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더 좋은 브랜드를 선택할 수 있는데 왜 초보 회사인 soul 브랜드를 선택했는지 궁금하네요.”명승희는 강성연을 바라보았다.“왜냐하면 전 soul 브랜드의 디자인 영감이 마음에 들어요. soul이라는 건 영혼이라는 뜻이잖아요. 예전 사셀에서 zora 아가씨의 작품을 본 적이 있는데 껍데기만 아름다운 다른 것들과 달랐어요.”강성연은 눈을 내리깔면서 웃었다.“명승희 아가씨가 그렇게 말씀해 주니 정말 기쁘네요.”명승희는 방긋 웃었다.“당연히 다른 원인도 있어요.”강성연이 눈을 가늘게 뜨자 명승희는 의미심장하게 말했다.“3년 전 예찬이가 이례적으로 soul 브랜드의 광고를 찍었다고 들었어요. 예찬이의 마음에 든 브랜드이니 마음에 놓여요.”강성연은 명승희를 바라보았다. 명승희는 3년 전 육예찬이 soul 브랜드의 광고를 찍어 그녀의 회사를 선택했다는 뜻을 조금도 감추지 않았다. 보아하니 의도적으로 그들의 관계를 알리려는 듯하였다.그녀와 연 씨 가문의 관계는 대외적으로 알린 적이 없기 때문에 친한 사람 외에 그녀가 육예찬 사촌 여동생이라는 걸 아는 사람이 없었다.명승희는 태도가 우아하고 대범하며 처음부터 끝까지 공격성을 보이지 않았다. 그녀를 연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게 분명했다.그녀와 육예찬의 관계를 몰라도 인터넷을 자주 본다면 그녀와 반지훈의 관계는 알고 있을 거다.강성연은 그제야 깨달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육예찬씨 전 여자친구가 모델이라는 말을 들었어요. 명승희씨였어요?”명승희는 웃으며 말했다.“저와 예찬이의 일을 아는 사람이 얼마 없어요. 하지만 zora 아가씨는 반지훈 대표님 부인이니 예찬이와 꽤 만났을 거예요. 참, 예찬이가 약혼했다고 들었어요. 송 씨 가문의 아가씨라고요?”“명승희 아가씨는 전 애인 일에 관심이 많네요?”강성연은 손가락을 만지면서 무심하게 물었다.명승희는 눈을 깜박거렸다.“당연히 관심이 많지요. 그때 예찬이가 헤어지자고 한 거라 많이 힘들었어요. 그래서 이번에 돌아온 김에 다시 돌아가지 않으려고요.
......김아린과 송아영은 사치품 가계를 돌고 있었고 송아영은 정신이 딴 데 팔려있는 듯하였다.김아린이 몇 번 불러서야 그녀는 대답했다.“무슨 생각 하는 거예요?”그녀는 입을 삐죽거리더니 갑자기 배를 만졌다.“배고파요, 밥 먹으러 갈까요?”김아린은 빙긋 웃었다.“조금 전에 점심 먹었잖아요.”송아영은 멍해졌다.“그렇구나......”김아린이 뭐라 말하려고 할 때 휴대폰이 울렸다. 강성연 전화임을 확인한 김아린은 전화를 받았다.“아영씨와 쇼핑하고 있어요. 아영씨 휴대폰은 배터리가 없어요, 뭐라고요?”김아린은 몇 마디 한 후 어두운 표정으로 전화를 끊었다.송아영이 물었다.“성연이가 무슨 일로 전화한 거예요?”김아린은 그녀를 바라보더니 어깨동무를 하면서 말했다.“당신에게 골치 아픈 일이 생겼어요.”송아영은 의아했다.김아린과 송아영은 soul 주얼리 회사에 찾아갔다. 전화에서 상황을 들은 김아린은 문에 들어서자마자 물었다.“명승희는 무슨 뜻이에요?”강성연은 소파에 앉아 커피 한 모금 마셨다.“무슨 뜻이겠어요. 아영이와 사촌 오빠가 파혼하면 우리 soul 브랜드 모델이 되어주겠다는 거죠.”강성연은 커피를 내려놓았다.“이번에 귀국한 후 돌아가지 않고 국내에서 장기적으로 발전할 모양이에요.”김아린은 콧웃음을 쳤다.“전 애인을 잊지 못해 육예찬이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온 거예요?”그녀는 한 마디도 하지 않는 송아영을 바라보았다.