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훈의 눈은 점점 이글거렸으나 꾹 참았다. 살짝 그녀에게 입을 맞추었다. "화났으니 벌을 내리겠어"성연은 목덜미 사이에 묻혀진 머리카락을 느꼈다. 그는 두 팔로 힘차게 그녀를 들어 올렸고, 그녀는 그의 목을 안은 채 그를 껴안았다. 그녀는 현관에서 가슴 뛰는 설렘을 느꼈다. 하늘은 어둡고, 침대의 등은 어둑어둑하고, 따뜻한 빛은 성연의 옥과 같이 매끄러운 살결을 덮었다. 베개위로는 먹물처럼 까만 머리카락이 흘러내렸다. 누군가가 문을 열고 침실로 들어와 침대에 앉는 소리가 나자 성연은 그제서야 천천히 눈을 떴다. 지훈은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그녀의 뺨을 어루만졌다. "밥 안 먹을거야?" 성연은 몸을 뒤척였다. 오늘 답답한게 목이 잠길 정도였다. "목말라요." 지훈은 탁자 위에 준비한 물 한 잔을 들어 그녀에게 건네주었다.그녀는 일어나 앉아 물컵을 받아 벌컥벌컥 마셨다. 너무 급하게 마셨기 때문인지, 그녀는 사레가 들려 그가 방금 갈아입은 셔츠에 물방울이 세차게 튀었다. 지훈은 그녀의 입가에 묻은 물기를 닦으며 웃음을 터뜨렸다. "무슨 물만 마셨는데 사레가 들려" 성연은 그의 손을 뿌리치고 이불을 내려 침대 끝에 기대 중얼거렸다. "밥 줄 사람이 필요해요" 그는 그녀의 뺨을 들어올렸다. "오늘 편하게 대해줬는데, 도리어 남편을 부려먹어?" 그녀는 그를 쳐다보았다. "불만 있어요?" 지훈이 웃었다. "아니." 그가 성연을 안고 계단을 내려갔고, 성연은 테이블에 앉아 꼼짝도 하지 않고 밥이 오기를 기다렸다. 그녀는 무엇이 먹고 싶다고 하면 그가 집어 주었고, 원하는 음식은 다 가져다 주었다. 그를 일부러 부려먹었다. 그녀가 일부러 자신을 괴롭힌다는 것을 알고 그녀에게 맞춰주다가 그녀가 맥이 빠지자 지훈은 히죽히죽 웃었다. "힘들어?" 성연은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어젯밤 그렇게 화를 내니, 당신이 나를 무시한다고 생각했어요" 지훈은 수저를 내려놓았다. "오늘 네가 먼저 뽀뽀했으니, 나는 너가 화해하자는 줄 알았어" "오, 그래요?"
그는 무의식적으로 강성연을 꽉 끌어안으면서 따뜻한 입술을 그녀의 이마에 맞췄다.이틀 후 트위터에 과연 한성연의 기사가 올라왔다. 한성연이 거리에서 “본처”에게 맞은 사건은 부자 아가씨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강성연은 휴대폰을 끄고 곁에 두었다. 곧 여직원이 문을 두드리자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들어와요.”여직원은 서류를 들고 사무실에 들어왔다.“강성연 대표님, 한 모델이 저희 soul 브랜드의 커플 상품 주얼리의 광고를 찍으려고 합니다. 그쪽에서 주동적으로 자료를 보내왔어요.”강성연은 직원에게서 서류를 받아 펼쳐본 후 표정이 좀 의아해졌다.자료에는 명승희라는 이름 세 글자와 1촌 사진이 있었는데 여자는 매우 고급스럽게 생겼다. 비록 첫눈에 보고 혀를 내두를 미모는 아니지만 아주 기억 포인트가 있는 외모였다.그녀의 프로필 상의 키는 176센티였기에 190센티인 육예찬과 잘 어울릴 것이다.하지만 이 모델은 귀국하자마자 soul 주얼리 브랜드의 광고를 요구했기 때문에 강성연은 좀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었다.여직원이 물었다.“이 모델과 계약하실 겁니까?”강성연은 자료를 서류 안에 넣으며 말했다.“우리 쪽에서 아직 대답을 줄 수 없다고 전하세요.”