얼굴이 여전히 창백했다. 비록 강성연이 제때에 그녀를 구했지만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연희승이 데려온 사람들이 룸 밖에 사람들을 제압했다. 강성연은 김아린을 데리고 룸살롱에서 나왔다. 차에 앉은 김아린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이 일을 그한테 알리지 마요.”김아린은 말을 이었다.“그 사람 일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요.”강성연은 곧 그녀가 말하는 게 누군지 알고 고개를 끄덕였다.연희승은 뒷문에서 걸어오더니 휴대폰을 그녀에게 건네줬다.“사모님, 반지훈 대표님 전화입니다.”강성연이 전화를 받자 반지훈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다치지 않았어? 연희승이 당신을 잘 보호해 줬어?”강성연은 입을 삐죽거렸다.“난 다치지 않았어요. 오히려 그 쓰레기가 불구가 된 것 같아요.”반지훈은 웃으며 말했다.“괜찮아. 불구로 지내면 되지.”강성연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하마터면 죽일 뻔했어요. 희승 씨가 말려서 다행이에요.”반지훈은 침묵하더니 한참 뒤에야 말했다.“아린 씨 무사히 구했으면 그만 돌아와.”“다 처리하면 바로 돌아갈게요.”강성연은 통화를 끊은 후 휴대폰을 연희승에게 돌려줬다.“먼저 아린 씨를 집에 데려다줄게요. 저 사람들은
이주는 멍한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강성연은 고개를 숙이고 손가락을 보더니 느긋하게 말했다.“보아하니 그때 당신들한테 무기징역을 때리지 않은 게 잘못인 것 같네요.”이주의 표정이 확 변했고 예전에 강성연이 그들을 감옥에 보낸 것이라 생각했다.“그때의 일은...... 수연이가 꾸민 짓입니다. 저희도 속은 거예요.”강성연은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전 그저 화풀이를 하려고 했을 뿐입니다. 원래 수연을 찾아 돈을 배상받으려고 했습니다. 그때 저희들은 그년 때문에 감옥에 가게 된 거 아닙니까? 그년이 죽으니, 저희도 어쩔 수 없이......”강성연은 매서운 눈초리로 물었다.“수연은 돈 때문에 죽었어요. 설마 그 돈을 당신한테 주려고 했던 건가요?”이주는 더듬거리며 말했다.“전...... 전 돈을 요구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죽음은 저랑 아무런 관련이 없어요. 왜 갑자기 죽었는지 저도 모릅니다.” “수연한테 얼마를 요구했나요?” “10억이요.”강성연은 드디어 수연이가 왜 갑자기 10억 원을 요구했는지 깨닫게 되었다. 그녀는 이주가 요구하는 10억 원 때문에 한성연을 협박했고, 그 때문에 죽게 되었다.그녀는 의자에 기대면서 웃었다.“정말 재미있네요. 수연은 당신한테 10억을 주려고 위험한 방법을 선택했고 당신들은 그 사건 피해자였던 김아린을 찾아온거고. 정말 뻔뻔도 하지.”이주는 식은땀을 뻘뻘 흘렸다.“사모님, 다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 정말입니다.”“내가 어떻게 그 말을 믿죠?”강성연은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당신에게 다시 한번 폭행을 저지를 수 있는 기회를 달라는 건가요?”“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 사모님, 전 더 이상 감옥에 가면 안 됩니다, 이미 개과천선했어요.”이주는 무릎을 꿇으면서 애걸복걸했다.강성연은 싸늘하게 웃었다.“이런 일도 용서할 수 있으면 피해자들은 어떻게 살아가죠?”이주는 멍해졌고 얼굴에 핏기가 사라졌다. 강성연은 테이블 위에 술잔을 만지작거리며 무시무시하게 웃