“제가 사람을 찾아 명승희를 해결해 줄까요?”송아영은 팔짱을 끼면서 무심하게 말했다.“뭘 해결해요? 잘된 일이잖아요. 그리고 전 꼭 육예찬에게 시집갈 거라고 말한 적이 없어요.”김아린은 그녀의 어깨를 끌어안았다.“걱정하지 마요. 당신이 어떤 선택을 하든 다 지지해요.”강성연은 한참 동안 송아영을 바라보더니 이렇게 말했다.“이 일은 육예찬에게 달렸어. 명승희는 옛사랑을 잊지 못하지만, 사촌 오빠도 그런 건 아니잖아. 그리고 사촌 오빠는 너와의 결혼을 동의했어, 함부로 약속을 하는 사람이 아니
“어울리지 않다는 한 마디로 정말 우리 사이를 이렇게 끝낸다고?”명승희는 그의 앞에 다가가더니 붉어진 눈시울로 말했다.“우리는 6년 동안이나 사귀었어. 네가 음악을 좋아하기 때문에 널 위해 바이올린도 배우고 너의 마음에 들려고 노력했어. 하지만 넌 항상 날 귀찮게 생각했잖아.”육예찬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미안해.”“난 너의 사과를 들으려는 게 아니야.”명승희는 그를 안았다.“예찬아, 넌 나와 같은 스타일의 여자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난 널 위해 네가 좋아하는 사람으로 변할 수 있어. 너도 받아들이겠다고 했잖아, 하지만 6년이 되어도......”그녀는 여전히 그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 그는 “우리는 어울리지 않아”라는 한 마디로 이별을 고했다. 그녀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육예찬은 그녀를 밀쳐냈다.“넌 아주 좋은 사람이야. 변할 필요 없어. 내가 너에게 빚진 거야, 다른 방법으로 너에게 보상해 줄 수 있어.”그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공연장을 떠났다.명승희는 주먹을 꽉 쥐었다. 예전 그녀가 육예찬을 쫓아다녔던 거였고 육예찬도 그녀가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라고 명확히 거절했었다. 하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았고 그가 좋아하는 사람으로 변하려고 노력했다. 심지어 그를 위해 바이올린을 배우고 음악을 좋아하려고 했다.그도 받아들이려고 노력했다. 명승희는 자신이 그의 마음 속에 들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하지만 6년 동안 육예찬의 태도는 항상 달랐다. 기쁘면 미소를 지어주고 기쁘지 않으면 말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여태껏 그녀는 국외에서도 계속 육예찬을 주시했었다. 자신과 이별한 후 육예찬이 계속 솔로로 지내자 그녀는 매우 기뻤다.여튼 그녀는 육예찬이 인정한 유일한 여자친구였으니까. 비록 보여주기식 여자친구에 근접하지만.그녀가 어떻게 내킬 수 있겠는가?그녀는 미모면 미모, 몸매면 몸매 부족한 게 없었다. 그 폐인 같은 송아영이 무슨 자격으로?송아영과 육예찬 사이에 혼약이 있다는 이유로?이때 매니저에게서 전화 왔다. soul