여직원이 떠난 후 강성연은 자신의 일을 마저 하려고 했다. 이때 문밖에 눈에 띄게 키가 훤칠한 사람이 나타났다.강성연은 멍해졌다.“사촌 오빠?”그의 전 여자친구의 프로필을 받기 바쁘게 육예찬이 찾아오다니, 참 우연이었다.육예찬은 사무실에 들어서면서 물었다.“당신에게 묻고 싶은 일이 있어요.”강성연은 웃으며 대답했다.“마침 오빠의 전 여자친구 명승희가 저희 soul 주얼리 브랜드의 모델이 되려고 하네요.”육예찬의 표정은 조금 굳어졌지만 다른 기색은 내비치지 않았다. “soul 브랜드의 모델이 되려고 한다고요?”강성연은 턱을 괴었다.“전 여자친구를 잊지 못하는 거예요?”육예찬은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아니요.”그는 이렇게 말한 후 한참 침묵했다.“마음대로 해요.”“그녀는
강성연은 깜짝 놀랐다.“언제 본 적이 있나요?”육예찬은 잠시 침묵하더니 말했다.“고등학교 때 저녁 파티에 저도 있었어요.”강성연은 확실히 그렇게 오래전 일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녀는 육예찬을 빤히 바라보았다. 송아영 대학교 때 일까지 조사하다니, 너무 꼼꼼한 거 아니야?강성연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미소를 머금으면서 말했다.“당신에게 알려줄 수 있어요. 하지만 그 조건으로 한 가지 물음을 대답해 주세요.”그녀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당신이 송아영과 결혼하려는 목적은 뭔가요?”......#슈퍼 모델 명승희 귀국#소파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과일 샐러드를 먹으면서 휴대폰을 놀던 송아영은 이 기사를 보고 오랫동안 멈춰 있었다.명승희가 귀국했어?아이고, 그 사람의 전 여자친구가 귀국했네. 그렇다면 꼭 파혼하겠지?그녀는 포크로 수박을 집었다.이때 송인후가 다급히 아래층으로 내려왔다.“송아영, 이 나쁜 계집아!”송아영은 깜짝 놀라 수박을 바닥에 떨어뜨렸고, 그녀의 아버지가 거실을 빙빙 돌고 있는 걸 발견했다.송아영은 그녀의 아버지가 거실에서 돌 때면 꼭 그녀를 때릴 물건을 찾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녀는 과일 샐러드를 테이블 위에 놓은 후 벌떡 일어섰다.“아빠, 왜 그러는 거예요?”“너...... 너 오리발을 내미는 거야?”송인후는 파리해진 얼굴로 소매를 거두었다.“내가 서재에 소장해 두었던 골동품 시계는 어디에 있어?” “무슨 골동품 시계요?”“16억 원짜리 시계!” 송인후의 고함에 송아영은 머릿속이 새하얘졌고 곧 아버지가 말하는 골동품 시계가 무엇임지 깨달았다.“내가 20년 동안 소장해온 골동품이란 말이다. 아까워서 한번 차지도 않았는데 오늘 청소할 때 보니까......”그는 너무 화가 나서 씩씩거리며 말했다.“16억 원이 사라진 거야.”송아영은 침을 꿀꺽 삼키더니 애써 미소를 지었다.“아빠, 그 골동품 시계의 종적은 저도...... 정말 몰라요.”망했다, 9년 전에 성연이을 돕기 위해 팔아버렸었는데. 필
