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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3화

김아린의 몸매는 뼈가 도드라지는 깡마른 몸매가 아니라 살집이 조금 있어 풍만하고 섹시한 편이었다. 그래서 타올로는 완전히 가릴 수 없었다.

무언가 눈치챈 김아린이 고개를 돌렸고 그 순간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

김아린은 깜짝 놀라서 널널해진 타올을 손에 꽉 쥐었다.

“꺅!”

구천광은 멋쩍은 얼굴로 다급히 등을 돌렸다.

“미안해요. 샤워한 줄 몰랐어요...”

구천광의 목젖이 위아래로 꿈틀거렸다. 다행히도 그녀를 등진 상태였다.

촬영할 때 여배우가 타올로 몸을 가리고 있는 장면을 본 적도 있고, 비키니를 입은 여배우와 수영장에서 촬영하면서 스킨십을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러나 이 뜻밖의 사고는 남달랐다.

타올로 몸을 가리고 있는 김아린은 얼굴이 불타올랐다. 그녀는 머쓱하게 말했다.

“구천광 씨, 무슨 일이죠?”

그는 고개를 돌리지 않고 손안의 쇼핑백을 그녀에게 건넸다.

“의범이 대신 내가 사과할게요. 룸살롱에 직원 유님폼밖에 없더라고요. 이건 새거예요. 일단 입어요.”

김아린은 다가가 쇼핑백을 건네받았다. 입을 수 있는 옷이 있다는 것만으로 다행이었다. 불빛 아래 김아린은 구천광의 빨개진 귀를 보았고 살짝 당황하더니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

“고마워요.”

구천광은 짧게 대답하고는 고개 한 번 돌리지 않고 방에서 나갔다.

김아린은 쇼핑백을 든 채로 빨개진 그의 귀를 떠올렸다. 자꾸만 웃음이 터졌다.

이 세상 남자들은 부끄러움이라고는 전혀 없는 줄 알았는데 구천광이 부끄러워할 줄은 몰랐다.

하긴, 그는 사생활이 깔끔했고 여자도 없는 데다가 연애한 적도 없었다.

스캔들 하나 터지지 않는 백지 같은 남자였다. 언론에서도 그 백지를 모독하기 싫어했으니 김아린도 그럴 자격이 없었다.

김아린은 직원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사이즈가 좀 작아서 옷이 꼈다.

그녀는 혹시나 단추가 터질까 봐 어쩔 수 없이 단추를 몇 개 풀었다.

방에서 나온 김아린은 구천광이 복도에 서 있는 걸 보고 당황했다.

구천광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더니 이내 시선을 옮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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