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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9화

김아린은 멈칫했다. 도시락이 두 갠데 젓가락이 하나뿐이라니?

구천광은 도시락을 내려놓았다.

“됐어요. 저녁 한 끼 안 먹어도 버틸 수 있어요.”

김아린은 별생각 없이 자신의 젓가락을 반으로 부러뜨려 윗부분을 그에게 건넸다.

“대충 써요.”

구천광은 그녀를 보다가 젓가락을 건네받았다.

두 사람은 처량하게 반쪽짜리 젓가락으로 밥을 먹었다.

*

밤에 큰비가 한바탕 쏟아졌고 거리 네온사인은 빗속에서 몽롱하게 빛나면서 마치 물거품처럼 어두운 밤 속에 잠겼다.

서재 안에는 책상 옆의 따뜻한 조명만 켜져 있었다. 희승이 조사 결과를 보고하고 나서야 반지훈은 들고 있던 서류를 닫았다.

“구 씨 집안에서는 뭐라고 해?”

희승이 대답했다.

“자리에서 물러나는 걸로 구천광 씨를 구할 생각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너무 위험한 것 같습니다. 그들이 사람을 놓아주지 않을 수도 있어요.”

구천광은 고진욱의 손에 있을 것이다. 그 물건들은 경찰에게 몰수당했고 주경우는 몸을 숨겼다. 어쩌면 고진욱도 주경우가 어디로 숨었는지 모를 것이다.

그러니 고진욱에게 가장 안전한 방법은 구천광을 손에 쥐고 구세준을 위협하는 것이었다.

반지훈은 손끝으로 책상을 두드렸다. 깊은 고민에 잠겼는데 강성연이 커피를 들고 서재 안으로 들어왔다.

희승이 움찔했다.

“사모님, 아직 안 주무셨어요?”

“갑자기 사모님이라고 하니 어색하네요.”

강성연은 커피를 책상에 내려놓았다.

희승은 반지훈을 보며 진지하면서도 비굴한 어조로 말했다.

“대표님이 그러라고 하셨거든요.”

반지훈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는 강성연이 가져온 커피를 들며 웃는 듯 마는 듯한 얼굴로 말했다.

“날 위해 커피를 탄 거야?”

강성연은 팔짱을 꼈다.

“싫으면 마시지 말아요. 난 희승 씨를 위해 준비했거든요.”

“...”

희승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전 괜찮습니다. 밤에 마시면 잠이 안 와서요.”

“구천광 씨한테도 무슨 일 있는 거예요?”

강성연은 그제야 물었다. 조금 전 문밖에 있을 때 그들의 대화가 들렸다.

반지훈은 커피잔을 내려놓았다.

“구천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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