송인후는 육예찬을 서재에 데려갔다. 그는 차탁 앞에 앉더니 가정부더러 준비한 차를 가져오라고 했다.육예찬은 서재 환경을 둘러보았다. 서재의 인테리어는 간단하고 운치가 있었으며 서재 위에는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책들이 있었다. 역시 서울에서 유명한 선비 집안이었다. 차를 우린 후 송인후는 그에게 차를 부어주려고 했으나 육예찬이 거절했다.“아저씨, 제가 할게요.”송인후는 웃으며 말했다.“괜찮아.”그는 차를 따른 후 탄식하며 말을 이었다.“오늘 못난 모습을 보여줘 정말 부끄럽구나.”육예찬은 찻잔을 들었다.“아영이에게 엄격하지만 진짜 호되게 때려본 적이 없다는 걸 알아요.”송인후는 씁쓸하게 웃었다. 그는 송아영을 자주 때렸지만 진짜 힘줘서 때린 적이 없었다. 송아영은 그의 외동딸이었기 때문에 어릴 적부터 애지중지했었다.그는 탄식했다.“예전에 정말 큰 소리로 꾸짖은 적도 없었다. 하지만 저 계집애가 졸업한 뒤로부터 내 속만 썩이는구나. 나쁜 길로 들어설까 걱정되고, 불같은 성격에 무슨 사고라도 칠까 걱정된다. 앞으로 정말 둘이 결혼한다면......”송아영은 문에 귀를 대고 그들의 대화를 엿듣다가 결혼이라는 두 글자를 듣게 되었다.송아영은 맞을 위험도 감수하고 들어가려고 했다. 바로 이때 육예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아저씨, 괜한 걱정을 하네요. 앞으로 저와 아영이가 결혼하게 된다면 전 어떤 모습도 받아줄 수 있어요.”송아영은 멍해졌고 문고리를 잡고 있던 손을 풀었다.송인후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예찬아, 정말 아영이를 받아들일 수 있어?”필경 이 혼사는 연희정이 직접 제안한 거였다. 딸이 시집을 가지 못할까 걱정하고 있었던 송인후는 당연히 즐거운 기분으로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하지만 그는 송아영의 성격이 걱정되었다. 아버지인 그처럼 예뻐해 줄 사람이 몇 명 없을 것이다.육예찬은 담담하게 웃었다.“전 송아영이 겉모습처럼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아요.”송인후는 잠시 멍해지더니 웃으며 말했다.“확실히 그래
그녀는 문앞까지 쫓아갔다.“아빠!”하지만 송인후는 다시 방으로 돌아가 문을 잠갔다.육예찬이 문밖에 서있는 그녀를 바라보자 송아영은 씩씩거리며 다가와 그의 멱살을 잡았다.“당신, 저를 조사하고 있는 거예요?”육예찬은 평온하게 말했다.“뭐 들키면 안 될 일이라도 있어요?”송아영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육예찬은 그녀의 손을 떼어놓은 후 일어서서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때 일이 당신의 잘못이라고 생각해요?”송아영은 멍하니 있다가 주먹을 꽉 쥐었다.“무슨 뜻이에요?”육예찬은 허리를 숙였다.“전 당신이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믿어요.”육예찬이 서재를 떠난 후 송아영은 오랫동안 제자리에 서있었다. 또 그녀는 끝없는 무기력함을 느꼈다......TG그룹.강성연은 카운터를 지나쳤다. 카운터 직원은 그녀의 신분을 알고 있어 열정적으로 인사했다.“사모님, 오셨어요? 대표님은 사무실에 계세요.”강성연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고마워요.”그녀는 사무실에 가서 노크를 한 후 들어오라는 말을 듣고서야 들어갔다. 문을 여니 반지훈은 가죽 소파에 앉아 서류를 보고 있었다.그는 연희승인 줄 알고 고개도 들지 않았다.“오늘 밤 약속을 거절해 줘. 난 그런 장소를 좋아하지 않아.”강성연은 책상 쪽으로 걸어가며 물었다.“왜요?”반지훈은 멍한 표정을 짓더니 서류를 닫았다.“성연아?”강성연은 책상 위에 앉았다.“서프라이즈예요.”그는 서류를 책상 위에 놓은 후 그녀 쪽으로 걸어왔다.