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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4화

당시 사건을 다시 심판할 때도 김아린은 자신의 무고함을 증명하고 임 씨 집안사람들이 패배를 인정하게 할 생각이었다. 그녀는 임 씨 집안사람들이 또 시비를 걸어올 걸 상관하지 않았다.

구천광은 그녀를 데려다주었고 김아린은 차에서 내린 뒤 고개 한 번 돌리지 않고 아파트 안으로 들어갔다.

아파트로 들어가 엘리베이터에 오르려다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 보니 차가 아직 그곳에 있었다. 그녀가 안전히 귀가하는 모습을 지켜보려는 듯한 그의 행동에 김아린은 마음이 따뜻해졌다.

엘리베이터는 그녀가 살고 있는 층에 도착했다. 엘리베이터에서 나온 뒤 복도에 수연이 서 있는 걸 본 김아린은 당황했다. 그녀는 수연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네가 왜 여기 있어?”

짙은 화장을 한 수연은 벽에 기댄 채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내가 찾아오면 안 돼?”

김아린은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수연은 연기를 내뿜으며 고개를 돌려 김아린을 바라보았다.

“아무리 그래도 내가 네 배다른 언니잖아. 내가 팔자가 안 좋아서 친부가 내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어. 너 때문에 내가 이 꼴이 됐는데 네가 날 좀 도와줘야지 않겠어?”

김아린은 미간을 구겼다.

“내가 널 해쳤다고?”

김아린은 웃었다.

“너랑 임건우가 연합해서 날 해칠 때는 오늘 같은 날을 생각해 본 적이 없나 봐?”

수연은 담배를 또 한 모금 빨아들이며 암담한 눈빛으로 말했다.

“난 네 순결을 빼앗을 생각이었어.”

“하하, 이제 인정하네.”

김아린은 문 앞으로 걸어가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등 뒤에서 수연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건 서도준 때문이었어.”

김아린의 손이 멈칫했다.

수연의 손에 들린 담배는 이미 반쯤 타들어 갔다. 그녀는 재를 털어내며 말했다.

“넌 몰랐지? 난 서도준을 사랑했어.”

김아린은 넋이 나갔다.

그녀는 서서히 고개를 돌려 등 뒤에 서 있는 수연을 바라보았다.

“뭐... 뭐라고?”

“서도준은 스파이였어. 서도준이 우리에게 접근한 건 임건우를 통해 고진욱이 윗선이랑 거래한 일을 조사하기 위해서였어. 그런데 난 우리가 동시에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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