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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9화

중년 남자의 손이 아래로 향하자 성연은 앞으로 나와 그의 손목을 잡고 발로 걷어차 땅에 넘어뜨렸다. "이렇게 어린아이한테 어떻게 그런 짓을, 당신 미쳤어?"

 화들짝 놀란 중년 남자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다른 사람들이 눈치를 챌까 두려워 일어나 도망쳤다.

 성연은 눈살을 찌푸렸다. 어떻게 저런 쓰레기가 학교에 있는 걸까. 학생들에게 너무 위험하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아이를 위로하려 했으나 아이의 모습을 보고는 의아해 했다.

 남자아이가 이렇게 곱고 예쁘게 생기다니, 유이보다 훨씬 더 예뻤다.

남자아이의 눈동자 색깔은 매우 투명하고 맑았으며, 피부는 백색, 머리는 곱슬머리였고, 속눈썹이 길었다.

 어떤 아이던지 아까의 일을 겪었다면 많이 놀랐겠지만, 그는 아무런 표정도 없이 아무렇지 않게 담벼락 앞에 서 있었다.

 놀라지 않았다기보다는 아이가 이런 일에 무감각해진 것인지, 아이가 가져야 할 총기가 눈에 서 보이지 않았다.

 "얘야, 너 왜 혼자 여기 서 있니? 너희 엄마 아빠는?" 성연은 허리를 굽혀 그를 바라보며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소년은 한참 동안 그녀를 바라보다가 비로소 얼굴에 엷은 웃음을 띠었다. "엄마 아빠 없어요."

 "어…미안, 고의가 아니였어" 성연은 눈빛이 흔들렸고, 동정심이 들었다. "너 혼자 있는 건 너무 위험해, 아줌마가 선생님을 찾아줄게"

 소년은 담담하게 말했다. "아까 그 사람이 선생님이었어요"

 성연은 멈칫하였다. 순간 아이의 눈빛에서 냉소적인 기운이 새어 나왔다.

 소년은 돌아서서 가버렸다.

 떠나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성연의 마음은 다시 복잡해졌다.

 "엄마!" 이때 해신이 나타나 그녀의 앞으로 뛰어왔다. "엄마, 왜 여기까지 왔어요"

 성연은 시선을 거두었다. "엄마가 너희들을 찾고 있었어. 참, 올 때 유난히 예쁜 남자 아이를 봤니?"

 해신은 작은 손을 허리에 대고 얼굴을 찌푸렸다. "저놈은 우리 반인데, 엄마가 그걸 왜 물어봐요?"

 성연은 눈을 가늘게 떴다. 그 아이 설마 무슨 일 있는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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