“날 보러 온 거야?”나 보러 온 거야......이 말에 반지훈마저도 의외라고 생각했다. 그의 대뇌를 거치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말이었다.강성연은 그의 얼굴을 쓰다듬었다.“들켰네요.”반지훈은 그녀의 손목을 잡더니 자신의 볼에 그녀의 손을 대며 말했다.“내가...... 예전에도 이런 말 한 적 있어?”그녀는 눈을 깜빡거렸다.“반지훈씨, 제가 웃기는 이야기해줄까요?”반지훈은 눈썹을 치켜 올리더니 묵묵히 웃었다.“어느 사탕이 북극에서 걷고 있었어요,
반지훈은 넥타이를 좀 풀더니 연희승에게 말했다.“저녁 약속을 거절해. 저녁에 내가 아내랑 샤워해야 된다고 말해.” “......”저녁이 되었을 때, 강성연은 대낮에 했던 말을 후회하고 있었다. 물 그림자가 천장에 비쳤고 욕실은 안개가 자욱했다. 열기가 좀 사라진 뒤에야 상대의 모습이 점차 선명해졌다.강성연은 반지훈의 가슴에 기대 있었다. 그의 몸에서 뜨거운 땀방울이 바디워시의 향기를 담고 흐르고 있었다.“정말 가지 않을 거예요?”반지훈은 강성연의 축축한 머리를 뒤로 넘겼다.“원래부터 가고 싶지 않았어. 당신과 함께 있는 게 더 중요하잖아?”강성연은 웃으면서 타월로 몸을 감쌌고 드라이기를 꺼내 거울 앞에서 머리를 말렸다.반지훈은 그녀 뒤에 서서 드라이기를 가져가더니 그녀의 머리를 말려주었다.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그의 손가락 사이에서 흘러 지나갔다.“앞으로는 내가 당신의 머리를 말려줄게.”강성연은 거울 속 진지한 표정으로 머리를 말려주고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반지훈씨, 한 가지 일이 있는데......”반지훈은 드라이기를 끄고 그녀를 바라보았다.강성연은 몸을 돌려 그를 올려다보았다. 몽롱한 그녀의 눈에는 반지훈만 알 수 있는 암시가 담겨있었다.“무슨 일이야?”강성연은 눈을 깜빡거렸다.반지훈은 그녀의 얼굴을 콕콕 찔렀다.“나랑 이렇게 돌려 말할 필요 있어? 난 또 당신이 순수하게 같이 샤워하려고 하는 줄 알았잖아.”강성연은 그의 손을 피했다.“그건 장난이라고요!”그는 눈썹을 치켜 올렸다.“결국 같이 씻었잖아.”강성연은 더 이상 둘러돌려 말하지 않았다. 전에 섣불리 입을 열지 못했던 건 그 사람이 반지훈 어머니와 좀 관련이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안지성씨는 당신 어머님의 매니저였지요?”반지훈 입가의 미소가 굳어졌다. 그는 눈빛이 좀 어두워지더니 담담하게 물었다.“왜 갑자기 그 사람을 언급하는 거야?”강성연은 기억을 잃은 반지훈이 어머니의 일을 떠올리고 싶지 않아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안지성은 반지훈 어머
그때 일은 송아영에게 있어 아주 큰 타격이었고, 그녀는 완전히 타락하고 말았다. 그 후 그녀는 음악뿐만이 아니라 악기도 건드리지 않았다.반지훈은 멍해졌다. 지금 그의 기억은 송아영과 안예지의 일이 발생하기 전이라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강성연은 그의 손을 잡더니 고개를 들면서 말했다.“안지성씨를 알고 있다고 하니 저와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좀 찾아줄래요? 그 사람을 만나보고 싶어요.”반지훈은 그녀를 번쩍 들어 세면대 위에 앉히더니 이렇게 물었다.“결국 그 사람을 만나고 싶었던 거네?”강성연은 뾰로통하게 물었다.“도대체 도울 거예요, 도와주지 않을 거예요?”