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826화

“조용히 있으라고요?”

라민희는 눈이 벌게졌다.

“우리 아들이에요. 난 제주도에서 있었던 일이 다시 발생하길 바라지 않아요!”

“내가 그걸 바라겠어?”

구세준은 고개를 들었다. 그는 침착하려 했다.

“상대는 날 노린 거야. 내가 천광이를 데려올게.”

라민희는 당황했다.

“뭐라고요? 당신을 노린 거라고요?”

구세준은 말하지 않았다.

“설마...”

라민희는 누군가를 떠올렸지만 말할 엄두는 나지 않았다.

설마 한재욱일까?

아니, 한재욱이 이런 일을 할 리가 없었다.

“설마 뭐?”

구세준이 그녀를 바라보자 라민희는 살짝 당황하며 입술을 깨물었다.

구세준은 그녀의 생각을 눈치채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마. 이건 권력 싸움이니까.”

라민희의 안색이 다소 창백해졌다.

“내가 누굴 생각하는지 알고...”

구세준은 몸을 일으킨 뒤 밖으로 나갔다.

“괜한 생각하지 마. 천광이는 무사할 거야.”

라민희는 그를 불러세웠다.

“이미 알고 있는 거죠?”

구세준은 문 앞에 서서 문고리를 잡은 채 움직이지 않았다.

라민희는 몸을 돌려 그를 보았다. 그가 움직이지 않자 라민희는 입을 가렸다. 우는 것 같기도, 웃는 것 같기도 했다.

“나랑 한재욱 일을 알고 있는 거예요? 알고 있으면서 그동안 아무 말 안 했던 거네요. 전혀 개의치 않으니까.”

구세준은 얼굴을 가렸다.

“당신은 줄곧 한재욱을 마음에 뒀잖아. 만약 그때 당신 아버지가 반대하지 않았더라면 당신은 한재욱의 아내가 됐겠지. 그랬으면 지금보다 행복했을 거야.”

라민희는 얼굴을 가린 채 통곡했다.

그녀는 구세준을 원망할 수 없다고 자신을 위로했다. 그도 당시 강요에 의해 그녀와 결혼했었기 때문이다.

구세준은 그녀에게 마음이 없었고 수십 년을 같이 살면서 아들도 생겼지만 그들 사이에는 언제는 벽이 있었다.

우스운 건 라민희가 결혼 뒤에야 한재욱에게서 남녀 간의 사랑을 얻고 사랑받는 기분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그녀는 수없이 많은 밤을 후회 속에서 보냈다. 그녀는 바람을 피웠다는 생각에 죄책감이 들었다. 남편은 줄 수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