명승희는 그녀의 신분을 알고 있어 그녀가 송아영을 도와주는 걸 막으려고 했다. 그렇게 하려면 soul 브랜드와 계약하는 방법밖에 없었다.반크는 웃었다.“네가 이익을 더 중하게 여길 거라 생각했을 거야.”그리고 soul 주얼리는 아직 발전 중이라 강성연이 지향하는 글로벌화를 현실로 만들려면 더 좋은 자원이 필요했다.공원 밖에 나온 강성연은 주위에 가게가 있는 걸 보고 물었다.“반크 아저씨, 뭘 마실 래요?” “아무거나.”강성연은 가게에 쪼르르 달려가 레몬주스를 두 잔 샀다. 한 남자아이가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를 질주하고 있었는데, 강성연을 발견하지 못한 듯하였다.순간 누군가가 강성연을 곁으로 잡아당겼으며 남자아이는 급정거를 하면서 바닥에 넘어졌다. 남자아이도 놀랐는지 엉엉 울기 시작했다.강성연이 멍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자 구의범이 보였다.구의범은 남자아이에게 말했다.“뭘 우는 거야? 이곳에 사람이 많은 줄 알면서도 그렇게 빨리 달리면 어떡해? 사람이 다칠 수도 있잖아.”남자아이가 더 크게 울자 한 행인의 불만을 일으켰다.“그저 아이일 뿐이잖아요. 그렇게 욕할 필요 있어요?”“아이라고 방임할 건가요?”구의범은 무표정으로 말했다.“다친 게 당신이 아니라고 막말하는 거네요. 만약 다친 사람이 당신이라면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거예요?”그 행인은 구의범과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은지 아이를 부축하더니 몇 마디 타이른 후 떠났다.구의범은 몸을 돌려 강성연을 바라보았다.“예쁜이가 왜 병원에 있어?”강성연은 반문했다.“당신은 왜 병원에 있어요?”“어머니와 함께 왔어. 어머니가 좀 편찮아서. 예쁜이도 어디 아파?”강성연이 고개를 저을 때 반크가 달려왔다.“성연아.”“반크 아저씨, 죄송해요. 일이 좀 있어서 늦었어요.”강성연은 들고 있던 레몬주스를 반크에게 건네주었다.반크는 레몬주스를 받더니 곁에 있는 구의범을 바라보았다.“이 분은......”구의범은 공손하게 인사했다.“아저씨 안녕하세요, 전 구의범이라고 해요. 전 예...
구의범은 혀를 찼다."뭐라는 거야? 아직도 우리가 훈련 캠프에 있다고 생각해?"훈련 캠프에 있을 때 그는 두려운 게 전혀 없었다.강성연은 웃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약을 챙긴 손유린은 돌아가려 했고 구의범은 혹시나 아버지가 어머니를 괴롭히지는 않을까 걱정되어 그녀를 따라갔다.떠날 때가 되자 구의범은 일부러 고개를 돌려 강성연을 바라보았다. 그는 자신에게 밥 한 끼 빚진 거 잊지 말라고 강성연에게 당부했다.강성연은 당연히 잊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구의범은 여전히 내키지 않는 건지 차 앞에 서서 뻔뻔하게 말했다."오늘 일까지 두 끼.""..."그들의 차가 떠난 뒤 강성연은 멀지 않은 곳에서 들려오는 경적을 듣고 고개를 돌렸다. 우아하고 눈부시며, 익숙하게 느껴지는 마이바흐 한 대가 그곳에 멈춰 서 있었다.강성연은 숨을 들이마셨다. 반지훈이었다.그녀는 차 앞에 섰고 차창이 서서히 내려갔다. 운전석에 앉은 사람은 역시나 반지훈이었다.겉옷을 벗은 그는 검푸른색 셔츠만 입고 있었고, 소매는 팔꿈치까지 걷어 올린 상태였다. 차 안에서 은은한 향수 냄새가 났다. 그것은 예전에 그가 자주 사용하던 향수였는데 파촐리와 삼나무 향이 어우러져 섹시하면서도 남성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결혼한 지 3년이 되었지만 강성연은 매번 그에게 반했다.강성연은 미소 띤 얼굴로 조수석에 앉았고 몸을 기울여 그와 거리를 좁혔다."여보, 오늘 당신 갑자기 무척 매력 있어 보여요."반지훈은 작게 웃었다."나 항상 매력 있지 않았어?"강성연은 눈을 깜빡였다."그러게요. 우리 남편은 항상 매력 있죠. 매일 날 반하게 만드는걸요."반지훈은 웃지 않고 손가락으로 그녀의 턱을 단단히 고정한 채로 거리를 더 좁혔다."무슨 잘못을 했길래 갑자기 예쁜 말을 하지?"강성연은 입술을 핥더니 팔을 뻗어 그의 목에 감았다."잘못이라뇨? 그냥 오늘 당신이 무척 보고 싶었을 뿐이에요."반지훈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진짜?"강성연은 거의 몸이 딱 붙을 정도로 그에게 가까이