반지훈은 그녀의 귓불을 깨물면서 대답했다.“당신이 하는 걸 보고 결정할게.”어둠은 조용히 내려앉았고 회색 커튼이 바람 따라 나부끼고 있었다. 강성연은 새벽부터 동이 틀 때까지 노력했지만 반지훈은 그래도 만족되지 않는 듯하였다.아침에 반지훈은 품속에서 자고 있는 그녀를 바라보더니 애틋한 눈빛으로 그녀의 볼을 쓰다듬었다.그는 자지 않고 6시에 일어나 잠옷을 입은 후 방을 떠났다.반지훈은 현관에서 연희승에게 전화를 했다.그녀가 다시 깨어났을 때는 아침 10시 반이었다. 강성연은 다급히 씼은 후 아래층에 내려갔고 김 집사가 아침을 준비해 주었다.그녀는 아침을 먹으면서 김 집사에게 물었다.“반지훈씨는 언제 나간 거예요?”김 집사는 웃으면서 대답했다.“7시에 나가셨어요.”7시?저녁 내내 열심히 밤일을 한 다음에 자지도 않고 나간 거야?그녀는 soul 주얼리 회사로 가는 길에 연희승에게서 문자를 받았다. 안지성이 내일 저녁 자산 파티에 참석하는데 반지훈도 그녀와 함께 참석할 예정이라고 했다.그녀는 휴대폰을 보면서 입꼬리를 올렸다. 보아하니 어제 그녀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회사에 들어가자 카운터 접대원이 그녀에게 걸어왔다.“강성연 대표님, 명승희 아가씨는 한참 전부터 대기실에서 기다리셨어요.”강성연은 명승희가 직접 찾아올 줄 몰랐다.마침 그녀도 명승희가 soul 주얼리
“하지만 더 좋은 브랜드를 선택할 수 있는데 왜 초보 회사인 soul 브랜드를 선택했는지 궁금하네요.”명승희는 강성연을 바라보았다.“왜냐하면 전 soul 브랜드의 디자인 영감이 마음에 들어요. soul이라는 건 영혼이라는 뜻이잖아요. 예전 사셀에서 zora 아가씨의 작품을 본 적이 있는데 껍데기만 아름다운 다른 것들과 달랐어요.”강성연은 눈을 내리깔면서 웃었다.“명승희 아가씨가 그렇게 말씀해 주니 정말 기쁘네요.”명승희는 방긋 웃었다.“당연히 다른 원인도 있어요.”강성연이 눈을 가늘게 뜨자 명승희는 의미심장하게 말했다.“3년 전 예찬이가 이례적으로 soul 브랜드의 광고를 찍었다고 들었어요. 예찬이의 마음에 든 브랜드이니 마음에 놓여요.”강성연은 명승희를 바라보았다. 명승희는 3년 전 육예찬이 soul 브랜드의 광고를 찍어 그녀의 회사를 선택했다는 뜻을 조금도 감추지 않았다. 보아하니 의도적으로 그들의 관계를 알리려는 듯하였다.그녀와 연 씨 가문의 관계는 대외적으로 알린 적이 없기 때문에 친한 사람 외에 그녀가 육예찬 사촌 여동생이라는 걸 아는 사람이 없었다.명승희는 태도가 우아하고 대범하며 처음부터 끝까지 공격성을 보이지 않았다. 그녀를 연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게 분명했다.그녀와 육예찬의 관계를 몰라도 인터넷을 자주 본다면 그녀와 반지훈의 관계는 알고 있을 거다.강성연은 그제야 깨달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육예찬씨 전 여자친구가 모델이라는 말을 들었어요. 명승희씨였어요?”명승희는 웃으며 말했다.“저와 예찬이의 일을 아는 사람이 얼마 없어요. 하지만 zora 아가씨는 반지훈 대표님 부인이니 예찬이와 꽤 만났을 거예요. 참, 예찬이가 약혼했다고 들었어요. 송 씨 가문의 아가씨라고요?”“명승희 아가씨는 전 애인 일에 관심이 많네요?”강성연은 손가락을 만지면서 무심하게 물었다.명승희는 눈을 깜박거렸다.“당연히 관심이 많지요. 그때 예찬이가 헤어지자고 한 거라 많이 힘들었어요. 그래서 이번에 돌아온 김에 다시 돌아가지 않으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