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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6화

병실 안.

 강성연은 벽에 기대어 두 아이를 데리고 책을 읽어주는 반지훈을 바라보았다.

 강유이는 며칠 전 구천광이 그를 찾아왔다는 얘기를 꺼냈고, 반지훈은 담담하게 웃기만 했다.

 강유이가 구천광 얘기를 꺼낼 때까지, 그의 모습은 예전과 같았고, 강성연은 반지훈이 기억을 되찾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두 아이는 학교에 가야 했기 때문에 어르신이 돌아와 둘을 데리고 갔고, 반지훈에게 푹 쉬라고 당부했다.

 두 아이는 아빠와 작별인사를 한 후 어르신을 따라 떠났다.

 강성연도 막 나가려는데, 반지훈이 그녀를 불렀다.

 그녀는 문 뒤에 멈춰 섰다.

 등뒤로 다가오는 것을 눈치채고도 돌아서지 않았고, 문고리에 놓인 손만 거둬들였다.

 반지훈은 뒤에서 그녀를 끌어안고 턱을 그녀의 어깨에 얹었다. “아직도 화가 나?”

강성연은 아무 말 하지 않았다.

 그의 따뜻한 입술이 키스하듯 그녀의 귓가에 닿았다. “다신 널 속이지 않을게.”

 반지훈은 그녀의 몸을 돌려 자신을 마주보게 했고, 거친 손바닥이 그녀의 목덜미를 매만졌다. “더 이상 너를 걱정시키지 않을게.”

 강성연은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 말 지킬 거예요?”

 그는 고개를 숙여 그녀를 바라보았다. “지킬게.”

강성연은 고개를 돌렸다. “그럼 한 번 믿어볼 테니 푹 쉬세요.”

 반지훈은 웃었다. “나랑 안 있어줄 거야?”

 그녀는 투정 부렸다. “참 기운도 넘치네요. 당신이랑 같이 있어서 뭐 하게요, 같이 안 있을래요.”

 그는 목소리를 낮추었고, 얼굴엔 가벼운 웃음을 머금었다. “우리 성연이는 화를 내도 이렇게 아기 같네.”

 강성연이 황당해했다.

기억상실 후 반지훈과 오래 지내다 보니 그녀 자신도 유치해졌다.

 정신을 차려보니 그녀의 두 발은 땅에 떨어져 있었고, 이미 몸은 옆으로 안겨 있었다.

 반지훈은 그녀를 침대에 눕힌 후, 옆에 누워 그녀를 껴안았다. “다 기억해.”

 강성연은 그의 품에 안겼고, 그의 호흡과 체온이 그녀를 감쌌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입술을 오므렸다. “뭘요?”

 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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