반지훈은 인기척을 듣고 눈꺼풀을 살짝 들었다.“왔어?”강성연은 그의 옆자리에 앉은 뒤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고 매우 피곤한 얼굴로 짧게 대답했다.반지훈은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다 해결된 거 아니었어?”“그렇죠.”강성연은 시선을 내려뜨렸다.“난 그들에게 벌을 줬어요. 나쁜 사람이 된 것 같아요.”반지훈은 고개를 돌려 소리 없이 웃었다.“그러면 난 안 나빠?”강성연은 그의 어깨에 턱을 올려놓고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반지훈이 자신을 달랜다는 걸 알고 가볍게 웃었다.“내가 당신에게서 얼마나 전수 받았다고 생각해요?”반지훈은 그녀에게 입을 맞춘 뒤 손바닥으로 그녀의 뺨을 쓰다듬었다.“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상대해 줘야지. 넌 잘한 거야.”그 일이 있은 뒤로 이주는 병원에 실려 갔다. 인과응보일까, 그는 그런 일에 굉장히 반감을 품었고 더는 흥미도 없었다.김아린은 그 사실을 알고 난 뒤로 더는 그를 기소하려 하지 않았다. 이주는 퇴원 뒤 서울시를 떠났다.강성연은 김아린에게 왜 그를 봐줬냐고 물었다. 김아린은 이미 최고의 복수를 했으니 그를 벼랑 끝까지 몰아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그 말에 김아린은 웃었다.“아영이가 예전에 내가 너랑 닮은 것 같다고 자주 그랬어. 하지만 난 연약한 사람이야. 난 쉽게 마음이 약해지거든. 나도 예전에는 나쁜 사람이 되고 싶었어. 심지어 너를 이용해서 날 돕게 할 셈이었지. 하지만 결과적으로 난 모든 일을 망쳐버렸고 네가 나 대신 마무리를 해줬어.”강성연은 창가에 기대어 있었다. 창밖을 바라보던 그녀의 시선이 김아린의 얼굴에 멈췄다.“마음이 약한 건 잘못이 아니지. 적어도 너는 자아를 지켰잖아.”이주의 일이 있은 후, 강성연과 송아영은 겁에 질린 김아린을 위로하고 곁에 있어주며 세 사람의 우정은 더 돈독해졌고 이에 편하게 말을 놓기로 했다.강성연은 소파로 걸어가 앉았고 테이블 위 귤을 집어 껍질을 까기 시작했다.“너가 그때 아영이를 끌어들이지 않는 걸 보고, 날 절
책임자의 해명에 많은 네티즌들은 구천광을 대단하다며 칭찬했다. 위험한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다른 사람들은 살기 위해 도망쳤지만 구천광은 다른 이들을 고려했다. 그로 인해 많은 사람이 그의 팬이 되었다.그리고 구천광이 구한 동료 여배우가 ‘꿈처럼’ 조연을 맡은 신인 배우라는 게 밝혀졌다.상대 배우의 신분이 밝혀지자 일부 악플러들은 그녀의 SNS에 그녀에게 발목 잡힌 탓에 구천광이 다쳤다고 했고, 심지어 그녀가 화근이라고 했다. 일부 참지 못한 네티즌들은 악플러들과 다투기도 했다.그러나 오히려 그런 언론 때문에 구천광이 구한 여배우는 갑작스레 관심을 받게 되었고 SNS 팔로워도 늘었다.진성.거리 위에 쌓인 눈들이 치워졌고 나뭇가지 위로 서리가 내렸다. 행인들은 외투를 여미며 오가고 있었고 길이 미끄러워 걸음걸이가 느려졌다.라민희와 구세준은 소식을 접한 뒤 부랴부랴 진성 촬영팀 인근 병원으로 향했다.“천광아.”라민희가 병실 밖에 나타났다. 병실 안에는 감독과 스태프 여럿이 있었다.구천광은 왼쪽 다리에 깁스를 하고 있었고 이마에도 상처 자국이 있었다. 라민희는 너무 마음이 아파 다급히 침대 옆으로 걸어갔다.“왜 이렇게 심하게 다쳤어?”구천광은 어이가 없었다.“어머니, 저 괜찮아요.”“이게 괜찮은 거야?”라민희는 목청을 높이며 감독을 바라보았다.“우리 아들을 어떻게 돌본 거예요? 우리 아들이 이런 일을 당했는데 왜 이제야 알려준 거예요?”하 감독은 아들을 사랑하는 그녀의 마음을 이해했기에 참을성 있게 해명했다.“죄송합니다, 사모님. 촬영팀에 이런 사고가 나서 저도 참 죄송합니다. 제가 설산 환경의 돌발 상황을 제때 알아차리지 못한 탓입니다.”라민희가 더 말하려는데 구세준이 단호히 말했다.“그만해. 이 사고는 제작진들 탓이 아니야. 이렇게 뜻밖의 돌발 상황이 생길 줄 누가 예상이나 했겠어? 우리 아들만 다친 게 아니라 스태프들도 여럿 다쳤는데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천만다행이야.”라민희는 그 말을 듣고 냉정을 되찾았다.하 감독은 그들을
송아영이 꽃다발을 안고 들어오면서 머리를 긁적이며 웃었다.“당연히 오빠 병문안하러 왔죠.”송아영은 서랍 앞으로 걸어가 그 위에 꽃다발을 내려놓았다.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구천광에게 눈빛을 보냈다.구천광은 눈을 가늘게 뜨면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송아영은 몸을 돌려 라민희의 곁으로 걸어갔다.“고모, 바쁘시면 제가 남아서 사촌 오빠 지키고 있을게요.”라민희는 의아했다.“나 안 바쁜데?”“어머니, 밤새 제 옆에 있으셨잖아요. 가서 좀 쉬세요. 아영이가 옆에 있으면 돼요. 