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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5화

꿈속에서 반지훈은 깨어났다. 그녀의 마음은 갑자기 편안해졌고, 그 손에 비비며 그가 있는 꿈에 계속 빠져들었다.

 하늘이 하얀 빛으로 뒤덮혔고, 밝은 빛이 강성연의 눈을 번쩍 뜨게 했다.

 눈 앞에 놓인 빈 병상에 그녀는 벌떡 일어섰다.

 “지훈 씨?”

그녀가 소리를 질렀지만 병실에서는 아무런 대답도 들리지 않았다.

강성연은 복도를 뛰쳐나가 지나가는 간호사를 가로막았다. “이 병실 환자 보신 분 없어요?”

 간호사는 당황했다. “그 환자 분은…” 간호사는 고개를 돌려 병실로 들어가더니 깜짝 놀랐다. “환자 분이 어딨지?”

 간호사는 급히 간호사실로 달려가 보고했다.

 강성연은 텅 빈 병실을 바라보며 가슴을 졸이다가 무슨 생각이 난 듯 엘리베이터를 향해 달려갔다.

 가을은 깊어져 아침 바람은 차가웠고, 낙엽은 잔디와 돌길 위를 덮고 있었다.

 강성연은 주위에 지나가는 환자를 두리번거리며 낯익은 모습을 애타게 찾았다.

 그녀는 그가 깨어났고, 아직 병원에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녀는 걸음을 멈추었다.

 멀지 않은 벤치의자에 앉아 있는 남자의 뒷모습에 시선이 꽂혔다.

 강력한 직감이 그녀의 머릿속을 스쳤고, 발을 내딛어 곧장 달려갔다. “지훈 씨!”

 벤치에 앉아 있던 사람의 몸이 약간 움찔거렸다.

 강성연이 발걸음을 늦추자 비로소 반지훈이 천천히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급히 달려간 탓에 그녀는 약간 숨을 헐떡거렸다. 창백하던 뺨은 붉게 물들어 있었고, 머리카락 몇 가닥은 바람에 날려 단추에 감겨 있었다.

 눈시울이 붉게 물든 것은 그녀의 눈물 때문이었다. 그녀는 숨을 가쁘게 내쉬며 지훈을 마주보았고, 그의 눈동자에 빠져들었다.

 그의 얼굴은 차가웠고, 눈빛은 한바탕 격동을 일으킨 후 차분해졌다. 그는 소리 없이 일어서서 그녀 앞에 멈추었다.

 강성연은 그를 바라보며 아무 말 하지 않았다.

 반지훈은 손을 들어 그녀의 눈썹을 매만졌다. 손의 온도는 언제나처럼 따뜻하고 친숙했다.

 “성연아, 오래 기다렸어.”

 이 한마디에 강성연은 울면서 그의 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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