그의 딸 안예지는 식물인간 상태였다. 깨어날 수 있을지 아무도 알지 못하지만 그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다.안지성도 반지훈을 발견하고 천천히 그에게 다가갔다."지훈이도 왔니?"반지훈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아저씨."그는 강성연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말했다."소개해드릴게요. 이 사람은 제 아내 강성연이에요."강성연은 겸허하게 말했다."말씀 많이 들었습니다."안지성은 정중하게 대답했다."강성연 씨랑 지훈이 일은 들어본 적 있습니다. 역시나 잘 어울리네요."강성연은 예의 있게 웃어 보였다."과찬이세요."진행자가 무대 위로 올라가 소개하기 시작했고 곧이어 주최 측 사람이 올라가서 발언했다.무대 위 스크린에서 기부받은 지역의 낙후한 상황이 비쳤고 주최 측은 그 지역의 책임자와 아이들을 초청해 무대 위에서 소감을 밝히게 했다.기부식이 시작되고 각 회사 대표가 현금이나 값비싼 소장품을 기부하기 시작했다. 최소 몇백만 원이었다.안지성은 교과서 10만 권과 현금 2억을 기부해 박수갈채를 받았다.진행자는 다른 기부자의 정보를 보고 흥분해서 말했다."반지훈 부부께서 학교 건설을 위해 40억을 기부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한 번에 40억이라니, 역시 반 대표님답네.""TG 그룹이 10여 년 동안 많은 부를 축적했잖아. 반씨 집안에 40억은 큰돈이 아닐 거야.""다른 사람은 몰라도 반 대표랑 우리는 비교도 안 돼."주위 사람들의 의논 소리는 크지도 작지도 않았다. 강성연은 고개를 돌려 반지훈을 보며 눈썹을 치켜세웠다."부부요?"반지훈은 그녀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맞잖아."강성연은 그의 넥타이를 정리해주며 말했다."다 당신 혼자 냈잖아요. 내가 당신 덕을 봤다고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하면 어떡해요?"반지훈은 그녀의 손을 잡더니 주위 사람들을 둘러보며 말했다."그게 뭐 어때서? 내가 좋다는데."강성연은 웃기만 할 뿐 대꾸하지는 않았다. 그녀는 손을 흔들어 직원을 불렀고 직원이 다가오자 그의 귓가에 대고 뭐라고 속삭였다. 반지훈
강성연은 무엇을 본 건지 손에 들고 있던 선물을 그의 품 안에 넣었다."나 대신 선물 보관해줘요. 금방 갔다 올게요."복도로 나간 강성연은 안지성이 복도에서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그녀는 그들을 방해하지 않고 상대방이 떠난 뒤에 안지성에게 다가갔다."안지성 씨."안지성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강성연 씨네요. 왜 지훈이랑 같이 있지 않고 나왔어요?"강성연은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지훈 씨한테 얘기하고 나왔어요."안지성은 잠깐 뜸을 들였다."무슨 일이죠?"강성연은 고개를 끄덕인 뒤 핑계를 댔다."사실 전 B대 학생이에요. 따님인 안예지 씨와 동문이죠. 