저도 아영이 오랜만에 보는 거라서 얘랑 얘기 나누고 싶어요.”라민희는 구천광을 보면서 입을 달싹였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몸을 일으켰다.“그래. 엄마가 잔소리하면 귀찮다고 싫어할 것 같으니 아영이가 옆에 있어 줘.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연락하고.”송아영은 손을 흔들며 그녀가 떠나는 모습을 바라봤다.“걱정하지 마세요, 고모. 제가 오빠 잘 챙길게요.”라민희가 떠난 뒤 구천광은 시선을 내려뜨리며 웃었다.“너 일부러 어머니 내보낸 거지? 무슨 꿍꿍이야?”송아영은 침대 옆으로 가서 앉았다.“내가 무슨 꿍꿍이가 있다고 그래? 다 오빠를 위해서 그런 거지.”송아영은 그의 곁으로 다가가 소곤댔다.“아린이가 오빠 엄청 걱정했어. 오늘 나랑 같이 왔어.”병실에서 나간 송아영은 김아린이 복도에 서 있는 걸 보았다. 뭘 피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이미 진성까지 와놓고 말이다.그녀는 김아린의 어깨 위에 두 손을 올려두었다.“뭘 기다려?”송아영은 그녀를 병실로 밀어 넣었다.김아린이 뭐라고 말하려는데 송아영이 이미 그녀 대신 문을 닫았다.김아린은 문가에 한참 서 있다가 울며 겨자 먹기로 들어갔다. 구천광이 다리에 깁스한 걸 본 김아린은 당황하며 입술을 달싹였다.“심하게 다쳤네요.”구천광은 그녀를 보았다.“그렇게 심한 편은 아니에요.”구천광은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말했다.“또 살 빠진 것 같네요.”김아린은 움찔했다. 최근 입맛이 없어 끼니를 잘 챙기지 않
무언가 말하려던 제인은 뭔가를 본 건지 그 자리에 우뚝 멈춰 섰다. 김아린은 재빨리 구천광과 거리를 벌리며 자리에 앉았고 구천광도 손을 거두었다.“무슨 일이에요?”정신을 차린 제인은 멋쩍게 대답했다.“아... 그게 추서희 씨가 구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직접 전하고 싶다고 해서요.”추서희를 데리고 들어오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혹시라도 추서희가 봤다면 엄청난 화젯거리가 됐을 거다.구천광은 미간을 구겼다.“사소한 일이니 괜찮다고 하세요.”“하지만 지금 밖에 계시는걸요.”제인이 계속해 말했다.“구천광 씨가 추서희 씨 때문에 다친 일이 인기 검색어에 올랐잖아요. 이때 추서희 씨 감사 인사를 거절하시면 기자들이 어떻게 얘기할지 몰라요.”구천광은 콧대를 주무르며 말했다.“그러면 들어오라고 하세요.”“난 나가 있을게요.”김아린이 일어나려 하자 구천광이 그녀를 보며 말했다.“그럴 필요 없어요. 여기 있어요.”김아린은 멍해졌고 이내 문밖에서 젊은 여성이 들어왔다. 제인은 입구로 걸어가 다른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한 뒤 문을 닫았다.추서희는 김아린을 보고 살짝 당황했다. 하지만 별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녀는 삼계탕을 들고 쑥스러운 듯 웃어 보이며 말했다.“선배님, 구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저 때문에 다치셔서 정말 죄송해요. 이건 제가 직접 만든 거예요. 정말 너무 감사드립니다.”추서희는 두 손으로 삼계탕을 건넸다. 혹시라도 거절당할까 봐 두려운 건지 그녀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고맙다는 의미로 주는 선물이었기에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고마워요. 수고했어요. 테이블에 올려두세요.”구천광이 선물을 받자 추서희는 그제야 순진무구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삼계탕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은 뒤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구천광을 바라봤다.“선배님, 다친 데는 어떠세요?”구천광은 웃어 보였다.“걱정 안 해도 돼요. 괜찮아요.”추서희는 구천광처럼 유명한 배우가 그녀를 구해줬을 뿐만 아니라 그녀를 향해 웃어 보일 줄은 몰랐다. 역시나 소문처럼 구천광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