사실 아주 오래전에 안지성 씨 얘기를 들었습니다."안지성은 잠깐 당황하더니 이내 눈빛이 어두워졌다."그렇군요...""사실 저랑 안예지 씨는 별로 접점이 없어요. 하지만 안예지 씨가 아주 낙관적인 노력파라는 건 알고 있어요."안지성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의 딸 얘기를 거론하는 사람은 아주 오랜만이었다. 심지어 강성연은 동문이었다."낙관적인 아이긴 했어요."강성연은 고개를 숙였다."괜히 안지성 씨를 슬프게 만들려고 이 얘기를 꺼낸 건 아니에요. 하지만 안지성 씨께서 희망을 놓지 않으셨으니 저도 안예지 씨가 꼭 깨어날 거라고 믿어요."안지성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랬으면 좋겠네요.""그런데요."강성연이 잠깐 뜸을 들이다가 떠보듯 물었다."안예지 씨 사고를 조사해본 적 있으신가요?"안지성은 안색이 어두워졌다."조사할 건 없어요. 딸이 갑자기 사고를 당했고 당시 사고 현장에 있었던 건 송씨 집안 딸 뿐이니까요."역시...강성연은 눈을 가늘게 뜨면서 생각에 잠겼다."그러면 혹시 시간 날 때 제가 안예지 씨를 만나러 가도 될까요?"안지성은 동의했다.파티가 끝난 뒤 강성연과 반지훈은 주차장으로 향했고 희승이 그들의 앞에 차를 멈춰 세웠다.강성연과 반지훈은 차에 올랐고 희승은 고개를 돌려 반지훈의 손에 들린 선물을 보았다."자선 파티에 선물
가끔 안예지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 햇빛을 보기도 했지만 시간제한이 있었다.강성연은 침대 위 깊게 잠든 사람을 보았다. 간병인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안예지 씨도 참 안 됐죠. 어린 나이에 이렇게 됐으니 말이에요. 벌써 십 년도 넘게 깨어나지 못하고 계세요. 의사 선생님도 안지성 씨에게 포기하라고 설득하기도 했고요."강성연은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육예찬의 말이 아니었다면 그녀는 안예지라는 사람을 몰랐을 것이다.무언가 떠올린 강성연이 말했다."안지성 씨를 제외하고 병문안하러 온 사람은 없나요?"간병인은 잠깐 고민하다가 말했다."처음에는 친구들이 병문안 오기도 했어요. 그런데 얼마 가지 못했죠. 조금 지나니 아무도 오지 않더군요."강성연은 잠깐 있다가 요양원을 떠났다.그녀는 차에 오른 뒤 송아영에게 연락했다.송아영은 김아린과 함께 당구장에 있었다. 강성연과 지윤이 도착했을 때 그 테이블에는 두 사람뿐이었다.강성연은 팔짱을 두른 채로 다가갔다."두 사람 참 한가하네요."송아영은 옆에서 콜라를 마시며 웃었다."우리는 백수니까 당연히 한가하지."김아린은 당구공을 포켓에 넣은 뒤 허리를 펴면서 송아영의 말에 반박했다."난 아영 씨랑 달라요. 난 백수지만 돈이 부족하지는 않잖아요.""..."강성연은 김아린에게서 큐대를 건네받은 뒤 테이블 옆으로 걸어가 7번 공과 12번 공을 포켓에 넣었다. "아영아, 나 오늘 너 찾으러 온 거야."송아영이 멈칫했다."날 왜 찾아?"강성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김아린이 웃으며 말했다."명승희 씨가 또 수작을 부린 거예요?""그 사람과 관련된 일은 아니에요."강성연은 고개를 들어 송아영을 보았고 송아영은 자신을 가리켰다."내 일이야?"강성연은 고개를 끄덕였고 송아영은 멋쩍게 웃었다."나한테 무슨 일이 있는데?"그녀가 말했다."아무 일 없었으면 예찬 오빠가 널 철저히 조사할 리 있겠어?"송아영은 흠칫했다.그녀는 할 말이 없었다. 그런데 강성연이 그녀를 보며 말했다."그 일 해명할